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님의 대화: @stella15 @HL7707 @오도니안
<천국의 열쇠>와 <성채> 모두 제 유년기를 풍성하게 해준 책들입니다. 어린 나이에도 <성채>는 후반부가 상투적이라 생각했지만 전반부가 참 재미있었어요.
모태 카톨릭 신자로 자라서, 기독교 문학, 그 중에서도 카톨릭 문학을 많이 접했네요. 심지어 <천로역정>도 읽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무엇보다 좋아한 카톨릭 소설은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였습니다. 개그가 일품이었지만 사회 소설로서의 수준도 낮지 않습니다. 저자의 정치 성향이 중립적이지는 않지만요. 1980년대에 국내 번역된 5권까지 다 읽었는데 나중에 10권짜리 완역본이 나왔더라고요. 시간이 한참 지나 외전이라 생각하고 읽은 <돈 까밀로 러시아에 가다>가 마지막 편이었습니다. 근데 이 마지막 편이 아주 좋습니다.
오, 돈 까밀로 시리즈는 저도 세 권인가 네 권인가 읽었는데(어렸을 때 김형민 피디의 추천 글 https://steemit.com/kr/@sanha88/41xejx 덕분에 읽게 되었답니다), 바로 제 인생책으로 등극했어요! 인류애가 바사삭 바스러질 때 읽으면 힐링도 되고요. 정치적 사상을 달리하는 돈 까밀로 신부와 뻬뽀네 읍장이 만날천날 티격태격하고 때로는 죽일 듯이 싸우면서도, 정작 한쪽이 위기에 처할 때는 서로 돕고 구해 주면서 사는 바싸 마을이 꼭 현실엔 없는 유토피아 같았거든요. 그 둘이 비록 기독교민주당과 공 산당으로 대립하는 입장이지만 2차대전 시기에는 빨치산으로 파시스트에 대항해 산에서 함께 싸웠던 의리가 있었나 그랬었죠. 읽는 동안 계속 낄낄 웃음이 나올만큼 재밌기도 하고, 예수님과 돈 까밀로 사이의 깨알같은 대화도 좋았어요. 시리즈 전부 다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추천해주신 <돈 까밀로 러시아 가다>는 특히 꼭 봐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