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D-29
@동키돈키 님이 말씀하신 공동체 윤리에 대해 집에 가면서 생각해보았어요. 공동체 윤리가 신의 대체물이 될 수 있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잔체주의나 군중심리의 함정을 피해서 대단히 일관성 있고 내부 모순이 없는 논리를 공동체가 개발할 수 있다면(저는 어려울 거라 봅니다만) 그걸 객관적 자연주의라고 부를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한편으로는 그래봐야 종이기주의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장맥주 공동체 윤리는 내용적인 측면보다는 형식적인 측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그 시대에 맞는 그 시대만에 공동체 윤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핵심에는 시대에 따라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어야 하겠지만요. 지금까지 역사에서 논의된 수 많은 공동체윤리가 결국에 가서는 경전화, 성역화 되면서 변질되는 걸 보면서 절대적인 공동체 윤리의 내용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과, 결국 이 공동체 윤리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과 형식이 공동체 윤리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민주주의 라는 체제의 위대함(?)은 내용이 있는게 아니라 그 형식적 틀에 있는게 아닐까요? 개개인의 뜻을 취합해 이를 공론으로 정한다. 이때 내린 결정이 항상 정의롭고 윤리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내린 결정이기에 책임도 같이 질 수 있는 것 같아서요. 대심문관이 그렇게 비난한 인간의 자유의지의 위대함을 살릴 수 있는것도 제가 말한 공동체 윤리의 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위대한 선지자가 와서 기가 막힌 윤리를 top-down으로 제시하면 그 시대에는 잘 기능할지 모르나 결국엔 시대변화를 따라잡디 못하고 변질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행착오가 있다라도 사람들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자신들의 개인윤리 토대로 공동체 윤리를 도출해내고, 공동체 윤리의 틀 안에서 개인윤리가 조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조화시킨다는 것이 너무나 나이브하고 이상적인 생각일지라도, 그러한 시도가 있어야 공동체 윤리가 인정받을 수 있을것 같아요. 결국엔 삐딱하고, 회의적이고, 허무주의자를 표방한다는 저같은 사람이 이런 다소 나이브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게 아직까지는 시스템에 대한 신뢰와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ㅎㅎ…
삶의 의미나 윤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진지해지는 게 당연한 거죠! 저도 민주주의의 가치는 마지막에 도출하는 결론이 아니라 그 과정에 있다고 보는 사람이에요. 입법도, 사법도. 그래서 즉각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을 늘 경계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믐밤 닫히기 전에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 형제들 가지고 여러 이야기 전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남기고 싶어 왔습니다.!! 읽을 책 목록도 늘고, 후기 읽으며 ‘건조한 친절함’이나 ‘잊어버리는 것, 잊혀지는 것’에 대해서도 또 생각하고 갑니다. 많은 것 배울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 하는 사회 분위기는 반대하지만 함께 살아나가야 할 가치나 방향은 무엇이 있을까 항상 궁금하더라구요~그래서 이번 <까라마조프 형제들>과 석영중 교수님 책의 글에서 와닿는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장강명작가님의 <산자들> 작가의 말도 좋아서 올립니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 요한 복음서 12:24 인간은 선하고 악하며 동물적이면서 신적인 것을 지향한다 이토록 모순적인 성정은 도스토옙스키 자신이 지적한 바 그대로 인간에게 기쁭일 수 있지만 엄청난 고통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그 모든 비극성을 뛰어넘는 어떤것 인류를 보편의 운명에서 구원해 줄 어떤것을 끈질기게 추구했다 부조리하고 비인간적인 장면들을 단순히 전시하기보다는 왜, 어떻게, 그런 현장이 빚어졌는지를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공감없는 이해는 자주 잔인해지고 이해가 결여된 공감은 종종 공허해집니다
칭찬의 박수 세 번으로 이 글을 시작합니다. 짝!짝!짝! 3개월 동안 도스토예프스키 3대 장편을 읽는다는 이 무모하면서도 멋진 계획에 함께 해 주신 분들, 모두 너무나 감사합니다. 중간 중간 힘든 고비도 많았지만 긴 장정을 마치고 그믐밤은 무려 3명의 박사를 배출하였어요. @스마일씨 @거북별85 @작은기적 님을 비롯 함께 해 주신 분들 너무나 자랑스럽고 축하드립니다.
