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도시 브뤼주' 를 죽이게 읽는 모임

D-29
네.말씀대로 1830년 벨기에가 독립했을때 가난한 도시였다고 하네요. 중세 (13세기-15세기)에 번영의 절정기였는데 바다로 나가는 항만도시로 무역이 발달하여 부유한 도시였다고 합니다. 절정기인 13세기에는 첫 증권거래소가 생길정도로요. 그 이후 주변국가의 침공과 지배하에 점점 몰락했다고 합니다. 한때 찬란했으나 몰락한 도시. 그래서 그 당시 죽음의 도시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 듯 합니다.
처음에 조금씩 읽다가 중간부턴 휘몰아치듯 단숨에 읽었습니다. 중편의 길지 않은 분량과 사진 덕에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제가 독서후 감상을 지금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으나(스포가 아니길 바라며) 이러한 느낌 잊기전에 적어봅니다. 미식한독설가님 덕분에 생소한 로덴바흐의 작품을 접하며 앞서 말씀해 주신 상징주의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감각의 세포들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시적 표현들이 좋았습니다 그가 표현한 우울한 회색빛이 감도는 브뤼주의 강둑과 은하, 건물과 사람들 그리고 예배행렬의 사람들 묘사들에 통해 마치 그림을 보는 듯, 그 속에 들어가 있는 듯, 때로는 작가와 함께 그림을 그리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특히 종소리를 통한 청각의 시각화에 로덴바흐의 매력을 알게 되었네요. -교회에서 퍼져 나온 소금기 어린 작은 음표들이 면죄 기도를 위한 성수채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차가운 물방울이 떨어졌다. (p.25) -종소리 역시 다소 검은색으로 느껴진다….이 검은색은 똑같이 회색 띈 소음으로 다가와 배회하며 튀어 오르고, 운하 위에서 일렁인다. (p.65) -바르브는 오르간 소리와 아름다운 리넨천처럼 온통 하얗게 펼쳐지는 성가를 듣는 게 지겹지 않았다. (p.89) -온종일 보이지 않는 검은 향로를 흔드는 듯 연기처럼 소리를 내 뿜으며 계속 울려 대는 종소리. (p.114) -작은 종탑에서 나는 작은 종소리….그것은 하늘에서도 줄지어 행진하는 은빛 드레스의 감동적인 향연이었다. (p.147)
"종소리를 의인화해 그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게 해준다."는 신선합니다! 읽는 중에 전혀 그 뉘앙스를 감지 못하고 있었어요!
또한 종소리를 의인화해 위그 그 자신내면의 소리를 듣게 해 준 듯합니다. -처음 종은 친절하고 사려깊게 설득했다…..그를 꾸짖었고, 그를 재촉하고 그의 머릿 속을 침입해서. . .(p.125) -위그는 끈임없이 반복해서 . . 기계적인 모습으로, 맥빠진 목소리로 “죽은 여인…죽은 여인…죽음의 도시 브뤼주….”라는 말을 마지막 종소리 박자에 맟추려. . . -종소리는… 느리고 기력이 없는 작은 노파들이 쇠로 만들어진 꽃잎을 나른하게 뜯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p.167) 마지막 부분은 고대연극의 코러스 부분을 연상시키며 저에게는 이 소설이 연극적인 요소까지 포함한 듯 느껴지게까지 했습니다. 위그의 감정과 내면의 소리를 머금고 있는 종소리..로덴바흐에겐 브뤼주의 종소리가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저에게는 300개이상의 좁은 계단을 힘들게 올라가 보았던 종탑의 종으로 기억됩니다.
미식한독설가님이 마련해 주신 이 모임에서 좋은 작가와 작품 만나서 좋았고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소설을 읽고난 뒤 작곡가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드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를 올려봅니다. 독일어 오페라이나 영어자막이 있어요. 내용을 다 아시니 볼만 한 듯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 함께 보아요.~~~ https://youtu.be/VSbTl0i6jtc
아, 감상평 인상적이네요! 이 책을 금새 완독하셨지만 모임 기간이 남아있어서 끝까지 관망하시면서 가끔 여유있으시면 고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또한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서 여러시각으로 읽힐수 있는 부분도 남아있고요. 감사합니다!
네. 다른 분들의 생각도 듣고자 합니다. 자주 들어올께요.
저도 소설을 읽는 내내 가까이에서 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댕댕댕... 하면서 위그를 지켜보며 경고하는 듯한 소리와 종탑의 위엄이란. 번역가 선생님은 책상 앞에 앉아 번역을 하다가 자주 뒤를 돌아봤다고 하시더라고요. 뭔가 뒤에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오페라 동영상까지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번역가 선생님은 작업내내 음산하셨던듯
아.."회색빛에 잠식", "회색빛에 균열 " ,"회색빛을 되찾으려고 하는 간절함" 참 책의 느낌과 어울립니다. 이 책 참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리 느껴지기도 하는데 자학과 메조히즘 그리고 물신주의, 교살, 페티쉬즘, 관음 등 뭔가 카톨릭의 엄숙함과는 괴리한 느낌들이 미려한 문장속에 그리고 처연한 슬픔속에 잠복되어 있는 듯 했습니다. 시선에 따라 변태적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목이 또한 그러한 것인가 생각도 들고....뭐 눈에 뭐만 보이는 걸까요?
@스마일씨 네, 정답입니다! 선물은 모임이 끝나면 발송 진행하겠습니다!
@두군 정답입니다. 선착순 금방 종료되었습니다. 선물은 모임이 끝나면 발송 진행하겠습니다!
이 브뤼주라는 도시는 현실에서는 거의 인간처럼 보인다…. 도시가 가진 어떤 영향력이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에게 발휘되는 것이다. 이곳의 경치와 종소리에 의해 사람들이 형성된다.
죽음의 도시 브뤼주 9쪽, 조르주 로덴바흐
이 책을 러시아에서 영화(제목은 daydream, 백일몽)로 만든 걸 찾았습니다. 무성영화긴 하지만 중간에 영어자막이 나옵니다. 책 내용을 알면 대사가 없어도 보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https://en.m.wikipedia.org/wiki/Daydreams_(1915_film)
멋진 무성영화 "백일몽"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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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대단하십니다. 1915년 영화네요. 현대에는 1978년 Ronald Chase라는 사람이 소설의 동명제목으로 영화를 제작했고 1981년 Roland Verhavert라는 사람이 Brugge, die stille라는 제목에 네덜란드어로 영화를 만든 기록이 있네요. @스마일씨 님이 언급한 러시아 영화포함해 이 두작품이 원작을 어떻게 시각화 시켰는지 궁금해집니다.
러시아에서 만든 영화는 대충 봤는데요. 마지막에 제인이 머리카락을 목에 감고 장난하던 장면있잖아요. 거기에 특수효과를 써서 위그의 죽은 부인의 영혼이 나오게 했더라고요. 좀 어설픈 효과긴하지만 감독은 잘린 머리카락이 곧 죽은 부인의 영혼이라는 걸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책에서는 영혼이 나타났다는 문장은 없었거든요. 저는 로덴바흐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비단 감독뿐만 아니라 많은 독자들이 그렇게 상낭할 수 있는 장면이지 않을까 합니다. Brugge, die stille 은 검색하면 1시간 30여분정도의 런닝타임인데 빠르게 훑었더니 그냥 책의 재현에 충실한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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