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D-29
이 책의 목표는 사람들이 도덕적 책임, 비난과 칭찬, 자유로운 행위자라는 개념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측면을 바꾸고자 한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12장 우리 몸속의 오래된 장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이번 장의 질문은 "만약 자유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이다. 이 문장을 읽은 직후 당신은 어떻게 마음을 바꾸어 브라우니를 먹기로 결정하는 것일까? 만약 세상이 중요한 수준에서 결정론적이라면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되어 있을 텐데? 정답은, 당신의 마음을 바꾸는 주체는 당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음이란 이전의 모든 생물학적 순간들의 최종 산물로, 주변 환경에 의해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는 당신이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직관과 양립할 수 없는 완전히 불만족스러운 응답처럼 보인다. 따라서 이 장의 목표는 '자유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와 '변화는 일어난다'는 상반된 듯한 사실을 조화시키는 것이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12장 우리 몸속의 오래된 장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우리의 행동이 변화할 때, 그 근저에 깔린 생물학의 주제와 모티프는 이러한 단순한 생물체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생물학은 동일한 분자, 유전자, 신경 기능 메커니즘을 공유한다. 당신이 '어떤 이방인 그룹의 관습이 당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을 가질 때 일어나는 행동 변화의 근간이 되는 생물학은 갯민숭달팽이가 (연구자가 가하는) 충격을 피하는 법을 배울 때와 동일하다. 그 변화가 일어날 때 이 민달팽이는 자유의지를 발휘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놀랍게도,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 변화를 설명하는 이러한 생물학적 장치의 오래됨과 편재성이 결국 낙관론의 근거가 된다는 점이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12장 우리 몸속의 오래된 장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우리는 '스스로 행동을 바꾼 생물'이 아니라, '상황에 의해 고도로 진화한 논리적 경로를 경유하여 행동이 바뀐 기계'를 보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12장 우리 몸속의 오래된 장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오도니안님의 대화: 완독 축하드려요~ 저는 양립주의와 비양립주의는 자유의지의 정의에 달린 문제라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확고한 결정론자입니다. 적어도 몇년 전부터 그랬고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크게 바뀌는 부분은 아직까진 없어요. 페이스북 같은 곳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쏟아내는 분노와 증오와 경멸의 감정들을 접할 때마다 사람들이 결정론 교리문답 과정을 밟게 하면 좋지 않겠나 생각하곤 합니다. 결정론이 마음에 배게 되면 관용이 늘고 자신을 옥죄는 자의식이 줄고 후회나 억울함, 분노 같은 감정들이 많이 줍니다. 단점은 사회적 관계에서 큰 역할을 하는 뒷담화에 잘 끼지 못하고 좀 재미없는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 자신감, 책임감, 인내력, 투쟁력 같은 활기찬 덕목들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 그건 피할 수 있는 부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점 부분 강하게 동의합니다. 과거에는 뒷담화 엄청 좋아했고 침튀기는 부류였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사회적 관계로부터 떨어져나가 독립자로 살고 있습니다.. ㅎㅎ
향팔님의 대화: “삶에는 의미가 없다”… <맥베스>에서도 이와 같은 대사를 아주 인상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오호 그렇군요. <세상을 향한 의지>를 읽었지만 <맥베스>를 읽지 않아서 ㅋㅋ 기억에 없습니다.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더이상 안해도 되고 하루하루 쾌락주의자로 사는게 좋습니다
