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억지로 원서로 읽었던 (그래서 거의 기억나지 않는)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다시 읽어보려 합니다. 정갈한 번역으로 읽으면 재미있...겠죠?
존 버거가 BBC에서 강연했던 내용을 1972년에 출간했고, 지금도 서점과 도서관 미술책 서가에 꾸준히 꽂혀 있는 책입니다.
기존의 단일한 보는 방식에 대비하여 다른 방식으로 예술작품을 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영국 기준으로 보는 방식에 대비한 것이니 우리에겐 완전히 새로운 내용일 수도 있고, 우리가 이미지를 보는 방식이 이미 서구화된 것을 감안하면 우리에게도 다른 방식을 제시할 것 같습니다.
192쪽, 총 7편의 에세이로 만들어진 책이니 4월 안에 다 읽으려고 해요. 출발~!
이북으로도 있고, 예스24 크레마클럽에도 올라와 있습니다.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Ways of Seeing>
D-29
호두언니모임지기의 말

진공상태5
"다른 방식으로 보기 (Ways of Seeing)”는 1972년 텔레비전 연속 강의를 엮은 책입니다. 존 버거는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법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했습니다. 당시 전통 미술계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법이 있다는 태도가 있었는데 이는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편협한 방식일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미술을 바라볼 때 계급, 인종, 성별, 소유, 정치, 경제 차원의 미술을 보는 방식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예전에 이 책으로 그믐에서 모임이 열린 적이 있었어요. 어떤 책인지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호두언니
1장 읽고 밑줄 친 문장을 일단 적습니다
우리가 사물을 보는 방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또는 우리가 믿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
이미지는 재 창조되었거나 재생산된 시각이다.
모든 이미지는 하나의 보는 방식을 구현하고 있다.
화가의 보는 방식은 캔버스 또는 종이 위에 그가 그려 놓은 것에 의해 재구성된다. 그러나, 비록 모든 이미지가 하나의 보는 방식을 구현하고 있긴 해도, 어떤 이미지를 보고 어떻게 평가하느냐 하는 것은 각자의 보는 방식에 달려 있다.
애초에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다가 점차 사람들은 재현한 사물이 사라진 후에도 이미지는 그대로 남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동시에 하나의 이미지는 한때 무언가를 누군가가 본 적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 준다. 이와 함께 그것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보았는지도 보여 준다.
호두언니
역사는 항상 현재와 과거 사이의 관계를 구성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에 대한 두려움은 과거를 신비화하는 데로 나아간다.
결국 과거의 미술은, 특권을 지닌 소수가 지배계급의 역할을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역사를 새로 꾸며내려고 하기 때문에 신비화하는 것이다.
(세이무어 슬라이브가 1970년에 출판한 프란스 할스에 대한 책에 대해 과거의 미술을 신화화했다고 비평)
우리가 사람을들 보는 방식과 할스가 그의 인물들을 보는 방식이 일치할 때 그의 묘사방식을 우리가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사회관계나 도덕적 규범이라는 측면에서, 아직은 할스가 살았던 사회와 어느 정도 유사한 성격을 지닌 사회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할스의 초상화들이 심리학적이고 사회학적인 절박함을 지닌 것으로 보이게 된다.
신비화는 어떤 어휘들을 사용했느냐 하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다. 조금만 달리 보면 너무나 명백한 것을 쓸데없는 엉뚱한 설명으로 핵심을 흐려 놓는데서 신비화는 비롯한다. 할스는 자본주의에 의해 처음으로 생겨난 새로운 인물유형들과 그들의 표정을 최초로 묘사한 초상화가다.
(자본주의에 의해 생겨난 새로운 인물유형과 표정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면 좋았을텐데. 과거의 인물유형과 표정과 할스의 것이 어떻게 다른지 정도는 설명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자연스러운 미소라든지 인물의 단점도 가감없이 드러내는 것은 동시대 화가인 벨라스케스도 해낸 바 있는데, 그걸 자본주의에 의해 생겨난 새로운 인물유형을 표현했다고 하긴 좀 무리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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