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지기]#3<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D-29
자기보다 조금 떨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에는 자아의 사기를 진작 시키려는 심리가 숨어 있다. 자기를 그런 사람들과 비교함으로써 희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명인이나 큰 성공을 거두고 잘 나가던 가까운 사람이 갑자기 몰락할 때에도 비슷한 감정을 맛본다. 독일어에는 개인 혹은 집단에게 적용되는 이런 현상을 가리키는 샤덴 프로이데 라는 단어가 따로 있을 정도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P.38 1장 나는 누구인가 <타인과의 비교>중,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자신의 도덕성을 과대평가하는 성향은 소위 BAE(better-than-average effect)로 잘 설명된다. 우리는 이 경향에 힘입어 우리의 태도와 자질을 철저하게 과대평가한다. 미국 성인 인구 가운데 부모, 배우자, 자식으로서의 자기 신뢰도, 지성, 노동 의지가 평군에 미치지 못한다고 답한 사람은 2퍼센트에 불과했다. 북아메리카인들은 자신의 결혼이 이혼으로 막을 내릴 확률을 20퍼센트로 추정했지만 실제 이혼율은 50퍼센트에 달했다. (중략) 미국에서 전국 상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은 자기가 다른 상인들에 비해 양심적으로 장사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다른 기상천외한 조사에서는 1000명의 일반인들에게 죽어서 천국에 갈 것 같은 유명인을 물었다. 마더 테레사가 천국에 갈거라고 답한 사람은 79퍼센트, 마이클 조던이 65퍼센트,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60퍼센트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자기가 죽으면 천국에 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천국행 티켓을 확보해두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려 87퍼센트에 달했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P.39-41 1장 나는 누구인가 <나는 평균 이상일 것이라는 착각>중,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술은 예로부터 자의식을 느슨하게 하는 특효약이었다. 헐hull 연구팀은 술을 마시면 ‘나’, ‘내 것’ 등의 대명사를 평소보다 덜 쓰게 된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또 술을 마시는 공간에 거울이 있는 것만으로도 술기운에 저지르는 과격한 행동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는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 전에 자신을 놓아버리기 위해 일부러 술을 마시기도 한다. 전쟁 중에도 양심의 가책을 버리기 위해 술기운을 빌렸다는 얘기가 많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P.43-44 1장 나는 누구인가 <술은 양심을 가볍게 한다>중,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집단 속에서는 자의식이 약화되고 평소의 개인적 신념과 모순되는 행동을 저지르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탈개체성(개인적 정체성의 약화)과 집단이 가져오는 익명성에 근거한다. 탈개체성의 정도는 집단의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집단의 구성원 밀도가 높을수록 폭력성향은 더 커지는 편이다. 하버드 대학의 로버트 왓슨은 24개 문화권의 고고학적 자료를 조사하여 전사가 자기정체성을 가리고(변장을 한다든가, 몸에 색칠을 한다든가) 전투에 나서는 사회일수록 학살이나 포로에 대한 가혹행위(고문, 신체 절단 등)가 심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익명성의 효과도 북아일랜드에서 발생한 500건의 폭력 사건 자료 분석을 통해 입증되었다. 변장을 하고 폭력을 저지른 사람일수록 사람들에게 더 심각한 부상을 입혔고, 더 많은 사람을 다치게 했으며, 사건 이후에도 피해자들을 괴롭히는성향이 두드러졌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P.44-45 1장 나는 누구인가 <집단 속에서 사라지는 자의식>중,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스탠퍼드 대학의 필립 짐바르도는 탈개체성이 위반행위를 야기한다는 가설을 실험을 통해 분석했다. 그는 실험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이름표를 달게 했고 다른 쪽은 실험실 가운과 마스크를 착용하게 했다. 그 후 두 집단에게 학습과 관련된 연구를 한다는 명목 하에 실험대상자에게 고통스러운 전기충격을 가하게 했다. 진짜 전기충격이 아니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실험대상자가 괴로워하는 비명소리를 녹음해서 틀어주었다. 그 결과, 실험대상자가 호감형이냐 비호감형이냐에 상관없이 가운과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이름표를 단 사람보다 평균 2배나 되는 전기충격을 가했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P. 47 1장 나는 누구인가 <가면 뒤의 안락함>중,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탈개체성의 효과는 ‘책임감의 약화’로 설명된다. 정체가 드러나지 않으면 타인에게 공격적인 짓을 해도 위험 부담이 적다. 책임감과 사람수는 반비례하는 듯 보인다. 이타적인 행위에서도 마찬가지다. 책임감 분산 현상은 긴급 상황에서 여려 차례 입증된 바 있다. 긴급 상황에 직면한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특정 개인이 도움을 주려고 나설 확률은 낮아진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P. 47-48 1장 나는 누구인가 <집단 내에서 희미해지는 책임감>중,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 했을 때 그래도 나는 평균 이상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판단에 이미 나의 주관성이 들어갔고 나 자신에게 모든면에서 관대하게 평가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느 글에서 나 자신의 수준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공부를 했을 때 나 자신의 실력을 높게 평가한 상태에서 공부한 결과보다 훨씬 좋게 나왔다는 것을 봤습니다. 모든 것은 나 자신을 정확하게 보는 것부터가 시작이다라고 생각합니다.
