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

D-29
이 단어들이 프랑스에서는 그냥 구어처럼 사용되는데요, 저는 한국어로 어떻게 옮겨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서… SNS에 질문을 했더니, 정말 거칠고 입에 담기 힘든 단어들이 답으로 돌아왔어요. 제겐 충격적인 사건이었어요.
27쪽까지의 내용에서 젊은 남자를 보면서 자신의 과거가 반복되는 인상에 젖는다는 게 흥미롭네요. 제 경우에는 저보다 스무살 정도 어린 이십대 친구들을 만나면 오히려 제가 스무살일 때와는 다른 차이점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단순히 친구 사이로 젊은 남자를 보는 게 아니라, 연애 과정을 통해 상대의 내밀한 부분까지 볼 수 있어서일까요? 타인에게서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은 마치 독서의 한 과정 같기도 해서 신비한 경험으로 다가올 것 같아요. 그래서 소설로 쓸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아, 여기서 반복의 의미는 사랑이라는 행위의 반복이 아니었을까요? 사랑의 대상만 바뀌고 그 과정은 반복된다고 저는 받아들였어요. 물론 아이들에게 보여준 연극을 보여주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반복이었겠지만요.
저는 때때로 추억을 떠올리거나 어떤 경험을 하게 되면, 말로 표현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힘든 감정에 막막해지고 답답해져요. 그런데 작가들은 그 순간들을 문장으로 표현해서 꼭 맞는 감정을 해석해주고 구체화해줍니다. 작가로서의 아니 에르노는 그런 해석과 구체화의 치밀함이 놀랍네요
그래서 이 책의 첫 문장이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쓰지 않으면 그 사건들은 그 끝을 보지 못한다. 그저 일어난 일일뿐. ” 아니 에르노 작가는 늘 그 끝을 보고 싶었던 분. <사건> <여자아이 기억>을 읽으면 더 그런 생각이 들어요.
5.14 일요일 '그럼에도 나는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에서 그 무기가 허술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상호이익, 지배적 위치, 저속한 명령문이 공존하지만 어쨌든 사랑이라. 참으로 오해받기 쉬운 입장이면서도 굳이 에두르지 않는 명쾌함과 당당함이 아니 에르노의 매력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킵니다.
5월 14일 일요일 읽은 부분은 젊은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인식하는 것인지, 그도 아니라면 소설을 쓰기 위한 동기/동력을 찾기 위해 만나는 것인지 모호해지네요. 저도 예전에 아주 짧게 연애한 경험이 있는데, 상대방이 저보다 나이가 많이 어리기도 했고, 지독하달 정도로 착하고 순정적이라 저도 모르게 함부로 대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 적이 있어요. 이전까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감정이라서, 왜 이런 욕구가 생기는지에 대해서 오랫동안 사고할 수밖에 없었고요... 자기 내면의 수만 가지 감정과 욕구에 대하여 일일이 살펴보고 분석하기가 어려워 어느새 잊어버리고 말았지만요. 규명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하여 소설가는 결국 소설로 쓰는 것인가 싶어요.
아마도 화자는 젊은 남자를 만나는 동안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겪었을 것 같아요. 어쩌면 일반적인 대상이 아니어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본인도 이해할 수 없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규명하기보다는 그런 감정도 있음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분명 지배하는 자의 힘을 누리는 이가 있겠지요. 때론 허술하겠지만요.
안녕하세요, 그믐 안내자 도우리입니다. [번역가의 인생책] 오프라인 북토크 소식을 알립니다. 5월 25일, 윤석헌 번역가님과 함께하는 <젊은 남자> 북토크 신청 관련해서 안내드릴게요. ■ 일정 : 5월 25일 저녁 7시 ■ 장소 : 초콜릿책방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5길 46-11) https://naver.me/5xncdjjD ■ 진행 : 윤석헌 번역가 ■ 참가비 : 1만 원 ■ 신청 : 초콜릿책방 인스타그램 메시지(DM) 또는 이메일로 해주시면 됩니다. - instagram : https://www.instagram.com/chocobookcafe/ - email : chocobookstore@naver.com
5.15 월요일 '이 이야기를 계속 하고 싶었던 주된 이유는 어떤 식으로든 이 이야기는 이미 일어난 일이며, 나는 그 이야기속 허구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28-29 A와 함께하는 사랑은 새로 살아보고픈 하지만 불가능한, 되돌릴 수 없는 시간들을 더 깊게 각인시키는 일이네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부분은 좀 서글퍼요.
