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롱님의 문장 수집: "따라서 수세기에서 수천 년 전에 발생한 문화적 차이는 가장 미묘하고 사소한 부분부터 극적인 부분까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열대우림 거주자와 사막 거주자의 문화를 비교한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전자는 다신교를, 후자는 유일신교를 창안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동양의 집단주의와 서양의 개인주의 차이를 벼농사와 밀농사로 설명하는 부분은 들었었지만 또 새롭네요. 종교 관련한 이야기도요. 총균쇠 책이 떠오릅니다.
도롱
79쪽에 신경가소성 이야기가 기대됐는데, 충분히 설명을 못 본 것 같아요 ㅜㅜ 후성유전학으로 넘어가고 3장 끝에서 ‘통제불가능한 운의 다양한 특징’이 변화를 만든다는 설명으로 마무리가 돼요. 인간의 의지가 담긴 다른 행동들로 인해 극적이지는 않아도 삶에 변화를 줄 수 있지 않나 싶은데 말이죠. 한편으로는 문화나 환경의 영향이 크다는 새박사님 말씀에 많은 부분 동의가 되면서 마음이 편해집니다! ㅎㅎㅎ
stella15
도롱님의 대화: 이 번역가 분 영상을 보았는데 대단하시더라구요^^ 이 분의 번역도 한 번 읽어볼까 하는데 그 전 경험상 용기가 안나요 ㅎㅎ (자유의지가 약해져요) 러시아 예술이나 문학도 관심은 가는데 어떻게 접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도롱님도 그 영상 보셨나 봅니다. 장맥주님하고 인터뷰한 그 영상! 김정아 교수 뭔가 깐깐하면서도 멋있지 않나요? 게다가 엄마기도 하고. 암튼 수퍼우먼이시더군요.
근데 이건 딴 얘기지만, 그때 장맥주님 머리가 까까머리셨나 했던 거 같은데(아닌가?) 지금은 머리 다시 자랐겠죠? ㅋㅋ
stella15
도롱님의 대화: 내용이 어려워서 자유반의지가 발동할 것 같은데 어찌저찌 따라가고 있어요ㅎㅎ ;; 그나저나 80쪽 각주에 하트가 들어가 있네요. 새박사님이 하트를 넣으신 건 결정된 것이었을까? 하는 딴 생각만 듭니다 ㅎㅎ
너무 전문적인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신경학 분야는 생소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어렵겠죠?
오구오구
제가 일주일간 휴가를 다녀와서 어제 복귀했습니다~ 이제 열심히 따라갈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7월 13일 월요일과 내일 14일 화요일은 4장 '강인한 의지력: 그릿의 신화'를 읽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유전의 결정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흔히 '그릿'이라고 부르는 노~~~력을 통해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신화'를 새 선생이 각개격파합니다.
특히, 4장의 주인공은 『행동』에서 앞이마엽겉질이라고 번역했었던 전전두엽피질입니다. 전전두엽피질을 'prefrontal cortex'를 줄여서 PFC라고 통칭하는데, 이번 장에서는 그냥 PFC로 통칭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PFC는 특히 12세부터 20대 중반까지 뇌에서 가장 발달하는 부분이라서 『행동』에서도 새 선생이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 작용에 우리를 빚어낸다고 할 때, 환경의 영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4장에서는 이 PFC, 즉 '그릿'이 발동하는 부 분이 얼마나 결정되어 있는지를 3장과 비슷한 구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일단 지식으로 정리하고 싶은 대목이 많은 부분이었어요. 여러분도 꼼꼼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
이 글에 달린 댓글 2개 보기
YG
@소리없이 님, 책 늦게 읽는다고 하시더니 답답해서 혼자서 앞서 완독하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종종 뒤늦게 따라오시는 분들 의견 보시면서 감상 들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장맥주 작가님도 비슷한 마음으로 앞서가시는 듯.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장맥주
“ 자유의지 회의론자(어떤 유형이든)와 자유의지 신봉자는 윤리적 행동에서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결과로서, 자유의지에 대한 입장에 관계없이 도덕적 정체성이라는 기준에 입각하여 자신을 가장 잘 정의하는 사람들이 가장 정직하고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329쪽,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장맥주
YG님의 대화: @소리없이 님, 책 늦게 읽는다고 하시더니 답답해서 혼자서 앞서 완독하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종종 뒤늦게 따라오시는 분들 의견 보시면서 감상 들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장맥주 작가님도 비슷한 마음으로 앞서가시는 듯.
