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인생책> 이평춘 번역가와 『엔도 슈사쿠 단편선집』 함께 읽기

D-29
유미소님 반가워요. 맞아요. 보내지도 않을 편지를 왜 작가는 썼던 걸까요. 그만큼 자신 안에서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는 문제이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였기 때문이겠죠. 이번이 네번째. 아마도 네번째 시도한 이 편지는 완성이 되는 듯 싶습니다. 그 이유는 <이제는 당신을 어렴풋이나마 파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당신에 관한 소설들이 모두 실패한 까닭은 <내가 아직 당신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P.12>라는 고백을 통해서 알 수 있게 하네요.
편지에 대해 정말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렇게 이야기를 나눠 보니 <그림자>가 더욱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편지가 당신을 향한 것인지, 아니면 나 자신을 향한 것인지, 또는 자신의 불안정한 마음을 스스로 위로하며 납득시키기 위한 것인지 여러 생각이 많았습니다.
엔도 슈사쿠 단편 선집 7,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춘 옮김
당신은 불 켜진 빌딩과 기저귀를 말리는 아파트 사이에서 이제는 삶을 높은 데서 내려다보며 재판하는 사람이 아니라, 버려진 개의 슬픈 눈을 가진 인간이 되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엔도 슈사쿠 단편 선집 그림자,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춘 옮김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설혹 나를 배신했다 하더라도 이제는 원망할 마음이 없어졌고,
엔도 슈사쿠 단편 선집 그림자,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춘 옮김
편지를 부치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모임이 시작이네요. 번역가님과 함께 해서 기대가 됩니다. 아직 ‘깊은 강’을 읽지 않았는데, 이번 모임을 통해서 작가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받아 읽는다면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마들렌님 반갑습니다. <깊은 강>은 엔도의 마지막 작품이므로 처음 읽으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읽지 않으셔도 무방하고요. 이번엔 저와 같이 <단편선집>을 읽으시고, 다음에 <침묵>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엔도문학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조금 파악된 후 <깊은 강>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그런 생각들 속에 결국 편지를 보내지 않았던 것도, 그래 봤자 이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과 설혹 보낸다 한들 이 공허한 마음이 채워질 리 없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엔도 슈사쿠 단편 선집 p. 7,8,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춘 옮김
@이평화로운봄 좋은 글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도 절대자 그리스도만을 지칭한다면 인간에겐 너무도 먼 존재로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유미소님이 올리신 글 <그리스도를 품은 인간의 눈일까요... 아니면 그리스도 그 자체 혹은 모든 인간의 모습일까요... > 이 모두를 포함한 < 눈빛>일 겁니다. 엔도가 문학에서 강조한 것은 < 인간.예수> 에 방점을 찍고 있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독자가 쉽게 마음을 열고 다가갈 수 있게 하죠.
1.<편지쓰기>에 관한 이야기 다음에는 2. 내가 지금껏 알고 있던 <당신> 과, 지금에 와서 어렴풋이나마 파악하게 된 <당신>은 <어떤 당신>인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그림자>는 엔도의 성장과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작품입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가톨릭작가로 우뚝 설 수 있게 한 모든 영향들이 이 작품에 아주 많이 농축되어 있습니다. 해서 이 작품은 자세히 분류해서 분석해 보면 좋겠어요. <당신>에 대한 내 생각의 변화에 의해 4번째의 편지를 쓰고 있는 시점입니다. 그것에 대해 여러분의 느낌을 남겨주세요.
다행히 밀리에 있어서 바로 읽어볼수있을듯요^^; 아~~급 금욜이 6월이 행복해집니다^^//
신나는 아름쌤님 반갑습니다.책을 구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지금부터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한, 그 큰 힘에 관해서 편지에 쓰고자 합니다. 어쨌든 나는 당신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엔도 슈사쿠 단편 선집 11,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춘 옮김
이 책을 2번째로 읽고 있는 지금, 처음 읽을 때는 그저 무슨 사연일까, 하는 의아함에 가득차서 읽었던 반면 지금은 알 수 없는 슬픔에 가득차서 읽게 됩니다.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느껴지는 정서가 문체에 가득 서려 있네요... 저는 이 소설의 화자가 '지금껏 알고 있던 당신'과, '지금에 와서 어렴풋이나마 파악하게 된 당신'의 차이가 위에 인용한 문장에 있지 않나 추측해 봅니다. '나를 지켜보던 눈빛'이, 지금은 '당신을 지켜보는 눈빛'으로 옮겨간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그러므로 과거에 알던 '당신'은 마치 '절대자'와 같은 위치에서 나를 내려다 보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였다면, 지금 어렴풋이 파악하게 된 '당신'은 나와 그리 많이 다르지 않은, 나와 같은 '당신'이 아닐까 합니다. 당신도 결국... 나와 같은 인간이었습니다, 라는 깨달음이 있었기에 이제 '나'는 '당신'을 가만히 지켜볼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싶어요.
유미소님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이 번역서가 출간된지 벌써 8년이 되었기에 책꽂이에 꽂혀 있던 것을 그믐 독서모임을 위해 이번에 다시 정독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지나쳤던 문장이 가슴을 치더군요. 번역을 할 때는 원서에 줄을 그으며 읽던 것을, 이번에는 번역서에 줄을 그으며 읽게 되었습니다.
늦은 인사 드립니다. 내가 모르는 좋은 책들을 만나보고 나의 취향을 알아가려고 합니다. 엔도 슈사쿠는 처음 읽어보는 작가입니다. <그림자>를 읽으며 헷세의 <수레바퀴 밑에서>가 생각났어요.
소설의 제목이 왜 그림자일까? 잘 모르겠어요. 한번 더 읽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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