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D-29
"백치"의 미쉬낀 공작도 선량하기 그지없는 주인공인데 다른 사람 마음을 잘 파악 못하는 둔한 남자 계열이고, 기 센 여인을 두 분이나 만나서 휘둘리느라 보는 독자들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알료샤는 선량한 데다가 나이도 많지 않은 소년이 자기 한 몸은 거뜬히 건사하고 한두 사람 정도 더 챙길 여유까지 있는 듯하여 보기 좋지요. 리즈... 뒤에 계속 나와요. ^^
신자가 아닌 사람들은 몹시 기뻐했으며, 신자라 하더라도 신자가 아닌 사람들 이상으로 기뻐하는 자들도 있었다. 왜냐하면 고인이 된 장로가 그의 유훈에서 말한 대로, 〈사람들은 의인의 타락과 그의 수치를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관에서 점점 더 시체 썩는 냄새가 심해지기 시작해서, 오후 세 시 무렵에는 그 냄새가 너무 지독해지고 마침내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7권 알료샤, 도스토예프스키
왜냐하면 고인이 된 장로가 기적이 아니라 사랑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고, 자기 주변에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하나의 완벽한 세계를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바로 그 때문에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이다.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과격했던 장로의 적들은 수도원 내부뿐만 아니라 속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면 장로는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으나, 〈어째서 그 사람이 성인 대접을 받는 거요?〉라는 식이었다. 그리고 그 같은 질문 하나가 점차 반복되어 가면서 마침내 채울 길 없는 증오심의 구렁텅이를 만들어 나갔다. 장로의 시체에서 썩는 냄새가 풍긴다는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빨리(장로가 죽은 지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으므로) 끝없이 기뻐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7권 알료샤, 도스토예프스키
그렇소, 우리들은 그들이 일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겠지만, 노동 시간을 쪼개어 어린애들의 노래나 합창이나 순진한 춤 따위의 유희를 즐길 자유 시간을 줄 것이오. 오, 우리들은 그들의 죄악도 허용할 것이며, 그러면 허약하고 무력한 그들은 죄를 지어도 괜찮다며 마치 어린애들처럼 우리들을 좋아할 것이오. 그때 우리들은 우리의 허락을 받는 한 어떤 죄도 용서 될 수 있다고 말하겠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5권 5. 대심문관 p455,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여러분, 우리 시대에 자신의 어리석음과 잘못을 공개적으로 뉘우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그토록 놀라운 일입니까? p525 자기 하나에 대한 기대감만을 지닌 채 전체로부터 자신을 하나의 개체로 떼어 놓고서는 인간의 도움, 인간 자체, 인간성 들을 믿지 않도록 자신의 영혼을 훈련 시켜서 자기 돈이, 그리고 돈으로 얻은 자신의 권리가 사라지지나 않을까 두려워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세상 어느 곳에서나 인간의 이성은 개성의 진정한 보장이 고립된 개개인의 노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전체에 있다는 사실을 냉소하며 이해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p533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6권 2. 조사마 장로의 생애전,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빠이시 신부가 그 〈사랑스런 소년〉이 다시 되돌아오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물론 실수가 아니었으며, 어쩌면(비록 완벽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통찰력을 가지고 바라본 것이다) 알료샤의 정신적 분위기의 진정한 의미를 꿰뚫어 본 것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내 소설의 젊은 주인공의 인생에서 두렵고 미확정적인 그 순간의 정확한 의미를 지금 전달하기란 무척이나 벅찬 일임을 나는 솔직히 인정하는 바이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7권 알료샤, 도스토예프스키
벌레들에게 정욕을! 동생아, 알겠느냐? 내가 바로 벌레란다. 이 시는 특별히 나를 얘기한 거야. 그리고 카라마조프 집안사람들은 모두 이런 벌레야. 너 같은 천사의 마음속에도 벌레가 살 테고 그 벌레가 너의 피 안에서 폭풍우를 일으키는 거야. 그건 폭풍우야, 왜 그러냐고? 폭풍 같은 정욕이기 때문이지! 아니 폭풍보다 더하단다. 아름다움은 진실로 무섭다! 무엇이라고 정의내릴 수 없기 때문에 무섭고,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건 하느님이 던진 수수께끼이기 때문이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p226,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정욕이라는 게 어느 정도는 호르몬의 문제 같거든요. ‘젊은 남자의 혈기’라고 하는 것도 대부분은 테스토스테론 과잉 분비로 설명할 수 있을 거 같고요. 한때 젊은 남자였던 사람으로서 사실 그 호르몬 과잉 분비가 당사자한테도 괴로운 일입니다. 희망자에 한해서 테스토스테론 분비 억제제 혹은 에스트로겐을 주입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되면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현실에서야 감히 주장하지 못하겠지만 짧은 SF 혹은 미니픽션 감으로 괜찮은 소재인 듯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형님, 실례지만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한 인간이 이 세상 사람에 대해서 너는 살 자격이 있고 너는 그렇지 않다고 제멋대로 결정할 권리가 있을까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 1부 3편 음탕한 사람들 p 306,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도우리 혹시 그믐밤 신청 기간 끝났나요? 끝난게 아니면 저도 막차탑승 신청합니당
@동키돈키 님, 안녕하세요! 그믐밤 신청 확인했습니다, 그믐밤에서 뵐게요~~!