우리가 직관적으로 변화의 원인으로 여기는 의도적 주체성과 자유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학습된 군소를 만드는 것과 동일한 분자를 통해 변화가 일어난다. 당신은 경험이 군소의 신경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배우고, 그 결과 당신의 신경계도 변화한다. 우리가 스스로 변화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것을 포함해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어쩌면 이 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12장 우리 몸속의 오래된 장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장맥주님의 대화: @stella15 @연해 @ifrain 인간이 이렇게도 슬픈데, 주여, 바다가 너무나 푸릅니다.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765 정말 모든 게 결정되어 있는 걸까요. 무섭습니다. ^^
여긴 다 좋은데 말을 조심해야하는 거 같습니다. 전 그저 언제고 읽으시게되면 연락 달라는 말밖엔. 😢 아, 그 전엔 제가 <침묵> 읽으셨냐고 물은 것 외엔. 그러자 장맥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ㅋㅋ 근데 저도 클 났습니다. 이렇게나 빨리...ㅠㅠ
stella15님의 대화: 여긴 다 좋은데 말을 조심해야하는 거 같습니다. 전 그저 언제고 읽으시게되면 연락 달라는 말밖엔. 😢 아, 그 전엔 제가 <침묵> 읽으셨냐고 물은 것 외엔. 그러자 장맥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ㅋㅋ 근데 저도 클 났습니다. 이렇게나 빨리...ㅠㅠ
왠지 모르겠는데, 저한테는 지금 이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
장맥주님의 대화: 왠지 모르겠는데, 저한테는 지금 이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
밑장 빼기는 무신... 다 주님의 인도하심이지. ㅋㅋ 인생이란 게 계획대로 되나요? 그냥 가 봅시다. 그 끝에 뭐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저 영화 괜찮았죠. 먼산~
stella15님의 대화: 밑장 빼기는 무신... 다 주님의 인도하심이지. ㅋㅋ 인생이란 게 계획대로 되나요? 그냥 가 봅시다. 그 끝에 뭐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저 영화 괜찮았죠. 먼산~
정준일 - 푸른끝 https://www.youtube.com/watch?v=Vp1ZrNL14V4 이미 무너져 버린 널 바라보며 아무런 위로도 난 할 수 없었지 어떤 말로도 너를 그 어떤 말로도 너를 안아 주기엔 난 너무 작았지 그냥 이대로 잠시 있어 달라고 그거 하나로 이미 충분하다고 애써 웃음 지으며 오히려 날 위로하던 그때의 넌 어떤 맘이었을까 더 많이 아팠을 텐데 아무런 위로도 나 해줄 수 없지만 아무런 희망도 나 되어줄 순 없지만 그냥 함께 가보자 어떤 길이라도 나와 함께 가줄래 떠밀리듯 가는 현실이 두려워 모든 걸 포기하고 돌아섰던 나 아무런 기대도 없는 내일이 두려웠던 너 그때 우린 어떤 맘이었을까 다가올 미래가 조금도 설레이지 않던 절망이 쉬웠던 그때의 우리 아무런 위로도 나 해줄 수 없지만 아무런 희망도 나 되어줄 순 없지만 좀 느리더라도 나와 함께 걸어줄래 끝내는 모든 걸 놓쳐 버릴지 몰라 그 어떤 무엇도 가질 수 없을지 몰라 그냥 함께 가보자 어떤 길이라도 너를 놓지 않을게 우리의 푸른 꿈이 끝내 멀어진다 해도 잊지 않을게 너와 함께했음을 내 삶에서 가장 빛나던 사람 너였어 마지막 눈 감는 날에 나는 널 부를게 내 마지막 사랑 나를 불러줄래 난 널 기다릴게 삶의 끝에서 널 다시 만날 때까지
ifrain님의 대화: 정준일 - 푸른끝 https://www.youtube.com/watch?v=Vp1ZrNL14V4 이미 무너져 버린 널 바라보며 아무런 위로도 난 할 수 없었지 어떤 말로도 너를 그 어떤 말로도 너를 안아 주기엔 난 너무 작았지 그냥 이대로 잠시 있어 달라고 그거 하나로 이미 충분하다고 애써 웃음 지으며 오히려 날 위로하던 그때의 넌 어떤 맘이었을까 더 많이 아팠을 텐데 아무런 위로도 나 해줄 수 없지만 아무런 희망도 나 되어줄 순 없지만 그냥 함께 가보자 어떤 길이라도 나와 함께 가줄래 떠밀리듯 가는 현실이 두려워 모든 걸 포기하고 돌아섰던 나 아무런 기대도 없는 내일이 두려웠던 너 그때 우린 어떤 맘이었을까 다가올 미래가 조금도 설레이지 않던 절망이 쉬웠던 그때의 우리 아무런 위로도 나 해줄 수 없지만 아무런 희망도 나 되어줄 순 없지만 좀 느리더라도 나와 함께 걸어줄래 끝내는 모든 걸 놓쳐 버릴지 몰라 그 어떤 무엇도 가질 수 없을지 몰라 그냥 함께 가보자 어떤 길이라도 너를 놓지 않을게 우리의 푸른 꿈이 끝내 멀어진다 해도 잊지 않을게 너와 함께했음을 내 삶에서 가장 빛나던 사람 너였어 마지막 눈 감는 날에 나는 널 부를게 내 마지막 사랑 나를 불러줄래 난 널 기다릴게 삶의 끝에서 널 다시 만날 때까지
처음 들어보는 가순데 성시경과인데요? ㅎㅎ 좋으네요. 고맙습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stella15 @연해 @ifrain 인간이 이렇게도 슬픈데, 주여, 바다가 너무나 푸릅니다.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765 정말 모든 게 결정되어 있는 걸까요. 무섭습니다. ^^
헝... 뭐예요, 작가님. 너무 감동이잖아요. 바로 신청했어요:) 무서워하지 마시고, 함께 가시죠! 8월 9일 두근두근!