넵! 알겠습니다! ^^
(자유의지 충만한 답변입니다. ㅎㅎㅎ)
장맥주
장맥주님의 문장 수집: "자유의지 회의론자(어떤 유형이든)와 자유의지 신봉자는 윤리적 행동에서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결과로서, 자유의지에 대한 입장에 관계없이 도덕적 정체성이라는 기준에 입각하여 자신을 가장 잘 정의하는 사람들이 가장 정직하고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쩐지 위로가 되는 두 문장이었습니다.
장맥주
333쪽,
[길이가 60센티미터가 넘는 거대한 갯민숭달팽이인 캘리포니아 군소]
사실 저도 @연해 님만큼이나 다리가 다섯 개 이상인 친구들이 싫은데요, 거기에 더해 끈적하고 미끈덩한 녀석들도 싫어합니다. 길이가 60센티미터가 넘는... 음... 아주 싫네요.
이 글에 달린 댓글 2개 보기
오도니안
“ DNA의 약 5%만이 유전자를 구성한다. 그러면 나머지 95%는?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한 온/오프 스위치 뭉치다. 이 스위치는 다양한 환경적 영향이 고유한 유전자 네트워크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여러 유형의 스위치가 하나의 유전자를 조절할 수도 있고 동일한 유형의 스위치가 여러 유전자를 조절할 수도 있다. 즉 대부분의 DNA는 유전자 자체보다는 유전자 조절에 전념한다. ”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3장,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오도니안
오도니안님의 문장 수집: "DNA의 약 5%만이 유전자를 구성한다. 그러면 나머지 95%는?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한 온/오프 스위치 뭉치다. 이 스위치는 다양한 환경적 영향이 고유한 유전자 네트워크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여러 유형의 스위치가 하나의 유전자를 조절할 수도 있고 동일한 유형의 스위치가 여러 유전자를 조절할 수도 있다. 즉 대부분의 DNA는 유전자 자체보다는 유전자 조절에 전념한다."
진도 따라잡아야 하는데 3장이 좀 치루하네요. 각주를 왜 건너뛰려고 하시는지도 알겠어요. 이만큼 정보가 있는데 다 얘기하려면 힘드니까 항목만 언급할께 이런 식. 새박사님도 3장 쓸 때는 좀 지루하셨는지 좀 서둘러 넘어가려는 느낌이 듭니다.
그 래도 이런 대목은 신선. 아마 <행동>에도 나왔겠죠?
유전자의 대부분이 온오프스위치로 이루어져 있다니 그만큼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오도니안
장맥주님의 대화: 333쪽,
[길이가 60센티미터가 넘는 거대한 갯민숭달팽이인 캘리포니아 군소]
사실 저도 @연해 님만큼이나 다리가 다섯 개 이상인 친구들이 싫은데요, 거기에 더해 끈적하고 미끈덩한 녀석들도 싫어합니다. 길이가 60센티미터가 넘는... 음... 아주 싫네요.
골뱅이는 맛있는데.. 60cm는 좀 부담되네요.
오도니안
자스민케이크님의 대화: 와 원문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해됐어요.
도움이 되셨다니 뿌듯합니다. 챗gpt가 참 용해요. 어제도 잠자리에 누워서 몇 마디 나누었는데 친구 느낌.