어떤 경우에는 분별없는 짓이라 할지라도 위대한 사랑에서 끓어오르는 감격에 몰두하는 편이 전혀 냉담한 것보다 존경받을 때가 있는 것이다. 청년 시절에는 특히 그렇다. 왜냐하면 언제나 너무 빈틈없는 젊은이는 신빙성이 없어 보이며, 별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카라마조프의 형제(중)(세계문학선 2-4) 제 7편 알료샤 95p,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의 형제(중)(세계문학선 2-4)
조시마 장로 사후,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 시체 부패하는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장로를 폄하하고 장로는 죽어서 치욕을 당하죠. 알료샤는 조시마 장로가 마땅히 받아야 할 영예를 받지 못하고 수모를 당하게 된 것으로 충격을 받고 방황하지만 그루셴카를 통해 '용서'라는 큰 깨달음을 얻고 속세로 나가는 것 같습니다. 조시마 장로의 기적을 보이지 않고 그대로 두고 보는 신을 향한 알료샤의 원망이 이해가 갑니다. 신이 계시다면 말이죠. 그러나 이건 보이는 것만 믿겠다는 인간의 이기심을 보여주는 것 같고.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믿음을 보이면 보여주겠다고 해도 그 믿음이라는 것이 진짜 믿음인지 모르겠고요.
조시마 장로 사후, 관련된 일화에 아래와 같은 문장도 나오는데 인상적이었어요. "왜냐하면 인간은 공명정대한 사람의 타락과 치욕을 좋아하는 법이니까요." 중권, 549쪽.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도박사 3탄 그믐밤 신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석 인원이 다 찬 관계로, 신청을 마감합니다. 신청해주신 분들에게 글타래로 확인 댓글 달았습니다. 5월 18일 목요일 저녁에 책방 수북강녕에서 뵙겠습니다. *열 번째 그믐밤 : https://www.gmeum.com/meet/467?talkId=20295
미쨔가 보기에 너무나 혐오스런 노인의 옆모습, 축 늘어진 목젖, 매부리코, 욕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소짓는 입술이 창문에서 비스듬히 새어 나오는 불빛으로 환히 드러나 있었다. 갑자기 미쨔의 가슴속에서는 참을 수 없는 무서운 분노가 끓어올랐다. 〈바로 저자야, 내 연적(戀敵)이야. 나의 박해자, 내 인생의 박해자가 바로 저자야!〉 그것은 나흘 전 정자에서 알료샤와 대화를 나눌 때 마치 예감이라도 하듯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이에요?〉라고 묻는 말에 대한 대답으로, 복수심으로 가득 차 억누를 길 없는 충동적인 분노의 발작이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8권 미쨔, 도스토예프스키
〈어쩌면 죽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죽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 내가 걱정하는 것은 그 순간 아버지의 얼굴이 갑자기 내게 가증스럽게 느껴지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야. 나에게는 아버지의 목젖이며, 코며, 눈이며, 파렴치한 미소까지 가증스럽게 여겨지거든. 난 개인적인 증오심을 가지고 있어. 바로 그걸 두려워하는 거야, 참을 수가 없으니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8권 미쨔, 도스토예프스키
〈비록 치욕의 고통을 겪게 될지라도 단 한 시간, 아니 단 1분만이라도 그녀의 사랑을 차지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내 나머지 인생 전부와 바꿀 만한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닐까?〉 이런 괴상한 의문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말았던 것이다. 〈그녀에게, 오직 그녀에게 찾아가자, 그녀의 얼굴을 보고, 이 밤만이라도, 아니, 한 시간, 한순간만이라도 아무 생각 하지 말고 모든 것을 잊어버리자!〉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8권 미쨔, 도스토예프스키
호의호식, 나들이, 사륜마차, 관직, 노예나 다름없는 하인들을 소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얻기 위해서 사람들은 심지어 생명, 명예, 그리고 인간애조차 희생시키고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살하기도 합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6권. 3. 조시마 장로의 대화와 설교 중에서 , 도스토예프스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권. 이 책은 러시아 문학의 거장인 도스또예프스끼가 쓴 대심문관의 이야기다. 주인공 알렉세이 표도로비치 까라마조프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현대와 바꾸자면 호의호식, 해외여행, 고급차, 전문직으로 치환되네요. 그래도 신분제가 철폐되어 마지막 조건인 하인 소유는 사라졌으니 나름 역사는 발전중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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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소설가, 치누아 아체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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