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꾸러미 : 케이트 디카밀로 <비어트리스의 예언>

D-29
순식간에 비어트리스의 세계를 방문하고 나왔어요.ㅎ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다 읽으신 후 읽어주세요. 제 생각엔 활자가 다른 세가지 세상을 보여주고 있는듯 합니다: 1. 비어트리스의 세상-고난이 있었으나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 이 안에는 비어트리스와 사랑하는 주변인물들(에딕, 책 도리 그리고 카녹) 그리고 염소 안스웰리카와 빕스피크 할머니의 분신인 듯 보이는 벌. 사랑과 믿음의 세계. 2.왕의 세계-왕을 조종하는 고문과 더불어 욕심과 잔인함이 가득한 거짓말의 세계. 3.인어이야기-에딕의 엄마와의 기억이 담긴 인어브러쉬에 얽힌 비어트리스가 만든 허구의 이야기. 미흡한 저의 이해세계입니다.
저는 아이가 없어서 동화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었는데요, 아직 남아있는 모임 기간도 기니 이 책은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찬찬히 읽어보고 다시 모임에 놀러올게요.
‘비어트리스의 예언’을 읽고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어떤 세상이고, 나는 여기서 어떻게 살아야 해?” 작가 디카밀로가 던져준 이 화두는 사랑과 믿음으로 고난과 거짓이 난무한 슬픈 세상을 밝혀가자는 따스한 이야기인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읽는 내내 너무 어둡고 가슴 먹먹한 답답함이 계속되다 보니 이 동화의 대상은 몇 살부터일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 속 ”‘글자”에 흥미가 생겨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글자 익히기와 글의 중요성: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여자아이. 글자를 익히며 세상을 밝히고 주변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잭 도리를 통해 그리고 글을 써서 글자를 통해 세상을 알려 주는 에딕 수도사. 글의 힘을 믿습니다.~^^ ‘글자는 단어(이름)을 만들어, 단어는 이야기를 만들고. ..’ (200쪽). 김춘수 시인의 시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주변의 모든 것에 꽃이라는 이름을 불러봅니다.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떼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올려주신 시가 떠오르는 부분이 책에 나오네요. p.46 "인어의 이름은 무엇이었을 것 같아요?" "몰라." "제 생각에는 이름을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고쿠라29 님, 안녕하세요? 소중한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유년시절, 잘 이해되진 않지만 안타까웠던 이야기에 이끌렸던 일이 떠오르네요. 이번 책을 읽으면서 간간히 발자국을 남겨주신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달여인 님, @연필 님의 감상을 읽는데 제가 디카밀로 작가가 아님에도 괜히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저도 예상보다 훅훅 진도가 나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진지한 문제의식을 중간중간 유머러스한 서술과 생생한 묘사, 입체적인 인물들로 풀어내서인 것 같아요. 특히 염소의 관점에 이렇게 이입하게 하다니... 세상을 이해하려는 욕구를 기록과 전파, 그리고 감각되는 물성으로 다채롭게 그리는 것이 '이 세상의 한 존재로서 너는 어떻게 기록되고 싶니?' 묻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각 장이 짧은 것이 숏 콘텐츠에 익숙한 요즘 세대를 의식해서인가 싶었는데, 지금은 한 편 한 편이 시 같아요. 물론 이야기 진전이나 문체가 어떤 어린이에겐 지루할 듯도 한데요. 중고학년이라면 익숙한 스타일이 아니어서 오히려 신선하게 느끼고 깊이 있게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달여인 님 감상평 읽고 싶어서 저도 오늘 책 다 읽어버렸어요.^^ 조마조마하던 마음이 뒤로 갈수록 약간 느슨해졌어요. 그래서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너무 슬플까봐 걱정했거든요.) 린드그렌의 <산적의 딸 로냐>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다들 읽으시면 스포 포함 자세한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저도 '산적의 딸 로냐' 다시 읽고 싶어요.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제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완독했어요.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를 만들고 전하는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 설득당하며 빠르게 읽었네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요. 이렇게 많이 필사하며 동화를 읽은 적은 오랜만인 것 같아요.
(이건 스포가 아니겠지요?!) 인물들이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개입하고 자신만의 새로운 서사를 만드는 과정을 보니, 저도 다른 작품들이 떠올랐습니다. 김혜진 <아로와 완전한 세계>, 미하엘 엔데 <끝없는 이야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에 대해서도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_^
아로와 완전한 세계 (높새바람 6)대산창작기금에 선정된 창작 장편동화! 『아로와 완전한 세계』는 열두 살 평범한 소녀 아로가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 완전한 세계에서 겪는 모험을 그려냈다. 열두 살짜리 여자 아이 아로는 도서관에서 『완전한 세계 이야기』라는 낡은 책을 집는 순간, '읽는이'가 되어 버린다. '읽는이'는 책 속 세상에 존재하는 열두 나라, 즉 '완전한 세계'의 질서와 평화를 유지시켜줄 사람을 말했다. 오랫동안 읽는이가 오지 않았던 '완전한 세계'는 그 이름이
끝없는 이야기2000년 세 권으로 출간되었던 책의 개정판으로 총 700 페이지에 달하는 한 권으로 만들었다. 커버를 벗기면 자주색 천에 싸여있는 두툼한 책이 나온다. 보기드물게 긴 분량이기는 하지만, 종이에도 신경을 써서 너무 무겁지 않도록 배려했다.
