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0. 도박사 3탄,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수북강녕

D-29
「항상 용감하셨었지요, 〈모든 것은 허용된다〉고 하시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렇게 떨고 계시다니!」 스메르쟈꼬프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눈으로 바라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레몬수라도 한잔하시겠습니까? 가져오라고 할 테니. 기분이 아주 상쾌해지실 겁니다. 먼저 이것부터 치워야겠군.」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하 제11권 작은형 이반 표도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토마가 믿음을 갖게 된 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목격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전부터 믿음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지. 예를 들면 강신술사(降神術士)들이 있는데…. 난 그들을 무척 좋아하지…. 그런데 그들은 믿음이 유익한 것이라면서, 그건 악마들이 저 세상에서 자신들에게 뿔을 보여 주기 때문이라는 거야. 〈이것이야말로 저 세상이 존재한다는 물적 증거〉라는 것이지. 저 세상과 물적 증거들이라니, 나 원 참! 아니, 악마의 존재가 입증되었다고 해서 하느님의 존재가 입증되었다고 할 수는 없잖아? 난 이상주의자 모임에 등록하고 싶어. 그래서 〈난 현실주의자이지, 유신론자가 아니란 말이오, 헤헤!〉 하고 반론을 펼 거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하 제11권 작은형 이반 표도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어느 장관이 직접 내게 고백한 바에 따르면, 자신은 잠을 잘 때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거야. 그런데 바로 지금이 그렇거든. 내가 비록 자네의 환영이긴 하지만, 악몽 속에서처럼 자네가 이제까지 생각도 해보지 못한 독창적인 말들을 하고 있잖아. 보다시피 난 자네의 생각을 절대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잖아. 그러니 나는 다만 자네의 악몽일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거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하 제11권 작은형 이반 표도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옛날에 자네들의 이 지상에는 사상가이자 철학가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법률도, 양심도, 신앙도 모두 부정했었고〉, 무엇보다도 내세를 부정했었다는 거야. 그러다가 마침내 죽음을 맞게 되었는데, 곧장 암흑과 죽음을 향해 나아갈 거라고 생각했다가 내세를 맞게 되었어. 그런데 한편으로 놀랍기도 하고 화가 치솟기도 한 그는 〈이건 내 신념과 배치된다〉고 말했다는 거야. 그 일로 해서 그는 재판을 받게 되었지…. 여보게, 용서해 주게, 난 다만 내가 들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뿐이니까. 이건 단지 전설에 지나지 않아…. 그에게는 1천조(兆) 킬로미터(지금 우리 세계에서는 미터법을 사용하고 있거든)의 암흑 속을 걸어서 통과하라는 판결이 내려졌고, 1천조 킬로미터의 형벌이 끝나야만 천국의 문이 열리고 용서를 받을 수 있다는 거였어….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하 제11권 작은형 이반 표도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오늘은 7. 신선한 공기 속에서 까지 읽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눈물을 흘릴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어요. 알료샤의 손가락을 깨물어 피가 철철나게 만든 어린이의 눈물 때문에, 200루블을 거절한 수세미 때문에 마음이 찢길 것 같았습니다.
너무 약한 자들의 필사적인(하지만 별 성과는 없을) 저항이라서 더 절절한 느낌이 드는 거 같습니다.
ㅜㅜ 별 성과는 없을 ㅠㅠㅠㅠㅠ 아버지라서 받지 않을까 생각했던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저도 그 부분 읽다가 울었습니다. 같은 문장에서 멈춰서서 곱씹어 보았지요. 그렇게 가난한데도 "존엄"이라는 가치를 돈보다 더 높이 산다는 것이 신기하게도 느껴지고 또 당연하게도 느껴졌어요.
아이쿠 같은 감정을 느끼셨군요. 다른 분들은 이 부분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엔 무슨 마술을 부린다는 건가 싶었어요. 한숨,,, 존엄, 존엄이라는 말이 딱 맞습니다. 정말.
