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D-29
우리가 직관적으로 변화의 원인으로 여기는 의도적 주체성과 자유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학습된 군소를 만드는 것과 동일한 분자를 통해 변화가 일어난다. 당신은 경험이 군소의 신경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배우고, 그 결과 당신의 신경계도 변화한다. 우리가 스스로 변화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것을 포함해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어쩌면 이 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12장 우리 몸속의 오래된 장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장맥주님의 대화: @stella15 @연해 @ifrain 인간이 이렇게도 슬픈데, 주여, 바다가 너무나 푸릅니다.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765 정말 모든 게 결정되어 있는 걸까요. 무섭습니다. ^^
여긴 다 좋은데 말을 조심해야하는 거 같습니다. 전 그저 언제고 읽으시게되면 연락 달라는 말밖엔. 😢 아, 그 전엔 제가 <침묵> 읽으셨냐고 물은 것 외엔. 그러자 장맥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ㅋㅋ 근데 저도 클 났습니다. 이렇게나 빨리...ㅠㅠ
stella15님의 대화: 여긴 다 좋은데 말을 조심해야하는 거 같습니다. 전 그저 언제고 읽으시게되면 연락 달라는 말밖엔. 😢 아, 그 전엔 제가 <침묵> 읽으셨냐고 물은 것 외엔. 그러자 장맥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ㅋㅋ 근데 저도 클 났습니다. 이렇게나 빨리...ㅠㅠ
왠지 모르겠는데, 저한테는 지금 이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
장맥주님의 대화: 왠지 모르겠는데, 저한테는 지금 이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
밑장 빼기는 무신... 다 주님의 인도하심이지. ㅋㅋ 인생이란 게 계획대로 되나요? 그냥 가 봅시다. 그 끝에 뭐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저 영화 괜찮았죠. 먼산~
stella15님의 대화: 밑장 빼기는 무신... 다 주님의 인도하심이지. ㅋㅋ 인생이란 게 계획대로 되나요? 그냥 가 봅시다. 그 끝에 뭐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저 영화 괜찮았죠. 먼산~
정준일 - 푸른끝 https://www.youtube.com/watch?v=Vp1ZrNL14V4 이미 무너져 버린 널 바라보며 아무런 위로도 난 할 수 없었지 어떤 말로도 너를 그 어떤 말로도 너를 안아 주기엔 난 너무 작았지 그냥 이대로 잠시 있어 달라고 그거 하나로 이미 충분하다고 애써 웃음 지으며 오히려 날 위로하던 그때의 넌 어떤 맘이었을까 더 많이 아팠을 텐데 아무런 위로도 나 해줄 수 없지만 아무런 희망도 나 되어줄 순 없지만 그냥 함께 가보자 어떤 길이라도 나와 함께 가줄래 떠밀리듯 가는 현실이 두려워 모든 걸 포기하고 돌아섰던 나 아무런 기대도 없는 내일이 두려웠던 너 그때 우린 어떤 맘이었을까 다가올 미래가 조금도 설레이지 않던 절망이 쉬웠던 그때의 우리 아무런 위로도 나 해줄 수 없지만 아무런 희망도 나 되어줄 순 없지만 좀 느리더라도 나와 함께 걸어줄래 끝내는 모든 걸 놓쳐 버릴지 몰라 그 어떤 무엇도 가질 수 없을지 몰라 그냥 함께 가보자 어떤 길이라도 너를 놓지 않을게 우리의 푸른 꿈이 끝내 멀어진다 해도 잊지 않을게 너와 함께했음을 내 삶에서 가장 빛나던 사람 너였어 마지막 눈 감는 날에 나는 널 부를게 내 마지막 사랑 나를 불러줄래 난 널 기다릴게 삶의 끝에서 널 다시 만날 때까지
