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D-29
여러분, 우리 시대에 자신의 어리석음과 잘못을 공개적으로 뉘우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그토록 놀라운 일입니까? p525 자기 하나에 대한 기대감만을 지닌 채 전체로부터 자신을 하나의 개체로 떼어 놓고서는 인간의 도움, 인간 자체, 인간성 들을 믿지 않도록 자신의 영혼을 훈련 시켜서 자기 돈이, 그리고 돈으로 얻은 자신의 권리가 사라지지나 않을까 두려워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세상 어느 곳에서나 인간의 이성은 개성의 진정한 보장이 고립된 개개인의 노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전체에 있다는 사실을 냉소하며 이해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p533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6권 2. 조사마 장로의 생애전,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빠이시 신부가 그 〈사랑스런 소년〉이 다시 되돌아오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물론 실수가 아니었으며, 어쩌면(비록 완벽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통찰력을 가지고 바라본 것이다) 알료샤의 정신적 분위기의 진정한 의미를 꿰뚫어 본 것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내 소설의 젊은 주인공의 인생에서 두렵고 미확정적인 그 순간의 정확한 의미를 지금 전달하기란 무척이나 벅찬 일임을 나는 솔직히 인정하는 바이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7권 알료샤, 도스토예프스키
벌레들에게 정욕을! 동생아, 알겠느냐? 내가 바로 벌레란다. 이 시는 특별히 나를 얘기한 거야. 그리고 카라마조프 집안사람들은 모두 이런 벌레야. 너 같은 천사의 마음속에도 벌레가 살 테고 그 벌레가 너의 피 안에서 폭풍우를 일으키는 거야. 그건 폭풍우야, 왜 그러냐고? 폭풍 같은 정욕이기 때문이지! 아니 폭풍보다 더하단다. 아름다움은 진실로 무섭다! 무엇이라고 정의내릴 수 없기 때문에 무섭고,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건 하느님이 던진 수수께끼이기 때문이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p226,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정욕이라는 게 어느 정도는 호르몬의 문제 같거든요. ‘젊은 남자의 혈기’라고 하는 것도 대부분은 테스토스테론 과잉 분비로 설명할 수 있을 거 같고요. 한때 젊은 남자였던 사람으로서 사실 그 호르몬 과잉 분비가 당사자한테도 괴로운 일입니다. 희망자에 한해서 테스토스테론 분비 억제제 혹은 에스트로겐을 주입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되면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현실에서야 감히 주장하지 못하겠지만 짧은 SF 혹은 미니픽션 감으로 괜찮은 소재인 듯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형님, 실례지만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한 인간이 이 세상 사람에 대해서 너는 살 자격이 있고 너는 그렇지 않다고 제멋대로 결정할 권리가 있을까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 1부 3편 음탕한 사람들 p 306,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도우리 혹시 그믐밤 신청 기간 끝났나요? 끝난게 아니면 저도 막차탑승 신청합니당
@동키돈키 님, 안녕하세요! 그믐밤 신청 확인했습니다, 그믐밤에서 뵐게요~~!
어떤 경우에는 분별없는 짓이라 할지라도 위대한 사랑에서 끓어오르는 감격에 몰두하는 편이 전혀 냉담한 것보다 존경받을 때가 있는 것이다. 청년 시절에는 특히 그렇다. 왜냐하면 언제나 너무 빈틈없는 젊은이는 신빙성이 없어 보이며, 별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카라마조프의 형제(중)(세계문학선 2-4) 제 7편 알료샤 95p,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의 형제(중)(세계문학선 2-4)
조시마 장로 사후,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 시체 부패하는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장로를 폄하하고 장로는 죽어서 치욕을 당하죠. 알료샤는 조시마 장로가 마땅히 받아야 할 영예를 받지 못하고 수모를 당하게 된 것으로 충격을 받고 방황하지만 그루셴카를 통해 '용서'라는 큰 깨달음을 얻고 속세로 나가는 것 같습니다. 조시마 장로의 기적을 보이지 않고 그대로 두고 보는 신을 향한 알료샤의 원망이 이해가 갑니다. 신이 계시다면 말이죠. 그러나 이건 보이는 것만 믿겠다는 인간의 이기심을 보여주는 것 같고.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믿음을 보이면 보여주겠다고 해도 그 믿음이라는 것이 진짜 믿음인지 모르겠고요.
