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4. 조현병의 모든 것

D-29
조현병 환자에게 입원이 주는 부수적인 혜택도 있다. 잘 작동되는 정신의료 기관들은 환자 모임을 실시한다. 이런 활동은 환자 각자가 자신의 경험이 혼자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확인하게 해준다. 작업치료, 레크리에이션 활동, 그 밖의 여러 그룹 활동을 통해서도 종종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조현병의 모든 것 6장 조현병의 치료: 첫 단계, E 풀러 토리
노련한 의사는 조현병 환자 중 약 절반을 6~8시간 만에 정신증 증상을 극적으로 줄임으로써 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가족들은 환자의 행동 때문에 너무 지쳐서 휴식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바로 귀가하는 환자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조현병의 모든 것 6장 조현병의 치료: 첫 단계, E 풀러 토리
근래에 미국에서는 조현병의 ‘회복 모델’이란 것이 유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조현병 환자가 대부분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암시한다는 점에서 정직하지 않은 모델이지만, 그래도 이 모델에는 중요한 진실이 하나 담겨 있다. 재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질수록 조현병 환자가 잘 살아갈 가능성도 커진다는 점이다.
조현병의 모든 것 8장 조현병의 재활, E 풀러 토리
많은 주거시설이 너무나 열악하기 때문에 주립 병원에서 환자의 퇴원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종종 윤리적 딜레마에 빠진다. 이 환자가 정말로 병원보다 지역사회에서 더 잘 지낼까? 그러한 생활환경과 괴롭힘 당할 잠재적 위험에서 사는 것이 정말로 개선인 것일까? 나는 너무나 많은 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자신들이 생활하는 조건에 만족감을 표현하는 것을 볼 때마다 항상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실제로 그 생활 조건이 얼마나 열악한지 잘 알기 때문이다.
조현병의 모든 것 8장 조현병의 재활, E 풀러 토리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신경전달물질들과 조현병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특정 항정신병약물이 어떤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지 알면 어떤 부작용이 예상되는지는 알 수 있지만, 그 약의 효능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현재는 일부 항정신병약물이 감염원을 막아내는 효과도 있고 면역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는데, 어쩌면 이것이 약이 효과를 내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리는 아직 약의 작용 방식을 모른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는 아직 아스피린의 작용 방식도 알지 못한다.
조현병의 모든 것 7장 조현병 치료: 약물 치료와 기타, E 풀러 토리
조현병 치료 자체가 큰 산업이기 때문에 거대 제약 회사들은 지도적 조현병 연구자들에게 돈을 건네 그들의 영향력으로 저마다 자사 약품에 힘을 실으려 한다. 그러면 그 연구자들은 논문을 쓰고 임상가들에게 특정 약을 사용하라고 추천한다. 이런 이유로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이런 약들에 대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없다. 게다가 제약업계는 대다수 항정신약 연구에 자금을 지원한다.
조현병의 모든 것 7장 조현병 치료: 약물 치료와 기타, E 풀러 토리
환자들을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 거주하게 하는 일에 관해서는 그 지역사회가 자기 동네가 아닌 한 모두가 찬성한다는 말까지 있다.
조현병의 모든 것 8장 조현병의 재활, E 풀러 토리
책임감 있는 정신건강 전문가가 환자들의 경과를 계속 지켜보고 약물 복용을 감독하기만 한다면, 실제로 조현병이 있는 사람은 아주 괜찮은 이웃이다.