ifrain님의 대화: 정준일 - 푸른끝 https://www.youtube.com/watch?v=Vp1ZrNL14V4 이미 무너져 버린 널 바라보며 아무런 위로도 난 할 수 없었지 어떤 말로도 너를 그 어떤 말로도 너를 안아 주기엔 난 너무 작았지 그냥 이대로 잠시 있어 달라고 그거 하나로 이미 충분하다고 애써 웃음 지으며 오히려 날 위로하던 그때의 넌 어떤 맘이었을까 더 많이 아팠을 텐데 아무런 위로도 나 해줄 수 없지만 아무런 희망도 나 되어줄 순 없지만 그냥 함께 가보자 어떤 길이라도 나와 함께 가줄래 떠밀리듯 가는 현실이 두려워 모든 걸 포기하고 돌아섰던 나 아무런 기대도 없는 내일이 두려웠던 너 그때 우린 어떤 맘이었을까 다가올 미래가 조금도 설레이지 않던 절망이 쉬웠던 그때의 우리 아무런 위로도 나 해줄 수 없지만 아무런 희망도 나 되어줄 순 없지만 좀 느리더라도 나와 함께 걸어줄래 끝내는 모든 걸 놓쳐 버릴지 몰라 그 어떤 무엇도 가질 수 없을지 몰라 그냥 함께 가보자 어떤 길이라도 너를 놓지 않을게 우리의 푸른 꿈이 끝내 멀어진다 해도 잊지 않을게 너와 함께했음을 내 삶에서 가장 빛나던 사람 너였어 마지막 눈 감는 날에 나는 널 부를게 내 마지막 사랑 나를 불러줄래 난 널 기다릴게 삶의 끝에서 널 다시 만날 때까지
처음 들어보는 가순데 성시경과인데요? ㅎㅎ 좋으네요. 고맙습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stella15 @연해 @ifrain 인간이 이렇게도 슬픈데, 주여, 바다가 너무나 푸릅니다.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765 정말 모든 게 결정되어 있는 걸까요. 무섭습니다. ^^
헝... 뭐예요, 작가님. 너무 감동이잖아요. 바로 신청했어요:) 무서워하지 마시고, 함께 가시죠! 8월 9일 두근두근!
stella15님의 대화: 여긴 다 좋은데 말을 조심해야하는 거 같습니다. 전 그저 언제고 읽으시게되면 연락 달라는 말밖엔. 😢 아, 그 전엔 제가 <침묵> 읽으셨냐고 물은 것 외엔. 그러자 장맥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ㅋㅋ 근데 저도 클 났습니다. 이렇게나 빨리...ㅠㅠ
말이 씨가 되는 그믐의 세계입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이미 다 정해져 있었습니다(헤헤).
아직 일주일이나 기한이 남았는데 일찍 완독하신분들이 몇분 계시네요. @오도니안 님, @오구오구 님 수고 많으셨고 중간 중간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완독했는데 마지막 장 476쪽에 인용된 테드 창의 단편소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이 소설이 리벳의 실험을 모티프로 했음에 왠지 신이났고요, 테드 창이 생각하는 자유의지가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제안에 대해 생각해보느라 시간을 더 쓰고 있습니다. 5쪽에 불과한 이 짧은 소설을 그 때는 신기하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는데 말이죠. 테드 창의 단편집 <숨>에 세 번째로 실려있는 소설입니다.
최고의 SF에 수여되는 모든 상을 석권하며 전 세계 21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작가, 테드 창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 2002년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출간한 이래 17년 만에 펴내는 소설집이다.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꽃의요정님의 대화: 저도 아직 반 정도밖에 읽지 않았지만, 읽을수록 이 책을 내기 위해 이 책에 맞는 자료들을 여기저기서 공수해 온 느낌을 저버릴 수 없습니다. 물론 반대되는 내용들은 어디다 갖다 버리고요. 인간의 순수한 자유의지에 대해 찬성하는 쪽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다다다다 정해져 있다면 안 그래도 심심한 제 인생이 더 재미없어질 것 같아 '자유의지'는 아니지만, '정해진 제 의지'로 살짝 거부해 보려고요. 각주가 제일 재미있네요! 엄마가 해 준 음식 중에서 '과일'이 제일 맛있어 같은~!
