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4. 조현병의 모든 것

D-29
조현병을 문화적으로 유도된 정신증 혹은 히스테리 정신증과 혼동하는 일도 이따금 벌어진다. 그러한 변성의식상태에는 대체로 개인이 자발적으로 들어가며, 그 상태에 들어간 사람은 외견상 조현병 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신체감각의 변화나 환각이 생기기도 하고, 몹시 흥분해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식이다. 미국에서 이런 상태는 근본주의 종교 예배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다.
조현병의 모든 것 3장 조현병과 혼동되는 병들, E 풀러 토리
조현병이 생기는 대다수는 아동기에 남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실제로 핀란드의 한 연구에서는 나중에 조현병이 발병한 아이 중 유난히 높은 비율이 학교에서 유독 좋은 성적을 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조현병의 모든 것 3장 조현병과 혼동되는 병들, E 풀러 토리
마약으로 인한 정신증: 대마초처럼 비교적 약한 약물을 하고서도 기이한 신체 감각, 신체경계 상실, 편집 망상을 경험할 수 있다. LSD, 펜시클리딘, PCP처럼 강한 마약은 환각(특히 환시), 망상, 사고장애를 일으킨다. 의료진이 마약 남용 경력을 모른다면 조현병으로 진단할 수도 있다. 암페타민은 조현병 증상과 똑같아 보이는 일시적 증상을 초래한다. 분명한 사실은 다량의 대마초 사용은 조현병에 걸릴 소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발병을 앞당길 수 있고 조현병 환자가 대마초를 사용하면 병세가 더 나빠지는 것도 분명하다.
대마초의 오락용도 사용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이었는데 이거 보니까 신중론으로 가게 되네요. 일정한 나이(예를 들어서 60세) 이후에 대마초는 사용해도 문제없다는 생각이었는데 조현병 환자에게는 확실하게 안 좋은가 봐요.
저도 전에는 대마초 합법화에 찬성이었다가 요즘은 의견이 바뀌었어요. 정신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게 된 것도 그런 견해 수정의 한 이유였고, 또 대마초가 실질적으로 마약류 사용의 문턱으로 여겨진다는 점도 인정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누군가 정신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주류 판매를 금지하자고 주장하면 저는 반대할 텐데, 실제로 알코올이 그런 의학적 영향을 미치느냐와 별개로 음주가 마약류 사용의 문턱을 낮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입니다.
예전에는 대마초를 피우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는데, 요즘은 별로 안 궁금하네요. 술보다 대단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
그렇죠? 사실 인류가 조금 더 성숙했다면 대마초는 다양한 의학적 효능과 더불어서 긴장을 완화시켜주니까 사실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실제로 게이트 이론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지만 일단 일탈하게 되면 제일 먼저 접하는 것이 대마초인 것이 현실이거든요. 일단 의료용 대마는 확실하게 풀어줘야 하고(한국에서는 지금 그것도 허용이 안되고 있으니까요) 오락용 대마는 당분간 금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60세가 넘어 은퇴한 사람들은 대마초를 해도 된다고 봅니다... 그 나이 정도면 나름 분별력이 있어서 이게 도움이 될 건 알 수 있을 거고 실제로 '노화' 자체가 조현병의 발병 자체를 느리게 하는 것도 분명하니까요. 즉 왠만한 신경증상은 거의 안 생길 거라는 겁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 결국 가난한 노인들은 허락받은 대마를 호기심많은 청소년에게 판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되겠습니다만 이론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밀매조직을 구성해 경찰 눈을 피하며 품질 좋은 대마를 팔다가 지역 마약조직과 충돌하고, 청소년들이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을 구입할 권리가 있다"며 할배 할매들을 지키기 위한 비밀 자경단을 구성하며, 거리 곳곳에서 마약 팔던 양아치들이 습격 당하는 의문의 연쇄 테러사건을 중년 경찰이 수사하는 이야기를 잠시 구상해보았습니다. 세 세대에 걸친 폭력과 이해의 서사가 될 것 같습니다!
조현병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심각한 병이다. 남성은 항정신병약물에 대해 여성만큼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아 더 높은 용량을 투약해야 하며, 재발률도 더 높고, (사회생활, 결혼, 직업 기록, 자살률, 기능 수준 등으로 볼 때) 장기적인 적응도 여성에 비해 떨어진다. 물론 중증 경로로 이어지는 여성 조현병 환자도 많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남성 환자도 많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확실히 남성에게서 더 많이, 더 일찍, 더 중증 형태로 발생한다.
