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의 망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망상

D-29
서사는 우리 뇌에서 신속하고도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시스템 1에 강렬하게 호소하기 때문에 분석적 사고의 작동을 억제한다.
군중의 망상 1장. 요아킴과 그의 후예들 , 윌리엄 번스타인
폴 로진의 실험. -'설탕'과 '청산가리'라는 이름표가 붙어있지만 모두 설탕이 담겨진 유리병을 피실험자에게 주고, 두 병 모두에 설탕이 들어있다고 명확히 안내한다. - 각 병을 물과 섞은 후, 피실험자에게 두 유리병 중 어떤 물을 마실지 선택하게 함. - 50명 중 41명이 '설탕'이라고 쓰여진 물을 마셨다. 이름표를 피실험자가 스스로 붙이게 한 경우도 결과는 마찬가지. = 실험은 인간이 허구와 사실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해준다.
그린과 브록은 서사가 사실인지 허구인지는 독자들의 몰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독자들이 일단 설득력 있는 서사에 빠져들면 그것의 출처가 가지는 영향력은 현저히 줄어든다. 이런 이유로 서사가 가지는 값어치는 그것이 현실성이 있느냐 아니냐와 관계없이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서사장치는 신뢰도가 부족한 자료나 설득력 있는 논거가 적은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로 사용된다."
군중의 망상 1장. 요아킴과 그의 후예들 , 윌리엄 번스타인
훌륭한 서사는 정확한 사실보다 영향력이 크다.
군중의 망상 1장. 요아킴과 그의 후예들 , 윌리엄 번스타인
음악은 서사장치보다 더욱 강렬하게 시스템1을 자극한다.
군중의 망상 1장. 요아킴과 그의 후예들 , 윌리엄 번스타인
시상이 시스템 1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은 어떤 공포스러운 음악이 귓가에 들려올 때 그 소리가 우리의 의식에 도달하기 전에 측좌핵이 먼저 활성화되어 척추에 오한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 따라서 진화론에 따르면 음악은 우리의 감정과 연결되는 고대의 직통 도로라고 할 수 있다.
군중의 망상 1장. 요아킴과 그의 후예들 , 윌리엄 번스타인
사람들이 종말론 서사에 매혹되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인간은 언제나 비극에 목이 마르다. 도로 갓길에 그저 차 한 대가 서 있다면 다들 무심코 지나가지만, 부서진 차량과 구급차 몇 대가 주차해 있다면 차량 정체가 극심해진다.
군중의 망상 1장. 요아킴과 그의 후예들 , 윌리엄 번스타인
공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이 왜 우리는 공포소설을 보는지에 대해 쓴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비슷한 이야기였습니다.
나쁜 소식을 선호하는 인간의 편향성에 대해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며 '나쁜 것이 좋은 것보다 힘이 세다'라는 속담은 실험심리학의 기본 개념으로 굳어져 있다. 이에 대해 진화론적인 관점에서는 인간이 부정적인 결과에 더 집중하여 위험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유전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도록 발전해왔다고 설명한다.
군중의 망상 1장. 요아킴과 그의 후예들 , 윌리엄 번스타인
16~17세기 무렵 북유럽인들은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강렬한 종말론 서사가 제공하는 환희의 세상으로 도피하여 위안받고자 했다. 슈바벤 농민전쟁의 경우, 토마스 뮌처의 묵시론 신학이 초기에는 세속적인 포퓰리즘 봉기에 불과했지만 결국 재앙으로 마감됐다. 이에 반해 재세례파의 광기와 제5왕정파의 반란은 처음부터 최후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종말론 신앙이 압도했다.
군중의 망상 2장. 속는 자와 속이는 자, 윌리엄 번스타인
3장에서는 18세기 프랑스와 영국에서 발생한 광기어린 경제 위기를 다룹니다. 프랑스의 경우 존 로(John Law)를, 영국의 경우 존 블런트 경(Sir John Blunt)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두 인물 모두 지독한 경제 위기를 초래한 주범이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사람들로 느껴졌습니다. 머리 회전이 빠르고, 수완 좋고,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유형의 사람입니다. 특히 블런트 경이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총리로 여겨지는, 공동체의 선에 관한 완고한 신념의 소유자인 글래드스턴의 마음을 직접 대면함으로써 180도 바꾸게 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후대인들은 둘을 사기꾼이라 평가하지만요.(존 로의 경우 비교적 우호적임)
3장에서 나타난 버블의 형성과 꺼짐의 양상을 보니 기시감이 듭니다. 계급, 직업,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가 주식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나 실제 수익을 만드는지 확인하지 않고 몰려드는 것이나 여느 때나 경제적 광기가 들이닥칠 때 사람들은 비슷하게 반응하네요.
