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팔님의 대화: 도스또옙스키 소설은 특히 개인 취향의 호불호가 큰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도선생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은 뭐랄까 영혼이 쫌 피폐하고 어딘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했거든요 ㅎㅎㅎ 앗 오해하지 마시길! 이건 당연히 저를 두고 하는 얘기입니다. 다른 분들 얘기가 아닙니다요.)
일단 도선생 소설은 엄청 통속적이라 도파민에 중독되는 기분이… 하나같이 정신 나간 것 같은 인물들이 해대는 소리를 읽다보면 기가 빨리고 피곤하지만 또 그게 매력인 것도 같고요. 하여튼 도선생 소설을 읽다보면 이상한 느낌이 들어요. 뭐랄까? 너무 좁아서 온몸이 꽉 끼는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컴컴한 동굴 속으로 잡혀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악마 아니면 광인이 일으키는 푸닥거리 소용돌이에 정신없이 휩쓸리는 것 같기도 하고…
게다가 저는 도선생 소설을 열린책들 전집으로 접했는데요, 그 출판사 특유의 빽빽~한 자간 편집이 제가 횡설수설 쓴 저 느낌과 더해져서 읽는 사람 숨을 탁탁 막히게 만드는 이중의 효과를 불러일으키죠. (근데 저는 그런 게 좋았답니다. 쫌 변태같은 구석이 있어요.)
체홉 고골 뿌쉬낀 단편도 너무 좋지요. 그런데 저는 YG님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는 톨스토이의 장편에서 벽을 느낀답니다. (언젠가는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렇듯 사람마다 제각각 선호도나 느낌이 다르다는 게 재미있어요.
영혼이 쫌 피폐하고 어딘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 뜨끔했습니다.. ㅋㅋㅋ 저의 경우엔 정곡을 찌른 듯;;
그리고 향팔님이 도선생 소설 읽을 때 그 느낌.. 알 것 같아요.. 저도 고골이나 루쉰의 광인일기를 읽을 때처럼 가끔 도선생 글을 읽으면 악마나 광인의 일기를 훔쳐보면서 점점 더 빠져드는 느낌이 들곤 했어요..
궁금한데 향팔님은 도스토옙스키 번역 중 어떤 출판사나 번역가를 추천하시나요? 제가 아직 한글번역으로는 을유문화사 빼고는 제대로 안 읽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