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4. 조현병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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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에서 나타나는 근본적인 결함은 이렇게 분류하고 해석하고 반응하는 능력이 훼손되는 것이다. 정신의학 교과서들은 이를 사고 장애로 기술하지만, 사실 거기에는 생각만 포함되는 게 아니다. 시각과 청각 자극, 감정, 일부 행위들도 생각이 잘못 배열되는 것과 정확히 똑같은 방식으로 잘못 배열된다. 그러니 아마 이 모든 원인은 비슷한 뇌 결함일 것이다.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중 해석하고 반응하는 능력의 상실, E 풀러 토리
특정공포증이 뭔가 해서 공포증의 종류를 찾아보니 참 다양한 공포증이 있네요. '길이가 긴 단어 공포증'이 실제로 존재하는 공포증이라고 합니다.
조현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공감하기 힘든 이유는 자신이 그 병을 앓는 입장이 된 상태를 상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조현병의 전체적인 경과는 알 수 없고 낯설고 무섭게 느껴진다. 역사학자 로이 포터가 《광기의 사회사》에서 “‘미친’ 사람과 ‘멀쩡한’ 사람 사이에 오가는 심한 간극이 있는 대화나 그 사이에 끼어드는 침묵의 핵심 특징은 이상하다는 느낌이다. 광기는 낯선 타국이다”라고 지적했다.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그러니 조현병은 자신의 소유물이 모두 떠내려가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홍수 같은 것이 아니다. 서서히 자라나는 종양이 이 조직에서 저 조직으로 가차 없이 퍼지며 자신의 몸에서 생명을 앗아가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암과도 다르다. 그렇다. 조현병은 미치는 것이다. 조현병에 걸린 사람은 괴상한 행동을 하고 기이한 말을 하며 우리를 멀리하고 움츠러들며, 심지어 우리에게 해를 입히려 할 수도 있다. 예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한마디로 미친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 병의 경과도 이해하지 못한다. 꾸준히 자라는 종양이라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 병은 사람이 자신의 뇌를 아예 통제할 수 없게 되는 일 같다. 보이지도 않고 알 수도 없는 힘에 사로잡힌 사람에게, 미친 사람에게 우리가 어떻게 공감할 수 있겠는가?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조현병 환자에게 공감하는 사람이 너무 적다는 사실은 조현병을 그만큼 더 큰 재앙으로 만든다. 조현병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큰 비극인데 말이다. 이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이렇게 자문해봐야 한다. ‘뇌가 우리에게 장난을 걸어오기 시작한다면, 주인 없는 목소리가 우리에게 고함을 친다면, 감정을 느끼는 능력이 사라진다면, 논리적 사고 능력이 사라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안녕하세요. 그저께 참여 신청을 하고 책은 오늘에야 빌려서 읽기 시작했어요~ 두께는 벽돌책이지만 책장은 술술 넘어가네요.
네, 환영합니다. 다행히 문장들이 어렵지 않아서 다행이다 여기고 있는 참입니다.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예상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정신과 병동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조현병 환자는 놀라울 정도로 드물다’는 문장 읽고 무척 놀랐습니다. 그게 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상이었군요.
대부분의 조현병 환자는 전혀 위험하지 않으며, 나는 도심의 어느 거리를 걷는 것보다 정신병원의 복도를 걷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중 망상과 환각, E 풀러 토리
조현병 환자가 위험하다는 믿음도 꽤 퍼져있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1장의 망상과 환각을 읽고 있습니다. 참고로 몇 해 전에 정신질환을 테마로 한 <헬블레이드 : 세누아의 희생> 이라는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게임의 주인공이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설정인데, 플레이하면서 끊임없이 환청과 환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작자는 정신질환을 앓는 것이 어떤 것인지 플레이어들이 경험하도록 게임을 설계했다고 하고, 이를 위해 많은 전문가 및 기관과 협업했다고 합니다. 게임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가는 상당히 좋습니다. 저도 궁금하여 짧게 플레이 해봤는데, 환청을 겪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서운데 시간이 지나면 공포가 적응이 되긴합니다. 하지만 무서움과 별개로 일상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 트레일러를 링크하려다가 악몽꾸실까봐 말았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위키 검색해보시길 바랍니다.
게임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예고편 찾아봤는데 조현병 증상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위기는 굉장히 제 취향이네요. 예전에 사일런트 힐 시리즈 푹 빠져서 플레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 사일런트 힐 시리즈.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게임이네요. 저랑 분위기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궁금해서 헬블레이드의 줄거리를 살펴봤는데 특히 사일런트 시리즈에서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는(제가 아주 좋아하기도 하는) 한 편과 내용이나 반전이 흡사한 거 같습니다.
논리적 사고능력이 손상되는 것은 조현병 사고의 또 한 가지 측면인데, 앞에서 살펴본 몇몇 예에서도 알 수 있다. 한 젊은이는 이렇게 썼다. “내 정신에서 논리를 통제하는 부분이 문밖으로 나가버린 것 같았다.” 또 내가 돌보던 한 환자는 심리테스트에서 “숲속에서 길을 잃으면 어떻게 할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숲의 뒤로 가요. 앞이 아니라.”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것도 조현병 환자의 사고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이다. 듣는 사람에게는 횡설수설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말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단어를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당연한 대응이다.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양가감정도 조현병 사고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지금은 매우 광범위하게 유행어처럼 쓰는 말이지만, 원래는 더 좁은 의미에서 조현병 환자가 반대되는 것들을 동시에 마음에 품은 채 서로 모순되는 생각이나 감정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조현병 환자라면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래, 그들이 나를 죽일 거고 나는 그들을 사랑해.”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텔레비전을 보지 못한다는 것도 재미있네요. 제가 아는 분 중에서 대도시에 살면서도 시골에서 살려는 분이 있는데 이분도 자극량을 줄이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어쩌면 저 시상(thalamus)이 혼란을 겪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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