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D-29
제7편 알료샤 p96 고인이 된 장상은 기적보다는 사랑으로 많은 사람을 매료했고 그의 주변은 그를 사랑하는 일련의 무리에 둘러싸이는 모양새가 되었는데 그래서 아니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뒤이어 공공연하든 은밀하든 아주 악에 받친 적들이 수도원뿐 아니라 세속의 사람들 사이에서도 나타났던 것이다. p100 그들보다 더 어리석은 다른이가 동조했다. "금식에도 엄격하지 않았고, 단것을 드셨고, 체리잼을 차와 드셨는데, 아주 좋아하셨지. 부인들이 장상에게 보내주었는데, 계율 수도사 제가 차를 그렇게 많이 마셔도 되는 걸까?" 시기하는 다른 사람은 이런 소리까지 했다. "오만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지"가장 고소해 하는 사람은 잔혹하게 말했다. : 사랑은 베풀던 조시마 장상의 시체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고 온갖 사람들의 생각없는 말들이 난무합니다. 음~ 보기가 불편한 장면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우리의 알료샤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나 궁금하네요.
전 조시마 장상의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아무말 대잔치를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근거없는 말들을 따라가는 대중심리의 근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요즘도 자주 접할수 있는 현상이지요~
그런 면도 있었네요.. 저는 조시마 장로에게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통념?을 우회적으로 말한다고만 생각했네요.
요즘도 참 자주 봅니다. 누구 하나 추락하기만 기다렸다가 그 순간 자기 화를 그에게 다 풀면서 통쾌해 하는 군중의 모습... 그게 인간 본성인가 봐요.
한 인간의 영혼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할 수는 없는 법이야. 그러니 조금 더 관대하게나.... p623 푸념은 마음의 위안이 될 수 있는 법이니까... 그런 푸념도 늘어놓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슬픔에 짓눌리고 말 거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7권 알료샤 ,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평생 동안 나는 <고작> 한 뿌리의 파를 적선했을 뿐이며 그것이 내가 한 선행의 전부예요. 그렇다고 나를 칭찬하지는 마세요. 알료샤, 또한 나를 <착한 여자>취급도 하지 마세요. p618 왜 나를 보고 놀라는 거냐? 나는 파 한 뿌리를 적선했고, 그래서 이 자리에 있는 건데.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단지 파 한 뿌리씩, 단지 조그만 파 한뿌리씩 적선했던 사람들이란다.... 우리가 할 일이 뭘까? 그런데 조용하고 온순한 내 아들아, 너도 구원의 손길을 뻗는 한 여인에게 파 한뿌리를 적선했더구나. 이제 시작하거라, 사랑하는 내 아들아, 이제 네 임무를 시작해, 얌전한 내 아들아.....그런데 넌 우리의 태양이 보이니, 그분이 보이냔 말이야? p635 파 한뿌리.... 불완전한 인간의 마음에 속에 있는 선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네요. 젊은 시절 뺨을 때린 하인에게 용서를 구하고, 결투 신청을 무효화 했던 조시마 장로, 자신을 버린 남자를 용서하는 그루셴까, 그리고 그녀의 교활한 면에도 불구하고 영혼을 칭찬한 알료사까지. 가슴속에 있는 파 한뿌리를 건네는 사람들입니다. 상권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강렬한 ‘악’을 비추었다면 중권의 시작은 깨달음과 용서를 말하고 있어서 대조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시베리아라뇨! 아니, 아무래도 좋아요, 당신이 원한다면 시베리아라도 좋아요, 아무래도 좋아요…. 우리 함께 일해요…. 시베리아에는 눈이 있잖아요…. 난 눈 위에서 마차를 타고 달리는 것이 좋아요…. 말방울소리도 울릴 테고… 잘 들어 보세요, 방울소리가 들리잖아요…. 어디서 방울소리가 들려오는 것일까요? 누군가 마차를 타고 가는 모양이에요…. 이제 말방울소리가 멈췄네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8권 미쨔, 도스토예프스키
「이게 뭐야, 내가 잠들었었나? 그래… 방울소리가 들렸었죠. 내가 그만 잠이 들어 꿈을 꾼 모양이에요. 눈길을 따라 마차를 타고 달려가는데… 방울소리가 들려왔고 난 꾸벅꾸벅 졸고 있었거든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당신과 함께 달려가고 있었어요. 아주 멀고 먼 곳으로…. 난 당신을 품에 안고 입을 맞추었고, 당신 곁에 착 달라붙어 있었죠, 추운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눈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어요…. 밤에 눈이 빛나고 있었던 걸로 봐서 달님이 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난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러다가 잠에서 깨어 보니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잖아요, 정말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8권 미쨔, 도스토예프스키
러시아의 눈내리는 벌판을 달 밝은 푸른 밤 방울달린 마차타고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아름답네요.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너희들 두 사람은 내게 해준 것이 뭐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 7권. 3. 파 한 뿌리, 도스토예프스키
