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무비클럽] 1. <말이야 바른 말이지> 보고 말해요

D-29
2-4처음엔 하리보를 서로에게 미루기만 하다가 (유사 ‘시댁’도 등장하고요) 마지막엔 애정을 확인하는게 영락없이 엄마아빠 중 넌 누구랑 살래? 라고 묻는듯 했어요. 하리보의 선택을 갈구하며 기대하는 모습에 애달펐습니다. 하리보라면 그 [그 고양이도 아닌 하리보]로 살아가지 않았을까요? “나 떠난다. 문단속 잘하고.”
오타가…그가 아닌. 누구의 고양이도 아닌 하리보- 입니다.
2-4. “데려오는 것도 마음대로 하더니 떠나는 것도 마음대로 하려나 보네요. 됐고요. 밥이나 더 줘요. 둘다 미우니까.”
2-4. (하품 쩍) 좋다고 키울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발로 목 옆을 탁탁탁 긁는다) 하리야, 보현아 나는 너희 없이도 자유롭게 두 발로 걸으며 잠자고 먹을 수 있어. 그런데도 너희가 좋아서 나는 야생성을 버렸어. 이제 와서 너희가 날 키우지 않으면, 그동안의 내 애정은 무슨 의미가 있니?
2-4. '바보들... 날 서로에게 미루는 사람들이었다니, 실망이네요. 전 밥이나 먹을래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변 외에도 영화 관련해서 자유롭게 다른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나눠주세요. 내일은 세 번째 에피소드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로 돌아오겠습니다.
조금 늦게 & 천천히, 질문에 답변하며 따라갑니다 ^^  ① <프롤로그> 연출/각본 윤성호 | 김경일, 양현민 대기업 ‘김과장’과 하청업체 ‘양사장’은 직원 부리기 꿀팁을 공유하며 서로 은밀한 애정을 키워간다. 1-1. 27년차 직장인이므로 대단히 흥미롭게 봤습니다. 두 등장인물이 한 프레임 속에서 나누는 대화가 영화 대사가 아닌 현실 장면을 그대로 찍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예능으로 보아야 하는데 다큐로 보게 되면서 감정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1-2. 협력업체, 갑을관계, 노련하고 경험많은 '을' 입장의 하청업체와 상대적으로 신참인 '갑' 입장의 파트너사 사이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상황이고, '위치로만 봤을 때' '김과장'의 위치에 있은 적이 여러 번인 것 같습니다. 업무 관계의 인물 구도가 아니더라도, '나이가 많은 사람'이 자기만의 노하우=요령 같은 것을 조언=참견하고 '나이가 어린 쎈 사람'이 듣는 척 실제로는 무시하는 광경도 일상에서 벌어지므로 매일 마주하는 일입니다. '나이'로 가지게 된 '세속적 경험'을 무조건적인 정답인 양 '강요'하지 않길 바라고, '직위'나 '서열'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1-3. 감독님이 삽입하신 '마음의 소리'에 공감합니다. 저라면, 어쩌면, 조금 더 과격하게 비꼬고 조롱하는 내용을 더할 것 같습니다 ^^ 1-4. 처음에는 다른 영상의 소리가 삽입되었나? 싶어 다시 돌려보고 또 돌려보았습니다. 미국 시트콤에서는 매우 코믹한 장면에서 웃음소리를 삽입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조롱하는 느낌이 강하다고 여겨져 이색적이었습니다.
