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D-29
꽃의요정님의 대화: 저는 말씀하신 톨스토이의 장편들은 독서모임의 힘!으로 완독했습니다. 독서모임은 저에겐 (공개적으로는)빛과 소금입니다. (비공개적으로는) 채찍
ㅋㅋㅋㅋ 채찍질을 차츰 즐겨가며 마조히스트가 되어가는 건가요오~?
@꽃의요정 @향팔 저처럼 읽지도 않으면서 아는 척하기 좋은 곳도 여기만한데가 없죠. 딴데 가서는 여기서 얘기했던 거 말하고. ㅋㅋ 책은 자고로 읽는 것에 있지않고 말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피에르 바야르가 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찬사가 쏟아졌다. 아이비리그 교수들은 이 책을 ‘고등학생 필독서 100선’에 선정했고, 2008년과 2022년 김영하의 북클럽에 소개되어 국내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향팔님의 대화: 그렇다면 역시, ‘번역은 가장 최근에 나온 걸 읽으면 된다’는 말이 맞는 듯요! ㅎㅎ 엇 근데 오드리 헵번께서 출연하신 전쟁과 평화가 있다니, 몰랐던 사실이에요. 그믐 영화 꽂기로 찾아보니 딱 나오네요. 아, 박균호 선생님과 알라딘에서 친분이 있으시군요. 그분 책을 구경만 해보고 읽진 못했지만 쉽고 친절하게 고전 얘기를 해주시는 듯했어요! 책도 많이 내시고..
아 전 소피마르소 말고 이걸 봤어요^^
@borumis 마조히스트. 제 말이! ㅎㅎㅎㅎ 오늘 여기 에러 많이 나네요. ㅠ
러시아가 아니라 소련에서 만들었다는 이 버젼이 최애였어요 .. 자국의 고전이어서 그런지 할리웃에 비해 완성도가 제일 높아요. 영화 전체가 유튜브에 있네요 1부: https://youtu.be/bIij-KQ0jYU?si=dqFncsq6fEMEjUBt 2부: https://youtu.be/uJjqSfdFuUI?si=VAP-8OZylCdk-DQD 3부: https://youtu.be/wpKA1meiJzs?si=bZAEcunolYgPLT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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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거 원… 주말엔 병렬독서가 아니라 병렬독서(?) 토론이네요.. 벌레이야기보단 나은가 ㅋㅋㅋ
향팔님의 대화: 작년 여름이었습니다. 집앞 미용실로 쭐래쭐래 걸어가서 선생님이 안내해주시는 자리에 딱 앉았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비명을 지르면서 제 머리를 탁! 치는 거예요. 동시에 무언가가 구석으로 휘잉 날아갔지요. 알고 보니 제가 러브버그 커플을 머리 위에 고이 모시고 미용실까지 걸어 갔던 것이었습니다. 그후 미용실은 옆동네로 이사갔지만 계속 단골이라 선생님이 가끔 그때 얘길 하세요. “러브버그를 이고 온 손님” ㅜㅜㅋ 아.. 설마 저 때문에 이사하신 건 아니..겠지요..?
하하하, "러브버그를 이고 온 손님"이라니요. 그래도 계속 단골이라니, 마음이 놓입니다(?). 지금은 이들의 존재를 '러브버그'라고 알고는 있어서 그나마 덜하지만, 첫 해에 마주했을 때는 진짜... 제 회사가 중구에 있는데, 그때 중구에 어마어마했거든요. 회사 건물 1층 유리에 다닥다닥 붙어있던 그 생명체들... 잊을 수가 없습니다.
