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도시 브뤼주' 를 죽이게 읽는 모임

D-29
@스마일씨 ...아마 다른 이들과 제인과의 조우나 에피소드를 넣기에는 과유불급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정말 저런 의도까지 로젠바흐가 염두해두었을까 하는...
저 디 아더스(니콜 키드먼 주연) 생각까지 했다면 넘 멀리 간거죠? 책 다시 읽어야겠어요. 게다가 제목도 죽음의 도시니..이거..😱😱
@스마일씨 @타민 59p 밑단에 "사람들은 그녀의 흔들거리며 걷는 모습과 노란 머리에는 걸맞지 않은 정숙한 체하는 그녀의 태도에 다소 분개하면서 오며 가며 대놓고 비웃었다." 라는 대목이 있네요. 물론, 이 대목만으로는 제인의 실재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내용을 이런 면모에 집중하니 다른 것들이 또 깜깜해지네요.
@타민 이 작품을 보면서 내용을 떠나 놀라운 것을 느낍니다. 거의 해마다 이 작품에 깃든 비밀과 수수께끼를 해석하는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네요. 우리가 모르는 밀교와 프리메이슨, '오컬트'에 대한 소스 등 심지어 'Bruges-la-Morte'를 들어서는 입문 이야기가 따로 있는 것 같았어요. 국내에서 활발한 연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식한독설가 동감합니다. 처음에 줄거리 자체는 심플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여러분들이 남긴 글 읽으니 여러 각도로 읽히네요. 근데 책 속에서 제인은 누구일까요? 혹시 부인의 과거 모습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해보았어요.
그런 생각도 아주 동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처음 위그가 거리에서 제인을 보고 난 후 "사별한 아내와 완전히 같은 여인" 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별한 아내의 옷가지를 챙겨 제인을 찾아가고 제인은 그 옷을 입은 후 거울 앞에서 저속하게 춤을 춥니다. 이 광경을 본 위그는 "타락해버린 아내를 다시 만나는 듯한 끔찍한 " 느낌을 받는다고 책에는 묘사되어 있네요.
저는 "죽음의 도시 브뤼주"에 나타난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비교적 간단한 이야기인데 읽고 난 뒤 많은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과연 '위그에게는 죽음의 의미가 무엇이 었을까'하고 말이죠. 아내의 죽음이후 자신이 죽고 싶을 정도로 우울하고 괴로운 심정을 이해주는 듯한 브뤼주 라는 도시에 들어와 그는 위로받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런지요. 죽음의 유혹이 있었으나 그는 제인을 만나고 좌절과 실망의 연속, 그리고 죄의식이 있음에도 살고자하는 내면의 처절한 몸부림으로 그녀를 사랑하려한 것은 아닐런지요. 제 생각으로는 철저히 브뤼주는 제인에게 온전히 죽음의 도시로 남는 듯 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타인의 모습으로 강요되어 살다가 죽임을 당하니 말입니다. 마지막 부분에 위그가 되뇌는 '죽은 여인, 죽음의 도시 브뤼주'. 다른 분들의 고견도 듣고 싶습니다. 죽음의 의미에 관해서요.
아, 차원이 다른 해석력입니다. 책에 내재되고 만연한 '죽음'에 대한 의미는 파악못하고 저는 내용에만 천착하고 있었나 봅니다. 님의 의견을 들으니 책을 다시 봐야한다는 느낌마저 드네요.
여러분 오늘 같은 날 죽음의 도시 브뤼주 읽기 딱 좋네요. 초반 장소 묘사부분 읽는데 역시나 그로테스크하네요.ㅎ
비록 가랑비가, 가을 끝자락에 자주 오는 비가, 수직으로 내리는 가는 비가, 홀쩍거리며 물을 엮어내고, 대기를 시침질하며 평평한 운하를 바늘로 뒤덮어버리는, 끝없이 펼쳐지는 축축한 그물에 걸린 새처럼 정신을 사로잡고 얼어붙게 만드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말이다!
죽음의 도시 브뤼주 20-21p, 조르주 로덴바흐
정말 멋진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을 읽고 로덴바흐의 시나 다른 작품도 보고싶은 마음입니다.
비를 실삼아 엮어 그물을 만들어 대기를 덮어 그 안에 갇힌 새라는..어찌 이런 멋진 표현을!
정말..... 감탄의 문장입니다.
오늘같은 비오는 날에.. 이런 축축함에… 잘어울리네요. 여태 보아왔던 어떤 문장보다 아름답습니다.
"이런 날씨 속에서 종소리가 소리 가루들을, 수년 전 죽은 아내의 유골을 공기 중에 흩뿌리는 것 같았다." 이 문장도 의미심장하지 않나요? 출판사가 온라인서점 홍보페이지에 쓴 문장인데 전 한동안 눈을 못 떼겠더라고요. 댕댕댕거리는 종소리가 분위기를 압도하는 것 같았어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것처럼...
더할 나위 없는 명문장이고 의미심장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 책을 분위기나 감각만으로 취급하고 읽어도 좋겠다는. 의미를 좇고 죽음에 탐미해가며 읽는 것도 무척 재밌습니다만 (저도 지금 그렇게 읽고 있어요 자연스레 ㅎㅎ) 나중에 몇 년 뒤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사진만 보거나 제가 좋아하는 음산한 문장만 골라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그럴 만한, 그럴 수 있는 작품 같아요. 모든 소설이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만큼 분위기가 주는 힘이 큰 작품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로덴바흐가 소설가이기 전에 시인이란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곱씹게 됩니다 ㅎㅎㅎ
이 책은 국내에서만 알려지지 알았지 고전이고 걸작입니다. 많은 작가들이 오마쥬하기도 하고요. 이 책에 대한 정보 종합판 링크입니다. http://bruges-la-morte.net
저는 처음 이 책을 분위기나 감각의 선을 따라 읽었는데 작가의 표현력에 매료되었어요. 읽은 후 많은 다른 생각들이 떠오르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함께 즐겁게 독서해주신 @스마일씨 @달여인 @흑백 @두군 님들에게는 장강명 작가님의 브뤼즈(?)와는 다른 '상상의 동네 이야기' "아무튼, 현수동"을 주소지로 보내 드립니다. 호명된 분들께서는 spysick@shinbooks.com으로 책을 받으실 주소를 적어 보내주시면 6월 8일~9일 일괄 발송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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