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 다리 위 차차 @송송책방

D-29
이 글타래 뒷수습을 못하겠어서 노래 한 곡 겁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부르는 노래 〈겟세마네〉입니다. 이 노래가 부르기 진짜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O2cCuadivpE&t=7s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무한동기화'라는 개념이 낯설어서 곰곰 생각해 봤거든요. 예수님도 혹시 예전에 무한동기화 되었던 건가..싶은 상상이 살짝 들었습니다. 그 외에 차차 작품 안에서도 가시 면류관 클로즈업 장면 등을 통해 차차와 예수님의 연결성을 조금 느꼈는데 저만의 개인적인 감상일 뿐인지 궁금하네요.
생각지도 못했던 점 입니다. 댓글을 읽고 다시 책을 보니 이제서야 예수님과 면류관이 보이네요(댓글을 읽으면서는 면류관이 나온다고??!!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와 의견을 나누어 본게 거의 기억이 나지 않을정도로 오래 되어서, 정말 재미있네요! 제가 생각지 못한 점을 다시 책을 펴서 찾아보고!
저도 '무한동기화'가 신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개념과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차차는 마더의 입장에서 보낸 예수와 같다고도 생각했고요. 마더는 모든 데이터를 갖고는 있지만, 몸소 체험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신 역시 자신이 창조한 인간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는 있지만 직접 인간이 되어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인간 체험을 위해 예수가 되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저는 기독교 집안이지만 개인적으론 신앙이 잘 생기지 않고, 삼위일체 같은 건 절대로 이해가 되지 않는 개념이었던지라 나름대로 그런 생각들을 해봤더랍니다.
2권까지 다 읽고 나니 차차가 정말 예수님처럼 느껴지네요.
저는 전도하러 떠나는 사도가 생각이 났었습니다.
에바가 언급되니 ‘사도’라는 단어조차 의미심장하게 들립니다. ^^;;;
책을 읽으며 느끼는 점인데, 느리게 읽어야 좋을 책이고, 은근히 복선도 많습니다. 설명을 뒤로 미루는 부분도 여러 대목 있고요. 이런 특징들이 웹툰 연재와는 좀 안 맞는 것 아닐까요? 종이책 단행본으로 보는 게 훨씬 낫다는 생각인데요, 두 작가님들은 혹시 웹툰 연재라는 형식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으셨는지요?
불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웹툰 주간 연재를 통해 안정적인 고료를 확보하고 작품을 보다 빨리 그려낼 기폭제로 삼았습니다. 연재하는 동안에는 책의 모양을 최종 결과물로 염두에 두었기에 나중에 책으로 읽으면 더 좋을 거라는 기대감만 가지고 있었어요. 단행본 페이지 판형으로 작업한 다음 웹툰 호흡에 맞게 칸을 간격을 두고 배치하면서 웹툰에서만 가능한 연출(미미로 첫번째 동기화를 할 때 넣은 세로스크롤 연출)을 할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연출은 책에 실을 수 없었어요. 이런 게 책과 웹툰의 차이임을 받아들이고 웹툰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품이 좀 더 들더라도 해보고, 마찬가지로 웹툰에서는 할 수 없지만 책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면 해보는 편입니다. 윤필 작가님의 이야기는 항상 뒷부분에 좋은 힘이 있다고 느껴왔기에 책으로 읽으면 그 여운이 더 클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으로 보니 실제 그렇고요. 책이 완간되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장맥주 70p장면은 자연스럽게 떠올린 장면입니다. 고가의 공공기물(?)에 해당되는 차차를 부순다거나 하는 물리적 행위보다는 낙서하는 선에서 각자의 불만을 표현할 것 같았어요. 주홍글씨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장맥주 현실적으로 종이책 잡지나 단행본 연재시장은 거의 사정된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웹툰 연재가 사실상 유일한 안정적인 연재형식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 연재처가 있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기본 작업 자체는 단행본 연출을 기본으로 해서 책으로 볼때 더 잘 읽히는 것 같아요. 저희도 책으로 보니 더 잘읽히고 좋은 것 같습니다.
대중음악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 기대게 되고, 만화는 거의 웹툰과 동의어가 된 상황인데, 소설도 뒤를 따라 웹소설이 되어가는 거 아닐까 궁금하더라고요. 그런데 기본적으로 웹툰이나 웹소설이나 연재라는 형식을 택하면 내용도 그 영향을 받을 거 같아요. 특히 유료로 미리보기 혹은 지난 회 유료보기 같은 기능까지 더해지면... 수익이 독자 반응에 의존하게 되니까 기승전결이 딱 떨어지는 극영화보다는 끝이 없고 플롯이 휙휙 바뀌는 일일 드라마처럼 되지 않을까 우려가 듭니다. 잡지 기반 출판 만화들이라고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요.
90쪽, 로봇 3원칙이라고 있잖아요. 아이작 아시모프가 만든. 그 원칙이 심어진 로봇들은 미미 같은 일을 하지 못하겠지요?
미미 같은 로봇을 나중에 아이가 있는 모든 가정에 정부가 보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진지하게 듭니다.
혹은 아이들에게 파는 인형 AI에 신고 기능을 의무적으로 넣으면 어떨까 싶네요. 그런데 이런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빅브라더 논란이 일까요?
(옛날 사람 인증인데...) 2000년즈음 주민등록증 전자화에도 반대해 끝까지 코팅된 종이 주민증을 고집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교육부 정보시스템 나이스 도입 때도 교사들의 반대가 컸던 기억이 있어요. 곳곳에 CCTV를 설치하는 것도 인권침해 논란도 있었고요. 결국은 관리와 안전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요. AI인형에 가정폭력 신고 기능을 의무적으로 넣는 것, 저는 찬성입니다. 그런 빅브라더라면 저는 오히려 환영입니다. 이미 가정에서 기가지니니 아리니 하는 애들이 많이 듣고 정보 수집하고 있다고 하고, 휴대폰도 카톡 대화나 음성 대화 듣고 구글에 광고를 띄우거나 유튜브에 관련 영상을 올려주고 있는데, 범죄 신고와 같은 정말 필요한 일을 못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골목길 CCTV 설치 확대는 매우 찬성하는 사람인데, AI 인형은 그와는 차원이 다르게 남의 가정사를 속속들이 파악하게 될 거 같아서 약간 저어되는 마음은 생겨요. 그런데 AI 스피커들이 이미 그런 일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 뭐...
「매장 로봇」은 아이러니가 겹겹으로 쌓인 지적인 에피소드입니다. 단출한 이야기인데 묵직한 주제를 여러 가지 건드립니다. 자동화로 인한 실업 문제, ‘맥도날드화(McDonaldization)’와 인간 소외 문제, 근로 매뉴얼과 보편 윤리의 충돌, 거기에 군중 심리까지 넣을 수 있을까요. 제가 너무 막 가져다붙이는 건 아니겠지요. 그런데 이야기가 그 자체로 깔끔하고 재미있습니다. 여운도 상당하고요.
효율 추구를 비판하는 주제인데, 정작 이 에피소드가 픽션으로서 효율이 매우 높다는 점마저 아이러니하네요.
매장 로봇의 상황을 체험하며 차차가 인간성에 대해 무엇을 알게 되었을지 상상해 봅니다. 어떤 부조리한 열기 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열기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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