초기 향신료 무역에서 얻은 금과 은을 가득 실은 동인도회사의 배들이 런던으로 몰리자 상인들의 업무 시스템은 마비되기에 이르렀다. 영국에는 은행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지 않아 그들이 실어 온 귀금속을 보관할 믿을 만한 장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일을 도맡아 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금 세공업자들이다. 상인들은 자신들의 귀중품을 맡긴 증표로 인증서로 발급받았다. 그리고 매우 중요하게도 이 인증서는 상품이나 서비스와 교환이 가능했다. 다시 말해 인증서를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얼마 안 가 금 세공사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금과 은의 총량을 초과하여 인증서를 발급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시 말해, 금 세공사들은 사실상 돈을 찍어내고 있었다.
군중의 망상 3장. 쉽게 부자가 된 사람들, 윌리엄 번스타인
로는 유럽의 경제가 희귀 금속인 금과 은을 기반으로 하여 화폐를 공급하기 때문에 침체를 면할 수 없으며, 이를 유연한 방향으로 개선한다면 경제가 크게 확장될 수 있으리라고 직관적으로 생각했다.
군중의 망상 3장. 쉽게 부자가 된 사람들, 윌리엄 번스타인
로는 화폐의 개념을 점진적으로 확장해 토지는 물론 당대 우량 회사들의 주식도 포함하고자 했다.
군중의 망상 3장. 쉽게 부자가 된 사람들, 윌리엄 번스타인
로는 종이 화폐의 발행을 시도합니다. 고향인 스코틀랜드, 프랑스, 이탈리아에 거절당한 후 대범하게 루이 14세에게 지지를 요청하여 결국 프랑스에서 그의 사업을 관철시킵니다. 이 대목에서 로가 보통내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새로 발행되는 지폐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해 법률을 발표시켜 당시 유통되던 금 또는 은을 지폐와 일대일로 교환하게 했습니다. 대단합니다.
나아가 아메리카 대륙 내 프랑스 영토에 설립된 '미시시피 회사'가 왕실의 막대한 부채를 사들이게 함으로써 프랑스 국가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왕립은행을 만들어 화폐를 총괄할 수 있게 한 뒤, 은행에서 지폐를 발행하여 미시시피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고, 미시시피 회사는 정부의 채권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왕실의 부채를 말소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시시피 회사의 주가 상승과 왕립은행의 지폐 발행은 서로 양성 피드백 관계를 이루며 막대한 버블을 형성했습니다.
그들에게 루 드 켕컹프와는 런던의 증권가인 익스체인지 앨리와도 같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왕자와 공주, 공작과 공작부인에 귀족들까지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한마디로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부동산을 팔거나 보석을 전당포에 저당 잡혀 마련한 돈으로 미시시피 회사 주식을 삽니다. ... 이 도시 사람들이 주고받는 소식은 주식 투자와 관련한 것들뿐입니다. 프랑스인들의 머릿속에는 다른 어떤 것도 들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군중의 망상 3장. 쉽게 부자가 된 사람들, 윌리엄 번스타인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클레이하우스/책 증정] 『축제의 날들』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한빛비즈/책 증정] 레이 달리오의 《빅 사이클》 함께 읽어요 (+세계 흐름 읽기)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 두산아트센터 뮤지컬 티켓을 드려요
[초대 이벤트] 뮤지컬 <광장시장> 티켓 드립니다.~6/22
예수와 교회가 궁금하다면...
[함께읽기] 갈증, 예수의 십자가형이 진행되기까지의 이틀간의 이야기이수호 선생님의 교육 에세이 <교사 예수> 함께 읽기[올디너리교회] 2025 수련회 - 소그룹리더
인터뷰 ; 누군가를 알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6월의 그믐밤도 달밤에 낭독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수북탐독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 벽돌책 같이 격파해요! (ft. YG)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
반가운 이 사람의 블로그 : )
소란한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책과 함께 조용한 질문 하나씩[n회차 독서기록] 에리히 프롬 '건전한 사회'를 다시 펼치며, 두 번째 읽는 중간 단상
내일의 고전을 우리 손으로
[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이 계절의 소설_가을] 『냉담』 함께 읽기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8) [제발트 읽기] 『이민자들』 같이 읽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예제가 뭐에요?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2.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1.노예선, 마커스 레디커[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