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3. 애거서 크리스티 자서전

D-29
‘경찰과 탐정은 체제를 수호하는 사람이므로, 경찰과 탐정이 범인을 잡아 처벌하는 추리소설은 본질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주장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아마 줄리언 시먼스의 책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때는 사회파 소설 모르는 소리라고 웃어넘겼는데,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님의 작품에는 꽤 들어맞는 얘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와 별개로 ‘대중문학은 도피문학이고, 도피문학은 독자의 눈을 현재 사회 부조리에서 돌리게 만든다, 고로 보수적’이라는 주장에 저는 썩 동의하는 편은 아니에요. 한데 막상 이런저런 작품과 평론을 접하다 보면 마음이 오락가락합니다. 소위 순문학이라는 게 더 도피적으로 여겨질 때도 많고,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대중성이 높은 문학도 있고, 그런가 하면 어떤 대중문학을 볼 때는 정말 아편이나 다름없게 느껴지고... 잘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가입했습니다. 벽돌책 좋아하고, 애거서 크리스티 좋아합니다. 참여가 늦어서 책 읽기 속도를 맞추기는 힘들 것 같지만 읽어보고 싶은책 리스트에 추가했습니다.
612~621쪽, 크리스티 여사님의 두 번째 결혼 이야기. 찰스 디킨스 소설 같네요.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631쪽, [우리는 어설픈 이탈리아 어로 선장과 수다를 나누었다. “맛있나요? 다행이네요. 영국 음식 달라고 했는데, 정말 영국 음식 같죠?” 나는 그가 영국에 올 일이 결코 없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만약 왔다가는 영국 음식이 어떤지를 알게 될까 지극히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이것이 영국인도 인정하는 영국 요리의 위엄이다!
636쪽, [“아이고, 임무는 무슨. 일이 뭐고, 임무가 대체 뭐기에? 임무? 그건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긴 영국 사내들은 하나같이 그 모양이지. 냉혈한들. 프루와되르(냉담) 그 자체야. 영국 남자와 결혼하는 건 비극이야! 그 어떤 여자도 영국인과 결혼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사랑만 가득한 사람과 결혼하면 존경심이 안 들 거 같아요. 임무가 있는 사람만이 주는 매력이 있지 않나요?
저는 어릴 때에는 영화 《카사블랑카》를 보면서 험프리 보가트가 단연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드니까 왜 잉그리드 버그만이 보가트를 따라가지 않고 남편을 택하는지 알 거 같더라고요.
640쪽, [“얘야, 너는 정말 대단한 작가야. 그런 엄청난 실력을 갖고 있는데, 뭐랄까… 좀 더 ‘진지한’ 글을 써보지 그러니?”] 대중소설에 대한 비하의 역사는 유구하네요. 동서양 가리지도 않고.
642쪽,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여사님 작품이 『수수께끼의 할리퀸』인데!
뒷부분은 그냥 설렁설렁 읽었습니다. 독서모임용 발제를 두 가지 만들었는데, 이 모임은 1시간 뒤에 종료될 예정이지만 그냥 올려 봅니다.
북 토크 Ⅰ : ‘재미있는 인생’ 매뉴얼 만들기 책은 기대와 다르게 다소 밋밋했지만,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님의 인생이 매우 흥미진진하고 충만했음은 부정할 수 없겠습니다. 여사님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듯하고요. 그런가 하면 훨씬 더 현란하지만 전체적으로 부럽지는 않은 몬티 오빠의 삶도 제법 자세히 묘사됩니다. 저 역시 인생을 재미있게 살아보고 싶은 사람으로서, 책을 읽으며 두 가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나는 삶의 재미는 우리가 행복이라고 부르는 상태와는 다를 수 있다는 것. 즉 행복하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상태는 존재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로 이사나 여행 같은 작은 요소들이 인생의 재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마치 음식에 풍미를 더해주는 향신료처럼요. 그렇다면 그 요소는 어느 정도의 비율로 추구해야 할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그 요소들의 적정 비율을 개인적 지침으로 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공상까지 하게 되더군요. 아래와 같은 사항들을 순서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재미있는 인생을 살려면 삶의 환경을 완전히 바꾸는 일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몇 년에 한 번씩 이사를 하는 게 적당하다고 보시나요? 모든 것이 완벽한 ‘꿈의 집’을 얻더라도 너무 오래 살면 이사를 하는 게 좋다고 보시나요?
-재미있는 인생을 살려면 직장 환경을 완전히 바꾸는 일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재의 직장이나 직업에 무척 만족하더라도 수십 년이라는 기간을 고려해보면 전직, 혹은 이직을 꼭 해야 더 인생을 재미있게 살 수 있다고 보시나요?
-재미있는 인생을 살려면 여행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1년에 적당한 여행 횟수와 기간은 얼마라고 보시나요? 쾌적한 일정이 되지 않을 것임을 뻔히 알면서, 불편하고 고생스러운 여행지로도 떠나야 한다고 보십니까?
-재미있는 인생에는 불확실성이 꼭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적당할까요? 내가 시도하는 일이 10가지가 있다면 그 중 몇 가지 정도가 정확히 내가 예측한 대로 진행되기를 바라십니까?
-재미있는 인생에는 스트레스가 꼭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좋은 스트레스(ex: 연애)와 나쁜 스트레스(ex: 층간 소음)가 따로 존재한다고 보십니까? 좋은 스트레스와 나쁜 스트레스를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구분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그 방법은?
-재미있는 인생을 살려면 가치관이나 정치 성향, 취향이 나와 같지 않더라도 다양한 사람들을 정기적으로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밀수업자나 부동산 투기꾼과 가끔 와인을 마시는 일은 어떨까요? 마약왕이나 마피아 보스라면 어떻습니까?
-재미있는 인생을 살려면 도덕법규를 가끔 어겨야 한다고 보십니까? 일탈이 허용되는 범위는 어디까지입니까? 정부 당국이 금지한 작품을 보는 것은 괜찮습니까? 회사의 윤리 강령을 어기는 일은? 방역 수칙을 어기고 친구들과 모여 술을 마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재미있는 인생을 살려면 온전히 개인으로서 주체가 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긴 인생을 살면서 한 번 정도는 창업이나 창작, 혹은 출마에 도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그 분야에 큰 재능이 없고 승산도 낮아 보이면 하지 않는 편이 나을까요?
-재미있는 인생을 살려면 가끔 실패하기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늘 성공하고 승리하는 인생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실패가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빈도와 크기의 실패가 적당합니까? 인간관계에서의 실패도 필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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