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titude 고맙습니다 - 독서대화모임

D-29
나는 지금 죽음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고맙습니다(일반판) 올리버 색스
옮긴이의 말에는, 저자 색스는 불치병 진단을 받고 나서 이 글들을 썼다고 했어요.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은 이후 이렇게 담담하게 솔직하게 글 쓸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죽음 시기를 거의 가늠할 수 있는 상황 아래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일, 가치있는 일을 먼저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요? 많은 생각에 잠기는 기회였습니다.
따로 또 함께 읽기에 꾸준히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 올리버 색스의 이야기에 푹 빠져보며 다시 한 번 죽음이 삶과 아주 가깝게 맞닿아 있음을 느꼈어요. 그리고 이렇게 죽음의 순간에 대해 생각하며 살다보면 조금 더 차분하고 유연하게 죽음을 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나의 생애] 에서 "나는 중동 문제, 지구온난화, 증대하는 불평등에 여전히 관심이 깊지만, 이런 것은 이제 내 몫이 아니다. 이런 것은 미래에 속한 일이다." 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작가의 솔직함에 놀랐습니다. 생각해 보면 죽음을 앞둔 상황에 4년 뒤 대통령 선거 같은 것들이 관심이 생길까 싶네요.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올리버 색스가 느끼는 것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절대 외면해선 안되는 문제들인 것 같아서 마음이 반반이었어요..
네. 그래서 올리버 색스도 '재능 있는 청년들'에게 미래를 당부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나의 주기율표] 저에게는 외우기 힘들고 어렵기만 하던 주기율표가 누군가에게는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인간이 주는 상실감 (죽음) 에서 도피하기 위해 숫자와 과학, 물질과 원소로 눈길을 돌렸던 어린 올리버가 가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네요.
맞아요. 저도 주기율표를 생각하는 올리버의 마음이 참 특별한 감동으로 마음에 남았어요. 이 책을 고등학생들과 함께 읽을 때는 각자 가족이나 주변 분들의 나이에 맞는 원소를 찾아보기도 하며 나름대로 올리버의 관심에 저희의 관심도 연결지어보기도 하며 공감해 본 기억이 납니다~^^
나는 저자가 자신의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왜 좀 더 많이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삶의 의미는 내적 성찰과 자기를 알아가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의 저자가 궁금합니다. 연인이라고 표현한 빌리(p.54) 이야기도 별로 없었죠? 저자의 다른 책 중에서 그런 부분이 담겨진 것이 있나요?
저도 저자의 책 중에서는 이 에세이집만 제대로 읽은 상태라 정확히는 모르지만요, 옮긴이의 말에 보면 이 책의 전편 혹은 본론 격인 자사전이 <온 더 무브>라고 소개되어 있어요. 그곳에 어느 정도 언급외 되어 있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성 정체성으로 인한 아픈 기억도 있는 분이라 특히 연인인 빌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공식적으로는 언급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의 생애> 다큐 영화에서 언급된 것을 떠올려보면 그가 늘오랜 세월 동안 혼자 산책하던 식물원에 연인 빌리와 함께 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 늦었지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짝을 찾은 것에 대한 기쁜 마음만 조금 언급되더라고요. **혹시 저자의 다른 책들을 읽으신 분들께서 발견한 빌리의 이야기가 있다면 저도 궁금해집니다~!
빌리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저도 @아리사김 님과 비슷하게 생각해요. 그리고 가족 이야기를 그리 많이 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한데 아마 이 에세이에도 잠깐 나오듯이 성정체성을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거부당한 것 때문인지 가족과 그리 돈독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요. 올리버 색스는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했으니 거리 상 떨어져서 지내게 된 이유도 있었겠죠? <온 더 무브> 를 읽었는데 오히려 친구들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것 같고요. 그리고 기억이 자세하진 않은데 형님들 중에 아픈 사람도 있고, 그래서 그 이야기도 많이 하진 않는 것 같아요.
맞아요, 형이 조현병이라고 다큐 영화에서 말했던 것 같아요. 저도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제가 만약 올리브 색스였다면 가족보다는.. 학문적 영감을 준 동료나 친구 그리고 자신의 환자와의 시간이 자서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그의 삶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안식일] 내면의 평화와 휴식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에세이였습니다. 저는 유대교의 안식일 제도에 대해, (이 책에도 나오지만) 그들이 과도하게 지키는 율법과 규칙들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안식일에는 일을 하면 안 된다는 율법에 따라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수도 없다고 하던데 이 무슨 바보같은 논리인가 라고 생각했어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것은 일인가? 아닌가? 부터 시작되는 소모적인 논쟁들과 무의미) 여전히 어떤 점에서는 동의하지 않고 있는데요, 본질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안 누르고가 아니고 '안식일에는 세상과 연을 끊고 나의 내면을 성찰하며 내 안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는 것 같아요. 사실상 평일과 휴일의 경계도 사라지고 기술의 발달로 모든 사람이 모두 연결되어 있는 초연결 시대에 진정한 내면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유대교의 안식일이 조금 부럽기도 했습니다. 독실한 유대교 신자인 사촌 로버트 존의 이야기 "안식일 준수는...(중략)...자신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시간입니다." 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종교적인 의식을 떠나서 저도 제 일상에서 내면의 평화를 찾는 시간을 스스로 찾아서 지켜야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바쁘게 사는 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로인해 자신을 잃어버리는 삶은 분명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하루 15분 나를 위한 책 읽기, 퇴근 시간 이후에는 업무카톡 알림 해제하기, 토요일 오전만큼은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일만 하기 등 나름대로의 안식일, 안식시간을 챙겨봅니다.
써주신 글을 읽고 깨달았는데 저의 저녁 독서도 하루 끝 저만의 안식 타임이었네요. 매일매일 오늘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쫓아가는 것을 잠시 쉬고 책을 읽으며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시간인데요, 단순한 독서 이상으로 그 역할이 '안식'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매일 갖는 나만의 안식 타임!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말씀입니다. 홀로 잘 살 수 있는 사람만이 함께 잘 살 수 있다 라는 어떤 분의 말이 생각납니다. 나 혼자 갖는 고유한 안식의 시간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묵상의 시간, 글쓰는 시간, 메모, 낙서하는 시간 등도 필요하지요. '멍' 때리는 시간도 역시!
그날 안식일의 평화, 세상이 멈춘 평화, 시간 밖의 시간이 주는 평화는 꼭 손에 잡힐 듯했다. 주변 모든 것에 평화가 스며 있었다.
고맙습니다(일반판) [안식일], 올리버 색스
나는 내심 삶에서 그보다 더 깊은 관계를-'의미'를- 갈망했다. 그리고 아마 그것이 없었기 때문에 1960년대에 자살에 가까울 정도로 암페타민에 중독되었던 게 아닐까 싶다.
고맙습니다(일반판) [안식일], 올리버 색스
나는 소명을 발견했고, 그것을 집요하게, 일편단심으로, 동료들의 격려는 별로 받지 못한 채로 추구했다.
고맙습니다(일반판) [안식일], 올리버 색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이 모임도 9일 정도 남았네요! 남은 기간 동안에 이미 다 읽으신 분들은 이 책의 제목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며 우리 삶에서 진정 Gratitude라고 표현하고 싶은 것(or대상이나 상황) 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아요~^^ 계속 읽고 계신 분은 지금처럼 간단한 감상을 공유해주시며 마무리 해주시면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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