조현병의 모든 것 8장 조현병의 재활, E 풀러 토리
내가 진료했던 한 젊은이는 대부분의 증상에서 회복해 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병에 걸리기 전처럼 친구들과 함께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며 또래들 속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아주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고, “친구들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고, 나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환자는 사람을 사귀는 상황에서 “나는 문장들을 이루는 단어들 사이의 공간에서 길을 잃었다. 집중할 수가 없었고, 뭔가 다른 생각으로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들을 생각해보면 조현병이 있는 많은 사람이 대인 관계 상황에서 종종 부적절한 반응을 보이고 그러다 결국에는 위축되어버리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조현병의 모든 것 8장 조현병의 재활, E 풀러 토리
조현병 환자들이 우정을 누릴 수 있는 또 한 가지 방법은 반려동물 기르기다. 반려동물은 평범한 사람들뿐 아니라 그들에게도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개가 좋은 반려가 되어준다. 개들은 아무 차별 없이 사랑을 주고, 그 사람의 사고장애나 환청을 불편해하지도 않으며, 상황이 안 좋을 때도 잘 이해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조현병 환자에게 반려동물을 키우게 하면 대체로 큰 기쁨을 줄 수 있다.
조현병의 모든 것 8장 조현병의 재활, E 풀러 토리
환청 네트워크를 홍보하는 사람들은 환청을 듣는 것은 연속체 상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병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듣고, 문화권에 따라 죽은 조상들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을 예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환청을 듣는 것이 때로는 도움이 된다고까지 주장한다. 환청 네트워크의 한 지도자는 이렇게 선언했다. “내가 환청을 듣는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것은 너무나도 특별하고 독특한 경험이다.”
조현병의 모든 것 8장 조현병의 재활, E 풀러 토리
그러니 우리는 중증 환자들을 위한 정신과의 장기 병상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이는 어사일럼(asylum)의 개념에서 원래 그 단어가 지닌 자선적 의미, 즉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되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이 반드시 다시 걸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으며, 그들이 스스로 돌볼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할 때 그들을 지역사회의 기숙 가정으로 보내지 않는다. 우리는 다발경화증이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다른 중증 뇌 질환 환자 중 스스로 보살필 수 없는 사람들의 장기 병원 병상은 유지한다. 조현병 환자에 대해서도 똑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
조현병의 모든 것 9장 좋은 서비스란 어떠해야 하는가, E 풀러 토리
조현병 환자의 일상생활에서 담배와 커피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이 둘은 사회적 상호작용, 지출, 부채 누적, 호의를 주고받는 일에서 핵심을 차지한다. 일부 조현병 환자는 담배와 커피를 확보하는 일에 너무 집착해 일상 활동이 그 일에 장악당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조현병의 모든 것 10장 10대 주요 문제, E 풀러 토리
또 하나의 문제는 환자가 성인으로서 자기 의지로 동의한 것인지, 아니면 성적인 상황에서 이용당하는 것인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이다. 이는 주로 여성에게 적용되는 문제지만, 때로는 남성도 다른 남성에게 이용당하기도 한다. 가족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해봐야 한다. 그는 성과 무관한 상황에서 상대에게 싫다는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가? 다른 일상적인 기능 영역들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판단력을 갖고 있는가? 성적인 만남에서 좋은 판단력과 분별력이 있는가? 남자를 피하려고 하는가 아니면 찾고 있는가? 그녀가 성관계에 동의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특정한 무엇, 대개는 담배나 음식에 쓸 돈을 얻기 위한 것인가?
조현병의 모든 것 10장 10대 주요 문제, E 풀러 토리
코네티컷주에서 실시한 한 연구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중증 정신질환자들이 마약중개상들에게 당하기 쉬운 것은 사회적 고립과 인지 결손으로 인해 누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잘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죄자들은 조현병 환자들을 ‘손쉬운 먹잇감’으로 여기며, 환자들을 범죄자들이 모여 있는 쇠락한 동네의 그룹홈에 배치하는 관행은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한다.