당신을 여기 보낸 분에게 가서 말해주세요. 이 수세미는 결코 자기 명예를 팔지 않는다고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p.128,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드디어 에필로그만 남았습니다. 12편 오판은 정말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제가 방청석에 있는 것 마냥 배심원 판결이 얼른 나길 바라며 속도를 내며 읽었네요. 저는 검사 이폴리트가 말할 땐 미차에게 유죄를 내릴 수 밖엔 없겠구나 했다가 변호사 페추코비치가 변론할 때는 이건 무죄다 이랬어요. ㅋ 진짜 그들의 논리에 완전 홀딱 넘어가 버렸어요. 근데 배심원 결과가 있고 그걸로 판사가 최종 판결하는거 아닌가요? 저는 도선생님 작품 세 편을 읽으며 인간 안에 있는 선과 악 그리고 그 가늠할 수 없는 인격의 엄청난 스펙트럼을 느낍니다. 제 안에도 선과 악이 공존하고요. 이건 지난 번 두 번의 모임에서도 말했고요. 어떤 인간이 선하다 악하다 무자르듯 판단할 수 없기도 하고 '인간을 안다'라는 교만을 버려야 할 것 같아요. 악령은 중권이 재밌었는데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마지막 하권이 제일 재밌네요. 에필로그를 읽고나서 다시 정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검사는 아까 그렇다면 스메르쟈코프는 왜 유서 속에서 고백하지 않았느냐고 언성을 높여 물었습니다. 한쪽에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그것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실례입니다만, 양심이란 이미 후회를 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살자가 반드시 후회를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겁니다. 그는 그저 절망 때문에 자살했을 뿐입니다. 절망과 후회, 이 두 가지는 전혀 상이한 것입니다. 절망은 때론 증오에 넘쳐 있어서 절대로 타협을 허용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카라마조프의 형제(하)(세계문학선 2-5) 289p 제 12편 오판, 도스토예프스키
스메르쟈코프가 왜 자살을 했을까 생각해보았는데 타인에 대한 증오였겠죠?
비록 우리들이 추악하긴 하지만, 이 세상에 산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잖아요. 우리들은 추악한 동시에 좋은 사람들이에요. 추악하고도 좋은 사람들..... p771 (8권 8.미몽) 여러분, 나는 어딘가 부정직한 아버지의 얼굴, 그 오만, 모든 성스러움에 대한 경멸, 조소, 불신이 싫었습니다. 혐오스럽습니다. 혐오스러워요! 하지만 아버지가 죽고 난 지금, 나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p808 (9권 3. 첫번째 수난)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 도스토예프스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중권. 이 책은 러시아 문학의 거장인 도스또예프스끼가 쓴 대심문관의 이야기다. 주인공 알렉세이 표도로비치 까라마조프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중편의 8권, 9권은 추리 소설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내가 느낀 어둠의 기운이 들어맞는지 궁금하고, 작가가 숨겨 놓은 퍼즐의 조각은 없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죄와 벌』에도 추리소설적인 요소가 있지만(범인이 누구인지 처음에 공개하고 범인의 실수가 뭐였는지 추리하게 하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그런 요소가 훨씬 더 강한 거 같습니다. 등장인물 중 누가 범인이라고 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이야기가 진행되고, 작가도 분명 의도한 거 같아요. 일단 죽은 사람이 재산이 많으니까 아들들은 다 용의자가 되는 것이고, 망자의 성격도 안 좋아서 개인적인 원한을 품을 사람도 많고, 큰아들이 거의 살인 예고까지 했으니 수사를 피해가기도 좋은 상황이고...
눈 크게 뜨고 읽어나가야겠습니다. 정말 끊을 수 없는 도박(사)판이네요^^
처음에 도스토옙스키 3대 장편을 3개월 안에 다 읽는다, 그것도 여러 명이 함께 읽는다는 계획을 들었을 때 그게 될까, 몇 분이나 참여하실까, 우려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진행된 게 정말 신기합니다. 다들 대단하시다 싶고요. ^^
장맥주님도 한 달 동안 고생하셨습니다. 1,2차와는 사뭇 다른 스타일의 진행도 좋았고요. 장맥주님이 스스로 읽고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생각해보게 하는 게 좋았습니다. 특히, 제가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주실 땐 역시 작가님이구나 싶더라고요. 같이 참여하신 분들도 모두,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배운게 참 많았네요!
저는 한 일은 없는데 @스마일씨 님 말씀 들으니 괜히 뿌듯하네요. 도박사라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추진하신 @수북강녕 대표님과 세 모임을 이끌어주신 @후시딘 작가님 @쓰힘세 작가님 @고쿠라29 대표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내일 그믐밤을 활활 불태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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