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22. <여름의 빌라>

D-29
<여름의 빌라> 를 읽고 우리가 타인을 과연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이 어떤 슬픔을 겪었는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보여지는 모습으로, 또 그 사람의 말 한 마디로 그를 재단하는 것은 얼마나 쉬운지요.
때가 되면 우리는 옷가지와 부려놓은 짐을 챙겨들고, 열차에서 내린 후 영원히 어둠 속으로 사라져야 할 거예요.
여름의 빌라 <여름의 빌라> 중에서 , 백수린 지음
<고요한 사건> 소금고개라는 작품 속 동네 이름을 들으니 예전에 제가 살던 아현동의 옆동네 염리동이 생각났어요. 재개발을 앞둔 달동네에 저도 9살부터 근 20년 살았기에 작품에 나오는 모습이 저에게도 익숙한 풍경입니다. 연달아 읽은 백수린 작가의 세 단편에 모두 저의 개인적 경험이 많이 녹아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그런데 한국에서 재개발, 재건축을 다룬 작품들은 제가 읽기에는 다들 비슷비슷하게 느껴지는 측면이 있어요. 보통 재개발 찬성 쪽은 악당으로 반대 쪽은 피해자로 그려지지만 제가 겪은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았습니다.
<폭설>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흑설탕 캔디> 이 3편은 각기 내용은 매우 다른데요 사실 상 저는 결이 같은 작품들로 묶었어요. 페미니즘 관점에서 모성의 역할만을 기대받는 어머니 (또는 할머니)의 다른 측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생물학적 기능인 임신·출산·양육의 모성으로부터 비롯되어 자녀양육, 가사노동을 담당하는 가정의 사적영역으로 여성의 역할이 제한되고는 하지요. 개인의 삶을 살고자 하는 여성의 다른 욕망들 (성적 욕망을 비롯)에 대해 보여줍니다. 이렇게 쓰니 너무 거창하거나 과격한 소설이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세 소설 모두 아름다운 문장과 정교한 플롯, 살아있는 캐릭터로 구체성을 부여해 주는 좋은 작품들입니다. 저는 전부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녀가 갈망하던 것은 무엇이었나. 뭔가 특별한 것. 고양시켜주는 것. 그녀를 다른 세계로 데려다줄 그 무언가.
여름의 빌라 <흑설탕 캔디> , 백수린 지음
그녀는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 놀라운 사건들이 가득할 거라는 사실을 의심치 않았고, 자신에겐 인생을 하나의 특별한 서사로 만들 의무가 있다고 믿었다.
여름의 빌라 <흑설탕 캔디> , 백수린 지음
YG와 JYP의 책걸상 「여름의 빌라」 편 잘 들었습니다.^^ 백수린 작가님께서 하신 인터뷰를 찾아봤는데, 본명이라고 하시네요~~
이런 깨알 정보 너무 좋아요. 전 방송 들으면서 분명 본명 아닐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런 문학적이면서도 흔치 않은 이름을 가진 작가님들의 본명이 실제로는 저처럼 평범한 걸 몇 차례 알게 되어서 다들 필명을 많이들 쓰시는구나 생각했었는데...'백수린' 작가님은 본명이셨군요. 성도 예쁘고 이름도 예쁘고 반칙이네요. ㅎㅎ
백수린 작가님 사진도 봤는데 얼굴도 예쁘시더라구요. 3반칙? ㅎㅎㅎ
모딜리아니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잔 에뷔테른 닮으셨다는 얘기를 많이 들으신다고 해요.
저는 『여름의 빌라』 드디어 읽기 시작했어요. 저는 소설집 읽으면 뒤에 붙은 원래 발표 연도를 보고서, 발표 순서대로 읽어요. 그래서 제일 먼저 「고요한 사건」부터 읽기 시작했어요. 백수린 작가의 자전 소설까지는 아니겠지만, 아예 무관하지는 않겠다 싶은데. 90년대 초중반일 것 같은 소설 속 서울 동네는 어디일까, 궁금합니다.
