[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D-29
도롱님의 문장 수집: "이것이 왜 중요할까? 우리 모두는 졸업생과 쓰레기통을 비우는 사람이 바뀔 거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사실을 거의 숙고하지 않은 채, 졸업생이 성취한 모든 것을 축하하는 반면 환경미화원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비켜서기 때문이다."
뒤늦게 시작했습니다. :) 이 부분에서 저자의 정치성향도 추측해 보았는데요, 샌델 교수님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읽은 ‘능력주의 비판’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읽다보니 저는 양립가능론 쪽인데, 새폴스키의 결정론이 환경결정론에 생물학적결정론을 합치고 인과망도 너무 커서 자유의지를 조금도 못 빠져나가게 하겠다는 단호함이 느껴지네요! ㅎㅎ
엄마가 굶주려서 태아에게 영양분이 부족하면 성인이 되었을 때 다양한 대사 및 심혈관 질환과 함께 조현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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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님의 문장 수집: "엄마가 굶주려서 태아에게 영양분이 부족하면 성인이 되었을 때 다양한 대사 및 심혈관 질환과 함께 조현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이 책의 제목만 듣고 철학적, 사회과학적 접근이겠거니 했는데 신경과학 관련 근거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더욱 재밌습니다. 다만 위와 같은 예들은 응당 현 과학계에서 널리 용인되는 것이겠으나 실험이 어떻게 이루어젔고, 또는 어떤 추적 조사를 했고 인과관계는 어느 정도의 범위 내에서 유의미하게 밝혀졌는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이 장의 서두에서 말했듯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영향력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뇌 속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뇌의 일부는 아닌) 자유의지는 억지로 끼워넣을 여지가 없다. 법학자 피트 앨시스의 말을 빌리면, “본성과 양육 사이에는 도덕적 책임을 들이밀 만한 공간이 없다”. 철학자 피터 체는 맨 아래까지 겹겹이 포개진 생물학적 거북이를 가리켜 “책임을 파괴하는 회귀”라고 함으로써 정곡을 찔렀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레비에게는 행운이든 불운이든 지금 이 순간까지 당신을 만들어낸 운, 즉 구성적 운이라고 불리는 게 더 의미 있다. 달리 말하면 그것은 1초 전, 1분 전 … 우리의 세계(비록 그는 이 아이디어를 생물학적으로 간략히 구성했을 뿐이지만)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우리가 누구인지’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그는 “자유의지를 배제하는 것은 존재론이 아니라 운이다”라고 결론을 내린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에게 행동의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행동의 정당성 및 결과 또는 다른 선택지의 존재에 대한 우리의 신념이 형성되는 것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믿는 것과 다른 것’을 믿기를 온전히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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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님의 문장 수집: "레비에게는 행운이든 불운이든 지금 이 순간까지 당신을 만들어낸 운, 즉 구성적 운이라고 불리는 게 더 의미 있다. 달리 말하면 그것은 1초 전, 1분 전 … 우리의 세계(비록 그는 이 아이디어를 생물학적으로 간략히 구성했을 뿐이지만)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우리가 누구인지’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그는 “자유의지를 배제하는 것은 존재론이 아니라 운이다”라고 결론을 내린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에게 행동의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행동의 정당성 및 결과 또는 다른 선택지의 존재에 대한 우리의 신념이 형성되는 것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믿는 것과 다른 것’을 믿기를 온전히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레비의 운과 새폴스키의 수많은 영향력의 차이 및 레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의지는 존재한다는 것인지, ‘우리에게는 적절한 통제권이 없다‘면 새폴스키의 주장과 다른 지점이 무엇인지 등의 비교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도니안님의 대화: @장맥주 저도 이 두 작품이 먼저 떠올라요. 알바생 자르기는 마지막 장면의 반전이 특히 인상적이었구. 현수동 빵집 삼국지에서 주인공이 상대편 빵집을 방문하는 장면은 결정론적 세계를 배경으로 할 때 더 빛나 보이는 자유의지의 사례라고 제 맘대로 의미 부여해 봅니다. ^^
@borumis @오도니안 @YG 감사합니다. (쑥스러우면서도) 힘이 솟네요. 단편 9편으로 구성하려 하는데, 8편은 이미 써서 이런저런 지면에 발표했고 9번째 단편은 올해 문학동네 겨울호에 실릴 예정이에요. 그 단편은 반쯤 썼는데,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자유의지!! ^^)
이번 주 여행다녀와서 이제야 책 시작합니다! 열심히 따라갈게요.
borumis님의 대화: 어릴적부터 부모님처럼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발악했던 저로서는 이 부분에 한참 멍해졌네요.. 맞아요. 실제로 그리고 그다지 잘난 인생을 산 것도 아니면서.. 결국 무의미한 되돌이 걸음을 필사적으로 반복한 것 같기도..
