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혼자 읽기

D-29
철학자와 저널리스트 등 국내 필진 8명이 함께 쓴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를 22일 동안 혼자 읽는 1인 모임입니다. 272쪽짜리 책인데 틈틈이 밑줄 친 구절들 올리면서 가볼까 해요. 전자책으로 읽을 예정이라 페이지 표시는 따로 하지 않을게요.
[ 프로이트는 지금까지 세 차례 그러한 혁명이 일어났다고 이야기한다. 코페르니쿠스, 다윈, 그리고 프로이트 자신이 일으킨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그 각각을 인간학의 1차, 2차, 3차 혁명이라고 한다면, 지금 우리는 바로 인간학의 4차 혁명과 마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한창 유행이지만, 사실 인간학의 ‘4차 혁명’은 이보다 전에 나온 표현이다. 2014년, 루치아노 플로리디라는 철학자가 『4차 혁명』이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거기서 그는 정보기술이나 디지털기술이 야기하는 인간 본질 및 삶의 방식 변화가 인간학의 4차 혁명을 추동한다고 주장한다. ] 〈프롤로그: 왜 지금 포스트휴먼인가?〉 (신상규)
[ 기술-사회적 조건이 급변하면서, 우리가 타인 혹은 비인간 타자와 관계를 맺거나 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서도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자기 인식의 양상이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그렇다면 결국 과학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산업 성장이나 경제발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활동과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근본적인 조건이나 구조를 새롭게 상상하는 인문학의 문제가 된다. ] 〈프롤로그: 왜 지금 포스트휴먼인가?〉 (신상규)
[ 탈휴머니즘을 지향하는 포스트휴먼 담론은 기술 변형 시대의 인간이나 혼종적 생명 형태,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적 인공물들, 즉 인간-생명-기술이 결합하여 빚어내는 다양한 포스트휴먼 현상들을 적절히 이해하고 그에 대응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시도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 ‘기계‘, ‘생명’을 철학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새롭게 이해하도록 만들어 주는 패러다임이나 언어 문법의 모색이 필요하다. 근대적 이분법에 묶인 인간 중심적인 언어나 용어가 아니라, 과거의 속박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덕적 상상과 경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어휘나 언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간-자연-기술과 연관된 개념들을 새롭게 재발명하거나 갱신함으로써, 그러한 상상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포스트휴먼 담론의 주요한 이론적 목표이다. ] 〈프롤로그: 왜 지금 포스트휴먼인가?〉 (신상규)
[ 포스트휴먼 담론은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단순히 기술 발전으로 가능해진 기계장치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포스트휴먼이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러한 장치들이 우리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회적 실천, 가치, 제도에 뿌리내리고(embedded) 있는 모습, 그리고 장치들과 더불어 공진화하는 일상성의 조건 변화를 함께 포함하는 기술-사회적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이는 변화된 기술 조건 속에서 우리 인간이 지구에 거주하는 방식, 즉 우리가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으며, 어디에 살며, 어떻게 이동하고 소비할지와 같은 삶의 습관을 바꾸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이는 또한 우리가 전통적인 인간과의 관계뿐 아니라 지금까지 온전하게 인정받지 못했거나 혹은 새롭게 출현할 인간/비인간 주체들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를 상상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 〈프롤로그: 왜 지금 포스트휴먼인가?〉 (신상규)
결국 과학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산업 성장이나 경제발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활동과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근본적인 조건이나 구조를 새롭게 상상하는 인문학의 문제가 된다.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신상규, 이상욱, 이영의, 김애령, 구본권, 김재희
