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과그런책] 이승우 <지상의 노래>

D-29
사람이 답답하다고 느껴질 때는 생각이 많아질 때이고 행동으로 표현할 필요가 없을 때일까요? 회피 본능도 삶의 한 방식일테니 ~~때를 기다린다는 것은 소심함일까요? 이성적일까요? 작가는 이유가 중요한 사람이라 쉬이 행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인선 요즘 목요일마다 듣고 있는 도서관지혜학교 성격유형분석과 감정치유 강의에서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에 깊게 공감했는데요. 한번 생긴 감정은 없어지지 않고 그것을 해결이 아니라 해소하려면 흘려보내야 한다. 그것을 언어로 하는 것이 상담이고 행동으로 하는 것이 사이코드라마 심리극이다. 내 속의 감정이 언어화되지 않을 때는 무의식으로 가라앉아 있고 인지되지 않다가 비슷한 상황, 육체적 심리적으로 취약해질 때 그 무의식이 다양한 감정의 형태로 의식 위로 떠오른다. 말로든 행동으로든 표현해야 하는데 회피는 감정 억압이라고 하셨어요. 직면하기 어려우니 회피하는 거라고 그래서 파생감정이 생기고 합리화를 하게 된다고. 맨처음 1차 감정을 체 쳐서 찾아내고 그걸 해소해야한다가 어제 강의 요지. 너무 감탄하며 들었답니다. 제가 이승우 소설 읽으면서도 그렇게 격하게 공감했던 것도 제가 언어화하지 못하던 것을 작가가 언어화해 주었을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있어서였을 거에요. 저한테는 정말 살기 위한 글쓰기 글읽기였거든요. 심리치유를 저는 책을 통해 했던 거죠. 그걸 작가는 삶이 괴로운 사람들이 마취제를 찾는다고 표현했구요.
한국 소설 꽤 읽는 편인데 아직 이승우 작가님 책은 읽어본 적 없었어요. 모임지기님 책 소개글 읽고 흥미가 생겨 일단 손에 들었습니다. 제법 두께가 있는 장편소설인데 모임 끝나기 전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제 지하철로 왔다 갔다 하는 중에 5분의 1 이상 읽었어요. 어려운 책 아닐까 싶었던 처음의 고민은 일단 사라졌어요. 계속 읽어볼게요.
오 반갑습니다. 저도 사놓고 어쩐지 손에 잡히질 않아서 오랫동안 펼쳐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금세 빠져들었습니다. 오는 일요일이 책모임 날인데 저도 이제야 다시 읽기 시작하네요.
갑작스레 사망한 여행작가 강영호의 동생이 죽은 형의 미완성 원고를 발견하면서 소설은 시작됩니다. 여행 작가였던 형은 '천산 수도원'이라는 곳에 관해 짧은 메모를 썼고요. 이 수도원 묘사를 읽으니 너무 가보고 싶어집니다. 물론 작가님 상상의 공간이겠지만요.
호기심을 자극하며 시작한 소설은 '후'라는 낯선 등장인물이 나오며 갑자기 이야기를 달리 합니다. 계속 흥미가 동하는데요, 오늘 날도 흐리고 집에서 차분하게 읽어보기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아직 이야기가 어디로 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연희누나와 박중위의 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챕터 제목 '사랑, 또는 죄'를 곱씹어 보게 되네요.
흔적도 없는 사라짐. 그 바닥 없는 깊은 공허를 견딜 수 있는 담력을 소유한 사람은 많지 않다. 고통보다 공허가 견디기 힘들다.
지상의 노래 -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p.174, 이승우 지음
저 역시 공허를 견딜 수 있는 담력이 없는 사람입니다. 끝이 없는 심연을 바라보는 것 보다는 피와 눈물을 흘리는 쪽이 낫겠습니다.
흡입력이 대단한 책이네요. 금요일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 기세대로라면 곧 다 읽을 것 같아요.
아내는 하나님의 생각과 사람의 생각은 다르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뜻을 헤아릴 능력이 없는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다 헤아릴 수 있는 것처럼 판단하고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답했다.