저도 이 대목에서 뜨끔했어요. 절대 닮지 않을 거라 다짐했던 부모님의 어떤 모습을 제게서 볼 때, 자주 드는 생각이라서요. 피해가려다 오히려 더 직면하게 된달까요. 이런 걸 보면 새 박사님의 주장처럼 자유의지라는 건 없는 게 아닐까 싶고... 근데 위에서 yg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책에서는 자유의지 자체를 너무 좁게 보는 것 같아요. 자유의지의 기준과 정의가 사람마다 다른 듯하여(이 방에 올라오는 여러 의견만 봐도). 자꾸 정해져있다 하시니, 아닌 모습을 반드시 보여드리고 싶은데!! (반골기질 충만한 편) 근데 새 박사님(이 별칭이 입에 쫙쫙 붙네요)은 제가 막상 그렇게 돌발적인 행동을 해도, 이 또한 어릴 때, 혹은 태어나기 전부터로 거슬러 올라가 '그조차 다 정해져 있었단다, 꼬맹아'라고 할 것 같은 개미지옥 결정론(헷). 『행동』 때보다 조금 더 강경한 주장을 이어가시는 것 같아 번역의 차이인가 갸우뚱하기도 하지만(그때는 이 책보다 더 개구쟁이 같았는데)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borumis님의 대화: 아으.... 이제 그만~~ ㅋㅋㅋ 하긴 저도 이런 식으로 벌레 무서워하는 남편을 놀리곤 합니다. 전 실은 번데기도 좋아하고..;; 야외에서 새벽 런닝하면 의도하지 않았지만 입으로 날아오는 날파리들을 많이 잡아먹어서;;
다들 벌레 이야기에 이토록 진심이시라니. 읽으면서 자꾸 웃음이 나네요(어? 근데 팔에 왜 자꾸 소름이...) 저는 다리가 다섯 개 이상인 친구들 다 무서워하고, 볼 때마다 호들갑 떠는 편이라 이 방에서 가장 겁이 많은 것 같습니다(하하). 러브 버그가 처음 출몰했던 해가 문득 떠오르네요. 지금보다 개체 수도 훨씬 많아서 마주칠 때마다 파닥파닥 팔을 휘저으며 어찌나 난리를 쳤던지. 심지어 얘들은 왜 이렇게 천천히 날아다니는...
borumis님의 대화: 그나마 제가 조금이나마 희망을 갖게 해주는 말이네요.. 하지만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직시해야한다는 말도.. 뼈에 와닿는 말이었습니다.
그니까 이 말이 자유의지 아닌가... (힝)
왜 그 일이 방금 일어났을까? “이전에 일어난 일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전에 일어난 일은 왜 일어났을까? 무한히 반복되는 “그 이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라는 말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주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 끊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터무니없는 것은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그 이유인즉 어느 시점에서 세계(또는 전두피질이나 뉴런이나 세로토닌 분자 등등)의 상태 같은 ‘그 이전의 것’이 허공에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났다는 것이다. 자유의지가 있음을 증명하려면, 이 모든 생물학적 전구체를 고려하더라도 어떤 행동이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듯 갑자기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약간의 교묘한 철학적 논증으로 이를 회피할 수는 있겠지만, 과학계에 알려진 어떤 것으로도 이를 증명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 일부 양립주의 이론가들은 이런 식으로 ‘누군가의 역사는 무관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구성적’ 운에 대한 레비의 표현은 매우 다른 의미를 갖는다. 즉 역사는 관련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빌리면 “역사의 문제는 운의 문제다”. 뉴런의 행동이 이전의 모든 통제 불가능한 요인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야만 자유의지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게 터무니없이 높은 잣대이거나 허환된 주장이 아닌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것이 유일한 요구 사항일 수 있는 건, 이전의 모든 것이 ‘통제 불가능한 운의 다양한 특징’을 지닌 채 당신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바로 이런 방식을 통해 ‘지금의 당신’이 되었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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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님의 문장 수집: "… 일부 양립주의 이론가들은 이런 식으로 ‘누군가의 역사는 무관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구성적’ 운에 대한 레비의 표현은 매우 다른 의미를 갖는다. 즉 역사는 관련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빌리면 “역사의 문제는 운의 문제다”. 뉴런의 행동이 이전의 모든 통제 불가능한 요인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야만 자유의지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게 터무니없이 높은 잣대이거나 허환된 주장이 아닌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것이 유일한 요구 사항일 수 있는 건, 이전의 모든 것이 ‘통제 불가능한 운의 다양한 특징’을 지닌 채 당신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바로 이런 방식을 통해 ‘지금의 당신’이 되었다."