② <하리보> 연출/각본 김소형 | 김우겸, 김소형 결별한 동거 커플 ‘하리’와 ‘보현’은 고양이 ‘하리보’의 냥육권을 떠넘기려고 갖은 핑계를 대며 싸운다. 2-1. 두 사람의 지질한 모습이 잘 표현되어 지극히 현실적이었습니다. "말 자꾸 바꿔서 미안한데, 나 진짜 못 헤어지겠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라는 대사에서 서로에 대한 미련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싶은 생각이 1초 가량 들었으나, 그게 아니라 냥이에 대한 말임을 알아차리면서 스스로 웃었습니다. 2-2. 『야생의 엘자』 『야성의 부름』 『하얀마음 백구』 『주토피아』 등등 여러 작품이 떠오르는데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스누피와 친구들』입니다. 출연 동물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라이프 오브 파이』입니다. 실로 대단한 호랑이였습니다. 2-3. 김하늘, 윤계상 배우가 주연한 2008년 개봉작 『6년째 연애 중』이 먼저 생각납니다. 당시에 개봉관에서 이 영화를 같이 보았던 남자 후배가 연상의 선배를 흠모하고 있었어서, 이 영화를 저랑 보면서 필을 제대로 탔던 것 같은 기억입니다. 17년째 알고 지내는 중인 그 남자 후배는 이후에 다른 여성과 결혼하여 아들을 키우며 잘 살고 있네요 ㅎㅎ 오래된 연인의 티키타카가 돋보이기로는 요즘 대세인 스케치 코미디 장르의 대표 유튜브 『숏박스』 '장기연애' 시리즈에서 김원훈-엄지윤 배우가 보여주는 케미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초대박 히트했던 '모텔이나 갈까?' 편뿐 아니라, '대실' '병문안' '벚꽃놀이' '크리스마스 파티' '맥주집' '막걸리집' '고기집' 등 에피소드들마다 깨알 재미가 있습니다 ^^ 2-4. (1) 한심한 인간 군상들을 굽어보며 크게 괘념치 않는다. (2) 둘 중 더 따라가고 싶은 쪽에게 애정을 표시하고 싶지만 그러다 혹 버려질까 두려워 전략을 세우는 중이다. (3) 두 남녀가 재결합하길 소망한다. 영화의 톤으로 보았을 때는 가장 가깝지 않은 쪽이지만, (3) 아직 서로 애정이 있잖아 ^^ 그만 싸우고 다시 화해해 ♡ 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1-3. (둘이 동시에) 아이고 병신새끼... 1-4. 어색한 느낌이 든 것은 사실이었지만 영화적 기법이라고 생각하면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리보] 2-1 동갑커플은 저렇게 유치하게 싸우는구나(동갑이 아닐 수 도 있지만), 아이패드가 120만원이나 하는구나, 나도 고양이 알러지 있는데 고양이 키우고 싶다. 2-2 당장 떠오르는 동물 나오는 영화는 ‘파퍼씨네 팽귄들’(2011, 짐 캐리 주연)이요. CG가 아니라 실제 팽귄들이었다고 해서 너무 신기했어요. 2-3 연인의 감정이 대사로 재미나게 드러나는 영화라면 단연 ‘엽기적인 그녀’가 아닐까 싶네요. 전지현, 차태현의 날 것 그대로의 대화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무려 22년 전이라니… 2-4 “그냥 같이 살아라~”
2-4. 하리보 왈 얘들이 맨날 싸우기만 하더니 오늘은 왜케 신났어? 화해했구나? 그러게 조용히 좀 살지. 밥먹다 말았는데 마저 먹어볼끄나. 오늘은 집사가 둘이라 입맛이 도네. 집사들아! 뭘 멀뚱멀뚱 보고 섰어? 간식이나 좀 꺼내보던가.
2-4. 그만들 좀 해. 지겹지도 않니? 나는 내가 알아서 살 거야.
2-4 "왔냐? 오랜만이다. 밥 잘 먹었다. 이제 잘테니까 남한테 피해 주지말고, 남한테 몰입하는 행동 그만하고 어른답게 굴어라." 시크하면서도 무심한 고양이다운 표현답지 않나요?
2-4 사랑이 꼭 인내와 관용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난 나의 반려인간들이 좀 성숙한 사랑을 하는 인간들이었으면 하고 늘 바랐어요. 책임을 모르는 사랑은 아무리 쿨하게 포장해도 토나올 정도로 추해요ㅠ
2-1. 김소형 감독님 영화를 너무 좋아하는데 '하리보'도 감독님만의 스타일이 물씬 보이는 영화라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제일 안맞는 듯 하지만 사실 너무나도 티키타카가 잘 되는 하리와 보현의 대화를 엿들으면 자꾸 미소가 났어요 :) 2-2. 조금 다른 장르이기는 하지만 작년 여성영화제에서 봤던 정재은 감독님의 '고양이들의 아파트'가 기억에 남네요. '고양이를 부탁해'도 너무 재밌었고요! 2-3. '말맛'이라는 단어 진짜 찰떡이네요 ㅎㅎ 김소형 감독님의 '우리의 낮과 밤'도 되게 재밌게 봤었고 2X9 영화들이 말맛이 착착 입에 감기는 것 같아요. '아빠는 외계인'이랑 '윤시내가 사라졌다' 영화도 재밌게 봤었네요!! 2-4. 너네 없이 잠도 잘자고 밥도 잘 먹지만 그래도 날 떠날거니? 생각하면서 그래도 꽤 서운해하지 않았을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세 번째 에피소드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 ■■■■ <하리보>에 대한 질문에 적어주신 답변들에 많이 공감이 가요. 