stella15님의 대화: 여긴 다 좋은데 말을 조심해야하는 거 같습니다. 전 그저 언제고 읽으시게되면 연락 달라는 말밖엔. 😢 아, 그 전엔 제가 <침묵> 읽으셨냐고 물은 것 외엔. 그러자 장맥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ㅋㅋ 근데 저도 클 났습니다. 이렇게나 빨리...ㅠㅠ
말이 씨가 되는 그믐의 세계입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이미 다 정해져 있었습니다(헤헤).
아직 일주일이나 기한이 남았는데 일찍 완독하신분들이 몇분 계시네요. @오도니안 님, @오구오구 님 수고 많으셨고 중간 중간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완독했는데 마지막 장 476쪽에 인용된 테드 창의 단편소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이 소설이 리벳의 실험을 모티프로 했음에 왠지 신이났고요, 테드 창이 생각하는 자유의지가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제안에 대해 생각해보느라 시간을 더 쓰고 있습니다. 5쪽에 불과한 이 짧은 소설을 그 때는 신기하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는데 말이죠. 테드 창의 단편집 <숨>에 세 번째로 실려있는 소설입니다.
최고의 SF에 수여되는 모든 상을 석권하며 전 세계 21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작가, 테드 창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 2002년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출간한 이래 17년 만에 펴내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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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님의 대화: 저도 아직 반 정도밖에 읽지 않았지만, 읽을수록 이 책을 내기 위해 이 책에 맞는 자료들을 여기저기서 공수해 온 느낌을 저버릴 수 없습니다. 물론 반대되는 내용들은 어디다 갖다 버리고요. 인간의 순수한 자유의지에 대해 찬성하는 쪽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다다다다 정해져 있다면 안 그래도 심심한 제 인생이 더 재미없어질 것 같아 '자유의지'는 아니지만, '정해진 제 의지'로 살짝 거부해 보려고요. 각주가 제일 재미있네요! 엄마가 해 준 음식 중에서 '과일'이 제일 맛있어 같은~!
'정해진 제 의지'로 살짝 거부해보신다는 말씀이 너무 좋은데요. 뭔가 선선한 바람처럼 여유가 들어차는 느낌이랄까. 저도 이번 주에 남은 분량 부지런히 읽고, 먼저 완독하신 분들의 의견을 다시금 살펴보려고요. (완독 축하드립니다 @장맥주 @오구오구 @밥심 ) 각주 귀엽죠. "엄마가 해 준 음식 중에서 '과일'이 제일 맛있어"라는 말씀에 웃음이 터졌는데, 자매편으로 이런 것도 떠올라요. 기껏 비싸고 좋은 식당 예약해서 부모님 모시고 갔더니, 맛있게 드셔놓구선 "맛있었지?"라고 물으니 "뭐 그냥 별로"라는 심심한 답변이 돌아올 때... (쩝)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장맥주 @오도니안 @오구오구 @밥심 님, 모두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7월 27일 월요일과 내일 28일 화요일은 13장 '우리는 변화를 일구어낸 경험이 있다'를 읽습니다. 먼저 읽으신 분들은 13장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이번 장이 바로 @장맥주 작가님께서 여러 차례 언급하신 책임의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지 능력이 떨어진 게 확실한 노인이 운전을 하다가 평일 저녁 야근이나 회식하러 가던 회사원을 여럿 죽인 일의 책임을 물을 것인가, 음주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한 가족의 가장을 죽인 일의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 광주에서 이채원 양을 살해한 장윤기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것인가 등. 새 선생은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하는데, 그게 과연 합당한 것인가? 저는 새 선생이 구조주의자가 흔히 빠지는 오류의 늪으로 걸어들어갔다고 보는 편입니다만; 다들 13장을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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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 한때 기독교 세례를 받으셨던 여러분이 사색해 볼 만한 좋은 선배들이 있습니다. 발터 벤야민, 에리히 프롬, 테리 이글턴 등은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아주 강하게 받았던 사상가들이죠. 하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신의 존재를 포기하지 않았고, 때로는 신이라는 지평이 필수불가결하다고도 주장했던 이들입니다. 저는 이들의 고민을 엿보는 게 새 선생의 결정론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알다시피, 마르크스주의는 경제적 토대와 그것이 결정한 계급 같은 '구조'가 주체의 행동을 아주 강하게 구속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들이 대결해야 했던 당대의 기계적 마르크스주의는 구조와 주체의 관계를 일방통행식 인과관계로 규정했죠. 