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서점] 안희연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같이 읽기

D-29
@겨울매미 책이 잘 도착했으려나요:) 안희연 시인의 문장은 곱씹어 읽을 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종일 모가 나있던 마음이 둥글게 다져지는 기분. 전작 <단어의 집>을 읽을 때 시종 그런 기분이 들었는데, 신작은 어떠할지 몹시 기대됩니다. 저도 오늘부터 제대로 읽기 시작합니다. 같이 잘 읽어나가 보아요!
단어의 집내력벽, 탕종, 잔나비걸상, 선망선, 플뢰레, 파밍, 모탕…. 8시 뉴스나 신문의 과학·기술 섹션에서 본 듯한, 혹은 학술·전문 콘텐츠에 나올 법한 단어들. 평소 잘 쓰이지 않아 그 뜻이 한 번에 떠오르지 않는 단어들. 신간 《단어의 집》은 이렇게 비(非)시적인, 건조한, 테크니컬한, 아카데믹한 단어들이 시인의 일상에 기습적으로 끼어들어 ‘가장 문학적인’ 사유의 통로를 여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안희연은 “모든 단어들은 알을 닮아 있고 안쪽에서부터 스스로를
어제 책을 잘 받아서 오늘 아침부터 읽고 있습니다. 함께 보내 주신 마음도 감사히 받았습니다. 책 정보를 살펴보니 ‘단어의 집’에도 흥미가 돋아요. 저의 독서 대기 리스트에 넣습니다.
<단어의 집>은 이번 신간과 연달아 혹은 동시에 읽어도 좋을 듯 합니다. 저는 되려 시인 님의 시집을 아직 못 읽어봐서 위에 꽂아주신 책부터 서점 입고 목록에 넣어두었어요. 산문을 먼저 읽고 시를 읽으면... 시인과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 드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도 그럴지 궁금합니다. 아직 정식으로 공지 하지는 않았지만 5월엔 서점에서 안희연 시인 님과 만남도 가져보려 하고 있어요. 지금 이 모임에 참여해주신 분들과 함께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흐흐.
저는 시집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을 읽으며 제 마음에 찹쌀떡처럼 착 달라붙는 시들이 많아 놀라는 중이에요. 전에 사 뒀다가 이제야 읽는데 왜 그동안 안 읽고 있었나 싶기도 하고요. 안희연 시인 오시는 날 저도 참석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 봅니다. _()_
긴 시간 일하고, 운동 다녀오고, 밥해먹고, 아들 공부 봐주고... 꽉 찬 스케줄에 지칠만도 한 화요일... 무슨 서점 스티커가 붙은 택배를 받아들고는 가슴이 활짝 열리고 몸이 저절로 춤추는 밤입니다. 책의 목차를 보고 있으니, 고스란히 타자기가 떠오르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집니다 :) 4월은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설레이네요. 책을 펼치니 작가님의 손글씨에 감동 한아름 먹었습니다. 우리 무슨서점 사장님~~~ 초능력자! 어쩜. 무슨서점은 사랑입니다 ♥
바쁜 화요일을 보내셨군요! 저도 화요일은 보통 책 입고를 하는 날이라 항상 분주합니다. 특히 어제는 서점에 사진 촬영 팀까지 오셔서 더 정신없이 보냈네요. 오늘 수요일은 드디어 날이 좋아져서 신나게 오픈! 했으나 서점 내부는 여전히 서늘합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전 어찌저찌 독감에서 벗어났음에도 목은 도대체 낫지를 않고 있어요ㅜ
재운다는 말은 왜 이리 다정하면서도 아플까. 자장자장. 밤을 재운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재운다. 이런 밤이라면, 아껴 먹지 않을 도리가 없다.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p24, 안희연
<단어의 집>을 읽을 때도 너도나도 알고 있는 단어를 전혀 생각지 못했던 시선으로, 언제나 이토록 따스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니(!) 하며 감탄했었는데요. 신간을 읽으니 이건 안희연 시인만의 주특기가 아닌가 싶습니다.ㅎㅎ 생각보다 부모님의 과거를 잘 모르고 있는 저를 돌아보면서 '보늬밤조림' 파트를 읽었습니다. 오늘은 엄마랑 통화하면서 이것저것 좀 물어봐야겠어요.
그 밤, 우리가 머문 곳은 비눗방울로 만들어진 방공호 안이었다. 곧 터져버릴 것을 알면서도 잠시나마 안전했다.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37쪽, 안희연
위의 구절은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1부를 읽으면서 그 표현의 적확함에 감탄했던 문장들이에요. 한편, 45쪽에서는 ‘복모구구’라는 사자성어를 배웠네요. 한자로도 찾아보고 앞으로 편지 쓸 때 써먹어야겠어요. 하루 종일 먹는 것 생각이 머리에 가득한 사람으로서, 1부를 읽으며 참 좋았습니다. 맛나고 아기자기한 먹을거리와 삶을 연결지은 글들이니까요. 저도 글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먹는 것 얘기를 한번 써 봐야겠습니다.
