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리얼리즘> 함께 읽기

D-29
"대안은 없다"는 관념을 불러들이고 "고되게가 아니라 스마트하게 일하기"를 권고하는 것은 자본주의 리얼리즘이 포스트포드주의에서 노동쟁의의 풍조를 조성하는 방식을 보여 준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12, 마크 피셔
우리가 출발해야 하는 역설은 사회적 삶의 모든 층위에서 볼 수 있는 전대미문의 변화 속도와, 그런 변덕스러움과는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온갖 측면ㅡ소비 제품에 느끼는 감정, 인위적 공간에 고유한 언어ㅡ에 있어서의 전대미문의 표준화가 병존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25, 마크 피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극심한 사회적, 경제적 불안정성이 익숙한 문화적 형태들을 갈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 않다. ... 새로운 기억들을 만들지 못하는 무능, 이것이 포스트모던한 곤경을 짚어 주는 간명한 정식이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26, 마크 피셔
그러나 브라운이 '정치적 합리성'이라고 부르는 층위에서 나타나는 둘(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의 모순적 관계는 정치적 주체성의 층위에서 맺어지는 공생 관계를 전혀 방해하지 않는다. 그리고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가 상이한 가정을 따르며 전개되었다 하더라도 브라운의 논리에 따르면 이 둘은 공적 영역 및 민주주의를 침식하는 데 있어서는 서로 협력하며, 정치적 과정이 아니라 상품에서 해결책을 찾기를 기대하는 피지배 시민을 만들어 냈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28, 마크 피셔
무능한 정부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어떤 불신에서, 즉 전 지구적 자본주의가 초래한 정부의 주변화라는 결과는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서도 보모 국가는 지속적으로 적대시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32, 마크 피셔
아마도 이는 정치적 무의식의 층위에서는 총괄하는 관리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신호, 우리가 지금 지배 권력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가 모호하고 설명할 수 없는 이해관계 속에서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기업 같은 것이 되었다는 신호일 것이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32, 마크 피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카프카의 비범한 천재성은 자본에 고유한 부정무신론을 탐사했다는 점이다. 중앙은 행방불명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찾거나 정립하는 일을 멈출 수 없다. 거기에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책임을 질 수 없는 무엇이 거기에 있다는 뜻이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37, 마크 피셔
생태 재앙의 원인은 어떤 비인격적인 구조다. 그 구조는 온갖 방식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정확히 말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주체는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주체, 즉 집합적인 주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직면해 있는 전 지구적인 다른 모든 위기와 마찬가지로, 생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주체가 구축되어야 한다. 그런데 적어도 라이브에이드 공연의 합의적이고 감상적인 태도가 광부 파업의 적대를 대체했던 1985년 이래 영국의 정치 문화에 자리 잡아 온 윤리적 직접성에 대한 호소는 그런 주체의 등장을 끝없이 지연시키고 있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39, 마크 피셔
자본주의에는 확실히 음모들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더 깊은 층위의 구조 덕분에 그 음모들이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42, 마크 피셔
구조는 많은 경우 정확히 그 기업 구조에 속한 개인들이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을 때만(암묵적으로든 공공연하게든) 환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45, 마크 피셔
부성적 초자아로의 회귀, 가령 가정에서의 완고한 아버지, 방송에서의 리스주의적 오만함 등으로 회귀하기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면, 우리는 도전하기를 거부하고 교육하기를 거부하는 데서 연유하는 단조로우며 빈사 상태에 처한 순응의 문화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49, 마크 피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버로스처럼 스피노자는 중독이 일탈적 상황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표준 상태임을 보여 주는데, 이 인간 존재는(자신들 및 세계의) 얼어붙은 이미지에 의해 습관적으로 반응적, 반복적 행동에 사로잡히게 된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자유란 우리가 우리 행위의 실제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때만, 우리를 취하게 만들고 도취시키는 '슬픔의 정념들'을 물리칠 때만 성취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51, 마크 피셔
체중 감량, 집 꾸미기, 외모 가꾸기 등은 '합의적 감성(consentimental)의 체제에 속한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52, 마크 피셔
도덕성은 감정으로 대체되어 왔다. 커티스의 주장에 의하면 "자아의 제국"에서는 모든 사람이 모종의 유아론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채 동일한 감정을 느낀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54, 마크 피셔
이와 대조적으로 시청자를 성인으로 대하면서 이들이 복합적이고 지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문화 생산물에 대처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쪽은 부성주의 문화다. ... 마르크스주의적 슈퍼 보모는 제한을 부여하는 자, 우리가 우리의 이해관계를 스스로 인식할 수 없을 때 우리를 위해 행위하는 자일 뿐만 아니라 이런 종류의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고 낯선 것과 그에 대한 우리의 욕망에 내기를 걸 준비가 되어 있는 자이기도 할 것이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57, 마크 피셔
앞서 애덤 커티스의 언급이 분명히 알려 주듯 후기 자본주의를 지배하는 정서는 공포와 냉소주의다. 이런 감정은 대담한 사유나 기업가적 도약에 필요한 영감을 주지 못하고, 순응이나 변화 없는 상태에 대한 추종을 불러오며, 이미 성공을 거둔 상품과 아주 유사한 상품들만 제작하도록 유도한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58, 마크 피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진정으로 새로운 좌파의 목적은 국가를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일반의지에 종속시키는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59, 마크 피셔
신용 위기는 하나의 기회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거대한 사변적 시험대로, 회귀가 아니라 갱신을 위한 하나의 원동력으로 여겨져야 한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63, 마크 피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우리가 현재를 살 만하게 만들기 위해 발전시켜 온 보상적인 욕망과 도취 상태를 포기하기가 아주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럼에도 다시 저는 상품에 대한 이런 절제를 물러섬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상이한 종류의 욕망이 출현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기를 더 선호합니다.
자본주의 리얼리즘: 대안은 없는가 p.189, 마크 피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실재가 현실에 의한 억압을 통해 구성되는, 재현할 수 없는 X이고 겉으로 드러난 현실의 장 내에 있는 균열과 비일관성 속에서만 엿볼 수 있는 외상적 공백이라는 말 --> 여기가 예술의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재와 현실을 딱 붙어있는 것으로 경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그 균열을 경험한 이들이 정신분열이 되지 않으려면 혼자서라도 그 균열을 호명하고 이름붙여서 자기의 '현실'로 만드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자본주의 리얼리즘에 대항하는 한가지 전략은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현실의 기저에 있는 실재(들)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이데올로기 없이 순수하게 실재를 인식한다는 것은 불가능할테니 '현실' 너머를 호명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보는 것이 '실재'가 아니다 라는 걸 환기 시키는 작업이겠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는 끊임없이 "메블리도의 꿈"이라는 책 안의 세계를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왜 그렇게 그 소설안에서 위로를 느낄까 궁금했는데 그 소설은 제가 '현실' 속에서 보고 있는 균열과 가장 비슷한 모양의 균열을 그려내주고 호명해주어서 저에게 그 세계에 있는 것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주기 때문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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