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이런 생각을 끝없이 했다. 돌 하나가 우물 안에 던져졌고, 그 우물은 나의 젊은 영혼이었다. 그리고 긴, 몹시 긴 시간 동안 카인, 쳐 죽임, 표적은 바로 인식, 회의, 비판에 이르려는 내 시도들의 출발점이었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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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적어도 늘 다 뉘우치지는 않았고, 이따금씩은 모든 것이 이럴 수밖에 없다는 느낌도 들었다. 내 위에 어떤 숙명이 드리워 있고 그것을 깨뜨리려는 시도는 소용없는 일 같았다.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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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사람들이 이 일을 다정하게 받아들이고 나를 몹시 아껴 주며 실로 유감스러워하겠지만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리라는 것을. 그 모든 것이 운명이었는데, 사람들은 일종의 궤도 이탈로나 보리라는 것을.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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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자신의 감정들의 한 부분을 생각 속에서 수정하는 법을 익힌 어른은 어린아이에게 나타나는 이런 생각을 잘못 측정하고, 이런 체험들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당시처럼 깊게 체험하고 괴로워했던 때도 드물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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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너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사람 앞에서 그렇게 두려워 떨면 그 사람은 생각해 보기 시작하는 거야. 이상하게 생각되는 거야, 궁금해지지. 그 사람은 생각하게 돼, 네가 이상하게도 잘 놀란다고. 그러고는 계속 생각하지. 사람이 저러는 건 바로 겁이 날 때라고. 겁쟁이들은 언제나 불안하지. 하지만 내 생각에 너는 원래 겁쟁이가 아니야. 아, 물론 영웅도 아니지. 지금 넌 뭔가 겁나는 일이 있어. 겁나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그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야.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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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그 얼굴은 언제나 그렇듯 진지하고 영리했다. 그러면서도 너그러웠지만, 온갖 정다움이 깃들어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엄격했다. 정의나 뭔가 그 비슷한 것이 있었다. 나는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몰랐다. 그는 마술사처럼 내 앞에 서 있었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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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나는 새롭게 겁이 났다. 카인의 이야기가 갑자기 다시 떠올랐다. 나는 무시무시해져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내 주위에 무시무시한 일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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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나는 집으로 왔다. 일 년쯤 떠나 있었던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달라 보였다. 나와 크로머 사이에 미래 같은 무엇, 희망 같은 무엇이 있었다.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얼마나 무섭도록 혼자 여러 주일 동안 내 비밀과 더불어 있었던가를 이제 비로소 알았다. 내가 이따금씩 깊이 했던 생각도 곧바로 떠올랐다. 부모님 앞에서 고해하면 후련하기야 하겠지만 그래 봐야 나를 완전히 구원할 수는 없으리라는 것이. 그러나 이제 나는 고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 낯선 사람한테. 그리고 구원의 예감이 짙은 향기처럼 내게로 풍겨 왔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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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감사는 결코 내가 믿는 미덕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것을 어린아이에게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일로 보였다. 그래서 내가 막스 데미안에게 전혀 감사해하지 않았다는 것이 지금도 별로 놀랍지 않다. 데미안이 나를 크로머의 손아귀에서 구해 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평생 병들고 상했을 것이라고 지금도 나는 확신한다. 당시에도 나는 이 구원을 내 짧은 인생의 가장 큰 경험으로 느꼈다. 그러나 구원해 준 사람을, 그가 기적을 완수하자 나는 곧 제쳐 두었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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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거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실제로 그랬다. 내가 갑자기 악령이 씌운 그물에서 풀려났음을 나는 보았다. 다시 세계가 밝고 기쁘게 내 앞에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더 이상 두려움의 발작과 목을 죄는 심장의 격한 고동에 시달리지 않았다. 저주의 주문은 풀렸다. 나는 더 이상 괴롭힘당하는 저주받은 자가 아니었다. 나는 다시 평소와 같은 학생이었다. 내 본성은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균형과 안정에 이르려 했다. 그렇게 본성은 무엇보다 그 많은 추하고 위협적인 것을 떨쳐 버리려고,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다. 내 죄와 불안의 긴 역사 전체가, 겉으로는 그 어떤 흉터도 인상도 남기지 않은 채 놀랍도록 빨리 내 기억에서 미끄러져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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