오도니안
페이스북에서 맘에 안 드는 글 붙여놓고 평가해달라면 시원스럽게 별점 테러를 해주는데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좋습니다. 그 글을 그대로 복사해 댓글에 넣고 싶은데 좀 지나치기도 하고 씁쓸한 모습인 것 같아서 차마 그렇게는 못하겠어요.
YG
YG님의 대화: 오늘 7월 13일 월요일과 내일 14일 화요일은 4장 '강인한 의지력: 그릿의 신화'를 읽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유전의 결정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흔히 '그릿'이라고 부르는 노~~~력을 통해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신화'를 새 선생이 각개격파합니다.
특히, 4장의 주인공은 『행동』에서 앞이마엽겉질이라고 번역했었던 전전두엽피질입니다. 전전두엽피질을 'prefrontal cortex'를 줄여서 PFC라고 통칭하는데, 이번 장에서는 그냥 PFC로 통칭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PFC는 특히 12세부터 20대 중반까지 뇌에서 가장 발달하는 부분이라서 『행동』에서도 새 선생이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 작용에 우리를 빚어낸다고 할 때, 환경의 영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4장에서는 이 PFC, 즉 '그릿'이 발동하는 부분이 얼마나 결정되어 있는지를 3장과 비슷한 구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일단 지식으로 정리하고 싶은 대목이 많은 부분이었어요. 여러분도 꼼꼼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
사실, 4장은 많이 배운 장이기도 하지만, 새(폴스키) 선생이 그다지 페어하지 않다는 증거로도 보이는데요. 예를 들어, 마이클 가자니가 같은 뇌과학계 구루의 주장은 그저 한두 문장으로 ‘웃기다’ 이렇게 논평하고 넘어갈 게 아니거든요(117쪽). 저는 새 선생이 아주 낡은 패러다임에 갇힌 분 같아요. :)
철학 개념 가운데 ‘지향성’이 있습니다. 원래는 (새 선생이 질색할) 주체 철학의 중요한 키워드였어요. ‘의식은 언제나 무언가에 대한(about) 의식’이라는 명제가 지향성의 핵심입니다. 주체(인간)와 객체(세계/물질)를 가르는 결정적 경계선이 바로 지향성이라는 개념입니다. 새 선생이 라면 “개코 같은 소리”라고 할 법한 이야기죠.
*
그런데 이 ‘지향성’이 다른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한동안 @장맥주 작가님과 그믐 여러분이 함께 읽었던 브루노 라투르 같은 철학자, 또 최근에 현대 사상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현대 물질주의 철학자가 이 ‘지향성’을 전혀 다른 의미로도 재해석해서 사용하고 있거든요. 철학자마다 핀트가 조금씩 다릅니다만, 제가 이해하는 공통점은 이렇습니다.
알다시피 이들은 인간과 비인간(기술, 물질, 생물, 인프라 등)을 같은 층위에서 다루는 ‘일원론적 인류학’을 지향합니다. 여기서 지향성은 고립된 인간 주체가 행동 전 미리 품고 있는 ‘선험적 의도(자유 의지?)’가 아닙니다. 지향성은 같은 네트워크(망)에서 상호 작용하는 인간과 비인간이 결합해서 형성되는 특정한 효과인 것이죠.
가장 고전적인 예로 설명해 보자면, 총의 존재입니다. 총이 없을 때의 인간과 총이 있을 때의 인간은 전혀 다른 효과를 낳죠. 라투르 식으로 표현해 보자면 총과 인간의 상호 작용의 결과로 ‘총-인간’이라는 새로운 행위자가 등장하게 되고, 그때 나타나는 이 연합의 효과야말로 지향성이라는 것입니다.
