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그랜트 <싱크 어게인 Think Again>

D-29
아침마다 조금씩 혼자 읽으면서 주로 밑줄 긋기를 위해 만들었으나 누구든 참여 환영합니다. 사람들이 지나치게 본능과 직관에 의존하여 일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읽기 시작한 책으로, 지적겸손과 정신적 유연성 관련 유용한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ps. 아담 그랜트의 <기브앤테이크>도 추천해요
과학계에서 도전 네트워크는 흔히 동료 평가 과정의 시금석이 된다. 연구자는 논문을 익명으로 제출하 고 각각의 전문가가 독립적으로 이 논문을 검토하는 과정이 이어지는데, 나 역시도 이 평가 과정에서 물을 먹은 적이 있다. 절대로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아 있는데, 당시 동료 평가 과정에 참여했던 어떤 사람 탈락의 쓴맛을 안겨주는 통지 속에 조언 하나를 보탰다. 애덤 그랜트의 저작을 다시 읽어보라는 조언이었다. 야! 내가 애덤 그랜트야!
싱크 어게인(리커버 블랙 에디션) p.145, 애덤 그랜트
지위나 권력(권한)이 부족한 사람은 정치적인 모드로 들어가서, 자신의 불만을 억누른 채 보수를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의 의견(Highest Paid Person's Opinion, HIPPO)에 동조하는 현상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때로는 해당 현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렇게 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싱크 어게인(리커버 블랙 에디션) p.148, 애덤 그랜트
특히 한국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 아주 흔한 안티패턴. 오너나 팀장이 명백하게 틀리지 않는 한 (심지어 명백하게 틀렸을 경우에도 따르는 경우가 적지 않음), 아리까리 할 때 팀원들은 뭔가 쎄-하지만 콕 짚기가 애매해서 그대로 따르기 마련이고 거기서 조직의 실력 차이가 생긴다고 본다.
물론 뛰어난 관리자라면 꽤 높은 확률로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겠지만, 그런 관리자라 할지라도 틀린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기에, 그런 경우까지 좋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불확실성이 큰 회의 자리에서 내가 자주 활용하는 패턴은 내 의견을 가장 마지막에 내는 것. 명시적으로 말을 하지 않아도 팀원들은 관리자의 '의중'까지 본능적으로 살피기에 내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지를 최대한 숨기는 것이 중요. https://www.theladders.com/career-advice/simon-sinek-explains-why-bosses-need-to-be-the-last-to-speak-in-a-meeting
모두에게 충분한 발언 기회를 주고 의사결정의 전제와 기준을 재점검 한 뒤에 (보통 잘못된 의사결정은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점검하지 않은 전제가 틀렸을 경우가 많았음) 우리에게 더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기 때문에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렇게 하겠다고 결'의'하고, 열띤 토론 뒤에는 그 결정에 순명하는 구조의 조직을 지향하는 편. 정말 뛰어난 관리자라면 팀원들이 낸 의견을 최종 의사결정과 어떻게든 '연결되고 기여되게' 만들텐데 그게 가장 어려운 듯. 그래야 팀원들이 답정너(말해야 뭐해)로 느끼지 않고, 다음에도 계속 활발하게 의견을 내는 건강한 조직으로 성장 가능한데 말처럼 쉽지 않음.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가진 지식과 전문성에 긍지를 느끼며 자신의 믿음과 의견을 고수하는 데 자부심을 가진다. 자기 생각에 확신을 가질 때 보상을 받는 안정된 세상에서라면 이런 접근이 일리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사는 지금 세상은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라는 데 있다. 이런 세상에서는 생각하는 데 보내는 시간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다시 생각하기에 써야 한다.
싱크 어게인(리커버 블랙 에디션) p.34, 애덤 그랜트
정보와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됨에 따라 지식은 단지 늘어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1년에 어떤 사람이 하루에 소비한 정보의 양은 그로부터 25년 전에 비해서 다섯 배로 늘어났다. (중략) 이 엄청난 변화의 가속도는 무엇을 의미할까? 이제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신속하게 자기가 가진 믿음을 의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싱크 어게인(리커버 블랙 에디션) p.35, 애덤 그랜트
기업의 이사들을 놓고 토너먼트로 경쟁을 시켜보면 실제로 최고의 전략가는 단호하고 확고한 사람이 아니라 느리고 확신이 없는 사람이다. 그들은 조심스러운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마음을 바꿀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히 뜸을 들이고 시간을 들인다. 나는 단호함이라는 덕성이 과대평가되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싱크 어게인(리커버 블랙 에디션) p.43, 애덤 그랜트
관련하여 이탈리아에서 100명이 넘는 창업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함. 이들을 네 달에 걸친 기업가정신 훈련 프로그램에 초대하였고, 통제집단과 달리 '과학적 사고'집단에겐 과학자의 시선으로 자기 회사를 끊임없이 바라보도록 권장을 함 - 전략은 하나의 이론이고, 고객과의 면담은 여러 가설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며, MVP와 시제품은 그 가설들을 시험하는 실험이 된다. 이때 기업가의 과제는 결과를 엄정하게 측정하고 가설이 맞는지, 혹은 틀리는지를 토대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 그 결과 통제 집단은 그 다음에 연평균 $255의 수익을 기록한 반면, 과학적 사고 집단은 $12,000이상의 수익을 냄. 전자는 자신이 애초에 설정한 전략과 제품에 집착하는 반면에 후자는 세 번 이상 결정을 바꿈.