‘포옹하며 둘 다 눈물을 흘리긴 했지만…’ 아니 에르노는 A. (필리프 빌랭)가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쓴 책의 제목 <포옹>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사용합니다.
잠시 여행 중이라 이미 다 읽은 <젊은 남자>는 집에 두고 왔고, 아직 못 다 읽은 <사건>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제 22쪽 읽는 중인데 <젊은 남자>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네요. 일단 아니가 20대이니 만큼 문체와 시선이 확실히 다르게 느껴져요. <젊은 남자>의 문장에서는 중년의 여유로움 같은 게 묻어나는 듯했는데, <사건>에서는 왠지 20대의 독기랄까요 ㅎㅎ 강인한 듯하면서도 더 강렬한 절망 같은 게 느껴집니다. 절망도 사실 에너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지 싶고요. 공통점이 있다면 두 작품의 문장 모두 특별히 화려하거나 아름답거나 하지 않고 굉장히 담백하고 사실적인데, 그럼에도 굉장히 문학적으로 다가와요. 개인적인 사건이 굉장히 사회적이라는 점 또한 아니 에르노 문학의 특징이구나 싶기도 합니다. 앞으로 아니 에르노의 소설 모두 찾아보고 싶네요.
사실 글이 쓰인 순서는 <젊은 남자> <사건> 순이긴 한데요. 아마 <젊은 남자>는 최근에 퇴고하고 출간해서 더 여유로운 느낌 같아요. 저도 <젊은 남자>에서는 뭔가를 다 쓴 작가의 여유가 느껴졌어요. 하지만 강렬하죠!
5.17 수요일 ' 내 육체는 이제 나이를 잃었다. 레스토랑에서 근처에 앉은 손님들의 무례하게 질책하는 시선을 느낄 때만 나는 비로소 나이를 깨달았다. ' 31p 나이를 잊었다는 표현에 익숙한 저에게 나이를 잃었다는 표현은 강렬하고 저돌적이네요^^
@유미소 님처럼 저도 사건을 마침내 읽었어요.^^ 책표지부터 너무 싸늘해서 사실은 펼치기에 망설여지더라구요. 읽는 내내 감당하기 어렵구요. ㅠㅠ 며칠 힘들 것 같아요
저도 힘들게 번역한 책입니다. 힘들었지만, 그럴수록 저는 작가가 더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정말 이렇게까지 써야만 했다는 것이 느껴져서요. @유미소
그만큼 공감대가 커져서 한편으로는 위로가 많이 되기도 했어요..^^
싸늘하면서도 굉장히 현실적이라 여러 부분에서 공감이 되더라고요. 앞으로 단순한 열정, 집착 등 순차적으로 읽어보려고 해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노벨상을 받아서 좋기도 했지만, 노벨상을 받아서 <사건>을 더 많은 분들이 읽게 되어 더 좋았습니다.
5.18.목요일 '그 증거로 그는 나 때문에 스무 살 여자를 떠나지 않았나.' 33p 와! 이 여유! 으쓱으쓱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정재승, 김경일 추천 도서『집단 망상』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비공개 PDF 제공] 미출간 신간 <슈퍼 아웃풋 공부법> 먼저 읽고 이야기 나눠요! [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전차 B의 혼잡>[도서증정] [발행편집인과 함께 읽기] 《일본의 조선 강점, 1868-1910》[도서 증정] 논픽션 <두려움이란 말 따위>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동아시아)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코스모스> 꼭 읽게 해 드리겠습니다!
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내 맘대로 골라보는《최고의 책》
[그믐밤] 42. 당신이 고른 21세기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그믐밤] 17.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북티크
🎨책과 함께 떠나는 미술관 여행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그믐 앤솔러지 클럽에서 읽고 있습니다
[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
듣고 이야기했어요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1일 오프라인 북토크 예정!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AI 에 관한 다양한 시선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결과물과 가치중립성의 이면[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AI 메이커스> 편집자와 함께 읽기 /제프리 힌턴 '노벨상' 수상 기념[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AI 이후의 세계 함께 읽기 모임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
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만나는 철학자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도서 증정]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괘씸한 철학 번역>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증정]《너를 위해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니체가 말했다》 저자&편집자와 읽어요!
<피프티 피플> 인물 탐구
피프티피플-이기윤피프티피플-권혜정피프티피플-송수정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