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D-29
3부 '여전사들' 8장 ‘운동 - 제인 구달의 딜레마’ 8-1. 스스로 가장 원하고 바라며 잘할 수 있는 일을 가장 그러할 수 있을 때 시작하여 행동할 수 있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스스로 용기 내기 어려울 때 주변의 독려와 요구에 의해 움직여지는 일도 있을 테니, 동전의 양면처럼 영향을 주고받는 상황이겠지만요. 요즘 흔한 말 '오히려 좋아!' 를 떠올립니다. 적절한 떠올림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8-2. 물론 비루테와 다이앤도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는 했다. 하지만 제인 이야기가 우리에게 가장 감동적인 까닭은 아마도 그것이 우리 이야기와 가장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일 터다. 제인의 가족 이야기도 침팬지의 가족 이야기와 엮어 펼쳐진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특집을 통해 우리는 침팬지 아기 플린트가 제인의 아들 그럽이 걸음마를 하던 바로 그 옆에서 첫 걸음을 뗀 모습을 지켜 보았다. 다이앤은 평생 산속에서 외로운 삶을 살았다. 비루테는 서양의 관습과 서양적인 의사소통 양식을 버리고 인도네시아의 삶을 선택했다. 하지만 제인은 항상 '우리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었다. 그녀의 서구적인 특성은 대충 깎은 투박한 나무 그루터기 위에 올려 놓은 도자기 찻잔처럼 어디에서나 확연하게 사람들 이목을 끌었다. 대담한 금발의 여인이 남자와 결혼하여 금발의 아들을 낳는다... 그녀의 이야기는 친근한 동화적 요소를 두루 담고 있었다. 그녀의 선택은 우리에게 가장 편안하고 가장 격조 있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 제인을 좁은 우리 속에 욱여넣은 침팬지의 참상으로 이끈 것은 바로 그녀의 삶 전체, 그녀라는 인간 자체였다. p.321 9장 ‘마법 - 다이앤 포시의 광기’ 9-1. 폭력 저항과 비폭력 저항에 대해 생각하며 마음 아팠습니다. 얼마 전 '그믐'에서 도스토옙스키 읽기 모임을 하며, 사회 부조리에 분노하여 혁명을 일으키고 악인을 단죄하는 적극적인 '초인'에 대해 읽는 한편, 사랑과 연민, 관용과 포옹으로 아우르는 대처에 대해서도 비교해 생각해 보았는데요. 밀렵꾼에 강력 대응한 다이앤 포시의 행위와, 동학농민운동이나 프랑스 혁명과도 같은 무력 단체 행동에 대해서,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환경 파괴, 약자 차별, 정치와 제도적 압박에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과의 전쟁,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 필요한 전쟁이 있다면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도요. 9-2. 다이앤은 자신의 전략을 '적극적인 환경보호'라고 불렀다. 거기에는 반밀렵 순찰대에 자금을 지원하고 밀렵꾼을 고문하고 그들 소유물을 불사르고 그들 아이를 납치하는 일 등이 포함되었다. 처음에 불법 방목되어 풀을 뜯어 먹는 소 떼를 우리에 가두고 밀렵꾼의 덫을 망가뜨릴 때만 해도 다이앤은 자신이 거주하는 국가인 르완다의 법을 따르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밀렵꾼의 창과 덫이 그녀가 이름 지어준 동물의 목숨을 앗아가기 시작하자 그녀의 전쟁은 점점 분노와 테러리스트적 열정에 불타는 사적인 것으로 변질되었다. 다이앤은 단순히 밀렵꾼을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을 적극적으로 응징하기에 이르렀다. 그녀의 분노는 증오로 굳어졌다. p.334-335 묘지를 발견하게 되면 그 비감함에 잠시 숨이 멎는다. 여기에 그녀가 묻혀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든다. 그녀의 고뇌가 르완다의 축축하고 검은 대지 아래에서 비로소 평안을 얻었으리라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마치 반가운 재회 같다. 묘지가 보석처럼 반짝이는 햇살을 머금고 있는 데다 더없이 평화로워, 여기에서는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다. p.363-364 10장 '외교 - 비루테 갈디카스의 변신' 10-1. 제인이 마이크를, 다이앤이 칼을 들었고, 비루테가 함께 차를 마셨다는 내용으로 세 사람을 다르게 분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 사람의 공통점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들이 세상에 대응한 방식을 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 어쩐지 조금은 슬폈습니다. 