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산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같이 읽기

D-29
전 이 책의 서술방식이 은유, 비유, 상징 등을 많이 쓰고 수식이 유려한 특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구절은 정확한 의미보다 ‘가장 성가신 물고기’, ‘가장 쓴 것’ 이란 표현으로 그런 이증적인 의미를 잘 활용한 거라고 봅니다.
~ 학생들에게 ‘빈곤’과 ‘타락’ 같은 특징들이 유전될수 있고, 따라서 습지의 물을 말려버리는 것처럼 박멸할수도 있다고 가르쳤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183, 룰루 밀러
사회적 병패의 원인을 사회적 구조에서 찾는 방법과 개인적 결함에서 찾는 방법이 있습니다. 오래된 논란이자 현재까지이어진 인습입니다. 개인적 결함에서 원인을 찾으면 마치 도덕적인 판단인 것처럼 사람을 비난하고 폄하하는 것으로 확장됩니다. ‘못 배우고 더러운 놈들’ ‘게으르고 미련한 것들’ ‘쌍것들’ ‘잡종들’ ‘헤프고 노는 여자’ 등등의 표현이 모두 이런 인식에 기반한 것입니다. 멀리가면 ‘더러운 조센징’에도 담긴 인식입니다. 사회 구조의 문제라고 보면 진보적 성향, 개인적 결함이라고 보면 보수적 성향과 가깝습니다. 우생학적 저런 인식은 보수를 넘어 대표적인 우파논의입니다. 저는 들을때마다 참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혹시 살인자의 인상에 살인의 흔적이 있다는 연구도 우생학과 같은 맥락인거죠? 참으로 무섭습니다.
살인자의 인상에 대한 연구는 아는바가 없습니다. 다만, 인간을 평가하는 부정적인 개념들에는 우생학과 같은 편견이나 낙인에서 비롯된 것이 많은데 사회, 문화적으로 너무 오래 답습되어서 인이 박혀 당연하게 여기게 됩니다. 제 생각도 사실 그 중의 하나이므로 스스로도 섬뜩해 질때가 많습니다.
자연을 더욱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것이 민들레 법칙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수 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226, 룰루 밀러
이 부분은 우생학적 관점으로 잡초니까 쓸모없는 식물이 아니라 생물의 다양성을 존중하자로 보였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민들레처럼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신의 기준에 따라 뽑혀져야 할 잡초로 인식하는 부분도 많아서, 그냥 받아들이기, 내 기준이 맞다고 자신하지 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책 <민들레는 민들레>가 주는 민들레 법칙!! 너도 나도 다 의미있는 존재다~ 이렇게 읽혔습니다~ ^^
미국에서도 민들레가 흔해서 귀한지 몰았지민 알고보면 소중힌 풀인줄 몰랐어서 넘 반갑고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더불어 이런 싯귀도 좋아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꽃을 보려면 시간이 걸리듯, 친구가 되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특히 민들레는 잔디의 최고 적이어서 매번 경계하는 꽃인데 이런 뜻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네요. 사람마다의 특성을 한데 묶어서 사회학 측면에서 일반화 시키려는 학문적 노력에 저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일인입니다. 어떠한 삶의 일반론도 각자의 삶의 특수성 앞에서는 전혀 맞지 않는 무용지물론이 되어버리쟎아요. 경영학 서적을 많이 읽고 여러 사례들을 탐구하고 같은 패턴을 찾아 동일한 해결책을 기대하지만 단 한번도 해결된 적이 없었으니까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 그것이 다윈의 신념이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228, 룰루 밀러
다윈은 기존의 사상, 종교, 과학의 체계를 전복한 어마어마한 저서를 썼지만, 그의 사상은 ‘적자생존’의 용어로, 우생학으로 오도된 측면도 많습니다. 저자도 ‘다윈의 신념’에 기대어 자기 주장을 하는 듯 합니다. 여튼 이 구절은 책의 처음에 넌 개미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을 뒤집으며 외치고 있습니다. 저지가 실제 책을 쓴 의도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인간의 위대함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 소박하고 하찮은 존재지만 그 자체로 소중하고 진솔한 존재라는 점이죠. 전 참 김동빋은 부분입니다.