YG님의 대화: @향팔 님, 우리 새 선생께서는 이렇게 답하실 듯해요. (특유의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맞소. 부모의 유전적 영향은 중요하지만 절대적이진 않지. 자네에겐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앞이마엽겉질(전전두엽 피질)이 있으니까 말이요. 마흔이 넘었으니 부모 탓만 할 수 없다는 오빠의 말은 뇌과학적으로도 일리가 있소. ​하지만 향팔 씨, 그렇다고 해서 그게 '자유 의지'가 있다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오. 왜냐하면 인간의 앞이마엽겉질은 뇌 부위 중 가장 늦은 만 25세 전후에야 비로소 완공되기 때문이지. ​즉, 만 12세 사춘기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자네가 겪은 수많은 환경, 자네의 뼈를 때린 오빠의 잔소리, 스치듯 만나온 사람들과의 경험이 자네의 앞이마엽겉질 회로를 물리적으로 조각해 온 것이라오. 결국 마흔의 자네가 내린 주체적으로 보이는 결정마저도 그 촘촘한 과거의 흔적들이 빚어낸 결과물이지. 역시나 자유 의지가 들어갈 틈새는 없소. ​ ​하지만 향팔 씨, 너무 낙담하실 필요는 없소. '네 나이면 네 탓'이라며 오빠분이 강력하게 뼈를 때려준 그 경험 역시, 지금 이 순간 향팔 씨의 앞이마엽겉질에 입력된 아주 새로운 '환경적 자극'이니까. ​우리 뇌는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 회로가 변하는 성질(신경가소성)이 있으니, 그 강렬한 자극 덕분에 앞으로 향팔 씨의 행동이나 생각이 조금이라도 바뀐다면, 그 변화 역시 '어제와는 다른 미래'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결정론의 결과물일 것이오."
와... 이 정도면 거의 빙의 아닌가요. 뭔가 음성지원되는 것 같아요(정작 음성은 들어본 적 없음). 이 글을 읽고나니 @밥심 님이 올려주신 영상도 얼른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건 그렇고, 하도 촘촘해서 도무지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질 않는 결정론 개미지옥... @향팔 님, 화... 화이팅... (털썩)
borumis님의 대화: 아.. 정말 초딩들 똥이야기 좋아하는 것처럼 벌레 이야기는 왜이리 진심이 되는지? ㅎㅎㅎ 맞아요.. 빨리 날아서 좀체 안 잡히는 파리 모기도 짜증나지만 슬슬슬 천천히 날아다니는 애들도 짜증;;; 해충이 아니라 익충이라는데도 이렇게 무더기로 나타나니 감당이;;;
어랏? 신기해요! 저도 어제 이 생각했거든요. 벌레 이야기에 이토록 열의를 보이는 모임분들(저 포함입니다) 모습이 마치, 어릴 때 똥, 방구 이야기에 꺄르륵 웃어댔던 꼬꼬마 시절이 떠올랐더랬습니다. 근데 벌레 이야기는 진짜! 할말이 정말 많아요. 저는 엄마가 어릴 때 시골에 사셔서 벌레들을 예뻐라 하시거든요. 그래서 제가 벌레 보고 호들갑 떨거나 소리지르면 오히려 혼난다지요("쟤들이 너보고 더 놀래, 가만히 좀 있어"라고). 근데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는 저 아이들을 제가 처리(?)하지 않으면 위태로운 동거가 시작되기 때문에, 집안 청결(최대한 벌레가 나오지 않는 환경 만들기)에 매우 진심인 편입니다.
