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도시 브뤼주' 를 죽이게 읽는 모임

D-29
"Brugge, die stlle" 회색빛의 도시 브뤼주를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가 주는 분위기는 우울과 묘한 답답함으로 책의 분위기가 잘 그려진 듯 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아! 영화까지 다 감상하셨다니...제가 이 소설에서 주목하것 중의 한 측면은 엄격하고 엄숙한 카톨릭의 영향아래 마치 위그가 사별한 아내를 성인(聖人)대하듯 그녀에 대한 과거와 기억을 경외하고 그녀를 대신하는 듯한 유품을 숭배하는 듯 연상된다는 겁니다. 특히 머리카락에 대한 집념은 죽음으로 인해 소멸되는 존재에서 생생하게 유지되는 물신처럼 어떻게 보면 유일하게 불멸한 것처럼 보이는데 한편으로는 죽음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것이 또한 도구화되어 제인을 교살하게 된다는 것도 의미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은 당시의 사회적 종교적 맥락과 맞닿아 있는 듯 하기도 하고요. 한 가지 더 연관해서 어떻게 닮은 제인의 얼굴이 그의 아내와 겹쳐지고, 제인을 본 이 후 위그의 기억 속에 제인이 아내의 얼굴로 대체되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본질적으로 그의 아내는 제인이 되지만 제인은 그녀의 아내가 되지는 못합니다. 저는 이것이 상당히 종교적인 메타포로 읽혀집니다.
그의 아내는 제인이 되지만 제인은 그의 아내가 될 수 없다, 전 오늘 이 문장을 담아갑니다 ㅎㅎ
저에게는 위그의 독실한 기독교 신앙과 동시에 머리카락에 그 의미를 두고 마치 미신을 추종하는 듯한 신앙 불일치의 모습에 의문이 생겼답니다. 독실하고 경건한 부뤼주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서요. 이런 불일치로 파국을 맞게되는 건 아닐까요? 로덴바흐는 독실한 신앙을 가졌던 것 같은데요.
이 책이 독자에 따라 다의적으로 읽히고 상징주의 특유의 주관적 비유가 많아 난해한 면모가 있는거 같습니다. 좀 나가긴 했지만(순전히 저의 생각) 종교적 맥락에서 보면 엄격한 구교(카톨릭)의 도시 브뤼즈는 죽음의 도시이면서 곧 죽은 아내로 등식화됩니다. 그곳에서 위그를 홀린 제인은 어찌보면 죽음의 도시에 거주한 사람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용납할 수 없는 여자, 어찌보면 이단이거나 신교(프로테스탄트)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독실한 신자 하인 바르브의 시각으로(로잘리 수녀의 조언과 고해신부의 금지) 위그는 곧 속된 말로 "사탄에 씌인 자" 로 해석될 수도 있고 그런 그가 제인을 집에 초대하자 바로 집을 나가게 되죠. 길어서 다 구술할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 영혼이 깃든 아내의 머릿카락은 어찌보면 기독교 사상을 배신하는 물신인데 그것을 도구화해 위그는 제인을 교살합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보수적인 카톨릭에 대해 비튼걸까요? 로젠바흐가 당대 이 작품을 완성한 후 제목때문에 이곳에서 상당한 미움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제가 잘 못 이해한것일수 있지만 아무튼 이 책 이상합니다.
제가 생각지 못 한 부분 설명 감사합니다. 여러 이야기들로 해석 가능한 재밌는 작품이네요. 덕분에 즐거운 문학 산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저도 님 덕분에 감지하지 못한 부분을 눈 여겨 보게 되었네요. 매우 섬세하게 독서하셨던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책이 거의 중편이고 속도감도 있어서 금방 읽을 것 같은데... 다른 분들도 잘 읽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타민 저번에 김시인과 술마시다 결국 '제인을 만난 이는 위그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 라고 번역가선생님께서 하셨다는데....본문에는 여러 사람들이 제인을 봤다라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오해하신거겠죠?