*
여기까지만 읽고서, 새 선생 얘기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지향성의 새로운 해석이 새 선생이 짜놓은 결정론의 프레임 자체를 흔들 수 있고, 자유 의지의 틈새를 다른 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 선생의 생각부터 시작해서 아이디어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새 선생의 논리 구조에서 인간(혹은 인간의 뇌)은 일종의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유전자, 호르몬, 태아기 환경, 문화적 배경 같은 입력값이 주어지면 뇌라는 복잡한 회로를 거쳐 행동이라는 출력값이 고스란히 도출되는 통로라는 것이죠. 이런 구조 속에서 자유 의지가 들어갈 틈새는 정말로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라투르 같은 철학자의 시각에서 인간은 결과물이 아니라 매개자에 가깝습니다. 한 주체(인간)가 과거의 원인(유전자, 환경)에 얽매여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원인이 현재의 구체적인 물질적 네트워크(도구, 기술, 제도, 텍스트 등)와 상호 작용하면서 결합하는 순간 그 주체를 결정했던 과거 원인의 효과는 뒤틀리고 재배치됩니다.
이 뒤틀리고 재배치되는 순간이야말로 새 선생식 용어로 따지면 ‘틈새’라고 생각합니다. 가자니가는 새 선생보다 18년 선배인데요(1939년생). 이분 주장의 틀은 놀랍게도 라투르 등과 비슷합니다. 다만, 비인간의 자리에 타인을 놓고 있을 뿐입니다. 즉, 한 주체(인간)가 과거의 원인(유전자, 환경)에 얽매여 있다는 걸 인정합니다.
다만, 현재 그가 무슨 행동을 할 때는 항상 그 시점의 타인, 공동체 그리고 그것이 무형화된 결과인 제도 등과 상호 작용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 상호 작용의 순간에 그 주체를 결정했던 과거 원인의 효과는 뒤틀리고 재배치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알코올 중독자가 순수한 의지력(4장의 ‘그릿’)만으로는 술을 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의 알코올 중독자는 과거의 원인 탓이니 그를 비난하는 것도 멈춰야 합니다. 다만, 술이 없는 물질적 환경을 조성하고 중독자 치료 커뮤니티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에 자신을 접속시킴으로써 알코올 중독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과정의 성패에 따라 다른 미래가 펼쳐지죠.
*
새 선생은 그 ‘술이 없는 물질적 환경을 조성하고 중독자 치료 커뮤니티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 또 그것에 접속할 수 있는지조차도 또 다른 외부 결정 요인이라고 반박하겠죠. 결과 C를 낳는 원인 A, B 안에 모든 것을 우겨서 넣을 수 있는 무적의 논리니까요. (라투르 등은 이런 주장에도 실소할 겁니다. 왜냐하면, A-B-C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번역과 굴절이 필수니까요.)
그런데 이런 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 치료를 돕는 특정 의약품(날트렉손 등)의 개발 과정이나 알코올 중독자 치료 커뮤니티의 행동 강령은 그 중독자 개인의 과거 원인과는 아무런 상관 없는 독립적인 자기만의 역사와 계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한 개인이 그런 특정 의약품과 알코올 중독자 치료 커뮤니티와 접속했다면, 그것마저도 태초부터 뇌에 예정되어 있던 것일까요?
그리고 그 접속으로 그의 미래 삶이 완전히 다른 경로로 갔다면 그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A-B-C의 인과 관계 안에 X가 들어와서 ‘C+X’라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주체의 지향성이 D라는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이 ‘C+X’에서 D로 가는 과정이야말로 일종의 틈새가 아닐까요.
*
더구나, 인간은 자신이 결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 결정 요인을 역으로 이용하는 성찰성이 있는 존재입니다. 알코올 중독자 치료 커뮤니티의 행동 강령과 단주 노하우야말로 그 단적인 증거죠. 수많은 알코올 중독자의 성찰의 결과로 그런 제도가 만들어졌고, 후대의 알코올 중독자는 그 제도와 접속할 가능성이 커지니까요.
