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4. 조현병의 모든 것

D-29
대부분의 조현병 환자는 전혀 위험하지 않으며, 나는 도심의 어느 거리를 걷는 것보다 정신병원의 복도를 걷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중 망상과 환각, E 풀러 토리
조현병 환자가 위험하다는 믿음도 꽤 퍼져있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1장의 망상과 환각을 읽고 있습니다. 참고로 몇 해 전에 정신질환을 테마로 한 <헬블레이드 : 세누아의 희생> 이라는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게임의 주인공이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설정인데, 플레이하면서 끊임없이 환청과 환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작자는 정신질환을 앓는 것이 어떤 것인지 플레이어들이 경험하도록 게임을 설계했다고 하고, 이를 위해 많은 전문가 및 기관과 협업했다고 합니다. 게임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가는 상당히 좋습니다. 저도 궁금하여 짧게 플레이 해봤는데, 환청을 겪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서운데 시간이 지나면 공포가 적응이 되긴합니다. 하지만 무서움과 별개로 일상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 트레일러를 링크하려다가 악몽꾸실까봐 말았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위키 검색해보시길 바랍니다.
게임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예고편 찾아봤는데 조현병 증상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위기는 굉장히 제 취향이네요. 예전에 사일런트 힐 시리즈 푹 빠져서 플레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 사일런트 힐 시리즈.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게임이네요. 저랑 분위기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궁금해서 헬블레이드의 줄거리를 살펴봤는데 특히 사일런트 시리즈에서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는(제가 아주 좋아하기도 하는) 한 편과 내용이나 반전이 흡사한 거 같습니다.
논리적 사고능력이 손상되는 것은 조현병 사고의 또 한 가지 측면인데, 앞에서 살펴본 몇몇 예에서도 알 수 있다. 한 젊은이는 이렇게 썼다. “내 정신에서 논리를 통제하는 부분이 문밖으로 나가버린 것 같았다.” 또 내가 돌보던 한 환자는 심리테스트에서 “숲속에서 길을 잃으면 어떻게 할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숲의 뒤로 가요. 앞이 아니라.”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것도 조현병 환자의 사고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이다. 듣는 사람에게는 횡설수설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말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단어를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당연한 대응이다.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양가감정도 조현병 사고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지금은 매우 광범위하게 유행어처럼 쓰는 말이지만, 원래는 더 좁은 의미에서 조현병 환자가 반대되는 것들을 동시에 마음에 품은 채 서로 모순되는 생각이나 감정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조현병 환자라면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래, 그들이 나를 죽일 거고 나는 그들을 사랑해.”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텔레비전을 보지 못한다는 것도 재미있네요. 제가 아는 분 중에서 대도시에 살면서도 시골에서 살려는 분이 있는데 이분도 자극량을 줄이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어쩌면 저 시상(thalamus)이 혼란을 겪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대도시에서 살면서 시골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 자극량을 줄이고 싶은 사람, 바로 접니다. ㅠ.ㅠ
저도 그런 편이라, 신자도 아니면서 한 해에 두 세번씩 절에서 짧게 지냅니다. 많이 도움이 되더군요. 자극에 민감한 사람이 있나 봅니다.
제 아는 분 중에서 한 사람이 조현병으로 보여요. 나이는 30대 중반 정도 된 남자인데... 조현병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이미 정신병원에도 입원했다가 퇴원했다가 하는 분이니까요. 말을 하면 확실히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합니다. 그냥 뒤죽박죽이죠. 조현병 사고패턴 중에서 '연상의 이완'에 해당하는 분이네요. 1년에 2개월 정도는 입원했다가 컨디션 좋으면 퇴원하는데 아침에 항상 목욕탕에 갑니다. 요즘에는 주로 그 시간 때에 만나는데 만나면 반갑게 아는 척을 합니다. 과거에는 조금 인연이 있었기 때문인데 물론 두 세 마디 얘기하면 말이 안되니까 내가 인사하고 보내죠. 애 엄마는 혹시 애가 어디 나가서 사람들에게 잘못 보여서(사실 일반인들에게 오해받을 행동을 많이 하니까) 아마 사람들 안 다니는 새벽에만 내보내는 것 같습니다. 이 집 부모님은 이 동네에서는 소문난 맛집을 운영하는 분인데... 자식 때문에 항상 노심초사하죠. 그리고 조현병 중에 폭력적인 조현병자는 거의 없어요. 자신이 사회적으로 매우 낮은 어려운 위치인 거를 분위기로 대략 파악하는 듯 하더라구요.
정확한 진단은 임상의의 판단이 필요하겠지만, 본인과 가족 모두 고생이 많을 것 같네요. 안타깝습니다.
사실 조현병 진단에 필수적인 단 하나의 증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고장애, 정동 이상, 행동 이상 같은 다른 증상들을 함께 겪으면서도 망상이나 환각 증상이 전혀 없는 조현병 환자도 많다. 덧붙여 망상과 환각은 조현병 외 다른 뇌 질환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어느 날 내게 자신의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한 환자가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좋아지고 있다는 걸 알아요. 내 목소리가 그렇게 말했거든요.”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조현병 환자인 마이클 웩슬러는 이를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깔끔하게 요약했다. “정말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상태로 깨어 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보다는 그게 더 나을 거예요.”
조현병의 모든 것 〈1장 광기 내부의 세계: 안에서 보는 모습〉, E 풀러 토리
모든 감정이 빠져나가 공백만 남는다는 이 대목을 읽고 무척 놀랐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책에서 언급된 다른 조현병 증상은 어떨지 조금이라도 상상이 가는데, 감정이 빠져나간 상태는 어떤 상태일지 도무지 상상이 안되네요.
저도 놀랐습니다. 모든 감정이 빠져나간 상태는 우울증에 해당할 거라 생각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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