인간-자연-기술과 연관된 개념들을 새롭게 재발명하거나 갱신함으로써, 그러한 상상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포스트휴먼 담론의 주요한 이론적 목표이다.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프롤로그: 왜 지금 포스트휴먼인가?〉 (신상규), 신상규, 이상욱, 이영의, 김애령, 구본권, 김재희
학술적으로 ‘지능’은 지능을 가졌다고 설정되는 대상의 행위나 결과물의 특징으로 판단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인공지능이 ‘지능’을 가졌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인공지능이 산출하는 결과물은 분명 인간의 기준으로 보아도 뛰어난 지능의 산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지능은 인간의 지능과 ‘매우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인공지능은 우리에게는 지극히 ‘낯선 지능’이다.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1장 기계지능: 3만 년 만에 만나는 낯선 지능〉 (이상욱), 신상규, 이상욱, 이영의, 김애령, 구본권, 김재희
문학 작품을 쓰는 인공지능도 있다. 인간의 언어가 워낙 맥락 의존적이고 여러 복잡한 상황적 요인에 의해서 의미가 중첩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서 순수 문학 작품은 아직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렇지만 스토리라인이 간단하고 등장인물의 대사가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은 제법 그럴듯하게 써 낸다. 문학 인공지능의 다음 도전은 추리소설이라고 한다.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1장 기계지능: 3만 년 만에 만나는 낯선 지능〉 (이상욱), 신상규, 이상욱, 이영의, 김애령, 구본권, 김재희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앞서의 가정, 지적인 결과물의 배후에는 의식적 경험을 하는 지적인 존재가 있다는 가정을 다시 살펴보자. 이에 대해 철학자들 사이에도 논쟁이 많다. 한쪽은 의식적 경험도 없이 기능적 수행만 할 뿐인 인공지능은 진짜 지능이 아니라고 단정한다. 예를 들어, EMI 프로그램은 진정한 의미에서 작곡을 한다고 볼 수 없다. EMI의 계산 결과를 우리 인간이 작곡이라고 인식하는 것뿐이다. 오직 인간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지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인공지능은 자기가 뭘 하는지도 모르면서 고작 인간 흉내만 낼 뿐이다. 그렇게 봐야만 할까? 감탄스러운 지적인 결과물, 그리고 그 결과물을 의식적으로 경험하고 자각하면서 만들어 내는 것이 여태까지 지능의 두 가지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다. 인간지능에서는 이 두 요소가 거의 항상 함께 등장했다. 그러다 보니 간과되었던 철학적 가능성이 있다. 바로 지적인 결과물과 의식적 자각은 별개이고 지능이 발현되는 맥락에서 항상 함께 구현될 필요는 없다는 가능성이다. 의식적 경험이 없이 EMI나 알파고처럼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지능을 부여하자는 입장이 있다. 이를 지능에 대한 기능적(functional) 정의라 한다. 우주에는 다양한 종류의 지능이 있고 그중에 인간에게는 매우 ‘낯선 지능’도 있다는 입장이다. 인공지능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능에 대한 이 기능적 정의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1장 기계지능: 3만 년 만에 만나는 낯선 지능〉 (이상욱), 신상규, 이상욱, 이영의, 김애령, 구본권, 김재희
인공지능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해 보자. 인공지능은 인간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 낸 지능이라는 뜻이다. 용어 자체가 주종의 관계를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인간의 역사에서 일종의 유비를 찾게 된다. 예를 들어, 고대 로마 공화정 시기의 노예 지도자 스파르타쿠스가 반란을 일으킨 사건에서 원래 인간 주인에게 복속되었던 인공지능이 나중에는 인간을 지배하려 들 것이라는 연상도 하게 된다. 〈1장 기계지능: 3만 년 만에 만나는 낯선 지능〉 (이상욱)
인공지능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해 보자. 인공지능은 인간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 낸 지능이라는 뜻이다. 용어 자체가 주종의 관계를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인간의 역사에서 일종의 유비를 찾게 된다. 예를 들어, 고대 로마 공화정 시기의 노예 지도자 스파르타쿠스가 반란을 일으킨 사건에서 원래 인간 주인에게 복속되었던 인공지능이 나중에는 인간을 지배하려 들 것이라는 연상도 하게 된다.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1장 기계지능: 3만 년 만에 만나는 낯선 지능〉 (이상욱), 신상규, 이상욱, 이영의, 김애령, 구본권, 김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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