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마치 1 - 함께 낭독하기 (이어읽기 기록용)

D-29
메리가 그와 약혼한다면 딸에 대해서는 자신의 성에 적용하는 더 엄격한 잣대로 판단해야 하므로 메리를 용서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미들마치 1 24장 가스 부인이 자신의 딸 메리에 대한 판단을 나타내는 말,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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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님의 대화: 교육(Education)’과 ‘육(-tion)’으로 끝나는 좋은 것들 she might possess “education” and other good things ending in “tion,” ... 이 부분을 읽으며 원서에 어떻게 쓰였을까를 생각했을때 즉각적으로 떠오른 것은 "-ology 로 끝나는 것을 말하는 거겟지" 였다. 그런데 찾아보니 education 이었으며 ~tion 으로 끝나는 것이었다. 찾고 보니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스스로에게 실소가 나왔다. 그러면서 육으로 끝나는 좋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훈육, 양육, 함육, 체육 등등 아무래도 한국어에서 육은 기를 육자이다 보니 좀 더 제한적인것 같다. ~tion 은 어떨까 가스 부인이 좋아할 만한 단어들을 모아보았다. Instruction (훈육/지시) Devotion(헌신) Determination (결단력 / 투지) Resolution (결의 / 다짐) Moderation (절제 / 중용) Reflection (성찰 / 반성) Affection (애정 / 다정함) Consideration (배려 / 숙고) Contribution (기여 / 공헌) Protection (보호) Action (행동 / 실천) Application (적용 / 응용) Preparation (준비 / 대비). Execution (실행 / 수행) Salvation(구원) 앞서 내가 떠올렸던 ology로 잠깐 돌아가보자면 이건 ~학으로 끝나는 단어들이다. 이 학문을 대표하는 인물은 캐소본이다. 그가 연구하는 것은 mythology 이다. 그의 연구의 타이틀은 [모든 신화의 핵심요소 = The Key to all Mythologies] 이다. ~tion이 일상적인 삶과 연관된 규율적 실천방안 같은 느낌이라면 ology는 어쩔 수 없이 관념론적인 연구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다. 서재에 박혀 인간적 교류를 등한시 한 채 자료들에 파묻혀 박제되는 캐소본과 밀가루 흩날리는 부엌에서 팔을 걷어 부치며 일상 속에서 아이들의 문법을 보지도 않고 고쳐주는 가스 부인의 살아있는 교육과의 대비가 그려지는 듯하다. 사족이겠지만 이러한 대조가 학문에 매진하는 모든 학자를 조롱하려는 의도로 읽혀서는 안 될 것이다. (조지 엘리엇 자신이 이런 ology 학문에 깊은 조예가 있었다.) 이는 당대 사회에서 남녀에게 허락된 학문적 접근성의 극명한 차이를 암시하는 시대적 증거이자, 실천하는 삶과 고립된 관념을 대비시켜 인물들의 내면(Character Development)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문학적 장치로 보아야 할 것이다.
어제 그렇지 않아도 궁금해서 여쭤보려고 했어요. 재밌네요. '학'과 '육'의 차이, 캐소본과 가스부인 사실 어제 대조적인 중산층의 그림이 너무 잘 그려져서 가스 집안과 빈시 집안이. 겹쳐져서 보였거든요.