조시마 장로 사후, 관련된 일화에 아래와 같은 문장도 나오는데 인상적이었어요. "왜냐하면 인간은 공명정대한 사람의 타락과 치욕을 좋아하는 법이니까요." 중권, 549쪽.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도박사 3탄 그믐밤 신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석 인원이 다 찬 관계로, 신청을 마감합니다. 신청해주신 분들에게 글타래로 확인 댓글 달았습니다. 5월 18일 목요일 저녁에 책방 수북강녕에서 뵙겠습니다. *열 번째 그믐밤 : https://www.gmeum.com/meet/467?talkId=20295
미쨔가 보기에 너무나 혐오스런 노인의 옆모습, 축 늘어진 목젖, 매부리코, 욕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소짓는 입술이 창문에서 비스듬히 새어 나오는 불빛으로 환히 드러나 있었다. 갑자기 미쨔의 가슴속에서는 참을 수 없는 무서운 분노가 끓어올랐다. 〈바로 저자야, 내 연적(戀敵)이야. 나의 박해자, 내 인생의 박해자가 바로 저자야!〉 그것은 나흘 전 정자에서 알료샤와 대화를 나눌 때 마치 예감이라도 하듯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이에요?〉라고 묻는 말에 대한 대답으로, 복수심으로 가득 차 억누를 길 없는 충동적인 분노의 발작이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8권 미쨔, 도스토예프스키
〈어쩌면 죽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죽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 내가 걱정하는 것은 그 순간 아버지의 얼굴이 갑자기 내게 가증스럽게 느껴지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야. 나에게는 아버지의 목젖이며, 코며, 눈이며, 파렴치한 미소까지 가증스럽게 여겨지거든. 난 개인적인 증오심을 가지고 있어. 바로 그걸 두려워하는 거야, 참을 수가 없으니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8권 미쨔, 도스토예프스키
〈비록 치욕의 고통을 겪게 될지라도 단 한 시간, 아니 단 1분만이라도 그녀의 사랑을 차지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내 나머지 인생 전부와 바꿀 만한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닐까?〉 이런 괴상한 의문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말았던 것이다. 〈그녀에게, 오직 그녀에게 찾아가자, 그녀의 얼굴을 보고, 이 밤만이라도, 아니, 한 시간, 한순간만이라도 아무 생각 하지 말고 모든 것을 잊어버리자!〉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8권 미쨔, 도스토예프스키
호의호식, 나들이, 사륜마차, 관직, 노예나 다름없는 하인들을 소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얻기 위해서 사람들은 심지어 생명, 명예, 그리고 인간애조차 희생시키고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살하기도 합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제6권. 3. 조시마 장로의 대화와 설교 중에서 , 도스토예프스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권. 이 책은 러시아 문학의 거장인 도스또예프스끼가 쓴 대심문관의 이야기다. 주인공 알렉세이 표도로비치 까라마조프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현대와 바꾸자면 호의호식, 해외여행, 고급차, 전문직으로 치환되네요. 그래도 신분제가 철폐되어 마지막 조건인 하인 소유는 사라졌으니 나름 역사는 발전중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 사람을 너무나 사랑했어요, 지난 5년 동안 내내 말이에요! 아니, 내가 그 사람을 사랑했던 걸까요, 아니면 나의 증오심을 사랑했던 걸까요? 아니에요, 그 사람을 사랑했던 거예요! 오오, 그 사람을! 내가 사랑한 건 나의 증오이지 그 사람이 아니라고 난 거짓말을 해왔던 거예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8권 미쨔,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하지만 지금은, 오오, 지금은 그 사람이 아니에요, 절대로 그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그 사람의 얼굴도 옛날과는 달라요, 그런 얼굴이 아니라고요. 난 그 사람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거든요. 찌모페이와 이곳으로 달려오면서 도중에 나는 생각했어요.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할까?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서로 어떤 눈길로 바라보게 될까?〉 하고 말이에요. 나는 정신이 아찔할 정도였는데, 여기에서 그 사람은 내게 마치 구정물을 뒤집어씌우는 것과 다름없는 짓을 해대는 것이었어요. 학교 선생 같은 말투로, 대단한 학자나 되는 양 점잔을 뺐고, 내가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로 점잖게 맞아 주는 것이었어요. 대꾸할 말이 한마디도 없었어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8권 미쨔,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난 당신의 정부가 아니라, 성실한 아내가 될 거예요, 당신을 위해 일할 거라고요. 우리 그 아가씨한테 함께 찾아가서 용서를 빈 다음 떠나도록 해요. 용서해 주지 않으면 그냥 떠나면 되잖아요. 그녀한테 돈을 갚아 버린 후 날 사랑해 주세요…. 그녀를 사랑해서는 안 돼요.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요. 당신이 계속 그녀를 사랑한다면 그땐 내가 그녀의 목을 졸라 버리고 말겠어요…. 그녀의 두 눈을 바늘로 찔러 버리겠어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제8권 미쨔,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러시아에서는 남자들끼리도 입맞춤을 많이 하네요. 현지에서는 자연스러운 문화인걸까요? 옛날에는 그랬는데 요즘은 사라진 낡은 풍습인 걸까요? 궁금합니다. 등장인물들이 말하는 내용도 거칠고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대는데 반대로 서로 다정하게 입맞춤하는 내용도 나오니 좀 신기하긴 합니다. 입술에 입맞춤하는 것 말고도 발에 입맞추었다 는 표현도 많이 나오는데 제가 상상하기로는 표현 그대로 진짜 발에 입술을 부딪힌 것 같지는 않고 (그 과정이 너무나 복잡하니까요. 그러려면 허리를 거의 땅까지 굽혀 신발과 양말을 차례로 벗겨야 되는데 그렇게까진 아니었을테고. 그냥 신발에 입맞추는 것도 너무 과장된 것 같아요) 아마 그냥 허리를 많이 굽혀서 신발 가까이 에어키스를 날리는 제스처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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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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