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D-29
Nana님의 대화: “새 시대에 대해 발언권을 지닌 사상가“ 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뭐 마구 동의한다고 하기엔 다른 러시아문학은 많이 읽지도 않았습니다만 ) 두 분다 막막 하고 싶은 말이 넘치시잖아요. ‘현대라는 질병을 내다 본 예언자‘ 도선생님이 들으시면 정말 뿌듯해하실 칭찬의 표현 아닙니까.
안그래도 전쟁과 평화 뒷부분은 이거슨 모 소설이 아니라 사회평론 아닌가?했는데.. 신기하긴 했지만 대부분 거기까지 읽다 막혀서 책을 집어던진 분들도 있대요;; 도스토옙스키도.. 정말 어쩔 때는 이 사람은 편집자가 정말 필요했는데..;;라고 생각 들 때가 많았어요 ㅋㅋㅋㅋ 스토리텔러보다 사상을 풀고 싶어 안달이 난 듯한..(어쩌면 소설보다 사회운동이 어울렸을지도.. 하지만 그래도 조금 다듬었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이야기나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워낙 재미있어서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전 둘 다 좋아합니다.^^) 실은 우리나라에 아직 번역 안 된 작품 중 Elif Batuman이라는 작가/학자가 쓴 도스토옙스키의 두 작품과 동명의 The Idiot(백치)이라는 소설과 The Possessed(악령)란 러시아문학과 관련된 에세이들을 담은 책 두 권을 강추하고 싶은데요.. 아직 한국에 번역이 안 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 분도 학생 때 도선생 파냐 톨선생 파냐로 갈렸다고..ㅎㅎ
Nana님의 대화: 타이완여행기도 얼마 전에 읽었어요. 정말 독특했어요. 일본작가가 일본어로 쓴 타이완 여행기를 타이완 번역가가 번역한 책으로 설정해서 쓰다니요. 일본어로 읽는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더라고요. @borumis 님 일어도 잘하시나요?
잘 하진 않고 고등학교 때 만화책을 워낙 좋아하는데 당시 스위스에선 한국 만화책을 구하기 힘들지만 일어 원서는 좀 구할 수 있어서 일어를 독학해서 배웠어요;;덕후력이 절 공부시키게 만든;;
향팔님의 대화: 아,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 할 수 있다, 해야겠다는 의미로서의 의지... 근데 그 의지라는 것이 지금 저한테 있다는 것 자체가 결정론의 품 안에 포함된다는 게 재미있어요. 내 의지라는 것은 분명히 있기는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데서 갑자기 짠 하고 튀어나온 의지가 아니고, 내 독립된 의식이 창조(?)해낸 의지도 아니고, '겹겹이 포개진 거북이', 그 인과관계의 사슬로부터 나온 의지라는 것, 그러니 그걸 두고 '자유의지'라고 할 수는 없다는 의미일까요.
우왓, 역시 향팔님 정리력! 저도 딱 이렇게 이해하고 읽어가는 중이에요. "내 의지라는 것은 분명히 있기는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데서 갑자기 짠하고 튀어나온 의지가 아니고"라는 대목이 특히요. 저는 평소에 사람을 만날 때도, 상황에 놓였을 때도, 어떤 선택을 할 때도, 인과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고, 일관성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요. 그렇다보니 맥락 없는 누군가의 행동과 말에 멈칫거리거나 신뢰하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근데 이것과는 별개로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에 자꾸 비틀거리는 건, 위에서 장작가님이 말씀하신 "자유의지가 없다면 내 삶은 뭐가 되는 거냐,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란 말이냐, 내가 선택했다는 느낌이 착각이라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게 뭐가 있느냐"라는 대목에 공감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근데 한편으로는요. 조금 뜬금없지만 이런 마음도 있어요. 제 개인적인 성향입니다만 저는 게으른 저를 견디지 못해서 늘 몰아치거나 갈아넣는 편인데요. 그래서 '해야지, 해야지'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분들을 대할 때마다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더랬죠. '그 말 할 시간에 그냥 하면 되지 않나?' 간식을 계속 입에 넣으면서 "나 살빼야 하는데, 어쩌지?"라고 말하는 동료를 마주할 때마다 거대 물음표가 뜨곤 합니다(먹지를 말든지, 살 뺀다는 말을 하지 말든지, 둘 중 하나만요) 네, 물론 속으로만요(쿨럭). 그래서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없는 거라면, 모든 게 다 정해져있는 거라면 그들이 계속해서 무언가를 미루는 행위에 대해서도 이해가 가능할 것 같다고... (그래, 그대가 선택한 건 아닐 테지) 낙관해봅니다(이, 이게 맞나?).