(p. 46 - 똑똑한 사람일수록 더 실패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고정관념에 빠져들 가능성이 더 높다. 대상의 패턴을 보다 빠르게 인지하기 때문이다. (중략) 똑똑한 사람일수록 자기 믿음을 수정, 보완하는 데 그만큼 더 애를 먹는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저명한 과학자들이 다른 동료들과 구별되는 차이점은) 인지의 유연성, 즉 "상황이 요구하는 데 따라서 하나의 극단에서 또 다른 극단으로" 기꺼이 의견을 바꿀 수 있는 태도
싱크 어게인(리커버 블랙 에디션) p.51, 애덤 그랜트
위대한 대통령을 구별하는 요소는 바로 지적 호기심과 개방성이었다. 그들은 폭넓은 주제로 독서를 했으며, 내치와 외교에 버금갈 정도로 생물학, 철학, 건축학, 그리고 음악 분야의 발전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했다. 그들은 새로운 견해에 귀를 기울였고 자기가 가지고 있던 낡은 견해를 새롭게 고치는 데 관심을 쏟았다. 그들은 자기가 펼쳤던 정책들을 획득해야 하는 점수가 아니라 진행해야 할 일종의 실험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은 직접 정치인이었지만 자기에게 닥친 문제들을 과학자 같은 태도와 접근법으로 풀곤 했다.
싱크 어게인(리커버 블랙 에디션) p.52, 애덤 그랜트
과학적 사고는 자부심보다는 겸손함을, 확신보다는 의심을, 종결에 따른 신경 끊음보다는 호기심을 소중하게 여긴다. 우리가 과학자 모드에서 벗어날 때 다시 생각하기 사이클은 무너지고, 과도한 확신 사이클이 작동한다.
싱크 어게인(리커버 블랙 에디션) p.53, 애덤 그랜트
다시 생각하기 사이클: 겸손함 - 의심 - 호기심 - 발견 - 겸손함 과도한 확신 사이클: 자부심 - 확신 - 확증편향과 소망편향 - 확인 - 자부심 내 과거 사례를 돌아볼 때도 지나치게 강한 확신이 들수록 내가 무언가를 잘못 알고 있는, 전제가 잘못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사람들이 변화에 저항할 때는 현재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변화에 대한 여러 전망은 연속성에 대한 전망까지 아우를 때 한층 더 매력적이다. 전략이야 달라지며 진화할지 몰라도 정체성은 계속 이어진다.
싱크 어게인(리커버 블랙 에디션) p.57, 애덤 그랜트
번역이 다소 아쉬운 느낌인데 (원문을 아직 찾지 못함) 변화에 관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와 일맥상통한다. 'Change is bad unless it is great. 변화는 나쁜 것이다.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면.' 인간은 변화를 싫어한다.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많은 변화를 이룬 종인데도 변화를 싫어한다는게 역설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한 인간들이 이루고 있는 공동체의 변화를 이루기 위해선, 내가 이끌어내고자 하는 변화가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무언가를 계속 지켜가기 위한 변화라는 '쉬운' 설명이 중요하다. 관련해서 아이폰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가 책에 나오는데, 스티브 잡스가 초기엔 아이폰을 만드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는 사실이다. 이미 아이팟이 잘 나가고 있는데 아이폰이 그걸 망칠 수 있고, 휴대폰 제조사/통신사들과 엮이는 것을 원하지 았았다고. ("왜 우리가 ㅅㅂ 그걸 해야 돼? 내가 들은 아이디어 중 제일 멍청한 소리네"라고 번역되어 있음.) 그래서 애플의 엔지니어들은 아이폰이 '전화기'가 아니라 전화가 되는 '컴퓨터'일 뿐이라고 잡스를 설득했고, 그는 결국 설득되었다는데, 대표 또는 오너의 잘못된 직관에 의존하여 멸망한 수많은 회사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에 마음을 닫아버리는 것, 이것이 지식이 몰고 오는 저주이다. 좋은 판단은 자기 마음을 여는 기술과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에 달려 있다.
싱크 어게인(리커버 블랙 에디션) p.58, 애덤 그랜트
'부드러운 직선', '단단한 유연함'과 같이 역설적이지만 어떤 진리를 담고 있는 표현들처럼 '믿음 또는 신념' 사이사이에 '다시 생각하기'가 적절하게 녹여져 있는게 관건 아닐까 싶다. 조직에서도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방향성을 명확하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유연성을 해치기에, 중간중간 복기를 통해 목표와 전제를 점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듯. 예전에 IT회사에 다닐 땐 4주의 '마일스톤'과 2주의 '로드' 기간을 설정해서, 길을 실제로 걷고 실행하는 '마일스톤'과 길을 찾고 계획하는 '로드'를 번갈아 가며 방향성을 조정하고, 매듭 지으면서 일하는 체계를 지향했던 것도 기억난다. https://naver.me/FcgNP6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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