실제로 그들은 다른 점보다 같은 점이 더 많았으니까요. 10-2. "늘 같은 꿈을 반복해서 꿔요." 이 꿈은 소름 끼칠 정도로 현실과 닮았기에 그토록 공포스러웠다. p.367 관료주의, 정실주의, 부정부패에 맞서 비루테가 일구어 낸 결과는 기적이나 다름없다. 그녀는 자기 지역에서 포획 오랑우탄 거래를 사실상 근절시켰다. 그녀가 기울인 노력은 그 공원의 7만 6000 헥타르가 오랑우탄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데 기여했다. p.370 10-3.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대단히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이 책에 대해 이동진 평론가는 '자연과학에 대한 교양서이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스탠포드 학장 출신의 학자에 대한 평전이자, 룰루 밀러 작가 본인의 회고록이자, 고난과 좌절을 딛고 인생의 의미와 사랑을 찾아 고백하는 러브레터'라고 했습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로 생각해 보는 좋은 평전이란, 주인공의 인생을 바라보며 읽는 사람도 느끼고 성장하는 점이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10-4. 연속적이고 상호작용하며 상호 의존적인 생명에 대해 연구하고 사랑하며 인생을 바쳤다는 점에서 세 사람은 비슷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이앤 포시의 삶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노력과 시도가 더 많길 바랍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9일이라는 시간 동안 <유인원과의 산책>을 함께 읽고, 각자의 생각을 나눠 주신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유인원과의 산책>을 끝까지 읽으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모임이 닫히기 전 어제 오늘 서둘러 이야기를 올려주신 분들도 많고요. ^^ 모두 감사합니다. 저 클럽지기는 항상 북클럽 멤버들이 남겨주시는 이야기들에서 저만의 첫 번째 독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깨닫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함께 읽기'의 힘이라는 것을 매번 북클럽을 진행하며 여실히 느끼고 있어요. 여러분도 저와 마찬가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클럽 4기는 오늘 현충일 자정에 끝납니다. 자정이 지나면 더 이상 글을 남기실 수 없다는 점 알고 계시죠? 이곳이 닫히기 전까지, 함께 읽은 서로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마지막 글로 남겨 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9일간의 즐거운 산책이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골라주신 5기 도서로 곧 찾아올게요!
책의 제목만 처음에 읽고 유인원에 대한 관심으로 참여했던 북클럽이었습니다. 과학자와 여성, 낯선 문화 그리고 무엇보다 일을 대하는 태도를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진행 중에 출판사 관계자분이 열어주셨던 온라인 북토크도 인상 깊게 참여했던 거 같고요. 북클럽의 경험이 그렇지만 지나놓고보면 늘 29일이 짧다는 생각이 드네요. 참여하신 여러분 모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뒤늦게 쫓아오게 되었습니다. 긴 시간을 두고 함께 읽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4기 일정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 혼자 읽을 때와는 다르게 다양한 분들의 시선을 함께 할 수 있는 기쁨을 주시는 그믐에게 무한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다가올 5기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
여성 과학자여야만 했던 이유를 이 평전을 통해 이해하고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신념과 비전 뿐 아니라 인생의 어둡고 아픈 면까지 가까이서 듣는 좋은 기회였어요. 그믐과 돌고래 출판사에 감사드려요.
