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기완>을 기다리며 <로기완을 만났다> 함께 읽기

D-29
저는 한번 읽은 책을 다시 읽는 편이 아닌 독서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른 동아리에서 글을 읽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니 좋은 글을 남기고 싶어 반복해서 읽고 느리게 읽어 가는 것이 마음에 남겨지고나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렇게 하려고요. 끝까지 읽었지만 이번 정해진 규칙처럼 저도 한챕터씩 다시 읽고 홀수일에 글을 읽고 좋은 문장을 남겨보겠습니다~^^
감사해요~! 함께 나누며 독서모임 계속해보아요~^^
@아리사김 정성어린 답글에 마음이 몽글몽글 해지네요~^^
2010년 12월 10일 금요일 - 남한 대사관에 크게 기대하지 말라는 말은 로기완이 북한을 탈출하며 가졌을지도 모르는 따뜻한 희망을 차갑게 식어버리도록 만든 말이었던 것 같아요. 그와 동시에 김작가가 윤주라는 아이의 경험을 떠올리며 서술한 부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는 점이 묘하게 마음에 시림을 주네요.. 이 소설.. 로기완을 김작가의 눈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구성으로 끝까지 가는 걸까 하는 새로운 궁금증이 발동되었어요!
“연길은 결핍을 채우는 데 급급한 도시였고 브뤼쎌은 그 자체로 이미 충만한 배타적이고 오만한 도시였다.”
로기완을 만났다 조해진 지음
2010.12.9. 브뤼쎌의 호텔을 찾아가며 로의 여정을 따라가고, 일기를 읽는 화자의 모습이 그려진 날이었습니다. 브뤼셀과 연길과의 비교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로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당시의 상황을 재연해보고 떠올려보는 느린 전개가 캐릭터를 잘 드러내준 것 같아요. PD였던 재인과의 트러블, 윤주의 배경과 일화가 작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연민과 동정이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브뤼쎌에 가본 적은 없지만 묘사된 분위기가 인상적이어서 상상이 아닌 현실로 떠오르는 기분이 들었어요.
정말 화자의 글 속에서 실제 이야기가 하나로 결합하고, 로와는 마치 시간여행 속에서 같은 풍경을 보는 느낌이죠! 저도 이런 전개가 상당히 흥미로웠어요. 연민과 동정.. 특히 동정이란 감정을 생각하다보니 전에 어느 작가님의 강연이 떠올랐어요. 보통 동정이라 하면 마치 불쌍히여기는 마음을 떠올리기 쉽잖아요.. 다소 불편할 수 있는 감정이라 여기게 되는데 사실은 아주 중요한 단어라고요. 동정은 한가지 동.. 그래서 같은 정을 나누는. ..의미로 상대방의 감정과 같아지려는 마음.. 그런 자세로 봐야한다고. 그래서 우리가 서로를 동정하는 마음을 가질 때 진심으로 상대를 생각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너무나 공감이 되었어요. 왠지 저도 그렇고 글 속 화자인 김작가 역시 로와 동정하는 마음을 가지면 이 작품에 더 깊이 닿을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2010년 12월 12일 - 로가 거리 이름을 열심히 써 내려간 이유는 단순히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만이 아닌 브뤼쎌에서 자신이 살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함 같다는 화자의 생각에 눈길이 머물렀어요.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데 어려움이 있는 로의 상황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스스로도 잊지 않으려는 노력 같아서 참 중요한 일이었을 거란 생각도 들었고요. 좀.. 맥락은 다를 수 있지만 문득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가끔은 저를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단 생각을 하거든요. 때론 친구도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도 완전히 분리되어 새로운 공간에서 온전히 저 자신을 보고 싶을 때 말이죠. 그곳에 머물렀지만 머물지 않은 듯 흔적을 남기지 않고 다니고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로는 최소한 자신의 머리 속에 그리고 일기를 통해서라도 '내가 여기 있었노라!' 하는 기록을 채워간 걸 보며 굳이 기록하거나 기억하지 않아도 나의 삶이 담긴 공간이 되는 일상의 생활들이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아리사김 저도 로가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하기 위해 한글자씩 글자를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정성들여 기록한 것을 서술한 장면이 인상적이였습니다~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위한 노력이 마음으로 가늠이 잘 안되네요.
