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니안님의 대화: 페북글. 링크도 넣으려고 했는데 방금 읽은 글을 못 찾겠어요.
새 선생이 자유의지론자들에게 보이는 반감과 통하는 것 같아서 발췌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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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그토록 ‘모범 사례’에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공한 사례 하나만 찾아내면, 나머지 사람들의 고통과 실패를 전부 핑계로 만들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ADHD를 의지로 극복했다는 사람이 한 명 나타나면 다른 환자들은 나약한 사람이 되고, 비만을 식단과 운동만으로 해결한 사람이 나오면 다른 비만인들은 자기관리가 부족한 사람이 된다. 한국 사회에서 모범 사례는 희망을 주기 위한 사례라기보다, 타인을 때리기 위한 몽둥이로 사용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중략)
모범 사례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성공한 사람의 경험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희망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모범 사례는 참고 자료이지 판결문이 아니며, 한 사람의 성공은 다른 사람의 실패를 유죄로 만들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해냈다는 사실은 다른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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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사회라면 성공 사례를 보며 “왜 이 사람은 성공할 수 있었는가”를 분석한다. 어떤 조건과 자원, 지원과 치료가 성공에 기여했는지를 살피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반대로 미성숙한 사회는 “저 사람도 했는데 너는 왜 못 했는가”라고 묻는다. 전자는 조건을 보지만, 후자는 사람을 심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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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패배주의도 아니고 핑계를 허용하는 일도 아니다. 그것은 현실을 현실대로 보는 최소한의 지성이며, 과학과 정책이 출발해야 할 기본 전제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것을 요구하는 사회는 엄격한 사회가 아니라 인간의 차이를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회다. 모범 사례 하나를 들고 수많은 사람의 고통을 짓밟는 사회는 공정한 사회가 아니라 잔인함을 노력이라는 말로 포장하는 사회일 뿐이다.
새 박사님 예리하시네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성공에 대한 다양한 열린 시각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갑자기 저 초등학교가 생각이 나네요. 제가 초등학교를 두 군데를 다녔는데 4학년 때 전학해 다닌 학교는 나름 다양한 상을 제정하고 그에 부합하는 아이에게 그 상을 주려고 노력하는 학교였죠. 성적 우등상이나 개근상만 상은 아니잖아요. 예를들면 <잘씀상>이란 게 있었는데 말 그대로 글씨를 잘 쓰고 노트 정리 잘하는 아이에게 주는 상이었습니다. 그 상을 제가 받은 적이 있었죠. 정말 글씨를 잘 써서가 아니라 제가 3학년 때 소아마비를 앓아서 오른손으로 글을 못 쓰고 왼손으로 썼거든요. 그러니 처음엔 얼마나 못 썼겠어요. 지금은 왼손잡이도 많고 그러면 그런가보다 하지만 당시는 왼손잡이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강했거든요.
근데 담임 선생님이 글씨 잘 쓴다고 칭찬하시면서 상줘야 한다고 하셨고 기어이 상을 주셨죠. 근데 학교는 꼬졌어요.
먼저 다니던 학교는 시설이 엄청 좋았죠. 소문에 의하면 대통령의 자제가 다녔던 학교라고 엄청 돈을 댔다고 했던 것 같아요. 사립이면 모를까 공립이 그렇게 시설 좋을 수가 없거든요. 그에 따라 당시 그 학교 다녔던 아이들은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죠. 근데 제가 그 학교를 나올무렵 학교에서 상 주는 것을 폐지했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떤 학교가 정말 좋은 학교인가를 생각하연 역시 학교는 비록 후져도 학생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학교가 더 좋은 학교 같습니다. 뭐 먼저 학교도 상은 폐지해도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는 학교라면 그도 나쁜 학교라고 할 순 없겠죠. 그렇다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