저는 레비의 이론은 잘 알지 못해서 언뜻 생각해 보면 레비의 운은 새폴스키의 촘촘한 인과관계와는 다소 다른 맥락이지 않나 하는데 새폴스키는 자신의 자유의지에 대한 기준이 높지 않다는 것을 주장함에 있어 레비를 끌어다 쓰는군요..
자신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으면 그렇게 믿지 않는 경우보다 실제로 일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자유의지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들은 사람과 결정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들은 사람은 서로 다른 판단과 선택을 하는 경향의 차이가 나타납니다. 이런 건 과학적 실험으로 뒷받침되는 일들이에요. 당연히 의지와 믿음은 영향력을 갖습니다. 하지만 의지와 자유의지가 같은 것일까요? 자유의지와 결정론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듣는지, 자기자신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냐고 믿는지 아닌지는 궁극적인 차원에서는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이죠. 항상 이 지점으로 되돌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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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님의 대화: 이 책의 제목만 듣고 철학적, 사회과학적 접근이겠거니 했는데 신경과학 관련 근거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더욱 재밌습니다. 다만 위와 같은 예들은 응당 현 과학계에서 널리 용인되는 것이겠으나 실험이 어떻게 이루어젔고, 또는 어떤 추적 조사를 했고 인과관계는 어느 정도의 범위 내에서 유의미하게 밝혀졌는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행동" 책에서는 실험 근거들이 함께 나오는데 3장은 그 요약이다보니 결론 중심으로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연해님의 대화: 그니까 이 말이 자유의지 아닌가... (힝)
제 말씀이... (ㅠ.ㅠ)
연해님의 대화: 저도 이 대목에서 뜨끔했어요. 절대 닮지 않을 거라 다짐했던 부모님의 어떤 모습을 제게서 볼 때, 자주 드는 생각이라서요. 피해가려다 오히려 더 직면하게 된달까요. 이런 걸 보면 새 박사님의 주장처럼 자유의지라는 건 없는 게 아닐까 싶고... 근데 위에서 yg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책에서는 자유의지 자체를 너무 좁게 보는 것 같아요. 자유의지의 기준과 정의가 사람마다 다른 듯하여(이 방에 올라오는 여러 의견만 봐도). 자꾸 정해져있다 하시니, 아닌 모습을 반드시 보여드리고 싶은데!! (반골기질 충만한 편) 근데 새 박사님(이 별칭이 입에 쫙쫙 붙네요)은 제가 막상 그렇게 돌발적인 행동을 해도, 이 또한 어릴 때, 혹은 태어나기 전부터로 거슬러 올라가 '그조차 다 정해져 있었단다, 꼬맹아'라고 할 것 같은 개미지옥 결정론(헷). 『행동』 때보다 조금 더 강경한 주장을 이어가시는 것 같아 번역의 차이인가 갸우뚱하기도 하지만(그때는 이 책보다 더 개구쟁이 같았는데)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절대 닮지 않을 거라 다짐했던 부모님의 어떤 모습을 제게서 볼 때”<< 아.. 저도 그렇답니다. 한번은 제 이런 고민을 오빠에게 얘기했던 적이 있어요. “진짜 인정하기 싫은데 난 아버지 성격을 닮았어. 아빠를 닮을까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데 갈수록 닮아가는 것 같아서 무서워!” 그랬더니 오빠 왈, “야, 나이 사십 넘어서 누굴 닮아서 이렇다는 둥 그런 얘기하는 건 남 탓하는 것 밖에 안돼. 니 나이면 니 성격은 니가 만든 거고, 니 탓인 거야.” 캬… 저는 그 말을 듣고 제 뼈를 쳤답니다(갈비뼈는 아님!). 그러고보니, 저희오빠도 자유의지를 인정하는 사람인 것이었군요.
