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팔님의 대화: 금단증상 말씀하시니 예전 생각도 나네요. 저 카페인 중독 심했을 때(=다니던 은행 오픈 전후로 과중한 업무와 야근에 시달렸을 때)는 커피를 하루에 네다섯 잔씩 마시고 그랬는데(습관적이기도 하지만.. 안 마시면 일을 못함), 그후로는 대개 하루 한잔 수혈이면 만족이 되더라고요.
예전에 주변에서 심한 콜라 중독 케이스를 본 적도 있고… 근데 그 대상이 뭐든지 간에 중독이란 건 참 무섭긴 무서워요. 예전에 가족 문제로 면담했던 알콜전문병원 의사 샘 말씀으로는 중독이 또다른 중독으로 연결되기 쉽다고 하시더라고요. 예를 들면 알콜 중독자는 알콜에만 중독되는 게 아니라 가볍게는 스마트폰 중독, 더 심각하게는 복권, 도박이나 마약 중독 같은 게 더해지는 경우가 많다고요. (정말 그랬어요.) 가족에게 알콜 문제가 있는 경우 평생을 그것 땜에 너무 데인 나머지 술이라곤 입에도 안 대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저는 어떻게 생겨먹은 인간인지 맥주를 정말 정말 좋아했답니다. (중독 성향도 대를 잇는다는 말이 있고, 이러다 저도 중독될까봐 쪼끔 무섭긴 했지만 스스로에겐 그다지 경각심이 안 들더라고요. 이게 무서운 건데 말이죠.)
저는 이것저것, 쾌락적인 것들을 다 절제하며 살아가는 편인데, 그 이유가 제가 중독에 취약한 사람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인 것 같아요. 뭐든 습관으로 만드는 것도 잘하는 편인데, 그게 좋은 습관이면 다행이지 나쁜 습관일 때는 답이 없겠더라고요. 술도 그래 요. 20대 초반에 한창 마실 때가 있었는데, 그 정도가... 적당히 즐기는 정도가 아니라, 토하고 또 마시고 또 마시고(억지로가 아니라는 게 문제). 이쯤되면 거의 광기가 아니었을까. 심지어 한 번 뭘 하겠다고 작정하면 주변 사람들 말도 절대 안 듣는 고집불통에 반골기질도 그득그득해서. 얌전히 잘 있다가 이렇게 한번씩 뒤틀리면 저도 저를 종잡을 수가...
(새 박사님, 이것도 다 정해져 있던 걸까요?)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정신을 더 바짝 차리고 살아가게 되고, 중독적인 것들은 애초에 발도 들이지 말자 싶더라고요. 이게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두렵기도 하고요. 제 취약점을 아니까 자기검열이 더 가혹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