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3. 애거서 크리스티 자서전

D-29
노래를 부른 믹 재거와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
281쪽, 비행기에 대한 열광과 택시를 휘파람으로 부르는 방식이 퍼지는 것. 이 당시 사람들도 자기들이야말로 혁신의 시대를 살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재미있습니다.
283쪽, [친구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환경적으로 사귀게 된 사람들로서 나와 무엇인가 같은 일을 공유한다. 이들은 구식 리본 댄스와 같아서 굽이굽이 나아가며 내 인생을 스쳐가고, 나 역시 굽이굽이 나아가며 그들 인생을 스쳐간다. 몇몇은 기억하고, 몇몇은 잊는다. 둘째로, ‘선택된’ 친구가 있다. 수는 많지 않지만, 서로에 대한 진정한 관심 때문에 함께하고, 운명이 허락하기만 한다면 평생을 친구로 지낸다.] 매우 동의하는 분석입니다.
283쪽, [남자와 여자 사이에 무엇이 우정을 가져오는지는 나도 모른다. 남자는 그 속성상 여자를 친구로 두기를 원하지 않는다. 친구가 되는 것은 우연히 이루어진다. 예컨대 남자가 이미 다른 여자에게 매혹되어 있어 누군가에게 그녀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면 종종 여자도 친구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반면, 여자는 남자와의 우정을 갈망하곤 한다. 다른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며 기꺼이 친구가 되어 준 결과, 매우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 서로 인간으로서 관심을 갖게 된다. 물론 양념으로 소금을 치는 듯한 성적인 긴장감도 분명 어려 있다.] 에... 제 경험으로는 맞는 얘기인 거 같은데, 사랑이건 이성 간의 우정이건 제가 경험이 미천한 터라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하네요.
286쪽, 크리스티 여사님이 시를 쓰지 않고 추리소설을 쓰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289쪽, [“써 보기 전에는 쓸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어.”] 혹시 이 책 최고의 명언 아닐까요? 어머니 때문에 크리스티 여사님이 단편소설을 쓰게 되었군요. 여사님도 그 전에 “에이, 제가 무슨 재주로”라고 하셨군요.
292~293쪽, 유명 소설가가 이웃이라는 이유로 습작을 읽어주고 예리하고도 유용한 조언을 해주고 거기에 원고를 자기 에이전트에게 보내주기까지 하다니. 큰 절이라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298쪽, [그런데 창의적인 노력의 산물은 잠시 시간을 둔 후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에는 영감에 불타서 그리고 희망과 확신에 가득 찬 채 뛰어들게 된다. (내 생에서 자신감에 꽉 찼던 적은 딱 세 번 있었다.) 참하고 겸손한 사람이라면 결코 글을 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인가가 떠오르며 어떻게 써야 할지 알 것 같은, 그래서 부랴부랴 연필을 쥐고 힘차게 글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런 다음에 어려움에 부딪힌다. 어떻게 이야기를 진행시켜야 할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간신히 처음 의도 비슷하게 마무리를 짓지만, 자신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다. 연필을 놓으면서 형편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두어 달이 지나면 정말 그렇게 형편없었나 싶은 의구심이 다시 드는 것이다.]
303쪽, [그런데 윌프레드가 나더러 읽고 낭독하라며 책들을 열렬히 추천하기 시작했다. 아주 큰 책으로, 대부분이 신비주의 서적이었다. 사랑하는 남자가 좋아하는 것은 나도 무엇이든 좋아한다는 환상이 먹혀들지 않았다. 당연했다.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이 아니었으니. 신비주의 책은 무척 지루했다. 게다가 믿을 수가 없었으며, 대부분 순 엉터리 같았다! 윌프레드가 알고 지내는 영매에 대해 듣는 것도 지겨웠다.] 저도 어지간하면 다른 가치관 차이는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썸 타는 여인이 점집 다니고 굿 자주 보고 그러면 산통 깨질 거 같습니다.
315쪽, [매지 언니는 말했다. “네가 쓰기는 힘들지 않을까. 추리 소설 쓰기가 보통 어려워야지. 나도 쓸까 생각은 해 보았지만.” “꼭 쓸 거야.” “안 될걸.” 그것으로 결정되었다. 사실 내기라고 하기도 힘들었다. 기한을 정하지 않았으니. 하지만 한번 뱉은 말은 단호히 지켜야 했다. 그 순간 나는 추리 소설을 쓰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와우, 이렇게 시작되었군요!