지상의 노래 -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p.180, 이승우 지음
저는 종교는 없지만 한정효의 아내와 비슷한 생각입니다. 하나님이 있다 한들 하나님이 왜 '나'를 신경써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이 왜 '나'의 사업을 지켜주고 '내 자식'을 시험에 합격시켜 주고 '내 부모'의 건강을 지켜줘야 하는지요? '나'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야지 하나님이 '나'를 신경써서는 안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기복신앙이 심정적으로는 이해되나 논리적으로 종교의 근본 원리와는 배치되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겪는 고난 역시 우리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나님은 우리 이성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고.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라고. 우리의 옳음을 주장하기 위해 하나님이 옳지 않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알기 쉽고 다루기 쉽고 우리의 좁은 머리에 갇히는 하나님은 하나님일 수 없다고. 이해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이라고. 그래서 믿는 거라고. 우리는 어떤 상황이든 왜냐고 묻지 말고 네라고 대답해야 한다고.
지상의 노래 -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p.182, 이승우 지음
다시 빠져들게 해주는 문장 모음들 음미하면서 휴일을 맞이합니다. 아는 무지도 그렇고 까뮈의 말도 그렇고 사는 것은 어쩌면 '고해(苦海)의 연속이며 죽을 날이 가까워지면 평온에 가까워질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도 같구요. 열정이 사그라진 자리에 동정심 자비심이 내려앉으면서사물을 바라보게끔 되는 것이 인간의 굴레인 듯 느껴집니다.
평생을 들여서 해야 하는 일은 평생에 걸쳐서 해야 한다. 그 일 때문이 아니라 그 삶 때문이다. 일을 위해 삶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위해 일이 있어야 한다.
지상의 노래 -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p.245, 이승우 지음
작가님 특유의 문체 미학으로 작품 내내 아름답고 독특한 문장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앞 문장에서 나온 특정 문구를 반복, 이중 부정 등으로 문장들에 색깔을 부여하시네요. 피동 표현도 자주 사용되어지는데 수동적인 형태의 문장을 사용함으로서 작품 내내 인간의 구조적인 모순과 유한함, 운명에 의해 한계지어 질 수 밖에 없는 사람의 슬픔 같은 것들이 잘 표현됩니다.
세상은 크고 무섭고 힘이 세요. 언제나 그랬어요.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그에 비하면 말씀은 무력하기 짝이 없어요. 그건 말씀이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씀이 가진 힘이 다른 힘이기 때문이에요...(중략)...하찮은 것이 자주 위대한 것을 이겨요. 예수님이 어떤 분이었는지 생각해 봐요. 그분은 땅의 법칙에 철저히 무력했어요. 예수님은 '나의 나라는 이 땅에 있지 않다.'라고 했어요. 세상 권력에 대한 철저한 무능력 그것이 그분의 진짜 능력이었어요.
지상의 노래 -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p.291, 이승우 지음
당시 세상은 예수에게 정치인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그는 정치 지도자로 남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나라는 '이 땅에 있지 않'으니까요. 책을 읽다 보니 굉장히 기독교에 우호적인 마음이 들고 동화되네요. 여전히 교리에 대해서는 갸우뚱입니다만 책 속에서 믿는 자들이 보여주는 성스러움과 자기 희생, 절제는 분명 인간을 감동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신실한 종교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을 읽고 책을 덮은 위에도 긴 여운이 남았습니다. 그들이 어떤 궁극의 미, 아름다움에 도달한 느낌이랄까요.
세상을 떠나지 않고 세상과 상관없이 살려고 하는 자는 세상으로부터 오는 상처와 굴욕을 각오해야 한다. 각오한다고 해서 상처가 나지 않거나 굴욕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상의 노래 -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p.292, 이승우 지음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다산북스/책 증정] 『공부라는 세계』를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경계를 허무는 [비욘드북클럽] 에서 읽은 픽션들
[책 증정]  Beyond Bookclub 12기 <시프트>와 함께 조예은 월드 탐험해요[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연뮤클럽이 돌아왔어요!!
[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책 리뷰 <초대받은 여자> 시몬 드 보부아르안노란책 리뷰 <time shelter>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책 리뷰 <개구리> 모옌안노란책 리뷰 <이방인> 알베르 카뮈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