'정해진 제 의지'로 살짝 거부해보신다는 말씀이 너무 좋은데요. 뭔가 선선한 바람처럼 여유가 들어차는 느낌이랄까. 저도 이번 주에 남은 분량 부지런히 읽고, 먼저 완독하신 분들의 의견을 다시금 살펴보려고요. (완독 축하드립니다 @장맥주 @오구오구 @밥심 ) 각주 귀엽죠. "엄마가 해 준 음식 중에서 '과일'이 제일 맛있어"라는 말씀에 웃음이 터졌는데, 자매편으로 이런 것도 떠올라요. 기껏 비싸고 좋은 식당 예약해서 부모님 모시고 갔더니, 맛있게 드셔놓구선 "맛있었지?"라고 물으니 "뭐 그냥 별로"라는 심심한 답변이 돌아올 때... (쩝)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장맥주 @오도니안 @오구오구 @밥심 님, 모두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7월 27일 월요일과 내일 28일 화요일은 13장 '우리는 변화를 일구어낸 경험이 있다'를 읽습니다. 먼저 읽으신 분들은 13장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이번 장이 바로 @장맥주 작가님께서 여러 차례 언급하신 책임의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지 능력이 떨어진 게 확실한 노인이 운전을 하다가 평일 저녁 야근이나 회식하러 가던 회사원을 여럿 죽인 일의 책임을 물을 것인가, 음주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한 가족의 가장을 죽인 일의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 광주에서 이채원 양을 살해한 장윤기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것인가 등. 새 선생은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하는데, 그게 과연 합당한 것인가? 저는 새 선생이 구조주의자가 흔히 빠지는 오류의 늪으로 걸어들어갔다고 보는 편입니다만; 다들 13장을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이 글에 달린 댓글 2개 보기
사실, 여기 한때 기독교 세례를 받으셨던 여러분이 사색해 볼 만한 좋은 선배들이 있습니다. 발터 벤야민, 에리히 프롬, 테리 이글턴 등은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아주 강하게 받았던 사상가들이죠. 하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신의 존재를 포기하지 않았고, 때로는 신이라는 지평이 필수불가결하다고도 주장했던 이들입니다. 저는 이들의 고민을 엿보는 게 새 선생의 결정론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알다시피, 마르크스주의는 경제적 토대와 그것이 결정한 계급 같은 '구조'가 주체의 행동을 아주 강하게 구속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들이 대결해야 했던 당대의 기계적 마르크스주의는 구조와 주체의 관계를 일방통행식 인과관계로 규정했죠. 이들은 이런 딱딱한 '결정론'에 깊은 회의를 느꼈지만, 동시에 토대와 계급이 주체를 규정짓는 기본 전제 또한 무작정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이들이 구조의 거대한 속박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기 삶을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자율적 주체성'의 가능성을 지켜내기 위해 호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바로 '초월적 존재(신학적 지평)'입니다. 이들이 끝까지 놓지 않았던 그 '초월성'은 위에서 통제하는 '가부장적 신'이 아니었습니다. 구조가 인간을 한낱 기계나 부속품으로 환원하려고 할 때, 거기에 맞서 인간의 존엄과 주체성을 지켜낼 수 있는 마지막 저항의 근거로서의 초월성이었지요. 새 선생이 뇌과학이라는 생물학적 구조로 인간을 해체하려 할 때, 우리가 '그럼에도 주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 선배들의 고뇌와 닿아 있습니다.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YG님의 대화: @장맥주 @오도니안 @오구오구 @밥심 님, 모두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7월 27일 월요일과 내일 28일 화요일은 13장 '우리는 변화를 일구어낸 경험이 있다'를 읽습니다. 먼저 읽으신 분들은 13장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이번 장이 바로 @장맥주 작가님께서 여러 차례 언급하신 책임의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지 능력이 떨어진 게 확실한 노인이 운전을 하다가 평일 저녁 야근이나 회식하러 가던 회사원을 여럿 죽인 일의 책임을 물을 것인가, 음주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한 가족의 가장을 죽인 일의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 광주에서 이채원 양을 살해한 장윤기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것인가 등. 새 선생은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하는데, 그게 과연 합당한 것인가? 저는 새 선생이 구조주의자가 흔히 빠지는 오류의 늪으로 걸어들어갔다고 보는 편입니다만; 다들 13장을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흥미롭게도, 13장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이청준 작가의 「벌레 이야기」와도 깊게 통합니다. (저는 영화는 보지 못했어요. 이창동 감독 싫어해서요! :)) 아주 흥미로운 비교일 수 있는데요. 이미 신에게서 용서를 받았다는, 자기 아들을 잃은 살인자를 맞닥뜨린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신'의 자리에 새 선생의 '생물학적 구조'를 집어넣으면 아주 똑같은 구도가 성립하거든요. 한때 '신'의 이름으로 주어졌던 면죄부를 '생물학적 구조'의 이름으로 바꾸어 주었을 때, 피해자의 고통과 '책임'의 문제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요?
벌레 이야기 (양장)'이청준 전집' 20권. 이번 전집에 실린, 1985년부터 1987년 봄 무렵까지 3년여에 걸쳐 발표한 중단편 10편을 통해 작가는, 5공화국의 기묘한 담론 질서와 그 집권 세력인 신군부 체제는 물론이고 1985년 무렵의 끔찍한 모더니티 일반을 겨냥해 비판하고 있다.