연해님의 대화: 다들 벌레 이야기에 이토록 진심이시라니. 읽으면서 자꾸 웃음이 나네요(어? 근데 팔에 왜 자꾸 소름이...) 저는 다리가 다섯 개 이상인 친구들 다 무서워하고, 볼 때마다 호들갑 떠는 편이라 이 방에서 가장 겁이 많은 것 같습니다(하하). 러브 버그가 처음 출몰했던 해가 문득 떠오르네요. 지금보다 개체 수도 훨씬 많아서 마주칠 때마다 파닥파닥 팔을 휘저으며 어찌나 난리를 쳤던지. 심지어 얘들은 왜 이렇게 천천히 날아다니는...
작년 여름이었습니다. 집앞 미용실로 쭐래쭐래 걸어가서 선생님이 안내해주시는 자리에 딱 앉았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비명을 지르면서 제 머리를 탁! 치는 거예요. 동시에 무언가가 구석으로 휘잉 날아갔지요. 알고 보니 제가 러브버그 커플을 머리 위에 고이 모시고 미용실까지 걸어 갔던 것이었습니다. 그후 미용실은 옆동네로 이사갔지만 계속 단골이라 선생님이 가끔 그때 얘길 하세요. “러브버그를 이고 온 손님” ㅜㅜㅋ 아.. 설마 저 때문에 이사하신 건 아니..겠지요..?
향팔님의 대화: “절대 닮지 않을 거라 다짐했던 부모님의 어떤 모습을 제게서 볼 때”<< 아.. 저도 그렇답니다. 한번은 제 이런 고민을 오빠에게 얘기했던 적이 있어요. “진짜 인정하기 싫은데 난 아버지 성격을 닮았어. 아빠를 닮을까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데 갈수록 닮아가는 것 같아서 무서워!” 그랬더니 오빠 왈, “야, 나이 사십 넘어서 누굴 닮아서 이렇다는 둥 그런 얘기하는 건 남 탓하는 것 밖에 안돼. 니 나이면 니 성격은 니가 만든 거고, 니 탓인 거야.” 캬… 저는 그 말을 듣고 제 뼈를 쳤답니다(갈비뼈는 아님!). 그러고보니, 저희오빠도 자유의지를 인정하는 사람인 것이었군요.
@향팔 님, 우리 새 선생께서는 이렇게 답하실 듯해요. (특유의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맞소. 부모의 유전적 영향은 중요하지만 절대적이진 않지. 자네에겐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앞이마엽겉질(전전두엽 피질)이 있으니까 말이요. 마흔이 넘었으니 부모 탓만 할 수 없다는 오빠의 말은 뇌과학적으로도 일리가 있소. ​하지만 향팔 씨, 그렇다고 해서 그게 '자유 의지'가 있다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오. 왜냐하면 인간의 앞이마엽겉질은 뇌 부위 중 가장 늦은 만 25세 전후에야 비로소 완공되기 때문이지. ​즉, 만 12세 사춘기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자네가 겪은 수많은 환경, 자네의 뼈를 때린 오빠의 잔소리, 스치듯 만나온 사람들과의 경험이 자네의 앞이마엽겉질 회로를 물리적으로 조각해 온 것이라오. 결국 마흔의 자네가 내린 주체적으로 보이는 결정마저도 그 촘촘한 과거의 흔적들이 빚어낸 결과물이지. 역시나 자유 의지가 들어갈 틈새는 없소. ​ ​하지만 향팔 씨, 너무 낙담하실 필요는 없소. '네 나이면 네 탓'이라며 오빠분이 강력하게 뼈를 때려준 그 경험 역시, 지금 이 순간 향팔 씨의 앞이마엽겉질에 입력된 아주 새로운 '환경적 자극'이니까. ​우리 뇌는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 회로가 변하는 성질(신경가소성)이 있으니, 그 강렬한 자극 덕분에 앞으로 향팔 씨의 행동이나 생각이 조금이라도 바뀐다면, 그 변화 역시 '어제와는 다른 미래'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결정론의 결과물일 것이오."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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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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