가자니가가 “책임은 우리의 결정론적인 뇌가 아닌 다른 수준의 조직, 즉 사회적 조직에 존재한다”(117쪽)고 말할 때의 의미는 바로 이런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비슷한 결론을 얘기하고 싶어 하면서도 새 선생은 ‘자유 의지는 없다’라는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서 이런 견해에는 주목하지 않습니다. 제가 페어하지 않다고 한 이유입니다. :)
뇌로부터의 자유 - 무엇이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을 조종하는가?무엇이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을 조종하는가? 세계적인 뇌신경학자이자 사상가로까지 불리는 마이클 가자니가가 최신 뇌과학부터 심리학, 인류학, 물리학, 윤리학을 넘나들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뇌 결정론의 허상을 폭로한다.
책장 바로가기
오도니안
챗지피티 얘기하다 보니 장맥주님이 책 에서 쓰신 내비게이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대로 따를 자유의지는 있지만 그 자유의지의 의미가 줄어드는 상황.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자유는 어떻게 될지..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오도니안
YG님의 대화: 사실, 4장은 많이 배운 장이기도 하지만, 새(폴스키) 선생이 그다지 페어하지 않다는 증거로도 보이는데요. 예를 들어, 마이클 가자니가 같은 뇌과학계 구루의 주장은 그저 한두 문장으로 ‘웃기다’ 이렇게 논평하고 넘어갈 게 아니거든요(117쪽). 저는 새 선생이 아주 낡은 패러다임에 갇힌 분 같아요. :)
철학 개념 가운데 ‘지향성’이 있습니다. 원래는 (새 선생이 질색할) 주체 철학의 중요한 키워드였어요. ‘의식은 언제나 무언가에 대한(about) 의식’이라는 명제가 지향성의 핵심입니다. 주체(인간)와 객체(세계/물질)를 가르는 결정적 경계선이 바로 지향성이라는 개념입니다. 새 선생이라면 “개코 같은 소리”라고 할 법한 이야기죠.
*
그런데 이 ‘지향성’이 다른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한동안 @장맥주 작가님과 그믐 여러분이 함께 읽었던 브루노 라투르 같은 철학자, 또 최근에 현대 사상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현대 물질주의 철학자가 이 ‘지향성’을 전혀 다른 의미로도 재해석해서 사용하고 있거든요. 철학자마다 핀트가 조금씩 다릅니다만, 제가 이해하는 공통점은 이렇습니다.
알다시피 이들은 인간과 비인간(기술, 물질, 생물, 인프라 등)을 같은 층위에서 다루는 ‘일원론적 인류학’을 지향합니다. 여기서 지향성은 고립된 인간 주체가 행동 전 미리 품고 있는 ‘선험적 의도(자유 의지?)’가 아닙니다. 지향성은 같은 네트워크(망)에서 상호 작용하는 인간과 비인간이 결합해서 형성되는 특정한 효과인 것이죠.
가장 고전적인 예로 설명해 보자면, 총의 존재입니다. 총이 없을 때의 인간과 총이 있을 때의 인간은 전혀 다른 효과를 낳죠. 라투르 식으로 표현해 보자면 총과 인간의 상호 작용의 결과로 ‘총-인간’이라는 새로운 행위자가 등장하게 되고, 그때 나타나는 이 연합의 효과야말로 지향성이라는 것입니다.
*
여기까지만 읽고서, 새 선생 얘기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지향성의 새로운 해석이 새 선생이 짜놓은 결정론의 프레임 자체를 흔들 수 있고, 자유 의지의 틈새를 다른 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 선생의 생각부터 시작해서 아이디어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새 선생의 논리 구조에서 인간(혹은 인간의 뇌)은 일종의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유전자, 호르몬, 태아기 환경, 문화적 배경 같은 입력값이 주어지면 뇌라는 복잡한 회로를 거쳐 행동이라는 출력값이 고스란히 도출되는 통로라는 것이죠. 이런 구조 속에서 자유 의지가 들어갈 틈새는 정말로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라투르 같은 철학자의 시각에서 인간은 결과물이 아니라 매개자에 가깝습니다. 한 주체(인간)가 과거의 원인(유전자, 환경)에 얽매여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원인이 현재의 구체적인 물질적 네트워크(도구, 기술, 제도, 텍스트 등)와 상호 작용하면서 결합하는 순간 그 주체를 결정했던 과거 원인의 효과는 뒤틀리고 재배치됩니다.