저도 언제 기회되면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 함께 읽고 싶네요. 예전에 읽었는데 철학적 신비로운 모험을 다시 함께하고 싶습니다.
난 도망가지 않아. 비어트리스가 속으로 말했지. 끝까지 견뎌 낼 거야. 비어트리는 손을 내밀어 안스웰리카를 만졌어. 그것은 마치 빠르게 흘러가는 어두운 강물에 자기를 위해 내려진 닻 같았지.
비어트리스의 예언 86쪽, 케이트 디카밀로
처음부터 다시 읽고 있어요. 스토리에 급급해서 놓쳤던 부분들이 보이네요. 소리님이 시 같다고 하신 느낌도 알 것 같고요. 장에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저도 <끝없는 이야기> 엄청 빠져들어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은 내용이 하나도 생각 안 나지만^^ 참, 저는 안스웰리카를 수컷 염소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ㅠ 고정관념...
안스웰리카의 역활은 뭘까요? 첫장부터 등장하는데 그저 비어트리스의 수호천사?라고만 하기엔 부족한 듯 한데요. 수사들을 들이받는 자기 고집이 강한 그러나 비어트리스에게 한쪽 귀를 내어주어 모성애를 보여주기도 하는. 다른 분들의 생각도 듣고 싶어요.~~
내 사랑에게만 따뜻한 '차도염(?)' 안스웰리카, 안스웰리카가 없었다면 이 작품은 전혀 다른 분위기였을 것 같아요. 소리님이 처음에 소개해주신 것처럼,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동물 주인공이 많이 등장하는 걸 보면, 동물 캐릭터를 무척 잘 살리는 작가님인가 봐요. 저는 안스웰리카는 '비어트리스의 세계'를 지켜주는 수호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어트리스의 세계는 기존 질서(중세, 말씀에 따르는 것, 폭력으로 질서 유지, 남성성 등등)를 바꾸는 새로운 세계(근대성, 개인/자아정체성, 계몽, 평화, 여성성 등등)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안스웰리카는 '폭력'을 쓰네요.ㅎㅎ
염소는 서양에서는 악마를 상징하기 때문에 환영받지 못하는 동물로 알고 있어요. 책의 앞 부분을 보면 수도원의 수사들도 안스웰리카를 반기지 않고요. 제 생각엔 이 책의 작가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특별히 '염소'라는 동물을 선택한 것 같아요. <비어트리스의 예언>은 전체적으로 큰 고정관념 몇 가지를 깨는 이야기인데, '여자는 글을 읽고 쓰지 못한다,' '여자는 나라를 다스리지 못한다' 그 밖에도 몇 가지 통념을 깨는 장치들을 넣은 것 같아요. 주요하게 나오는 동물이 염소와 꿀벌인데 둘 다 동화에서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 것 같고, 보통 동물을 등장시킬 경우 보드라운 털과 따뜻함을 강조하는 데 반해 안스웰리카는 '단단한' 머리를 강조하거든요.
비어트리스는 늑대가 누구인지 알아본 여자아이 생각이 났어. 그리고 다른 이들이 누군가를 알아보고 사랑해 주는 일이 얼마나 기쁘고 놀라운 일인지 생각해 보았어
비어트리스의 예언 187~188쪽, 케이트 디카밀로
두 번째로 다 읽고, 이 모임에 올라온 글들도 천천히 다시 읽어보았어요. 작품도 이 모임의 글도 처음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깊이 연결된 기분" 비 오는 토요일 아침에 소리님이 던져주신 화두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어디까지 어린이 독자에게 보여줘도 괜찮은 거지?" 제 생각에 작가님들이 본 그대로를 보여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처음에 링크해주셨던 디카밀로의 글에서(달여인님이 재인용해주셨던 구절) " 누군가 나를 봐주었구나 하는 기분"을 아이들도 느낄 듯해요. 연결의 시작이겠지요. 대신, 그 시선은 한 방향이면 안 될 것 같아요. 작가님들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겠지요("남들도 우리를 보도록 허락하는 것").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작가님들 스스로가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해"를 믿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세상을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작가는 아니지만, 저도 어린이들을 대할 때 이런 마음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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