1980년대에 들어와 카오스이론은 학문적 주제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이 무렵 한 무리의 변절한 돌팔이 물리학자들이 앞장서서 옥스퍼드 교수를 사칭하거나 카오스이론을 이용하여 주식시장을 약탈하는 회사의 설립자 같은 것이 되었다). 갑자기 전문 저널, 학회, 학과, 학제적 연구소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185쪽,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향팔님의 대화: 맞아요. 밥은 이미 쉬는시간에 다 없애고 점심 땐 교정으로 싸돌아다니며 물풍선 싸움을 하거나, 중딩 때 제가 짝사랑하던 남학생은 점심시간마다 꼭 산책을 했는데 그걸 또 어떻게든 우연을 가장해서 마주치려고 괜히 신경 안 쓰는 척~스쳐지나가면 막 혼자서 ‘좋아, 자연스러웠어!’ ㅋㅋ 으이구
으아, 이런 이야기 너무 좋아요(몽글몽글). 근데 @향팔 님이 짝사랑하셨던 그분은 중학생인데도 점심시간마다 꼭 산책을 하셨다니! 분위기 있으시네요. 왠지 사색가일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저도 중학생 때(창원살 때), 동경하던 선배가 있었는데요. 제가 서울로 이사오면서 아예 연락이 끊겼다가 둘 다 직장인이 되고, 선배도 직장 때문에 서울로 이사오면서 다시 만난 적이 있거든요. 엄청 기대했는데, 막상 마주한 모습은 어릴 때 좋았던 기억마저 와르르... 그 선배가 변한 건지,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데 그때는 제가 어려서 못 알아본 건지. 그 후로 다시는 만나지 않았는데요. 추억은 추억일 때 아름답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borumis님의 대화: ㅎㅎㅎ @향팔님의 연애사만큼 @stella15님 국어선생님 짝사랑도 참.. 다들 선생님들 짝사랑한 추억이 있다는데..전 선생님과 쌈붙거나 대들다 교무실에 끌려간 추억들만 새록새록;;; 이런걸 보면 공부에 임하거나 사랑하는 방식에서도 본래 성격(성질?)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ㅎㅎㅎ
다들 몽글몽글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잔잔히 웃다가 여기서 폭소했네요. 저희 막내 이모 보는 것 같아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정이 강하셔서 선생님들과의 일화가 화려했다지요. 근데 공부를 워낙 잘하고(사법고시도 패스하고), 말도 잘해서 다들 절레절레... 지금은 그 재능(?)을 살려서 변호사로 열심히 활약하고 계십니다. 근데 이모네 딸(공부하느라 아이를 늦게 낳아서 아직도 어려요)도 이모를 똑 닮아서 어린데도 말을 어찌나 잘 하는지(덕분에 이모가 목덜미를 여러 번 잡았다는 건 안 비밀). 힘내, 이모... 여기에 이모의 자유의지는 없어...
YG님의 대화: @향팔 @오도니안 @borumis 저도 한 문학 평론가 선생님께 들은 얘기가 있어요. 도스토옙스키의 러시아어 원문은 결코 매끄럽지도 않고 문장이나 표현이 아름답지도 않다고 합니다. 이건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대부분이 도박 빚을 갚기 위해서 급하게, 동시에 원고지 분량만큼 고료를 받다 보니 어떻게든 내용을 늘려서 써야 했던 원고였기 때문이죠. 원고를 세심하게 다듬어서 내놓은 작품이 애초에 아니었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19세기 러시아어가 현대와 다른 점, 장황한 만연체 등이 더해져서 가독성을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도스토옙스키는 ‘러시아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항상 꼽히지만, 정작 현지인에게는 학교에서 읽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읽는 작가 혹은 책은 집에 꽂혀 있지만 완독한 사람은 거의 없는 그런 작가라고. 반면, 외국 독자는 시대에 따라서 변하는 문장 호흡에 맞춰서 정교하게 번역된 도스토옙스키 작품을 접하게 되니, 오히려 러시아 독자보다 더 그 작품에 담긴 정수에 도달하기가 더 쉽다고 합니다. 도스토옙스키 작품의 연구와 비평이 러시아 국내보다는 오히려 외국에서 훨씬 풍부한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그 선생님은 정말 솔직하게 토로하신 것 같아요. :)