그믐밤 오프라인 모임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셨지만 온라인 모임에서 열심히 함께 달려주신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공간에 남겨진 우리들의 글이 무려 540개가 넘어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이라는 책으로 500개가 넘는 글이 남겨진 독서모임이 한국에, 아니 러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에 또 있을까요? 정말이지 역대급 아닌가 싶습니다.
18일에 있었던 오프라인 그믐밤에서는 지난 1탄, 2탄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과자 (무려 @수북강녕 책방지기님이 직구를 하기도 하셨다고요)와 러시아 차가버섯 티와 함께 도스토예프스키를 이야기하는 마지막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지난 두 번의 모임과는 조금 다르게 책 내용에 포커스를 완전히 맞추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그의 작품을 이루는 사상적 측면에서 유신론과 무신론을 다루며 우리들 각자는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존 메설리의 분류표를 보며 살펴보았어요. 물론 무 자르 듯 나는 100% 이 쪽에 속한다는 분은 없었고요, 다들 이 부분과 저 부분에 조금씩 걸쳐 있거나 혹은 이런 쪽에서 나이가 들면서 저런 쪽으로 점차 변경이 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리한 분류표 결과도 공유드립니다. 불가지론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 자체가 무의미하다) => 선택자 없음 불가지론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의미가 있지만,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IlMondo @스마일씨 @작은기적 삶이 무의미해서 좋다 (긍정) => @수은등 @거북별85 @임쏘쏘 삶이 무의미해서 좋지 않다 (용인) => @동키돈키 @고쿠라29 삶의 의미는 초월적인 존재로부터 온다. (긍정적 유신론) => @IlMondo @수북강녕 @임쏘쏘 @작은기적 삶의 의미는 속세에 있으며 객관적이다 (객관적 자연주의) => @장맥주 삶의 의미는 속세에 있으며 주관적이다 (주관적 자연주의) => @동키돈키 @수북강녕 @거북별85 @스마일씨 @고쿠라29 @장맥주
거북별85님이 문장수집 해주신 에필로그를 살짝 바꾸며 모임 마무리하겠습니다. "영원히 이렇게, 평생토록 이렇게 손을 잡고 가요! 도스토예프스키 만세! 그믐과 수북강녕이 다시 열광적으로 외쳤고 모든 도박사들이 그들의 외침에 화답했다"
이제 두 시간 뒤면 모임이 종료되네요. 모두 고맙습니다.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다음에 또 뵐게요~!
아쉬움에 흔적 남기고 가요. 거북별님 완독하시고 글 올려주신 거 최곱니다. 저는 오늘 남편이랑 저희 2부 때 했던 얘기를 나눴는데 남편도 저랑 같더라고요. 😅 그러면서 칼 세이건의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도 한 번 읽어보라고 하더라고요. 집에 이 책이 있는 줄도 몰랐네요. 암튼 줄거리 파악으로 끝나지 않고 많은 물음거리들을 준 모임이어서 아주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다들 그믐에서 또 만나요. 🫶
다음 주말에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뮤지컬을 보러 갑니다 <스메르쟈꼬프> 뮤지컬을 올렸던 같은 극단이 다시 공연하는 작품입니다 이 방이 닫히고 나면 관람 후기를 어디에 남길 수 있을지, 어쩐지 쓸쓸한 마음도 들지만, 함께 책을 읽고 모임을 했기에, 뮤지컬 또한 더욱 잘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더 큽니다 <죄와 벌>이라는 이원론적 제목의 작품으로 모임을 시작할 때부터, <죄와 벌>이 아니라 <죄와 벌과 구원>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가 오갔던 것처럼, 선과 악, 좋은 일과 나쁜 일, 착한 사람과 못된 사람, 신과 인간의 구분을 나누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따지기보다는, 지난 석 달의 시간이 대단히 의미있었다는 생각으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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