이들은 이런 딱딱한 '결정론'에 깊은 회의를 느꼈지만, 동시에 토대와 계급이 주체를 규정짓는 기본 전제 또한 무작정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이들이 구조의 거대한 속박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기 삶을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자율적 주체성'의 가능성을 지켜내기 위해 호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바로 '초월적 존재(신학적 지평)'입니다. 이들이 끝까지 놓지 않았던 그 '초월성'은 위에서 통제하는 '가부장적 신'이 아니었습니다. 구조가 인간을 한낱 기계나 부속품으로 환원하려고 할 때, 거기에 맞서 인간의 존엄과 주체성을 지켜낼 수 있는 마지막 저항의 근거로서의 초월성이었지요. 새 선생이 뇌과학이라는 생물학적 구조로 인간을 해체하려 할 때, 우리가 '그럼에도 주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 선배들의 고뇌와 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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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님의 대화: @장맥주 @오도니안 @오구오구 @밥심 님, 모두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7월 27일 월요일과 내일 28일 화요일은 13장 '우리는 변화를 일구어낸 경험이 있다'를 읽습니다. 먼저 읽으신 분들은 13장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이번 장이 바로 @장맥주 작가님께서 여러 차례 언급하신 책임의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지 능력이 떨어진 게 확실한 노인이 운전을 하다가 평일 저녁 야근이나 회식하러 가던 회사원을 여럿 죽인 일의 책임을 물을 것인가, 음주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한 가족의 가장을 죽인 일의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 광주에서 이채원 양을 살해한 장윤기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것인가 등. 새 선생은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하는데, 그게 과연 합당한 것인가? 저는 새 선생이 구조주의자가 흔히 빠지는 오류의 늪으로 걸어들어갔다고 보는 편입니다만; 다들 13장을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흥미롭게도, 13장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이청준 작가의 「벌레 이야기」와도 깊게 통합니다. (저는 영화는 보지 못했어요. 이창동 감독 싫어해서요! :)) 아주 흥미로운 비교일 수 있는데요. 이미 신에게서 용서를 받았다는, 자기 아들을 잃은 살인자를 맞닥뜨린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신'의 자리에 새 선생의 '생물학적 구조'를 집어넣으면 아주 똑같은 구도가 성립하거든요. 한때 '신'의 이름으로 주어졌던 면죄부를 '생물학적 구조'의 이름으로 바꾸어 주었을 때, 피해자의 고통과 '책임'의 문제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요?
벌레 이야기 (양장)'이청준 전집' 20권. 이번 전집에 실린, 1985년부터 1987년 봄 무렵까지 3년여에 걸쳐 발표한 중단편 10편을 통해 작가는, 5공화국의 기묘한 담론 질서와 그 집권 세력인 신군부 체제는 물론이고 1985년 무렵의 끔찍한 모더니티 일반을 겨냥해 비판하고 있다.
밀양신애는 교통사고로 죽어버린 남편의 고향 밀양으로 아들 준을 데리고 이사한다. 오는 길에 고장난 차를 고쳐주러 온 카센터 사장 종찬의 렉카를 타고 밀양으로 들어가는 세 사람. 신애는 남편의 고향에 덩그러니 정착한 모자를 측은하게 보는 사람들에게 애써 씩씩하게 군다. 종찬은 이 속모를 여자를 그날부터 졸졸 따른다. 살 집을 구해주고, 피아노 학원을 봐주고, 그녀를 따라 땅을 보러 다니며 그의 하루 일과는 시작된다. 늘 네댓 걸음 뒤에서, 부르면 다가서고 밀쳐내면 물러나면서.
밥심님의 대화: 아직 일주일이나 기한이 남았는데 일찍 완독하신분들이 몇분 계시네요. @오도니안 님, @오구오구 님 수고 많으셨고 중간 중간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완독했는데 마지막 장 476쪽에 인용된 테드 창의 단편소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이 소설이 리벳의 실험을 모티프로 했음에 왠지 신이났고요, 테드 창이 생각하는 자유의지가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제안에 대해 생각해보느라 시간을 더 쓰고 있습니다. 5쪽에 불과한 이 짧은 소설을 그 때는 신기하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는데 말이죠. 테드 창의 단편집 <숨>에 세 번째로 실려있는 소설입니다.
안 읽은 책이 너무 많네요~ 책 소개 감사해요 5쪽이라니 오늘 퇴근길에 당장 도서관 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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