처음 알았습니다. 여러 번역가님들의 노고가 들어간 귀한 책들이었네요(군소리 말고 읽어야겠다아...). 저는 요즘 뒤늦게『죄와 벌』을 읽고 있는데, 이 방에서 도 선생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해서 흥미롭습니다:)
연해님의 대화: 으아, 이런 이야기 너무 좋아요(몽글몽글). 근데 @향팔 님이 짝사랑하셨던 그분은 중학생인데도 점심시간마다 꼭 산책을 하셨다니! 분위기 있으시네요. 왠지 사색가일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저도 중학생 때(창원살 때), 동경하던 선배가 있었는데요. 제가 서울로 이사오면서 아예 연락이 끊겼다가 둘 다 직장인이 되고, 선배도 직장 때문에 서울로 이사오면서 다시 만난 적이 있거든요. 엄청 기대했는데, 막상 마주한 모습은 어릴 때 좋았던 기억마저 와르르... 그 선배가 변한 건지,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데 그때는 제가 어려서 못 알아본 건지. 그 후로 다시는 만나지 않았는데요. 추억은 추억일 때 아름답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제 눈에 그 아이가 또래와는 어딘가 많이 달라 보였어요. (같은 교회에도 다녔었는데 그 애가 찬양 시간마다 앞에 나가서 빨간 일렉 기타를 좌라랑~ 연주했지요. 사실 그거 땜시 반한 걸지도 ㅋㅋ 그러나 제겐 슬프게도, 그 아이는 그때 우리 교회에서 제일 예쁜 여학생을 좋아했답니다… 크윽 항상 이런 식이죠) 그런데 말이죠, 오래전에 저도 그 아이를 다시 만날 뻔 했답니다. 어느날 제가 자주 다니던 대학로 엘피바 사장님의 SNS를 보다가 낯익은 이름이 있길래 유심히 보니 글쎄, 제가 좋아했던 그애가 맞는 거예요. 놀랍게도 그 친구도 그 가게 단골이었고요. (그러고보면 서울 바닥도 참 좁아요.) 현재 모습 사진을 보니 웃음이 나더라고요. ‘어머 그래도 옛날 얼굴이 조금 남아 있네, 가게에서 마주쳤다면 알아봤을 것 같아!’ 그리고 나중에 한번 전화 통화도 하게 됐는데, 맙소사, 제가 그때 본인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다는 거예요. (저는 제 일기장 말고는 아무에게도 말을 안했는데 어떻게 알았을까요? 정말 @stella15 님 말씀대로 그런 마음은 티가 나게 마련이고 당사자도 눈치를 채게 돼 있나 봅니다.) 지금도 그 친구는 전직 엘피바 사장님(아시쥬? 제 현 남친)과 여전히 친분이 있으니 만나려면 같이 만날 수도 있지만, 역시 주저되는 이 마음… ‘굳이?’ ㅎㅎ 그러게요. 연해님 말씀대로 어린 시절 귀여운 추억으로 남기는 게 나은 것 같아요. 환상이 쨍그랑! 깨지기 쉬우니 말이에요.
장맥주님의 대화: 지쳤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글자가 잘 안 보입니다... ㅠ.ㅠ
그래서 저도 전자책으로 읽고 있어요, 작가님(속닥). 근데 저는 전자책으로 읽을 때는 최대한 제 기준에서 읽기 편한 방식으로 온갖 걸 다 키우거든요(글자크기부터 줄 간격, 문단간격, 여백, 들여쓰기 등). 그러면 주변에서 자꾸 놀리더라는...
연해님의 대화: 다들 몽글몽글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잔잔히 웃다가 여기서 폭소했네요. 저희 막내 이모 보는 것 같아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정이 강하셔서 선생님들과의 일화가 화려했다지요. 근데 공부를 워낙 잘하고(사법고시도 패스하고), 말도 잘해서 다들 절레절레... 지금은 그 재능(?)을 살려서 변호사로 열심히 활약하고 계십니다. 근데 이모네 딸(공부하느라 아이를 늦게 낳아서 아직도 어려요)도 이모를 똑 닮아서 어린데도 말을 어찌나 잘 하는지(덕분에 이모가 목덜미를 여러 번 잡았다는 건 안 비밀). 힘내, 이모... 여기에 이모의 자유의지는 없어...
