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D-29
오프라인 그믐밤 진행을 맡은 장맥주입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의외로 읽기 어렵지 않습니다. 줄거리 자체가 『죄와 벌』이나 『악령』보다 재미있고 별로 복잡하지 않습니다. 내용이 어수선하고 분위기도 찜찜한 『악령』보다 훨씬 정돈되어 있고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선량한 주인공도 있고요. 중간에 나오는 에피소드들도 하나하나 훌륭합니다. 이 소설의 최대 고비는 처음 100페이지까지인데 거기만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술술 넘어갑니다.
아 100페이지의 고비 잘 넘겨보겠습니다! 🙏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제 모든 판돈을 걸겠습니다. 올인!
잘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악령>은 1권을 세 번 읽으며 힘을 뺀 덕분인지 뒷힘이 부족했는데(대부분 인생책이라 극찬; 저는 침잠) 이 책은 선량한 주인공이라하니 새로운 맘으로 집중해보겠습니다. 160페이지까지 읽은 지금 조시마 장로에게 시선이 집중되는데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고, 훌륭하다 하신 에피소드들도 기대되어요^^
악령이 이야기가 되게 난삽해서 초반에 무슨 사건이 진행되는 건지 좀 알아먹기가 어렵죠. (저한테는 인생 책이긴 합니다. ^^;;;)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훨씬 쉽고 재미있습니다. 1권 중반만 넘어가면 이야기도 명료합니다. 응원할게요~.
고비를 넘겼음에도 어렵네요. 저는 일단 장광설이 읽기가 힘듭니다~^^a
헉... 그런데 사실 도스토옙스키가 단어를 고르고 골라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어내는 스타일의 작가는 아닌 거 같고, 장광설은 그냥 속독으로 빠르게 읽어내셔도 될 거 같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죄와벌, 악령 을 모두 중도포기 하면서 느낀 건 제 독서 내공의 부족함입니다. 대학원생활 초기에 유명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을 읽으면서 ‘뭐 이런게 Nature에 실렸지?’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지도교수님이 좋은 논문을 좋다고 알아보는 것도 내공이 쌓여야 된다. 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나쁜 논문을 구별해내는 능력이 충분히 쌓인 뒤에야 좋은 논문을 구별해 내는 능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고전이라고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텐데 그 이유를 저는 아직 잘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습니다.
까라마조프를 읽으면서 재미있는 건 제가 좋아하는 작가 작품에서 이 작품의 흔적이 보이는 겁니다. 1. 무라카미하루키 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 에서 작중화자가 난 그래도 까라마조프 형제들 이름을 다 외운다고 하던 장면 2. 무라카미하루키 태엽감는새, 1Q84에 나오는 우시카와라는 인물의 말투와 표트르, 드미트리 의 그림자. 3. 장강명 작가님이 책이게뭐라고(맞나요?)에서 언급한 ’인류는 증오하지만 개인은 사랑하려고 노력하려는 자세‘
하루키는 인터뷰에서도 몇 번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을 언급했는데 자신이 쓰고자 하는 ‘종합소설(일본식 표현으로는 총합소설이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의 대표라는 식으로 말했지요. 지금 찾아보니 이런 인터뷰가 나오네요. https://kafkaontheshore.tripod.com/interview/inter08.html 제가 말씀하신 문구를 인용한 책은 『책, 이게 뭐라고』가 맞습니다. 도스토옙스키나 하루키 이야기하다가 제 이야기를 하니 많이 창피합니다만... 저도 도스토옙스키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고, 특히 『표백』이랑 『재수사』를 쓰면서 의식을 많이 했어요. 『표백』 쓸 때는 『악령』을, 『재수사』를 쓸 때는 책에서는 『백치』가 많이 언급되지만 제가 의식한 작품은 『죄와 벌』이었습니다. 적고 나니 역시 창피하긴 하네요.
하루키 중기 소설 중에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이 나오는 작품이 분명히 있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스푸트니크의 연인』이었나,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였나...
“악이란 것은 그것 자체가 자립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욕심이나 겁, 상상력의 부족과 같은 그런 자질에 연결된 거다. <악령>를 읽으면 그런 것을 잘 이해할 수가 있다.”는 부분을 읽으니,, 악령을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굳어지네요!
저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아니 태어나서 읽은 모든 소설 중에 "악령"이 제일 충격적이었는데 소설적 완성도가 높다는 말은 못하겠어요. ^^;;; 그런데 악이 정말 선의 부재에 불과한 걸까요? 저는 살아서 움직이는, 의지력이 펄펄 넘치는 아주 공격적인 악도 있다고 생각해요.
작가님 단편 중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이 왠지 생각납니다😹
이것도 그믐밤에서 나온 이야기인데요, 전지전능한 유일신을 믿는 사람은 "악은 선의 부재"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왜 악이 존재하는가에 대해 그렇게밖에 답할 수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조로아스터교처럼 악신이 존재하고 선한 신과 싸운다는 이원론적인 세계관에서는 악은 그 자체로 존재한다고 말하기 편해질 거 같습니다. 전지전능한 유일신을 믿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떠나서 악의 존재를 관찰을 할 경우 저는 오히려 "선은 악의 부재"라는 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유기체들이 기본적으로 이타적이라기보다는 이기적인 거 같거든요. 그런 이기적인 세상 속에서 어떤 경우에 이타적인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출현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저도 중도 포기한 책이 많습니다. 엄두도 못내는 책도 많고요. 『율리시스』는 아마 이번 생에는 안 읽을 거 같습니다.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나 『2666』은 잘 모르겠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사기』... 그 외에도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책들 많습니다. ^^;;;
@장맥주 '내용이 찜찜하고 분위기도 어수선한'으로 바꿔 말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악령』을 마치고 나니 이제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 시작부터 친절한 설명 덕분에, 딱지 앉은 흉터를 위로받는 느낌으로 시작했네요 도박판을 싹쓸이하는 그날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악령을 읽은 독자에게 까라마조프는 껌입니다. ^^ (이렇게 사람들을 도박판으로 꾀고...)
100페이지까지 고비였군요. 항상 그 문턱을 못넘은 일인으로 이번엔 함께 뜀박질하는 분들이 많으니 끝까지 달려보겠습니다!! ^^
제가 전자책으로 다시 읽었기 때문에 어림짐작으로 100페이지라고 했는데, 종이책으로 확인해보니 열린책들 기준 164페이지까지가 고비입니다. 즉 1부 3권 〈색마들〉부터 비로소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때까지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거야 싶게 다소 어수선하고요. 그러다 상권 후반부부터는 중권, 하권까지 쭉쭉 달립니다. 저의 주관적인 감상이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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