저도 뒤에 있는 발표 연도를 보는데, 목적은 YG님과는 달라요. 저는 다 읽고 나서 가장 제 마음에 드는 순서대로 작품을 줄 세운 뒤 발표연도를 보고 이 작가가 과연 상승세인지 하락세인지 살펴봅니다. ㅎㅎ 물론 이 모든 것은 철저히 제 기준이지만요. 단편 읽을 때 작품 순서는 이렇게 나열한 건 뭔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책의 편집된 순서대로 보는 편이에요.
아홉 살에 미국을 가 본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때의 경험이 [폭설]에 반영된 것 같아요. 이외에도 작품의 배경이 되는, 수많은 이국의 도시들 모두 직접 다녀오신 곳이라고 하네요. 이게 되게 궁금했었는데.^^
저도 읽으면서 그 부분 궁금했어요. 프랑스는 분명 거주하신 것 같았고요. 그래서인지 외국에서의 이방인의 삶을 그리시는 데 탁월하신 것 같았습니다. 한편으로 제 마음 속 작은 우려는 어쩌면 혹시 본인의 경험이 녹아 있는 이런 글에만 슈퍼 파워를 발휘하실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요,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있는 첫 번째 소설 이후 두 번째 작품에서 힘을 못 쓰는 것처럼요) 하지만 이런 저의 짧은 생각을 단편집의 <아주 잠깐 동안에> 가 전부 해소시켜 주었어요. 외국 이야기 전혀 나오지 않는데 너무 좋아요.
최근에 작가님 장편이 나왔나 봐요.
눈부신 안부소설가 백수린의 장편소설. 2011년 데뷔한 이래 세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중편소설, 짧은 소설들과 산문을 발표하는 동안 조급해하지 않고 장편의 그릇에 담고 싶은 이야기를 기다린 그가 등단 12년 만에 펴내는 첫 장편소설이다.
제가 오프라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이 있는데, 다음달 책으로 <눈부신 안부>가 선정되었어요. 저는 자체 백수린 주간이었는데...백수린월간이 되게생겼네요. 후훗 첫 장편이라고 해서 기대가 됩니다.
읽으시면 소감 남겨주세요~ 궁금하네요
작가님의 책 제목이 조금씩 비슷한 듯 다른 듯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요. 눈부신 안부, 여름의 빌라, 고요한 사건, 시간의 궤적...
덕분에 좋은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을 오랜만에 읽는데 그 세계에 빠져서 감정이 한참 머물게 됩니다. 인상 깊은 문장들 남겨주신 거 보니까 저도 다 읽고 글 남기고 싶어지네요. 제목과 책의 표지가 잘 어울리고 이야기를 생각하면 마음이 저릿해지는 것이 좋은 책을 읽고 있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하루하루 전력을 다해 살면서도 쫓기는 사람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마음을 털어놓는 것 같지만 최후의 최후에 이르는 순간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는 두번째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것이 쓸쓸해졌고,자기 자신은 사람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가 궁금해졌다.
여름의 빌라 <아주 잠깐 동안에> 중에서 , 백수린 지음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정재승, 김경일 추천 도서『집단 망상』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비공개 PDF 제공] 미출간 신간 <슈퍼 아웃풋 공부법> 먼저 읽고 이야기 나눠요! [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전차 B의 혼잡>[도서증정] [발행편집인과 함께 읽기] 《일본의 조선 강점, 1868-1910》[도서 증정] 논픽션 <두려움이란 말 따위>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동아시아)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코스모스> 꼭 읽게 해 드리겠습니다!
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내 맘대로 골라보는《최고의 책》
[그믐밤] 42. 당신이 고른 21세기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그믐밤] 17.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북티크
🎨책과 함께 떠나는 미술관 여행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그믐 앤솔러지 클럽에서 읽고 있습니다
[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
듣고 이야기했어요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1일 오프라인 북토크 예정!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AI 에 관한 다양한 시선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결과물과 가치중립성의 이면[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AI 메이커스> 편집자와 함께 읽기 /제프리 힌턴 '노벨상' 수상 기념[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AI 이후의 세계 함께 읽기 모임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
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만나는 철학자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도서 증정]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괘씸한 철학 번역>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증정]《너를 위해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니체가 말했다》 저자&편집자와 읽어요!
<피프티 피플> 인물 탐구
피프티피플-이기윤피프티피플-권혜정피프티피플-송수정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