전 말주변도 없고 아빠가 법대 나왔는데 법대를 너므너므 싫어해서;; (외아들만 보고 살아온 홀어머니 소원이어서 수학과 가고 싶었는데 억지로;;) 그냥 시비걸고 딴짓하다 사고치는 학생이었어요 ㅋㅋ 근데 저희 엄마한테도 맨날 제가 딴지걸어 “그래 니 잘났다 나중에 꼭 니랑 똑같는 자식 낳아봐라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 했는데 그 저주(?)를 그대로 먹혀들었다는;;
borumis님의 대화: 러시아가 아니라 소련에서 만들었다는 이 버젼이 최애였어요 .. 자국의 고전이어서 그런지 할리웃에 비해 완성도가 제일 높아요. 영화 전체가 유튜브에 있네요 1부: https://youtu.be/bIij-KQ0jYU?si=dqFncsq6fEMEjUBt 2부: https://youtu.be/uJjqSfdFuUI?si=VAP-8OZylCdk-DQD 3부: https://youtu.be/wpKA1meiJzs?si=bZAEcunolYgPLTrs
우와, 장장 400분 4부작의 대작이네요. 아카데미 상도 받았군요. 책이나 영화나 스케일이 어마어마합니다.
@borumis (자꾸 오류가 떠서 덧글이 안돼서) 그러기엔 제가 고통에 너무 취약한 인간이라...아마 어디 끌려가서 맴매 한 대만 맞아도 울면서 전부 자백할 사람이 저란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럴 일 절대 없도록 항상 아들에게도 조용히 살라고 하고 있습니다. 근데 얼마 전에도 노조위원장 같은 행동을 해서 더 걱정입니다;;; 어쨌든 독서모임에서 하는 책은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한 완독합니다. 제가 완독하지 못한 책은 '재미없거나 이해불가'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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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님의 대화: 도스또옙스키 소설은 특히 개인 취향의 호불호가 큰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도선생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은 뭐랄까 영혼이 쫌 피폐하고 어딘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했거든요 ㅎㅎㅎ 앗 오해하지 마시길! 이건 당연히 저를 두고 하는 얘기입니다. 다른 분들 얘기가 아닙니다요.) 일단 도선생 소설은 엄청 통속적이라 도파민에 중독되는 기분이… 하나같이 정신 나간 것 같은 인물들이 해대는 소리를 읽다보면 기가 빨리고 피곤하지만 또 그게 매력인 것도 같고요. 하여튼 도선생 소설을 읽다보면 이상한 느낌이 들어요. 뭐랄까? 너무 좁아서 온몸이 꽉 끼는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컴컴한 동굴 속으로 잡혀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악마 아니면 광인이 일으키는 푸닥거리 소용돌이에 정신없이 휩쓸리는 것 같기도 하고… 게다가 저는 도선생 소설을 열린책들 전집으로 접했는데요, 그 출판사 특유의 빽빽~한 자간 편집이 제가 횡설수설 쓴 저 느낌과 더해져서 읽는 사람 숨을 탁탁 막히게 만드는 이중의 효과를 불러일으키죠. (근데 저는 그런 게 좋았답니다. 쫌 변태같은 구석이 있어요.) 체홉 고골 뿌쉬낀 단편도 너무 좋지요. 그런데 저는 YG님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는 톨스토이의 장편에서 벽을 느낀답니다. (언젠가는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렇듯 사람마다 제각각 선호도나 느낌이 다르다는 게 재미있어요.