베오님의 문장 수집: "메리가 그와 약혼한다면 딸에 대해서는 자신의 성에 적용하는 더 엄격한 잣대로 판단해야 하므로 메리를 용서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수전(가스 부인)은 젊은 시절 가정교사로 일하며 삶의 무거운 멍에와 철저한 자기통제를 배운 인물이다. 한없이 올곧고 좋은 사람이지만 남에게 너그러운 성품을 지닌 남편 때문에 수차례 재정적 파탄을 겪으면서도, 그녀는 징징대는 대신 직접 노동하며 가정을 지켜냈다. 너무나도 훌륭한 자질을 지닌 수전이지만 당대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자신이 여성이지만 남녀에게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 남자의 방황은 천성이라 여기며 너그럽게 넘어가 주지만, 같은 성인 여성에게는 완벽함을 요구한다. 그래서 정작 딸 메리에게는 훨씬 엄격하다. 여성이 더 강인한 도덕적 주체여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남편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고단한 운명을 자처하는 것은 여성의 자존심과 도덕적 의무를 저버린 어리석은 일이기에 수전은 이를 결코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다. 강인한 여성인 수전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보여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가스 부인은 유명한 교육가들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구식의 교육 방식이 있었고, 사회 전체가 난파해서 물에 잠긴다면 린들리 머리의 책을 물 위로 떠받치려고 애썼을 것이다)
미들마치 1 24장 아들 벤에게 문법의 개념을 설명하라고 묻는 대사 다음에 나온 문장,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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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님의 문장 수집: "(가스 부인은 유명한 교육가들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구식의 교육 방식이 있었고, 사회 전체가 난파해서 물에 잠긴다면 린들리 머리의 책을 물 위로 떠받치려고 애썼을 것이다) "
린들리 머리는 18~19세기 영어 문법의 기틀을 닦아 ‘영어 문법의 아버지’라 불린 미국 출신의 문법학자. 그의 저서는 당시 영미권 가정과 교실에서 ‘올바른 언어와 지성의 바이블’로 통했다고 함. 가스 부인에게 이 책은 단순한 교과서가 아니라 야만과 무지로부터 인간을 구원하고 생각의 질서를 세우는 ‘문명의 정수’였다. 사회가 난파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이 책만큼은 물 위로 떠받치려 했다는 묘사는 어떤 풍파 속에서도 인간의 품격과 올바른 지성만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그의 신념을 보여준다.
“저, 응, 저, 저, 싸움이 많이 일어났어요. 그들 모두 멍텅구리였어. 그런데 엄마가 이야기했던 대로는 말 못 하겠어요. 사람들이 두목이나 왕, 그런 사람을 원했어요…….” “폭군이야.” 상처 입은 표정으로 레티가 끼어들었다. 어머니를 뉘우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래, 좋아, 폭군!” 벤은 경멸하듯이 말했다. “하지만 그건 좋은 말이 아니야. 그는 사람들에게 석판에 글씨를 쓰라고 말하지 않았어.”
미들마치 1 24장 가스의 자식들인 벤과 레티가 킨키나투스 (Cincinnatus) 에 대해 나눈 대화,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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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님의 문장 수집: "“저, 응, 저, 저, 싸움이 많이 일어났어요. 그들 모두 멍텅구리였어. 그런데 엄마가 이야기했던 대로는 말 못 하겠어요. 사람들이 두목이나 왕, 그런 사람을 원했어요…….” “폭군이야.” 상처 입은 표정으로 레티가 끼어들었다. 어머니를 뉘우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래, 좋아, 폭군!” 벤은 경멸하듯이 말했다. “하지만 그건 좋은 말이 아니야. 그는 사람들에게 석판에 글씨를 쓰라고 말하지 않았어.” "