밀양신애는 교통사고로 죽어버린 남편의 고향 밀양으로 아들 준을 데리고 이사한다. 오는 길에 고장난 차를 고쳐주러 온 카센터 사장 종찬의 렉카를 타고 밀양으로 들어가는 세 사람. 신애는 남편의 고향에 덩그러니 정착한 모자를 측은하게 보는 사람들에게 애써 씩씩하게 군다. 종찬은 이 속모를 여자를 그날부터 졸졸 따른다. 살 집을 구해주고, 피아노 학원을 봐주고, 그녀를 따라 땅을 보러 다니며 그의 하루 일과는 시작된다. 늘 네댓 걸음 뒤에서, 부르면 다가서고 밀쳐내면 물러나면서.
밥심님의 대화: 아직 일주일이나 기한이 남았는데 일찍 완독하신분들이 몇분 계시네요. @오도니안 님, @오구오구 님 수고 많으셨고 중간 중간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완독했는데 마지막 장 476쪽에 인용된 테드 창의 단편소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이 소설이 리벳의 실험을 모티프로 했음에 왠지 신이났고요, 테드 창이 생각하는 자유의지가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제안에 대해 생각해보느라 시간을 더 쓰고 있습니다. 5쪽에 불과한 이 짧은 소설을 그 때는 신기하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는데 말이죠. 테드 창의 단편집 <숨>에 세 번째로 실려있는 소설입니다.
안 읽은 책이 너무 많네요~ 책 소개 감사해요 5쪽이라니 오늘 퇴근길에 당장 도서관 가봐야겠어요
YG님의 대화: 사실, 여기 한때 기독교 세례를 받으셨던 여러분이 사색해 볼 만한 좋은 선배들이 있습니다. 발터 벤야민, 에리히 프롬, 테리 이글턴 등은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아주 강하게 받았던 사상가들이죠. 하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신의 존재를 포기하지 않았고, 때로는 신이라는 지평이 필수불가결하다고도 주장했던 이들입니다. 저는 이들의 고민을 엿보는 게 새 선생의 결정론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알다시피, 마르크스주의는 경제적 토대와 그것이 결정한 계급 같은 '구조'가 주체의 행동을 아주 강하게 구속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들이 대결해야 했던 당대의 기계적 마르크스주의는 구조와 주체의 관계를 일방통행식 인과관계로 규정했죠. 이들은 이런 딱딱한 '결정론'에 깊은 회의를 느꼈지만, 동시에 토대와 계급이 주체를 규정짓는 기본 전제 또한 무작정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이들이 구조의 거대한 속박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기 삶을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자율적 주체성'의 가능성을 지켜내기 위해 호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바로 '초월적 존재(신학적 지평)'입니다. 이들이 끝까지 놓지 않았던 그 '초월성'은 위에서 통제하는 '가부장적 신'이 아니었습니다. 구조가 인간을 한낱 기계나 부속품으로 환원하려고 할 때, 거기에 맞서 인간의 존엄과 주체성을 지켜낼 수 있는 마지막 저항의 근거로서의 초월성이었지요. 새 선생이 뇌과학이라는 생물학적 구조로 인간을 해체하려 할 때, 우리가 '그럼에도 주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 선배들의 고뇌와 닿아 있습니다.
덧붙이면, 한국에서도 완고한 마르크스주의자(올드보이)들이 만년에 생물학적 결정론을 만나고서 아주 환호했던 흥미로운 지성사가 있습니다. :)
사회생물학 대논쟁생물학은 인간과 사회를 설명할 수 있는가? 동물만이 아닌 인간의 사회적 행동까지 생물학적 방법을 통해 연구하고자 하는 '사회생물학'과 생물학을 중심으로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통합하려는 '통섭'을 둘러싸고 벌인 치열한 논쟁을 담고 있는 책.
YG님의 대화: 흥미롭게도, 13장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이청준 작가의 「벌레 이야기」와도 깊게 통합니다. (저는 영화는 보지 못했어요. 이창동 감독 싫어해서요! :)) 아주 흥미로운 비교일 수 있는데요. 이미 신에게서 용서를 받았다는, 자기 아들을 잃은 살인자를 맞닥뜨린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신'의 자리에 새 선생의 '생물학적 구조'를 집어넣으면 아주 똑같은 구도가 성립하거든요. 한때 '신'의 이름으로 주어졌던 면죄부를 '생물학적 구조'의 이름으로 바꾸어 주었을 때, 피해자의 고통과 '책임'의 문제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요?