상상해서 적어주신 나레이션도 재미있고, 특히 ‘말맛’ 나는 영화 추천해주신 것도 너무 좋아요. 찬찬히 챙겨봐야겠습니다 :) 오늘부터 3일 동안 박동훈 감독님의 작품을 같이 봅니다. 질문에 편하게 답하며 같이 얘기 나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③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 연출/각본 박동훈 | 정승길, 조윤서 태어날 손주의 출생지가 걱정인 ‘아버지’와 만삭인 ‘딸’의 밑도 끝도 없는 대화가 펼쳐진다. 3-1. 여러분은 이 에피소드를 어떻게 보셨나요? 기억 남거나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3-1. ‘엘사’라는 말을 처음 알았습니다. 한때 뉴스에서 들었던 ‘휴거’라는 단어와 비슷한 뜻인가 봅니다. 휴거, 엘사가 난데없이 등장한 건 아닙니다. 이전에도 달동네 출신이란 건 있었고, 촌뜨기도 있었고, 전라도 출신을 당당히 대놓고 배척한 적도 있었고, 특정 성씨 가진 사람에게 천한 성씨라며 가자미눈을 뜬 적도 있었습니다. 다만 경제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와 어느 정도 살게 되니, 빈부격차에 돋보기를 들이대서 가난을 좀 더 면밀하고 구체적으로 혐오하게 된 것뿐입니다. 다 같이 잘살게 되면 거지가 없어진다고, 누가 그랬습니까? 끊임없는 타자화... 타인을 배척하고 낮춰 보는 방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사람은 그 속에서 맛보는 우월감으로 살아갑니다. 우월감의 다른 이름은 자신을 상대적으로 가난하게 보이게 만드는 이들에 대한 열등감 내지 두려움입니다. 안 그래도 빈곤한 감수성은 점점 더 바닥을 드러냅니다. 다음에는 어떤 단어까지 나올지 무섭습니다. 숨 쉬듯 차별합니다. 그때는 지역이었고 지금은 돈입니다. 하지만 그 ‘지역’이라는 것도 사실은 돈이었습니다. 자신을 부자로 느끼게 해 주는 느낌을 얻기 위해 무엇을 값으로 치르고 있을까요. 할아버지의 역사, 아버지의 역사, 딸의 역사까지 듣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20년쯤 지나서 돌아보면 몰상식이 되어 있을 수 있다고요. 확신하지 마라. 똑똑한 척도 하지 마라. 나의 말을 나의 말로 반박당하는 수치를 겪지 않으려면. 겸손하라. 특히 돈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 스스로 되뇌어 봅니다.
3-1. 차별당했던 경험이 체화되어서 손주에 대한 걱정에 차별적 시선이 묻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전라도에서 태어나면 이런저런 모욕을 당하니, 전라도에서 태어나는 건 절대 안 된다! 더불어... 이제는 그런 차별 없다면서, '엘사'는 좀 그렇다고 하는...이 '좀 그렇죠' 라는 표현이 정말 잔인한 것 같아요. 맞아. 차별은 나쁘지. 근데...걔들이랑 함께 있으면 안좋은 걸 많이 보는 건 사실이니까...좀 그렇지. 이렇게 '예의바른' 차별이 오늘날 일상화된 것 같아요. 너무 끔찍했는데, 막판에 부녀를 삭제해버리신 걸 보면 이 너무나도 현실성 있는 차별의 말을 더 들려주고 싶지 않은 듯 보여요. 그래요 우리가 그런 말을 더 들어줄 필요 없죠.
3-1. 정말..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우린 참 어쩔 수 없이 '나 위주'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내가 받는 차별에 대해서는 직접 프린트를 하고, 노트를 작성할 정도로 정성스럽게 자료를 준비하면서, 남을 차별하는 데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죠. 내가 한 말이 다른 누군가에겐 차별이 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텐데요. 계속해서 차별의 대상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차별이 참 가까이 있구나 생각했고, 특히 '엘사' 단어가 등장하면서 끝나는 장면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성도 했고요. 갑자기 테이블 사람들이 사라지는 장면은 어떤 의미일까 고민이 되었어요. 자신의 입장만 대변하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막아버린 걸까 싶기도 하고, 이중적인 사람의 모습을 더 이상 보기 싫어 없앤 걸까 싶기도 하고요. 궁금합니다. 정말 잘 보았어요. ps 제목 정말 잘 지으신 것 같아요. 사는 곳이, 본적이 될 수도, 아파트가 될 수도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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