10-3 ‘후기 샤먼들’에서 사이 몽고메리는 오랜 문명에서 취했던 동물관과 샤머니즘을 소개하는데요. 자연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동물의 지혜를 배우고자 했던, 인간이 감각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감지하는 동물을 존중했던 옛 사람들과 타 문화권의 다른 믿음을 지닌 사람들의 존재는 동물 세계에 대한 기본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해주었습니다. 이러한 배경 지식을 통해 세 여성이 자신의 연구에서 취했던 자세나 신념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요. 후기를 읽으면서 제인, 다이앤, 비루테라는 세 여성 연구자보다 이 책의 저자 사이 몽고메리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세 연구자에 대한 평전이라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저자 몽고메리가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부분을 고심했을지를요. 단순히 과학자로서 세 인물을 다루지 않고, 여성으로서의 삶과 사랑 그리고 일을 두루 바라보려 했고 덧붙여 그들의 연구 과정과 업적에 대해서도 과학적 사실 뿐만 아니라 연구 방식이나 접근법 등을 설명하기 위해 여성학과 심리학, 신학과 문화 인류학 등 다양한 지식과 관점을 접목시켰다는 점이 보였습니다. 저자의 그러한 노력이 독자에게 단순히 세 인물의 삶을 간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상의 질문하고 성찰하는 시간으로 이끌어 주었고요. 10-4 가장 극적이며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다이앤의 것이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어요. 불행했던 어린 시절이 한 사람의 삶에서 지울 수 없는 그림자를 남기는 것 같아 안타까웠고요. 하지만 단순히 불행이나 비극, 슬픔만으로 한 사람의 일생을 단순하게 말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다양한 편린의 순간들이 그녀 삶을 조각했을 테니까요. 저는 잠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내가 어떤 방식을 취한다면 제인, 다이앤, 비루테 중 누구와 비슷할까?’ 라는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져 보았어요. 그랬을 때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는데요. 이 책에서 한 인물에 대해 단점과 장점, 삶의 명암을 두루 조명해주었기에, 제가 가진 성향과 가치관 등에 의해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 테지만, 그렇더라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까지 되새겨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문화보다 더 오래된 다른 문화권에서는 사람들이 자기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위계의 꼭대기에서 다른 동물을 낮추어 보는 짓 따위를 결코 저지르지 않는다. 생명은 동물과 인간, 인간과 비인간으로 나뉠 수 없다. 생명은 연속적이로 상호작용하며 상호 의존적이다.
유인원과의 산책 399, 사이 몽고메리
그들 작업은 근대인이 인간과 동물 사이에 벌려 놓은 커다란 틈새의 가장자리를 더듬는 신성한 여정이었다. 그런데 그 가장자리에 다다라 그곳을 주의 깊게 들여다본 세 여성은 할 수만 있다면 그 틈을 훌쩍 뛰어넘으려고 덤볐다.
유인원과의 산책 404, 사이 몽고메리
다른 사람의 일부가 되려 하거나 누군가와 하나가 되려 하는 인간의 정서적인 욕구는 너무나 강렬해서 여전히 근대 서양의 종교적 실천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남아 있다.
유인원과의 산책 407, 사이 몽고메리
일본의 두루미 아내 이야기나 평원 인디언의 물소 여인 이야기, 그리고 그린란드부터 아시아에서 보편적인 야생 거위 여인 이야기와도 유사하다. 이런 전설은 한결같이 여성의 ‘변화력’을 보여 준다. 정말이지 루이스의 세 프라이메이트는 인간과 유인원, 인간과 동물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변화’시켰다.
유인원과의 산책 409, 사이 몽고메리
동물 국가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그 선을 넘을 수 있을까? 그들 국가를 여행할 때 당신은 어떤 점에 주력할 것인가? 당신은 무엇이 될 것인가?
유인원과의 산책 412~413, 사이 몽고메리
이 여성들은 감히 우리 아닌 타자에게 다시 다가가려 했으며, 우리가 그들(베스턴의 말을 빌자면 “국경선으로 분리된 우리와는 다른 국가들의 국민이요, 이 대지의 고단함과 찬란함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과 이 세계라는 단일체를 함께 공유하는 존재임을 기꺼이 인정하려 했던 것이다.