소문에 제인을 봤다는 사람들은 있지만, 제인과 실제로 대화를 나눈 사람은 위그뿐이에요... 영화 식스센스,가 생각나는 건 왤까요...
넘 소름돋아요. 😱😱😱😱
@타민 이게 또 그렇게 말씀하시니....책 자체가 달리 보이긴하는데.....
@스마일씨 ...아마 다른 이들과 제인과의 조우나 에피소드를 넣기에는 과유불급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정말 저런 의도까지 로젠바흐가 염두해두었을까 하는...
저 디 아더스(니콜 키드먼 주연) 생각까지 했다면 넘 멀리 간거죠? 책 다시 읽어야겠어요. 게다가 제목도 죽음의 도시니..이거..😱😱
@스마일씨 @타민 59p 밑단에 "사람들은 그녀의 흔들거리며 걷는 모습과 노란 머리에는 걸맞지 않은 정숙한 체하는 그녀의 태도에 다소 분개하면서 오며 가며 대놓고 비웃었다." 라는 대목이 있네요. 물론, 이 대목만으로는 제인의 실재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내용을 이런 면모에 집중하니 다른 것들이 또 깜깜해지네요.
@타민 이 작품을 보면서 내용을 떠나 놀라운 것을 느낍니다. 거의 해마다 이 작품에 깃든 비밀과 수수께끼를 해석하는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네요. 우리가 모르는 밀교와 프리메이슨, '오컬트'에 대한 소스 등 심지어 'Bruges-la-Morte'를 들어서는 입문 이야기가 따로 있는 것 같았어요. 국내에서 활발한 연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식한독설가 동감합니다. 처음에 줄거리 자체는 심플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여러분들이 남긴 글 읽으니 여러 각도로 읽히네요. 근데 책 속에서 제인은 누구일까요? 혹시 부인의 과거 모습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해보았어요.
그런 생각도 아주 동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처음 위그가 거리에서 제인을 보고 난 후 "사별한 아내와 완전히 같은 여인" 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별한 아내의 옷가지를 챙겨 제인을 찾아가고 제인은 그 옷을 입은 후 거울 앞에서 저속하게 춤을 춥니다. 이 광경을 본 위그는 "타락해버린 아내를 다시 만나는 듯한 끔찍한 " 느낌을 받는다고 책에는 묘사되어 있네요.
저는 "죽음의 도시 브뤼주"에 나타난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비교적 간단한 이야기인데 읽고 난 뒤 많은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과연 '위그에게는 죽음의 의미가 무엇이 었을까'하고 말이죠. 아내의 죽음이후 자신이 죽고 싶을 정도로 우울하고 괴로운 심정을 이해주는 듯한 브뤼주 라는 도시에 들어와 그는 위로받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런지요. 죽음의 유혹이 있었으나 그는 제인을 만나고 좌절과 실망의 연속, 그리고 죄의식이 있음에도 살고자하는 내면의 처절한 몸부림으로 그녀를 사랑하려한 것은 아닐런지요. 제 생각으로는 철저히 브뤼주는 제인에게 온전히 죽음의 도시로 남는 듯 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타인의 모습으로 강요되어 살다가 죽임을 당하니 말입니다. 마지막 부분에 위그가 되뇌는 '죽은 여인, 죽음의 도시 브뤼주'. 다른 분들의 고견도 듣고 싶습니다. 죽음의 의미에 관해서요.
아, 차원이 다른 해석력입니다. 책에 내재되고 만연한 '죽음'에 대한 의미는 파악못하고 저는 내용에만 천착하고 있었나 봅니다. 님의 의견을 들으니 책을 다시 봐야한다는 느낌마저 드네요.
여러분 오늘 같은 날 죽음의 도시 브뤼주 읽기 딱 좋네요. 초반 장소 묘사부분 읽는데 역시나 그로테스크하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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