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북클럽] 선량한 차별주의자

D-29
과정이라 생각해요. 을질을 시전하는 사람들이 어디서 그런걸 할까요? 다른데에선 아무도 받아주지 않을텐데요. 당시 역시 그녀로 인해 골머리를 썩던 복지사의 말이기도 했습니다~ 다른데 어디서 그러겠느냐고. 그래놓고 정작 저는 "길길이 날뛰며 누구 녹을 받느냐"고 아우성치던 그 학부모와 엮이기 싫어 그만두긴 했습니다만 ㅋ 엮이기 싫어 내가 그만둔다는 말은 그녀가 타학부모에게도 동일한 태도였기에^^ 다른 분의 워딩이기도 했었구요. 그런 그녀가 나중엔 음식을 만들어 가지고 와서 눈치를 살살 살피는데도 제가 쳐다도 안보고 하니까는 자기 '을질'로는 통하지 않겠구나 느끼는것 같기는 하던데요. 저는 이미, 나는 저런 사람 자녀들은 가르치고 싶지 않다는 게 너무도 확실했기에 그 해 마무리까지만 했던 적이 있었죠. 너무 먼데 기를 쓰고 다녔던 것도 있었고 ㅎㅎ 그나저나 정말 고생많으셨네요! 그럼에도 끝까지 그 길을 철학을 갖고 keep going 하시다니 멋져요♡
지금은 일단 1부만 읽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평소에 든 생각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는데요. "사람들은 올바르게 보이기를 원하지, 올바른 행동을 하고싶어하지는 않는다." 가 그것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개개인의 양심보다는 사회적 통념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말하기를 원합니다. (오프라인이면 그나마 이해를 하겠는데 온라인에서 익명-폐쇄된 커뮤니티에서의 닉네임은 논외-으로 덧글 다는걸 진지한 발언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그래서 사회적 소수를 괴롭히거나 배제함으로서 공동체의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환상에 젖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간혹 하게 됩니다. 내 눈에 안 보이면 문제가 없다는 발상은 참으로 편리하지만 사실은 공동체 입장에서는 무책임한 태도이기도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사회적 소수를 배제하려는 태도는 실제적인 문제나 정당성의 문제가 아니라 약자이기에 마음대로 하는 것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저자의 의견 개진에 일부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남녀간의 직업분석(68-75p)에서 남녀간 소득 문제가 실제로 성별때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직접적인 논거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성과제, 연공서열, 단순반복 작업 등에 남녀간의 차별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증명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봅니다. 특히 이공계에 여성이 없는건 강요된 것이 아닌가? 라고 하는데 그것에 대한 증거자료도 전혀 존재하지 않았고요.
@오락가락 "사람들은 올바르게 보이기를 원하지, 올바른 행동을 하고싶어하지는 않는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급진적 페미를 주장하는 대학동기와 역시 페미를 주장하는 그의 남편은, 이전에 있었던 서울우유 여성 관음증 논란 광고에 광분하며 자신들이 얼마나 성감수성에서 우월함을 가지고 있는지를 과시했습니다. 그 과시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성인지감수성 높은 부부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첫째와의 갈등에 힘들어하는 저에게 나쁜 엄마라고, 이미 큰 아이에게 너무 상처를 주었다고, 늦었다는 말을 너무 쉽게 내뱉습니다. 같은 지역, 같은 대학, 같은 과를 나오고 비슷한 환경에서 장학금 받고 다닌 그 동기가 저와 판이하게 다른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뭘까 궁금했습니다. 사실 결혼은 했지만 동기는 아이도 갖지 않고 일도 하지 않고 남편의 수입과 시부모의 간헐적 지원으로 살고 있는데, 일과 육아를 병행해보지도 않고 그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도대체 뭘까 해서 물어봤더니 "트위터"라고 답합니다. 하, 트위터라니.. 살면서 내가 겪은, 내 주변 사람이 당한 불의에 항거한다?가 아니라 트위터라니.. 저는 그만 맥이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그렇게 열심히 트윗을 퍼다날랐던 거였어요. 공부 좀 한 똘똘이 동기가 이제는 아집으로 똘똘 뭉쳐 자신의 생각과 같이 하는 잡지에 후원하고 논란이 되는 트윗글을 퍼나르는 것으로 도덕적 우월감을 느낍니다. 네, '올바르게 보이는 것'에 희열을 느낍니다. 그런데 동기는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하고 그 삶을 살아내며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명백한 마이너스 아웃풋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어리석은 선택을 한 사람'이니 너의 어리석음을 반성하며? 그 선택에 책임지라고 몰아세웁니다. 자신은 이미 너무 잘 알아서 일도 안 하고 아이도 낳지 않고 우아하게 집을 꾸미고 맛집 투어를 하며 저와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전쟁처럼 사느냐'고 충고합니다. 올바르게 보여지는데만 방점이 있고, 올바르게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습니다. 그래서 크든 작든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지식을 경계합니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알지 못하는 영역에, 타인의 삶에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도 지양하려고 합니다. 쌍소리로 하는 날것의 욕설보다 배웠다는 사람의 차가운 말이 더 오래 상처로 남을 수 있기에...
오늘은 2부를 읽었습니다. 악의가 없는 차별,비하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하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주제는 몇년 전부터 한국 사회에 큰 화두가 되었지만 어째 대응책도 그에 대한 반발도 하나같이 '모범답안'이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들은 소리 또 듣고, 말한 소리 또 하고. 다른 사람이 그럴듯하게 말한걸 그럴듯하게 복사하는 것밖에 못하는 것인지... 우리 스스로가 직접 생각할 필요성이 있고 그런 의미에서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다시 한번 되짚어볼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차별(+차등, 분리등등) 에 대해서 과연 진중하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책에서는 내용 중간에 한국 사회의 화두중 하나인 능력주의가 그것을 합리화시킨다고 언급합니다. 그러나 능력주의가 실제로 개인에게든, 조직에게든 좋은 점이 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은 이상 "무언가 이유가 있으니까 그러겠지."하는 방관이나 소극적 동의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이유가 있다면 차별은 정당화가 될까요? 그리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차별은 정당화될까요?(가장 극단적인 주제로 징병제 문제가 있겠네요.) 합리적인 이유는 누가,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서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뒤늦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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