조현병의 모든 것 4장 발병, 경과, 예후, E 풀러 토리
평균적인 조현병 환자들에게는 30년 경과가 10년 경과보다 더 양호하다는 사실이 지금은 확실히 입증되었다. 이는 대부분의 환자가 서서히 악화된다던 크레펠린의 비관적 믿음부터 계속 이어진 만연한 고정관념과 완전히 어긋난다. 이렇게 장기 예후가 더 좋은 주된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노화가 조현병 증상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조현병 증세는 20대와 30대에 가장 심한 편이고, 40대에는 그 정도가 조금 덜하고, 50대와 60대에는 훨씬 덜하다. 그 이유가 뭔지는 아직 모르고 물론 예외도 많지만, 조현병은 생애 과정에서 노화가 이로운 역할을 하는 몇 안 되는 질병 중 하나다.
조현병의 모든 것 4장 발병, 경과, 예후, E 풀러 토리
좀 위안이 되는 말이더라구요. 나이들면 좋아진다는..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난 조현병 발병할 나이가 지났구나' 하면서 간사한 안도감도 약간 품었습니다...
218페이지에 나오는 말이 무섭군요... 흥미롭게 검토되고 있는 감염원은 고양이를 숙주로 하는 톡소포자충이라는 기생충이다. 조현병 및 관련 정신증이 있는 환자들에게 톡소포자충에 대한 항체가 증가해 있었다고 보고한 연구가 80건이 넘는다. 조현병 환자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어린 시절 고양이가 있는 집에서 자랐던 비율이 높았다고 보고했고, 다른 2건의 연구에서는 이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중국의 연구에 따르면 대학에 입학할 당시 톡소포자충 항체가 있는 학생들은 이후 4년 사이에 정신증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만약 정말 조현병과 고양이 기생충 사이에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고양이들(특히 길고양이들)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생각하면 으스스하지요. 저는 『거실의 사자』라는 책에서 이 이야기를 먼저 읽었어요. (그래서 어느 SF 단편에서 뇌에 영향을 미치는 기계와 고양이 기생충을 잠깐 언급했습니다.) 톡소플라스마 자체가 굉장히 신기한 기생충이더라고요. 생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사람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거실의 사자』에 나오던데 재미있는 책이니 소심하게 추천해봅니다. ^^
거실의 사자독특한 주제의 글을 기고해오던 애비게일 터커. 평생 고양이와 함께해온 그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이 기르는 이기적이고 식탐 많은 고양이 ‘치토스’에게 헌신하는 스스로가 이상하게 느껴졌고,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에 관한 탐구를 시작해 『거실의 사자』를 통해 인간이 고양이에게 받는 것 없이 함께 사는 까닭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고양이가 어떻게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고 사람들은 어째서 유독 고양이에 열광하는지 살펴본다. 인간은 고기와 공간을 놓고 고양이와
거실의 사자 블로그를 보니 지금 지구상에 8억 마리의 고양이가 있고 고양이가 수많은 다른 동물을 멸종시켰다고 합니다... 보통 인류세라고 해서 인류가 많은 동물을 멸종시킨 줄 알았는데 고양이도 아주 크게 한몫을 했군요...
읽다 보면 고양이에 대해 정이 떨어지게 되는 기묘한 책입니다. ㅎㅎㅎ 저는 개를 좋아하니까 별 상관 없었지만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반려동물을 아예 안 키우는 사람보다 오히려 건강이 안 좋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개 키우는 사람은 건강이 좋고요.)
집안에 상전을 모시면... 건강이... 쿨럭...
그런데 정말 저 책을 읽다 보면 고양이가 집안의 상전임을 깨닫게 됩니다. 인류가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된 게 어떤 쓸모(쥐를 잡는다든가 하는) 때문이 아닌 것 같다네요. ㅎㅎ
이러한 초과 사망률의 주요 원인은 자살이며, 10장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조현병 환자의 자살률은 일반인에 비해 10~13배 높다. 그러나 자살 외에도 사고, 질병, 건강에 해로운 생활방식, 불충분한 의료, 노숙 등 초과 사망률을 끌어올리는 다른 요인들도 있다.
조현병의 모든 것 4장 발병, 경과, 예후, E 풀러 토리
마지막으로 또 하나, 확실히 입증되었지만 여전히 신기한 사실이 있다. 조현병이 있는 사람은 류머티즘성관절염에 거의 걸리지 않고, 류머티즘성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조현병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류머티즘성관절염은 조현병을 예방하는 요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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