호주머니의 쓸모, 울타리의 쓸모, 침묵의 쓸모, 밤의 쓸모…. 세상 만물에는 저마다의 쓸모가 있고 그것을 일깨우는 것이 쓸모의 쓸모다.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p.33, 안희연
위에 꽂아둔 문장 뒤로 이어지는 '쓸모'에 대한 글입니다. '비밀의 쓸모, 노래의 쓸모, 이웃의 쓸모, 쪽빛의 쓸모. 어떤 단어든 쓸모라는 말을 붙여보면 그것에 대한 선호가 분명해진다. 전쟁의 쓸모, 차별의 쓸모. 그런 쓸모는 몇 번을 고쳐 생각해 봐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 잠시도 곁에 두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가늠할 수 있다. 동행하고 싶은 단어인지 아닌지. 중요한지 덜 중요한지,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법칙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 삶을 운용해나가는 데 꽤 도움이 되는 소거법이다.'(34p) 1부를 모두 읽고 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 말이 '밤을 재운다'와 '쓸모의 쓸모' 더라고요. 특히 '쓸모'는 입안에서 발음해 볼수록 생경한 단어인데도 ( @겨울매미 님이 언급하셨듯) 작가가 설명하는 '쓸모'의 쓸모가 저에게 너무나도 적확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글에는 글쓴이가 가진(여기는) 삶의 진리가 그대로 드러난다고 생각하는데요. 안희연 작가가 가진 삶의 진리는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에 듭니다. 여러 부분에서 공감하며 1부 읽기를 마쳤네요. 다들 1부 모두 읽으셨는지 모르겠군요. 모임 시작일에서 목요일까지 날짜가 좀 바투었지요... 남은 부분도 찬찬히 같이 읽어나가 보아요!
@무슨 님이 인용해 주신 부분을 저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낮잠의 쓸모: 심각한 줄 알았던 일이 생각만큼 잘못된 것만은 아님을 깨닫게 해 준다. 심심함의 쓸모: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해 준다. 빗소리의 쓸모: 일상에 차분한 색채를 씌워 준다. 거짓의 쓸모: ‘비눗방울로 만들어진 방공호’(37쪽)를 마련해 준다. 음악의 쓸모: 지금 여기 이 상황 말고 다른 세상이 있음을 기억하게 해 준다. 어떤 문제에 대한 과몰입 상태를 흩뜨려 준다.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보았는데 무척 재미있네요. 참고로 위에 적은 쓸모들을 저는 오늘 하룻동안 다 체험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거짓의 쓸모’에 대해 고백하자면 오늘 저녁 모임 때 술 마실 거면서 밥만 먹을 거라고 남편한테 거짓말해 놓았거든요. 서너 시간 후 터져 버릴 비눗방울입니다. ^__^
하룻동안 다 체험하신 쓸모들이라는 말에 조금 웃었습니다.ㅎㅎㅎ @겨울매미 님이 열거해주신 걸 읽다보니 저도 오늘의 쓸모들이 무엇이 있었나, 고민해보게 되네요. 오늘 저의 가장 큰 쓸모는 '말 걸기'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서점 근처 골목에서 하는 공사 때문에 내내 시끄러웠거든요. 소음 때문에 고통 받던 사이, 그 혼란함을 헤치고 서점에 오신 분이 계셨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눈치를 슥 보고 말을 걸까 말까 고민했을텐데, 오늘은 저도 모르게, 아주 무심코 말을 걸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대화 덕분에 잔뜩 모 나있던 기분이 스르르 풀렸습니다. 돌이켜보니 굉장한 쓸모였네요. 사소한 것들의 쓸모를 파악하려고 하니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일도 내일의 쓸모를 찾아 봐야겠어요!
애쓰지 마. 결국엔 흘러가게 되어 있어. 그건 하엽(下葉) 지는 시간이란다. (중략) 세상 모든 일이 그래. 하지만 안에 있어. 머잖아 돌아올 잎이 있어.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80-81쪽, 안희연
웬일인지 자꾸만 자신감이 떨어지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되는 요즘, 이 구절이 크게 마음에 와 닿기에 공유해요. “안에 있어. 바깥이 아니라 안에 있어.” (80쪽)
저도 이 부분을 여러 번 읽었어요. 바깥이 아니라 안에 있다. 그 말은 아래 문장과도 이어지는 듯 해서 하나 더 꼽아봅니다.
나는 헤맴에 최선인 사람이고 싶다. 현실은 빈약한데 이상은 턱없이 높아서가 아니라, 적당히 타협할 줄 모르는 까다로운 성미 때문이 아니라, 더 나은 무언가가 있다는 믿음 자체가 우리를 살아가게 하기 때문에 그렇다.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p.81, 안희연
2부의 몇 챕터를 남겨두고 아껴 읽고 있습니다. 결국 내일까지 다 읽게 되겠지만, 그래도 천천히 읽고 싶어요. 이번 산문집은 두고두고 곱씹어 읽고 싶은 구절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밑줄을 계속 긋고 있습니다. 밑줄만 그엇을 뿐인데 제 것이 된 것 같은 기분. 그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서 긋고 또 긋고 그러고 있네요.
눈앞에 주어진 갈림길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저는 꽤나 단칼에 해버리는 편인데요. 가끔은 앞뒤 재지도 않고, 어떤 굳은 신념 따위도 없이 그저 내키는 대로 합니다. 고민하는 시간을 최소화해 그 시간이 주는 고통을 피하고 싶기도 하고, 내 직감을 믿는다, 제일 처음 떠오르는 게 정답(!) 같은 이런저런 이유가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그간 해온 일들이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어떤 결정이든 해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었기에(그래야 끝나기에, 마감이 있기에), 그런 일 처리에 인이 박혀서 그렇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문에 무언가를 선택할 때 '일단 선택해. 선택한 것이 좋아지게 만들면 돼.' 이런 마음으로 하지요. 해서 저 문장이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헤멤에 최선인 사람이라니. 헤메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그것에 최선을 다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안희연 작가의 글은 저도 몰랐던 저의 관념을 여러차례 전복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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