이 뒤틀리고 재배치되는 순간이야말로 새 선생식 용어로 따지면 ‘틈새’라고 생각합니다. 가자니가는 새 선생보다 18년 선배인데요(1939년생). 이분 주장의 틀은 놀랍게도 라투르 등과 비슷합니다. 다만, 비인간의 자리에 타인을 놓고 있을 뿐입니다. 즉, 한 주체(인간)가 과거의 원인(유전자, 환경)에 얽매여 있다는 걸 인정합니다.
다만, 현재 그가 무슨 행동을 할 때는 항상 그 시점의 타인, 공동체 그리고 그것이 무형화된 결과인 제도 등과 상호 작용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 상호 작용의 순간에 그 주체를 결정했던 과거 원인의 효과는 뒤틀리고 재배치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알코올 중독자가 순수한 의지력(4장의 ‘그릿’)만으로는 술을 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의 알코올 중독자는 과거의 원인 탓이니 그를 비난하는 것도 멈춰야 합니다. 다만, 술이 없는 물질적 환경을 조성하고 중독자 치료 커뮤니티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에 자신을 접속시킴으로써 알코올 중독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과정의 성패에 따라 다른 미래가 펼쳐지죠.
*
새 선생은 그 ‘술이 없는 물질적 환경을 조성하고 중독자 치료 커뮤니티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 또 그것에 접속할 수 있는지조차도 또 다른 외부 결정 요인이라고 반박하겠죠. 결과 C를 낳는 원인 A, B 안에 모든 것을 우겨서 넣을 수 있는 무적의 논리니까요. (라투르 등은 이런 주장에도 실소할 겁니다. 왜냐하면, A-B-C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번역과 굴절이 필수니까요.)
그런데 이런 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 치료를 돕는 특정 의약품(날트렉손 등)의 개발 과정이나 알코올 중독자 치료 커뮤니티의 행동 강령은 그 중독자 개인의 과거 원인과는 아무런 상관 없는 독립적인 자기만의 역사와 계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한 개인이 그런 특정 의약품과 알코올 중독자 치료 커뮤니티와 접속했다면, 그것마저도 태초부터 뇌에 예정되어 있던 것일까요?
그리고 그 접속으로 그의 미래 삶이 완전히 다른 경로로 갔다면 그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A-B-C의 인과 관계 안에 X가 들어와서 ‘C+X’라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주체의 지향성이 D라는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이 ‘C+X’에서 D로 가는 과정이야말로 일종의 틈새가 아닐까요.
*
더구나, 인간은 자신이 결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 결정 요인을 역으로 이용하는 성찰성이 있는 존재입니다. 알코올 중독자 치료 커뮤니티의 행동 강령과 단주 노하우야말로 그 단적인 증거죠. 수많은 알코올 중독자의 성찰의 결과로 그런 제도가 만들어졌고, 후대의 알코올 중독자는 그 제도와 접속할 가능성이 커지니까요.
가자니가가 “책임은 우리의 결정론적인 뇌가 아닌 다른 수준의 조직, 즉 사회적 조직에 존재한다”(117쪽)고 말할 때의 의미는 바로 이런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비슷한 결론을 얘기하고 싶어 하면서도 새 선생은 ‘자유 의지는 없다’라는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서 이런 견해에는 주목하지 않습니다. 제가 페어하지 않다고 한 이유입니다. :)
[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천천히 읽어요
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안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 책 리뷰 <지금, 그리고 그때>안노란책 리뷰 <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 책 리뷰 <영원히 계속되다가 끝이 난다 > 앤 드 마르켄안노란 책 리뷰 <메데이아> 에우리페데스안노란 책 리뷰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하임 마이어호프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3.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 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