@아리사김 마음이 가늠이 안된다는 말이 조금은 낫설게 들리실 것 같아서 주석을 붙여봅니다. 그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저는 상상조차 되지 않네요. 아니면 제가 로기완이라는 사람으로 동일시 해보는 자체가 어렵네요. 너무 받아들이기가 힘들 것 같아요. 저라면...
맞아요, 로기완이 처한 상황은 정말 완전히 동일시하기엔 어려운 것은 사실이죠.. 그래서 더 마음이 가고 그가 그 땐 이랬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의 흔적을 좇아가는 김작가의 마음도 너무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오늘은 또 이 책을 읽으며 어떤 마음으로 김작가와 함께 로의 발자춰를 따라가볼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치게 됩니다~!
2010년 12월 10일 금요일- '사랑이란 언어가 그 모든 것을 보듬어준다고는 믿지도 않았고, 이제부터 연인이 되자는 식의 선언은 유치하게 느껴졌다. 오랜시간을 관통한 후에 손안에 들어온 서로에 대한 신뢰감, 이 사람이라는 안도감, 시시콜콜 말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공유되는 일과 일상, 그런 것들만으로도 나는 충분했다. ' 저는 이 부분이 정말 공감이 되어서 그렇지 사랑이란 그런거였지 하며 읽었습니다.
확인하려하지 않아도 서로를 신뢰하며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드라마나 영화 속이 아니어도 현실에도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저도 그런 사랑이 참 사랑이라 생각되네요~^^
사랑이란 오랜시간을 관통한 후에 손안에 들어온 서로에 대한 신뢰감, 이 사람이라는 안도감, 시시콜콜 말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공유되는 일과 일상,그런 것들만으로도 충분했다.p.59
로기완을 만났다 조해진 지음
2010년 12월 12일 일요일-하지만 그날, 자유롭게 시위를 하는 브뤼셀의 군중을 바라보면서 로는 자신의 믿음에 미세한 금이 가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중략) 정보 자체가 제한되어 있었으므로 다른 국가와 비교하며 자국의 문제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눈앞의 먹고사는 문제가 너무 컸기에 그런 식의 해석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중략) 로가 그날 거리의 시위대를 건너다보며 괴로워했다면 그것은 오로지 그 기다림의 시간(국가가 부강하여 뭐든 줄것이 있었다면 기꺼이 베풀었을 꺼라는 믿음)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는 것에서 발견한 뒤늦은 분노 때문이었을 것이다. p.74~p.75
저는 이 부분이 로가 자신의 처한 상황을 시위대를 통해 객관적으로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였고 자각하는 장면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방인으로서 고독과 가난을 오롯이 견뎌내야 함을 마음으로 다짐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누구가 아닌 내가 그 기다림의 시간을 책임져야겠다는 스스로의 다짐!
그렇네요, 로의 조국인 북한은 분명 부를 공평하게 나눠줄 거라 믿어의심치 않고 이십년 가까이 살아왔기에 민주주의 사회 속에서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국가에 대한 비판적 사고에 대해 큰 혼란이 있었겠죠.. 거의 한 사람으로서의 정체성 혼란과도 같은 경험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어요. 이런 차이와 다름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함을 알기에 로의 마음이 더 비장한 각오로 가득찼을 것 같아요.
저도 이 부분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한 것이라는것에 동의해요. 결국 누군가의 설득과 주입이 아니라 성찰로서 깨닫게 되는것에요.
2010년 12월 10일(금) 쉽게 약속하는 것을 싫어하고 진정성을 중시하는 재이와 ‘나’는 많이 닮은 듯 보입니다. 언어가 책임지는 영역, 즉 말로 휘발되는 것들에 무게를 두지 않는 삶의 태도가 느껴졌어요 시종일관 조금은 무겁게 ‘로’의 선택과 행동을 따라가는 서술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다. 재이와 연인 관계였으나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던 지난 날을 후회하고 아쉬워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또한 윤주가 홀로 수술 결과를 듣고 마음의 문을 닫아간 것이 매우 가슴 아프게 느껴졌습니다.
@글숲 말로 휘발되는 것들에 무게를 두지 않는 삶의 태도…정말 그런 것 같네요. 윤주의 상처 또한 글숲님이 정리를 해주시니 윤주가 감당해야 할 슬픔이 공감이 되네요~ 윤주의 마음을 소설 속 인물로만 생각하고 읽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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