1장 나는 누구인가 를 끝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나 자신을 정확하게 보는 것' 부터가 시작이네요. 우리 모두에게 '나'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내 경험, 내 지식, 나와 관련된 것들로요. 이렇게 중요한 '내'가 지구에 인구 수 만큼 있습니다. 나는 왜 건강하고 사랑 받고 일이 술술 잘 풀려야 합니까? 이유는 없죠. 나니까! 남들도 다 똑같습니다.
책의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내어 이번에도 조용히 합류해 봅니다. 주어진 기간 동안 다 읽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읽을 수 있는 부분까지 읽어볼게요.
@고쿠라29 안녕하세요^^ 같이 힘내서 완독!!
스스로 의식하지 못할지라도 우리는 호모 모랄리스, 즉 '도덕적 인간'이다. 내 아들은 분만실에서 태어난 지 고작 몇 시간 만에 행동거지가 바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기의 체온 등 몇 가지 사항을 확인한 간호사가 차트에 '순하게 행동함'이라는 코멘트를 달았던 것이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프롤로그 p.10,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태어난 아기의 행동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는데, 아기가 간호사의 손길에 몸을 맡긴것이었을까요? 그래서 순하게 행동했다고 코멘트를 달았었을듯 싶기도 하다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저도 ‘순하게 행동함’이 적혀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도덕 판단이라는 영역에서는 이론을 증명할 측정도구가 있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말로만 주장을 펴는 사람은 자신에 대한 남들의 생각(혹은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그 말을 이용하기 십상이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프롤로그 p.15,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창세기]에서 카인은 그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던 “짐승”에 사로잡혀 아벨을 죽였다고 했다. 생명의 기나긴 연쇄에서 인간만이 독자적인 위치를 누려야 한다는 진부한 강박관념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P.50 2장 가로등이 지켜보는 사회,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어떤 연구에 따르면 조깅하는 사람들은 자기를 보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 때보다 누군가가 자기를 보고 있다고 생각할 때 좀 더 열심히 달린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헬스클럽에서도 누군가 지켜보는 사람이 있으면 아령을 더 열심히 들어올린다고 밝혔다. 위생수칙이라는 측면에서도 공중화장실에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볼일을 보고 나서 손을 씻는 빈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P. 53 2장 가로등이 지켜보는 사회 ,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19세기의 작가 랠프 에머슨은 한밤에 가장 유능한 결찰은 가스등이라고 했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 어둠 속에 서 있으면 인간의 어두운 ㄹ본성이 드러나기가 쉽다. 토론토 대학의 연구자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간단한 계산문제를 풀게 하고 점수에 따라 소정의 상금을 줬는데, 실험결과, 문제를 푸는 방의 조명이 어두울수록 부정행위의 빈도가 높았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P.54 2장 가로등이 지켜보는 사회 <가로등이 지켜보는 사회>중,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한 실험에서 집단에서 하위로 처지는 수컷 마카크원숭이를 암컷과 한 방에 두었다. 그리고 그 집단의 우두머리인 수컷 마크크원숭이를 옆방에 두었다. 이때 두 방 사이는 유리로 막혀 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지만 옆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서로 볼 수 있게 했다. 우두머리 수컷이 보고 있을 때에는 열등한 수컷이 절대로 암컷을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우두머리 수컷이 보고 있지 않으면 지체없이 암컷과 교접하고 우두머리 수컷처럼 의기양양한 태토를 보였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P. 55 2장 가로등이 지켜보는 사회 <눈치 보는 원숭이>중,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수많은 실례들이 사회통제가 범죄에 미치는 중요성을 보여준다. 맨체스터에서 조사한 결과, 이층버스의 일층보다는 아무 감시가 없는 이층에서 기물파손이 20배나 더 많이 발생했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P. 58 2장 가로등이 지켜보는 사회 <사회통제와 범죄의 상관관계>중, 로랑 베그 지음, 이세진 옮김
2장 '가로등이 지켜보는 사회' 에서 저도 이 부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사람들은 아무도 지켜보지 않아도 나의 양심이 나를 지켜본다고 말하지만 실상 보는 사람이 없을 때는 아무렇게나 행동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맞아요. 갑자기 생각든건데 영국에서는 이웃집을 커튼 뒤에서 몰래 본다고 하는데 아파트에선 불가능 하겠죠?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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