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집으로 왔다. 일 년쯤 떠나 있었던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달라 보였다. 나와 크로머 사이에 미래 같은 무엇, 희망 같은 무엇이 있었다.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얼마나 무섭도록 혼자 여러 주일 동안 내 비밀과 더불어 있었던가를 이제 비로소 알았다. 내가 이따금씩 깊이 했던 생각도 곧바로 떠올랐다. 부모님 앞에서 고해하면 후련하기야 하겠지만 그래 봐야 나를 완전히 구원할 수는 없으리라는 것이. 그러나 이제 나는 고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 낯선 사람한테. 그리고 구원의 예감이 짙은 향기처럼 내게로 풍겨 왔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문장모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