"소박하고 하찮은 존재지만 그 자체로 소중하다." 라는 내용 저도 감동입니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느낀 부분이 있었지만 이렇게 날개님이 글로 뚜렷이 써주셔서 다시금 명확하게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네요~
저는 어제 이 책으로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잘 안 읽혀서 그믐의 모임을 기웃기웃하다 조금씩 맥락을 파악할 수 있어 온라인 독서모임이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어제 독서모임 가기 전에 인상적인 구절을 필사하고 그에 대한 제 생각을 쓰다보니 생각이 정리되어 좋았습니다. 이 책이 어려웠다는 분도 있고, 흥미로웠단 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꼭지에 대해 서로의 의견이 다양하게 나와서 좋았고, 동서양의 사상과도 맞닿아 있는 거 같아서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내용도 멋졌습니다. (물론 들을 땐 멋지다 했는데, 다 기억나진 않는게 ㅠㅠ ) 이렇게 생각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책이 좋은 책이다!! 결론 내렸고~ 어류에 대한 구체적인 분류가 속히 됐으면 좋겠단 소망도 품었습니다~ 이 모임에 참여할 수 있게 기회 주신 책모임에 감사드립니다~~ ^^
와우~ 그 모임에서 나온 얘기들이 궁금하군요. 동서양 사상이 맞닿았다는 부분이 특히 더 궁금합니다. 저도 이런 다양한 생각의 각도를 제공해 줘서 이 책이 훌륭하다고 봅니다. 저희도 대면모임이 있어서 그렇구나님이 오셨으면 좋을텐데 멀리 계시다니 아쉽네요.
그 모임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그래도 대충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짤막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양한 얘기들이 나올 수 있는 점에선 <물고기>가 좋은 책인 것 같아요~~
그 물고기들 중 다수가 사실은 그의 우생학 캠페인이 표적으로 삼고 있던 이들-그가 사회에 아무 가치도 없다고 무시했던 이민자들과 빈민들-이 발견한 것이라는 사실을 데이비드는 의도적으로 과학적 기록에 남기지 않았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234, 룰루 밀러
신분제가 있던 시기, 흑인 노예가 존재했을때는 거의 모든 과학적 발견과 활동은 이런 농노, 하인, 노예의 노동을 기반으로 했죠. 하지만 역사책에는 귀족, 학자의 이름만 남습니다. ‘갈릴레오’나 ’브라헤‘처럼. 일제강점기에 나카이 다카노는 한국 재래종을 연구해 학명을 붙였는데, 조선인들을 데리고 작업을 했겠죠. 그런 점에서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은 훌륭한 학자입니다. 흑산도의 물고기를 연구하며 그를 도운 ‘창대’라는 어민의 이름을 넣었으니까요.
어류라는 범주가 이 모든 차이를 가리고 있다. 많은 미묘한 차이들을 덮어버리고, 지능을 깍아내린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241, 룰루 밀러
(…) 실제 자연 세계가 우리가 설정한 범주대로 분류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키려 노력해왔다. (…) 그는 사람들이 결코 편안함을 진실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244, 룰루 밀러
이 부분은 마지막 반전이자 주제이고, 이 긴 이야기의 대단원입니다. 읽을때마다 ‘인종은 생물학적 실체가 아니고 사회문화적 구성물이다’라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봐오고 익숙해진 관념, 특히 그것에 기대어 어떤 차별, 이득을 취했다면 여기에서 벗어나려고 할때 수많은 저항에 부딛치게 됩니다. 저는 ‘여혐’도 비슷한 문제라고 봅니다. 여성을 사회의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득권(혹은 그 인습에 젖어 온 사람들의) 반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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