조현병의 모든 것 10장 10대 주요 문제, E 풀러 토리
미국이 폭력적인 사회라는 점은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이 넓은 맥락 안에서는 조현병 환자들이 전체 폭력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아주 작다. 또한 대부분의 조현병 환자는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다는 점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래도 소수의 조현병 환자들이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것은 사실이며, 그렇지 않다고 우기는 옛 방식으로는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조현병의 모든 것 10장 10대 주요 문제, E 풀러 토리
환자가 공격 또는 폭력 행동을 한 적이 있는 가족은 몹시 통렬한 고통을 느끼며 아주 특별한 종류의 지옥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가족 구성원들은 종종 환자를 두려워하는 동시에 그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을 느끼며 그 행동이 비정상적인 뇌 기능의 산물임을 인지하고 있다. 가족들이 필연적으로 느끼는 이런 양가감정은 무시무시할 정도다. 공포와 사랑, 회피와 다가감이 불안정한 채로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나중에 환자가 아무리 다시 좋아지더라도,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흐르더라도, 과거의 공격이나 폭력의 기억은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조현병의 모든 것 10장 10대 주요 문제, E 풀러 토리
대다수 조현병 환자가 병의 과정에서 어느 시점엔가는 심각한 우울증을 경험한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아서 조현병 환자의 우울증을 경계하고 우울증이 생길 경우 항우울증약으로 적극 치료한다. 우울증은 조현병의 질병 과정 자체에서 생길 수도(즉, 조현병이 뇌 화학에 영향을 미쳐 우울증을 초래할 수도) 있고, 자기 병세의 위중함에 대한 환자의 자각 때문에(즉, 병에 대한 반응으로서) 생길 수도 있으며, 때로는 조현병 치료에 사용하는 약의 부작용으로 생기기도 한다.
조현병의 모든 것 10장 10대 주요 문제, E 풀러 토리
사람들이 조현병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조현병을 초래했다며 서로를 비난할 뿐이다.
조현병의 모든 것 11장 환자와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조현병을 이겨낼 수 있을까, E 풀러 토리
병을 두고 서로를 비난하는 것은 조현병의 비극을 몇 배나 더 증폭시킨다. 조현병은 그 자체로 뇌의 만성질환이며, 개인과 가족에게는 불가항력으로 닥쳐온 불행이지만 그래도 대개는 관리할 수 있는 규모의 불행이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들이 그 병의 무게에 비난까지 더한다면, 조현병은 가족 전체를 이루는 구조보다 더 밑으로까지 뿌리를 뻗으며 무한한 규모의 재앙으로 확대된다.
조현병의 모든 것 11장 환자와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조현병을 이겨낼 수 있을까, E 풀러 토리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송승환 시인과 함께 시를 읽습니다
[문학실험실/신간] 송승환 시집『파』(문학실험실, 2026) 출간 이벤트. 시집 완독회!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와 함께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읽기.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읽기 모임보들레르 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 읽기 1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버지니아 울프의 다섯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아티초크/책증정]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도발적인 에세이집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4월 16일, 체호프를 낭독합니다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싱글챌린지로 읽었어요
아니 에르노-세월 혼자 읽기 챌린지숨결이 바람 될 때MT 법학 싱글 챌린지밀크맨 독파하기
스토리 탐험단이 시즌 2로 돌아왔어요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10번째 여정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스토리 탐험단 9번째 여정 <여자는 우주를 혼자 여행하지 않는다>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유디테의 자본주의 알아가기
지긋지긋한 자본주의왔다네 정말로 자본주의의종말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제발디언 참가자 모집] 이민자들부터 읽어 봅시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동구권 SF 읽어보신 적 있나요?
[함께 읽는 SF소설] 10.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9.우주 순양함 무적호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8.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그믐의 흑백요리사, 김경순
브런치와 디저트 제대로 만들어보기ㅡ샌드위치와 수프디저트와 브런치 제대로 만들어보기솥밥 제대로 만들어보기
혼자 읽어서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
웰다잉 오디세이 1분기에 이 책들을 읽었어요
[웰다잉 오디세이 2026] 3. 이반 일리치의 죽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독서모임에도 요령이 있나요?
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밤] 7. 북클럽 사용설명서 @시홍서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