책을 읽으며 피해자의 고통과 '책임'의 문제를 저도 생각해보았어요. 관련해서 개인적인 경험도 떠오르더라구요, 저희 아이가 교사에 의한 아동학대 문제로 수년간 송사를 했었는데요. 당시 가해자 처벌이 피해자에게 위로가 된다는 경험을 했어요. 가해자가 계속 부인하고 변명하니까 판사가 법정 구속을 시켰어요. 그때 피해자 부모들이 모두 눈물 흘리며, 공정한 판사에게 감사했었죠. 결국 그 교사는 파면되고 민사소송까지 하여 그렇게 마무리되었는데, 그 일이 상처를 치유하지는 않더라구요. 그냥 상처는 상처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제일 힘들었던것은 그 가해자가 동네에 계속 같이 사는 부분이었고, 특히 친구네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아서 재판 하는 도중에도 아침에 일찍 골프채를 매고 골프치러 간다는 이야기를 들을때 가슴이 쿵쾅거리고 힘들더라구요. 책임의 문제에 대해서도, 결국 책임이라는 것은 피해 복구의 측면에서 이해될수 있는데 피해복구가 가능하지는 않더라구요. 결국 그 가해자가 어딘지 모를 곳으로 이사를 갔고 재판은 끝났고.. 시간이 지나서 생각이 덜 나고 가슴이 덜 쿵쾅거리면서 천천히 회복되는 거 같더라구요. 물론 여전히 아이에게 틱 반응이 나타나면 분노가 일기도 합니다 ps 밀양은 정말 너무나 끔찍하고 힘든 영화였어요.
369페이지 주석에서 분류한 것에 따르면, 저는 두번째 부류인 것 같아요. 자유의지를 훨씬 강하게 믿는다고는 못하겠지만 놓을 수 없는? 예전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죠, 소련의 우주인이 우주에 나가서 보고 ‘신은 없더라‘ 라고 한 반면 미국 우주인은 ‘하나님이 만든 세계는 정말 아름답더라‘ 라고 했다고요. 전 이렇게 인간을 생물학적으로 유전학적으로 분자단위까지 세세하고 파고들고 있으면 과연 우리가 기계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면서 오히려 영혼과 마음의 존재를 믿게 되는 것 같아요. 새선생님이 근거를 들라고 한다면 어버버 거리겠지만 어쩌겠어요? 제 코끼리는 그쪽으로 가겠다는데… 13장을 읽다보니 드는 생각은, 1. 뇌전증환자는 잘못이 없지만 술을 먹기 위해 약을 안 먹는 것은 명백하게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잘못이 아니면 음주운전도 잘못이 아니겠죠. 새선생님은 분노하지 말라고, 처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말씀하실 것 같은데 (14장에서) 세상에는 다른 사람이 처벌 받는 것을 여러번 봐야 뇌.에.서. 하지말아야겠다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사람도 있을거라고요. 처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분리가 중요한 거면 영원히 감옥에서 나오지 않아야 하는겁니다. (이게 더 문제 아닙니까? 감옥이 교화하는 곳이라고 생각해볼 때 이미 결정된 뇌를 가진 사람을 그 1-2년 감옥에 둔다고 뭐 많이 변화하겠습니까? .. 이러면 두번째 기회에 대한 고찰로 넘어가야 할텐데 나중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지도 궁금하군요) 2. 결정론 입장에서 보면 후성 유전학적인 측면에서도 뇌에 영향을 미치는데, 3장에서 아동기 성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양육,또래 사회화, 환경적 영향,문화적 신념과 가치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4가지 중 부모가 전혀 관련이 없는 항목이 있을까요? 이렇게 따진다면 조현병 발병의 환경적 스트레스에도 부모가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 인데, (물론 부모도 자유의지없이 본인이 자라온 대로 아이들을 키운다…라고 겹쳐진 거북이론을 펼치겠지만) 오히려 결정론이 부모에게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네요. 현대에는 조현병은 좀 덜하지만 자폐(아직도)나 우울증같은 정신병리적인 질병에 가정환경문제나 부모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발작을 일으키는 것'과 '약을 먹지 않았는데도 운전을 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똑같이 생물학적이며, 똑같이 당신의 통제권 밖에 있는 요인에 의해 만들어진 신경계의 산물이다. […] 4장과 앞 단락의 과학에 기반하여 '발작을 일으킨다고 해서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처벌할 수는 없고, 약을 먹지 않았음에도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삶을 생지옥으로 만드는 것 역시 동일하게 부당하고 과학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려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하지만 설사 누군가가 술을 마실 때 거나하게 취하는 데 방해가 될까 봐 약을 먹지 않았다 하더라도, 과학의 가르침대로 살아야 한다면 명심하라. 