내가 여전히 여러분들에 대해 존경심을 느끼고 있으며, 현재의 사건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 번 더 믿어 주십시오. 내가 술에 취했다고는 생각지 마십시오. 지금 나는 정신이 말짱하니까요. 하긴 술에 취했다고 해도 전혀 상관이 없기는 합니다만. 나는 이런 놈입니다. 〈술에서 깨어 지혜가 작동하면 바보가 되고 술에 취해 지혜가 마비되면 현명해진다네.〉 하하하!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9권 예심, 도스토예프스키
물론 필자는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그 이야기의 상세한 내용을 다시 옮기지는 않겠다. 미쨔는 초조한 마음에 어서 신문을 끝마치려고 자질구레한 내용까지 모두 털어놓고 싶어했다. 그러나 증언은 하나하나 기록되었고, 그래서 그때마다 증언은 중단되었다. 드미뜨리 표도로비치는 그 때문에 화를 냈지만 그래도 고분고분했고 화를 내면서도 호의적인 입장을 버리지 않았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9권 예심, 도스토예프스키
「왜 저렇게 울고 있지? 왜 저렇게 우는 거야?」 미쨔는 그들 옆을 쏜살같이 지나치며 물었다. 「아귀(餓鬼)들이죠.」 마부가 대답했다. 「아귀들이 우는 겁니다.」 어린애가 아니라 〈아귀〉라는 농부식 표현이 미쨔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더 많은 동정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아귀라는 농부의 표현이 미쨔의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왜 저렇게 울고 있는 거야?」 미쨔는 어리석게도 꼬치꼬치 캐물었다. 「어째서 두 팔을 내놓고 있는 거지, 뭘로 좀 덮어 주지 않고?」 「몸이 꽁꽁 얼어 있습죠, 옷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몸을 녹일 수도 없거든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 어째서?」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9권 예심, 도스토예프스키
드디어 저도 9권으로 넘어갔습니다. 미쨔의 행적이 자세히 소개되고 이를 목격한 주변 인물들의 증언, 저자의 해설(?)이 교차되는 흐름을 읽고 있자니, 재연 배우들이 나와서 범죄 당일 재연하고 중간중간 관련자 인터뷰, 전문가 코멘트 등이 들어가는 TV 프로그램 보고 있는 것 같네요. 도스도예프스키는 능수능란한 PD 처럼 어디서 끊고 해설이 들어가야 할지, 화면전환이 이루어져야할지 잘 알고 있는 느낌이예요. 재미있어서 후다닥 읽었습니다.
저와 진도가 비슷하시네요. 처음엔 첫째 아들 미쨔가 너무 싫었는데 읽어갈수록 조금씩 괜찮아지네요. 단순무식한 캐릭터인데 나름의 매력은 있는 듯 합니다. "당신은 비록 거칠기는 하지만 왠지 항상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이렇게 걱정하고 있는 것이죠." p. 704 (중권) 이렇게 미쨔를 챙겨주는 주변 인물의 이야기도 조금 이해될 듯 해요.
내레이터의 존재를 굳이 언급해야 하나 싶기도 한데, 재판 과정에서 '이 부분은 지루하니 넘어가겠다'는 식으로 넘어가기 위한 수단이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재미로는 "죄와 벌"이나 "악령"보다 더 나은 거 같습니다. 추리물적인 요소도 있고... 저는 "백치"도 무척 재미있었어요. 도스토옙스키 5대 장편이라는 소설 중에 제일 재미없는 건 "미성년"입니다.
난 말이다. 유럽으로 가고 싶어. 내가 가는 곳은 결국 무덤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그 무덤은 무엇보다, 세상의 무엇보다는 고결한 묘지라다. 알겠니? 거기에는 고결한 인간들이 잠들어 있어. 그들 위에 서있는 비석들은 그 하나하나가 과거의 불타는 듯한 삶은 말해주고 있어. 자신의 위대한 공적, 자신의 진실, 자신의 투쟁, 학문을 향한 열정을 나타내주고 있지. 나는 땅바닥에 엎드려 그들의 묘비에 입 맞추며 눈물을 흘릴꺼야. 하지만 동시에 그 모든 것이 이미 오래전부터 그저 묘비일 뿐 더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겠지. 그리고 또 내가 눈물로 행복감을 맛보려는 데 지나지 않아. 이를테면 자기 감동에 도취되어보자는 거지. 나는 봄날의 끈적끈적한 새 잎을, 푸르디푸른 하늘을 사랑해. 그저 그뿐이야. 여기에는 이성이나 논리 같은 것은 없어. 다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젊고 싱싱한 힘에 대한 사랑이 있을 뿐이야. 내 넋두리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니?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5편 3. 서로를 알게되는 형제들 p511,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지상에 사는 모든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삶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생의 의미보다 삶 그 자체를 사랑해야 한다는 말이지? 물론입니다. 형님 이야기처럼 논리에 앞서 우선 사랑을 해야하는 거예요. 반드시 논리보다 앞서야만 해요. 그때 비로소 삶의 의미도 알게 되는 거죠. 이건 오래전부터 내 머릿속에 있던 거예요. 형님은 벌써부터 인생의 반을 성취한 셈입니다. 형님은 삶을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이제 그 나머지 반을 이룩하지 위해 노력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형님은 구원받게 될 거예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5권 서로를 알게되는 형제들 p511,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저도 이 문장 참 좋아해요.!
삶을 사랑하라는 이런 마음이 말랑해지는 글귀를 (제 인생관과 비슷한? ^^) 이 작품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싶습니다. 20대 형제의 대화가 철학적일 수 있군요. 중후반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지만 뜻밖의 문장을 만나는 기쁨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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