저는 하루키의 '쓸놈쓸' 이론을 지지합니다. 수리부엉이에서 그랬죠? '뭐, 아무튼 열심히 써 보세요.' 였던가.
요즘은 글쓰기를 포함해서 인생이라는 게 그냥 아주 사소한 계기로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와의 작은 내기나, 어떤 불운한 날의 해프닝이나,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들은 조언이나... 그런 것들이 다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고요. 그게 너무 사소해서 나중에 봤을 때 '어떻게든 일어날 일이었디'고 여기게 되는 건 아닐까요? 아니면 정말 어떤 토양만 조성되면 언제 어떤 식으로 비가 오든 싹이 트는 걸까요?
대략 2주간 미친 야근에 시달리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시작했으나 역시 예상대로 술술 읽힙니다. 재밌는 것은, 여사님께서 자주 옆길로 새시는데 그게 정말 매력적이네요.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엄마 입장에서 44페이지에 보이는 여사님 어머님의 양육관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저도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네요. “너한테 무례하게 굴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공손해야 한다는 걸 명심하거라.”
모든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꼭 전해주면 좋겠어요. 회사에서도 관리자나 협력업체와 일하는 위치의 담당자들에게 꼭 알려줘야 할 이야기인 거 같습니다... ㅠ.ㅠ 저는 계속 재미있는 할머니 수다를 듣는 기분으로 읽고 있습니다.
할머니 수다라는 표현이 딱 맞는 듯 합니다. 열심히 읽어내려가다보니 Ealing이라는 정겨운 지명이 나오네요. 대략 15년전 쯤에 저는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곳에 친한 친구가 살고 있어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한달에 두 번씩은 갔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여사님의 이모할머니들이 빅토리아 여왕의 장례식을 보려고 뷰포인트(?)로 잡으셨던 Paddington역도 새록새록 생각나네요. 그 동네 특성상 100년전이나 요즘이나 풍경이 비슷하니, 아마 여사님이 보셨던 거리의 희미한 아웃라인이라도 어슴프레 제가 봤을거라 생각하니 뿌듯하고 재미납니다 ㅋㅋ. 모처럼 출근 안 한 토요일이었는데 이러다 밤 새겠습니다.
말씀 재미있게 하시는 멋지고 고상한 할머니이기는 한데 미스 마플보다는 좀 더 대하기 어려울 듯한... 영국에서 공부하셨군요. 저는 영국에는 짧게 두 번, 합쳐서 열흘쯤 있어본 거 같은데, 뼛속까지 들어오는 것 같은 습하고 차가운 공기와 복잡한 런던 지리에 당황하다가 돌아왔어요. (‘City’라는 말이 뭔지도 몰랐어요.) 지금도 런던은 딱히 가보고 싶지 않은데 스코틀랜드 고지대는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그런 쓸쓸하고 황량한 풍경 좋아해서...
322쪽, [“당신 어머니 덕분에 우리가 지금 처지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어. 기다려야만 한다고. 하지만 최대한 빨리 결혼식을 치르고 말겠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낼 테야.”] 오, 이 청년 아주 강속구네요. 저는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지만 조금 설렙니다.
324쪽, [때때로 우리는 절망의 파도에 압도당했다. 둘 중 하나가 편지를 보내 약혼을 파기하자고 했다. 그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둘 다 동의했다. 그러다 일주일 후 도저히 견딜 수 없음을 깨닫고는 다시 약혼 상태로 돌아갔다.] 젊다, 젊어. 폭풍 같은 사랑을 하셨구먼요.
334쪽, [보통 사람들은, 아니 몇몇 고위급 장관과 외무부 핵심 인사들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사람들은 전쟁 비슷한 것이 일어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다. 모두 유언비어일 뿐이었다. 사람들은 ‘진지한 척’ 하느라고 제멋대로 말을 지어내 정치가의 연설인 양 떠들어댔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일이 터졌다. 영국에 전쟁이 닥친 것이다.] 전쟁이라는 게 이렇게 갑자기 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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