@YG @borumis @꽃의요정 @stella15 @향팔 저는 고골과 체호프, 투르게네프는 대표작들 조금 읽은 정도이고, 푸시킨은 잘 모릅니다. 그래도 톨스토이(안나 카레니나, 전쟁과 평화, 부활+중단편)와 도스토옙스키(5대 장편+지하로부터의 수기+중단편)는 그럭저럭 읽은 편이에요. <악령>과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여러 출판사 버전으로 읽었고요. 일단 도스토옙스키 작품들은 제 수준에서는 번역에 따라서 감상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어요. 도스토옙스키가 아름다운 문장을 신경 쓰며 썼던 거 같지도 않고요. <악령>은 제 인생책 중의 인생책인데도 불구하고 이거 퇴고나 제대로 한 걸까 싶은 대목도 많습니다. 그러면 왜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이 제 인생책이고 제가 왜 도스토옙스키를 위대한 소설가라고 생각하느냐. 그리고 왜 도스토옙스키 번역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냐. 순전히 아마추어 독자 입장에서 조금 둘러서 뇌피셜을 지껄여보자면... 우리가 위대하다고 일컫는 러시아 문학이 참 독특하죠. 푸시킨-고골-투르게네프-도스토옙스키-톨스토이-체호프 같은 거장이 활약한 시간대가 거의 겹쳐 있고 그들도 서로 아는 사이였습니다. 영문학은 그렇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셰익스피어, 조너던 스위프트, 제인 오스틴이 활동한 시기와 공간은 띄엄띄엄 떨어져 있죠. 그리고 현재 세계문학에서 영문학의 위상은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영국과 미국의 국력에 힘입은 바 있지만, 러시아문학의 위상은 러시아나 소련의 국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약간 딴 얘기인데, 저는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커지면서 <삼국지연의>가 한두 세대 뒤에 세계고전문학의 정전으로서 지금보다 한참 높은 위치에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일리아스>만큼은 아니겠지만 <아이네이스>보다는 높을 것 같은...) 르네상스 시기 피렌체나 18세기 오스트리아 빈처럼 19세기 러시아도 매우 특이한 시공간이었습니다. 제정 러시아의 기존 사회 질서는 해체되고 있었습니다(체호프의 <벚꽃 동산>은 지주 계급의 몰락을 거의 르포처럼 보여주지요). 러시아 지식인들은 유럽처럼 근대화를 해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그게 옳은 방향인지 깊은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전제군주제 아래서 정치 토론이 해야 할 역할을 문학이 떠안았습니다(1980년대 한국 문학과 상황도 위상도 비슷했습니다). 소설가는 자칫하면 정치범이 되어 사형을 언도받을 수 있었고, 대표적인 사례가 도스토옙스키입니다. 당시 몇몇 러시아 소설가들은 스스로를 이야기꾼이 아니라 새 시대에 대해 발언권을 지닌 사상가로 여겼는데, 톨스토이가 그랬고 도스토옙스키가 그랬습니다. 저는 두 소설가 모두 2020년대에는 찾기 힘든 유형의 작가라고 봅니다. 톨스토이는 ‘톨스토이즘’이라고 하는 새로운 인간상을 역설했고, 도스토옙스키는 현대의 위험을 경고하고 슬라브주의를 외치는 반동적 사상가가 되었습니다. 저는 톨스토이가 아니라 도스토옙스키의 숭배자인데, 다른 도스토옙스키 숭배자들처럼 그의 해법이 아니라(<죄와 벌> 결말 웃겨!) 다가올 시대에 대한 그의 비판이 정확하고 위대하다고 봅니다. @향팔 님 말씀대로입니다. ‘영혼이 쫌 피폐하고 어딘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 ‘너무 좁아서 온몸이 꽉 끼는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컴컴한 동굴 속으로 잡혀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악마 아니면 광인이 일으키는 푸닥거리 소용돌이에 정신없이 휩쓸리는 것 같기도’ 한 바로 그 기분이 현대인의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유럽의 근대화를 받아들이면 사람들이 그런 정신 상태에 빠질 거라고 봤고, 톨스토이가 관심 두지 않은 그런 병든 캐릭터들을 창조했습니다. 지하인, 라스콜리니코프, 스타브로긴, 이반 카라마조프... 그리고 20세기에 우리는 모두 근대화를 받아들여서 그런 정신 상태가 되었습니다. 저는 도스토옙스키가 ‘현대라는 질병’을 내다 본 예언자라고 봅니다. p. s. 고전은 현대와 대화하면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책걸상에서 <폭풍의 언덕> 이야기할 때 약간 입이 근질거렸습니다. ^^;;;
향팔님의 대화: 우와, 장장 400분 4부작의 대작이네요. 아카데미 상도 받았군요. 책이나 영화나 스케일이 어마어마합니다.
네.. 오드리헵번이 정말 이쁘지만 이 나타샤 여배우에 비해선 연기력이 부족했고 전 특히 이 버전의 피에르가 제일 좋았습니다. 아카데미 상도 받고 이 버젼을 강력추천합니다.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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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삼국지를 가슴에 품다
삼국지 전권독파 - 요시카와 에이지 버전으로[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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