유인원과의 산책 425, 사이 몽고메리
그믐 북클럽 4기 활동 후기 4기 활동 함께하신 모든 분들, 모두 고생 많으셨 습니다. 저는 이번으로 1기부터 시작하여 4기 활동까지 무사히 마쳤습니다. 매번 일방통행으로 글만 쏟아내는 것 같아서 민망한 마음도 크지만.. 그래도 같은 주제로 비록 온라인 공간이지만 함께 모여서 글을 공유한다는 것은 매번 느꼈던 것처럼 즐거운 경험으로 느껴집니다. 너무 즐거웠어요. 나중에 기회 만들어서 사이 몽고메리의 책,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도 읽어봐야겠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
4기에는 제가 좋아하는 제인구달관련 책을 읽게되어 즐거웠습니다. 다이앤과 비루테에 대해서도 새로 알게되었네요.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의 차이점도 확실하게 알게 되었구요. 다른 분들 인상깊었던 글들도 함께 읽으니 두번읽은 느낌이예요. 모두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회 주신 그믐 북크럽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다음 책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10-1.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완전한 이해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존중과 신뢰를 받은 그녀의 처세술이 놀랍습니다. 유인원인 오랑우탄의 삶도 존중하고 지키려 했던 그녀이기에 다른 문화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대의 문화를 존중한다는 것, 동물을 존중한다는 것이 적개심을 모두 풀고 호의적인 마음을 갖으라는 것이 아님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내가 모르는 존재에 대해 두려운 마음을 잃지 않고 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거스르지 않는 조심스러운 태도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10-2. “내가 거기에서 배운 것은 사람들을 완전히 이해하기 전에는 그들에 대해 절대로 억측하면 안 된다는 점이었어요. 나는 이 사실을 어렸을 적부터 알고 있었고, 유고슬라비아에서도 배웠고, 지금 인도네시아에서 더 확실하게 배웠습니다. 누군가가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당신에게는 전혀 이치에 닿거나 뜻이 통하지 않게 비칠 수 있어요.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완전히 이치에 닿는 일입니다. 나는 어떻게 그것이 완전하게 이치에 닿고 뜻이 통하는지 이해하려고 항상 노력했습니다.” p380 10-3. 당시 주류 과학자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연구대상을 관찰의 대상일 뿐 아니라 애정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된 세 여성의 삶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상을 지키려는 그녀들의 고군분투가 절절히 느껴졌어요. 특히 저는 작가가 이 과학자들의 성과만을 비춘 것이 아니라 연구 과정의 명과 암 모두를 비추었다는 점에도 주목하였습니다. 인물의 삶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이라고 여겨졌어요. 평전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 평전은 매체를 통해 알려져서 이미지화된 것에 치우치지 않고 인물을 비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전태일 평전』을 읽으면서 그가 각인된 투쟁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 외에도 인간 본연의 심리에 대해 깊이 성찰하였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된 경험이 있어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은연중 가지고 있던 편견과도 같은 부분을 확인하고 버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주변을 둘러볼 때마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식물, 그 이상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모임에 참여하시는 분들을 통해서 이번에도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믐 북 클럽과 함께 읽어서 끝까지 내용을 정리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헨리 베스턴의 표현을 빌자면 그들은 어느 정도 우리가 전혀 들어 본 적 없는 목소리를 내며 살고 있으며, 우리가 잃어버렸거나 결코 도달해 본 적 없는 확장된 감각을 부여 받았다.
유인원과의 산책 후기 <샤먼들> p423, 사이 몽고메리
9-1. 문제의 9장입니다. 사이 몽고메리는 다이앤의 광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아프리카의 야만을 도드라지게 서술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사이 몽고메리는 비루테 갈디카스가 다이앤 포시에 대해 언급한 대목을 인용합니다. 다이앤은 아프리카인이었으며, "다이앤을 죽인 건 아프리카"라고요. 비루케 갈디카스가 실제로 그러한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비루테의 말은 인용한 사이 몽고메리가 해당 문구를 인용한 저의는 명확해보입니다. 다이앤이 말년에 보여준 광기에 가까운 복수는, 아프리카라는 '특수한' 성격과 그 환경에서 비롯한 것이라고요. 그런데 그 성격과 환경이라는 것은 잘 보면 결국 아프리카의 '야만성'입니다. 사이 몽고메리는 즉각, 아프리카의 야만성을 보여주는 (그것도 정확한지 확인이 불가능한 몇 가지) 사례를 인용합니다. 아프리카 삼나무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물소를 두고 아프리카 밀렵꾼들이 살아 있는 물소의 뒷다리만 잘라가 버렸다고 말하면서, 사이 몽고메리는 이렇게 씁니다. "아프리카인들이라면 (부족의 유산이 서양 교육에 의해 개조되지 않은 경우라면) 그 장면을 보고 웃어넘겼을 일이다." 사이 몽고메리는 주류 서구 남성 과학자를 비판하면서도, 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시선을 아프리카의 야만성을 논합니다. 나아가 다이앤의 광기를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정확히 같은 논리로 사이 몽고메리를 비판할 수 있습니다. 다이앤의 광기가 아프리카의 야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아프리카의 야만이야말로 서구가 자신들의 노폐물을 아프리카에 하치함으로써 야기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비판은 10장에서 비루테 갈디카스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10-1. 제인이나 다이앤처럼 외골수적인 성향이 연구의 본질에 더 적합할 수 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비루테 같은 현명한 접근이 더 수월한 연구를 이끌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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