그들이 약을 먹지 않고 운전하도록 만든 뇌는 1초 전, 1분 전… 천 년 전에 일어난 통제 불가능한 모든 것의 최종 결과물이다. 당신이 친절하거나 똑똑하거나 동기가 부여되도록 만든 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 솔직히, 이 글을 계속 쓰는 것이 망설여진다(너무 나갔다며 등돌리는 독자들이 있을까봐). 하지만 '약을 먹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운전대를 잡은 환자들'에 대해 우리 모두가 동일한 발상의 전환을 할 때, 세상은 훨씬 더 정의로운 곳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는 착각 13장 우리는 변화를 일구어낸 경험이 있다,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양병찬 옮김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향팔님의 문장 수집: "'발작을 일으키는 것'과 '약을 먹지 않았는데도 운전을 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똑같이 생물학적이며, 똑같이 당신의 통제권 밖에 있는 요인에 의해 만들어진 신경계의 산물이다. […] 4장과 앞 단락의 과학에 기반하여 '발작을 일으킨다고 해서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처벌할 수는 없고, 약을 먹지 않았음에도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삶을 생지옥으로 만드는 것 역시 동일하게 부당하고 과학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려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하지만 설사 누군가가 술을 마실 때 거나하게 취하는 데 방해가 될까 봐 약을 먹지 않았다 하더라도, 과학의 가르침대로 살아야 한다면 명심하라. 그들이 약을 먹지 않고 운전하도록 만든 뇌는 1초 전, 1분 전… 천 년 전에 일어난 통제 불가능한 모든 것의 최종 결과물이다. 당신이 친절하거나 똑똑하거나 동기가 부여되도록 만든 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 솔직히, 이 글을 계속 쓰는 것이 망설여진다(너무 나갔다며 등돌리는 독자들이 있을까봐). 하지만 '약을 먹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운전대를 잡은 환자들'에 대해 우리 모두가 동일한 발상의 전환을 할 때, 세상은 훨씬 더 정의로운 곳이 될 것이다."
이제 13장을 읽기 시작했는데 와..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네요 ㅎㅎ “과학의 가르침대로 살아”간다는 게 이렇게나 파격적인 것이었다니 ㅜㅜ 아이고
연해님의 대화: '정해진 제 의지'로 살짝 거부해보신다는 말씀이 너무 좋은데요. 뭔가 선선한 바람처럼 여유가 들어차는 느낌이랄까. 저도 이번 주에 남은 분량 부지런히 읽고, 먼저 완독하신 분들의 의견을 다시금 살펴보려고요. (완독 축하드립니다 @장맥주 @오구오구 @밥심 ) 각주 귀엽죠. "엄마가 해 준 음식 중에서 '과일'이 제일 맛있어"라는 말씀에 웃음이 터졌는데, 자매편으로 이런 것도 떠올라요. 기껏 비싸고 좋은 식당 예약해서 부모님 모시고 갔더니, 맛있게 드셔놓구선 "맛있었지?"라고 물으니 "뭐 그냥 별로"라는 심심한 답변이 돌아올 때... (쩝)
아! 식당 자매품은 '물이 제일 맛있었다'도 있었던 거 같아요. ㅋㅋ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이벤트] 김봉중 교수 강력 추천! <한 권으로 읽는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다산북스/책 증정] 인간 본성의 불편한 진실!『다정함의 배신』을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웰다잉 오디세이로 계속 이어집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천천히 읽어요
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안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 책 리뷰 <지금, 그리고 그때>안노란책 리뷰 <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 책 리뷰 <영원히 계속되다가 끝이 난다 > 앤 드 마르켄안노란 책 리뷰 <메데이아> 에우리페데스안노란 책 리뷰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하임 마이어호프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3.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삼국지를 가슴에 품다
삼국지 전권독파 - 요시카와 에이지 버전으로[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