낭독하면서 너무 웃겨서 제대로 낭독을 하지 못했던 부분 중 하나이다. 벤과 테티의 티키타카가 웃겨서 열심히 웃었지만 문장이 어색해서 원문을 보고 오역이 있음을 알게되었다. 이 장면은 엄마인 가스 부인이 자식들인 벤에게 킨키나투스에 대해 배웠던 부분을 이야기해보라고 하고 중간에 끼어들은 레티를 가스 부인이 꾸짖고 다시 벤에게 말하라고 기회를 준 이후의 대화이다. 킨키나투스 Cincinnatus (신시나투스)는 기원전 5세기 로마의 초기 공화정 시대의 집정관(consul)이었다가 아들이 살인을 저질러 국외로 도피시키고 그 과정에서 전재산을 잃고 시골에서 작은 밭을 일구며 살다가 외세의 침입에 원로원에서 그를 독재관(Dictator)로 추대하자 보름만에 격퇴하고 다시 농사꾼으로 되돌아간 영웅이다. “폭군이야.” 상처 입은 표정으로 레티가 끼어들었다. 어머니를 뉘우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다.=> 역자는 dictator를 폭군이라고 번역했다. 현대어에서 dictator는 독재자이고 그런 의미에서 폭군이라고 번역했겠지만 실제로 로마시대의 독재관은 국가 비상사태(전쟁 등)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법적으로 딱 6개월 동안만 막강한 전권을 위임받았던 임시 정무관(정식 관직)이었다. 물론 독재자가 독재관의 어원을 가지고 있지만 통용되는 뜻이 달랐으니 폭군이라는 것은 오역이 되겠다. 킨키나투스가 영웅적인 인물이었기에 폭군이라는 번역은 더욱 맞지 않다. (혹시 뒤에 나오는 벤의 오해와 어떤 식으로든 의미를 맞추기 위해 일부터 독재관 대신 폭군이라고 했을까 생각해보았으나 폭군과 받아쓰기를 불러주는 사람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 배제했다.) “그래, 좋아, 폭군!” 벤은 경멸하듯이 말했다. “하지만 그건 좋은 말이 아니야. 그는 사람들에게 석판에 글씨를 쓰라고 말하지 않았어.” 이 부분은 원서를 봐야지만 pun 을 이해할 수 있다. “Very well, dictator!” said Ben, contemptuously. “But that isn’t a good word: he didn’t tell them to write on slates.” 여기서 벤은 dictator 를 dictation 즉 받아쓰기를 하게 하는, 받아쓸 단어를 불러주는 dictator 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레티가 말한 dictator 가 good word (아무래도 여기서는 right word 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즉 맞는 말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야 뒤에 나오는 석판에 글씨를 쓰라고 말하지 않았어 라는 단어가 받아쓰기를 하라고 단어를 불러주지 않았으니 그가 dictator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그 뒤에 어머니인 수전이 “자, 자, 벤, 네가 그렇게 어리석은 아이는 아니잖아.” 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원어만이 가진 특색을 번역할때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어색한 문장이 될 수 밖에 없다. 다만 dictator 단어의 오역이 좀 아쉬웠을 뿐..
그렇지만 짧은 자를 가진 재단사처럼 모든 걸 잘라 내야겠지.
미들마치 1 24장 프레드 빈시 때문에 자신이 110파운드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때 캐일럽 ,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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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님의 문장 수집: "그렇지만 짧은 자를 가진 재단사처럼 모든 걸 잘라 내야겠지."
원문 You see, I have to cut out everything like a tailor with short measure. 원래 있던 속담은 아니라고 한다. 조지 엘리엇의 삶을 표현하는 여러 날카롭고 재치있는 문장 중의 하나이다. 다만 "Cut your coat according to your cloth" (가진 천에 맞추어 코트를 재단하라 / 즉, 자신의 수입과 한계 안에서 분수에 맞게 살아가라)라는 오랜 속담이 있다고 한다. 이것이 또 다른 엘리엇 문체의 특징인 듯 싶기도 하다. 잘 알려진 문장(속담이든 인용구든)을 한번 더 비틀어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어내는데 그 문장들이 잘 벼려진 칼날 같기도 하고 통통 튀는 고무공 같기도 해서 읽는 맛이 배가 된다. cut out 은 이렇게 재료를 잘라낸다는 물리적 의미도 있지만 재정을 긴축한다는 의미도 있다. 읽어가며 계속 느끼는 바인데 문구 하나 하나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플로베르의 일몰일설과는 다른 결이지만 그러기까지 얼마나 고심을 했을까? 혹은 그저 자연스러울 정도로 천재적 재능이 있었을까? 내가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친 얼마나 많은 이런 보석 같은 표현들이 숨어있을까? 이러니 작가들이 읽으며 환장(?)하는 게 아닐까...
프렐류드님의 대화: 미들마치의 즐거움이 배가 더하고 있른데 이어 읽기 방이 생겨서 너무 좋아요!
그러니까요. 갈수록 재미있어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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