stella15님의 대화: 엇, 번역본이 꽤 되던데. 그 선생님 일부러 안 읽으시는 거 아닌가요? 그렇다면 울나라 번역본 탐탁잖게 여기시겠어요. 하긴 완벽한 번역이 어딨겠어요. 근데 전 공신력있는 번역 보단 이해되고 재밌게 읽히는 걸 더 선호하는지라. ㅋ 저는 나중에 요책 함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제 보니까 패션 사업도 하네요. 대단합니다. 하나도 하기 힘들텐데...
이 번역가 분 영상을 보았는데 대단하시더라구요^^ 이 분의 번역도 한 번 읽어볼까 하는데 그 전 경험상 용기가 안나요 ㅎㅎ (자유의지가 약해져요) 러시아 예술이나 문학도 관심은 가는데 어떻게 접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향팔님의 대화: 푸시킨 추천합니다! ㅎㅎ 러시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는 뭐니뭐니해도 최고존엄 푸시킨이라지요. 저도, 도선생 책을 읽고 피폐해진 영혼을 푸선생의 <벨킨 이야기>로 정화했습니다 ㅋㅋ 저는 벨킨 이야기를 녹색광선 출판사에서 나온 <눈보라> 버전으로 읽었어요. 책이 예뻐요. 오탈자가 조금 눈에 띄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문체가 매끄럽고 좋았습니다.
읽어보고 싶네요 ㅎㅎㅎ
Nana님의 책 꽂기: '불필요한 여자'
그믐의 매력! 책 추천 좋습니다
그렇다면 행동유전학은 자유의지를 반증할까? 그 자체로는 아니다. 친숙한 주제인 유전자는 필연이 아니라 잠재력과 취약성에 관한 것이며, 대부분의 유전자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경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에 대한 이러한 모든 영향은 '당신이 선택하지 않은 유전자'와 당신이 선택하지 않은 어린 시절'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한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99,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이러한 현상의 핵심 메커니즘은 최근 크게 유행하는 '후성유전학' 분야를 중심으로 규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생애 초기의 경험이 어떻게 특정 뇌 영역에서 유전자 발현에 장기적인 변화를 일으키는지 드러낸다. 이는 유전자 자체의 변화(즉 DNA 염기서열의 변화)가 아니라 유전자 조절의 변화 - 어떤 유전자가 항상 활성화되거나, 항상 불활성화되거나, 어떤 상황에서는 활성화되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활성화되지 않는지 -이다. 이러한 원리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것이 알려졌다. 유명한 사례로, 만약 당신이 비정상적으로 새끼에게 관심이 없는 어미 쥐 밑에서 자란 아기 쥐라면,** 해마의 한 유전자 조절에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생겨 성체가 됐을 때 스트레스 상태에서 회복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89,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뇌는 구조적•기능적으로 가변적이기 때문에, 당신이 두 개의 버튼을 고민하기도 전에 오늘 아침의 호르몬 노출 패턴이 당신의 뇌를 변화시켰을 것이다. 이 섹션의 요점은 이러한 '신경가소성'은 뇌가 장기적인 경험에 반응하여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79,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내용이 어려워서 자유반의지가 발동할 것 같은데 어찌저찌 따라가고 있어요ㅎㅎ ;; 그나저나 80쪽 각주에 하트가 들어가 있네요. 새박사님이 하트를 넣으신 건 결정된 것이었을까? 하는 딴 생각만 듭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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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수세기에서 수천 년 전에 발생한 문화적 차이는 가장 미묘하고 사소한 부분부터 극적인 부분까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열대우림 거주자와 사막 거주자의 문화를 비교한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전자는 다신교를, 후자는 유일신교를 창안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102,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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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님의 문장 수집: "따라서 수세기에서 수천 년 전에 발생한 문화적 차이는 가장 미묘하고 사소한 부분부터 극적인 부분까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열대우림 거주자와 사막 거주자의 문화를 비교한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전자는 다신교를, 후자는 유일신교를 창안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동양의 집단주의와 서양의 개인주의 차이를 벼농사와 밀농사로 설명하는 부분은 들었었지만 또 새롭네요. 종교 관련한 이야기도요. 총균쇠 책이 떠오릅니다.
79쪽에 신경가소성 이야기가 기대됐는데, 충분히 설명을 못 본 것 같아요 ㅜㅜ 후성유전학으로 넘어가고 3장 끝에서 ‘통제불가능한 운의 다양한 특징’이 변화를 만든다는 설명으로 마무리가 돼요. 인간의 의지가 담긴 다른 행동들로 인해 극적이지는 않아도 삶에 변화를 줄 수 있지 않나 싶은데 말이죠. 한편으로는 문화나 환경의 영향이 크다는 새박사님 말씀에 많은 부분 동의가 되면서 마음이 편해집니다! ㅎㅎㅎ
도롱님의 대화: 이 번역가 분 영상을 보았는데 대단하시더라구요^^ 이 분의 번역도 한 번 읽어볼까 하는데 그 전 경험상 용기가 안나요 ㅎㅎ (자유의지가 약해져요) 러시아 예술이나 문학도 관심은 가는데 어떻게 접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도롱님도 그 영상 보셨나 봅니다. 장맥주님하고 인터뷰한 그 영상! 김정아 교수 뭔가 깐깐하면서도 멋있지 않나요? 게다가 엄마기도 하고. 암튼 수퍼우먼이시더군요. 근데 이건 딴 얘기지만, 그때 장맥주님 머리가 까까머리셨나 했던 거 같은데(아닌가?) 지금은 머리 다시 자랐겠죠? ㅋㅋ
도롱님의 대화: 내용이 어려워서 자유반의지가 발동할 것 같은데 어찌저찌 따라가고 있어요ㅎㅎ ;; 그나저나 80쪽 각주에 하트가 들어가 있네요. 새박사님이 하트를 넣으신 건 결정된 것이었을까? 하는 딴 생각만 듭니다 ㅎㅎ
너무 전문적인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신경학 분야는 생소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어렵겠죠?
제가 일주일간 휴가를 다녀와서 어제 복귀했습니다~ 이제 열심히 따라갈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7월 13일 월요일과 내일 14일 화요일은 4장 '강인한 의지력: 그릿의 신화'를 읽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유전의 결정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흔히 '그릿'이라고 부르는 노~~~력을 통해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신화'를 새 선생이 각개격파합니다. 특히, 4장의 주인공은 『행동』에서 앞이마엽겉질이라고 번역했었던 전전두엽피질입니다. 전전두엽피질을 'prefrontal cortex'를 줄여서 PFC라고 통칭하는데, 이번 장에서는 그냥 PFC로 통칭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PFC는 특히 12세부터 20대 중반까지 뇌에서 가장 발달하는 부분이라서 『행동』에서도 새 선생이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 작용에 우리를 빚어낸다고 할 때, 환경의 영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4장에서는 이 PFC, 즉 '그릿'이 발동하는 부분이 얼마나 결정되어 있는지를 3장과 비슷한 구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일단 지식으로 정리하고 싶은 대목이 많은 부분이었어요. 여러분도 꼼꼼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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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님, 책 늦게 읽는다고 하시더니 답답해서 혼자서 앞서 완독하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종종 뒤늦게 따라오시는 분들 의견 보시면서 감상 들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장맥주 작가님도 비슷한 마음으로 앞서가시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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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 회의론자(어떤 유형이든)와 자유의지 신봉자는 윤리적 행동에서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결과로서, 자유의지에 대한 입장에 관계없이 도덕적 정체성이라는 기준에 입각하여 자신을 가장 잘 정의하는 사람들이 가장 정직하고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329쪽,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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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님의 대화: @소리없이 님, 책 늦게 읽는다고 하시더니 답답해서 혼자서 앞서 완독하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종종 뒤늦게 따라오시는 분들 의견 보시면서 감상 들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장맥주 작가님도 비슷한 마음으로 앞서가시는 듯.
넵! 알겠습니다! ^^ (자유의지 충만한 답변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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