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 다리 위 차차 @송송책방

D-29
제 의도가 작가님 무릎에 도착했다니 뿌듯합니다.
정강이에 멍이 들었습니다!
장맥주님 댓글을 보고 한 번 더 보았습니다. 소명을 이루려면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라” 라는 뜻이었을까요?
제 아내인 김혜정 그믐 대표(a.k.a. @고쿠라29 님)는 『다리 위 차차』를 읽으며 차차가 예수님처럼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을 들으며 오히려 신약성서를 뒤집어보게 되었어요. 겟세마네 동산에서 사실 예수의 진심은 죽기 싫다는 것 아니었을까. 96~97쪽에서 차차는 그런 항의조차 못하지 않는가.
확실히 차차가 예수와 같은 역할을 하기는 합니다. 나중에 인류 전체의 구원을 결정하게 되니. 하지만 저는 96~97쪽에서 그렇게까지 생각을 확장하지는 않고, 다만 가톨릭에서 이야기하는 성소(聖召)를 떠올리기는 했습니다. ‘거룩한 부르심’이라고 풀이하는 그 개념이요.
B가 차차에게 하는 제안이 성소(聖召)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 부르심을 받는 존재의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전 인생을 거는 사명을 그렇게 던지다니. 너무 잔인하고 너무 황홀하고. 구원이 보장되기는 하지만 한없는 파멸도 감수해야 하고.
저는 그런 성소를 받기를 두려워하는데 늘 거기에 끌리기는 했어요. 모든 번민으로부터 해방될 테니.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불교의 ‘출가’와는 좀 느낌이 다른 거 같습니다. 그 ‘부르심’의 경험을 들은 신부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는데, 신학교에 들어가는 분들 중에서도 그 부르심의 경험을 확신하는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계신가 봅니다.
이 글타래 뒷수습을 못하겠어서 노래 한 곡 겁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부르는 노래 〈겟세마네〉입니다. 이 노래가 부르기 진짜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O2cCuadivpE&t=7s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무한동기화'라는 개념이 낯설어서 곰곰 생각해 봤거든요. 예수님도 혹시 예전에 무한동기화 되었던 건가..싶은 상상이 살짝 들었습니다. 그 외에 차차 작품 안에서도 가시 면류관 클로즈업 장면 등을 통해 차차와 예수님의 연결성을 조금 느꼈는데 저만의 개인적인 감상일 뿐인지 궁금하네요.
생각지도 못했던 점 입니다. 댓글을 읽고 다시 책을 보니 이제서야 예수님과 면류관이 보이네요(댓글을 읽으면서는 면류관이 나온다고??!!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와 의견을 나누어 본게 거의 기억이 나지 않을정도로 오래 되어서, 정말 재미있네요! 제가 생각지 못한 점을 다시 책을 펴서 찾아보고!
저도 '무한동기화'가 신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개념과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차차는 마더의 입장에서 보낸 예수와 같다고도 생각했고요. 마더는 모든 데이터를 갖고는 있지만, 몸소 체험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신 역시 자신이 창조한 인간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는 있지만 직접 인간이 되어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인간 체험을 위해 예수가 되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저는 기독교 집안이지만 개인적으론 신앙이 잘 생기지 않고, 삼위일체 같은 건 절대로 이해가 되지 않는 개념이었던지라 나름대로 그런 생각들을 해봤더랍니다.
2권까지 다 읽고 나니 차차가 정말 예수님처럼 느껴지네요.
저는 전도하러 떠나는 사도가 생각이 났었습니다.
에바가 언급되니 ‘사도’라는 단어조차 의미심장하게 들립니다. ^^;;;
책을 읽으며 느끼는 점인데, 느리게 읽어야 좋을 책이고, 은근히 복선도 많습니다. 설명을 뒤로 미루는 부분도 여러 대목 있고요. 이런 특징들이 웹툰 연재와는 좀 안 맞는 것 아닐까요? 종이책 단행본으로 보는 게 훨씬 낫다는 생각인데요, 두 작가님들은 혹시 웹툰 연재라는 형식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으셨는지요?
불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웹툰 주간 연재를 통해 안정적인 고료를 확보하고 작품을 보다 빨리 그려낼 기폭제로 삼았습니다. 연재하는 동안에는 책의 모양을 최종 결과물로 염두에 두었기에 나중에 책으로 읽으면 더 좋을 거라는 기대감만 가지고 있었어요. 단행본 페이지 판형으로 작업한 다음 웹툰 호흡에 맞게 칸을 간격을 두고 배치하면서 웹툰에서만 가능한 연출(미미로 첫번째 동기화를 할 때 넣은 세로스크롤 연출)을 할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연출은 책에 실을 수 없었어요. 이런 게 책과 웹툰의 차이임을 받아들이고 웹툰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품이 좀 더 들더라도 해보고, 마찬가지로 웹툰에서는 할 수 없지만 책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면 해보는 편입니다. 윤필 작가님의 이야기는 항상 뒷부분에 좋은 힘이 있다고 느껴왔기에 책으로 읽으면 그 여운이 더 클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으로 보니 실제 그렇고요. 책이 완간되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장맥주 70p장면은 자연스럽게 떠올린 장면입니다. 고가의 공공기물(?)에 해당되는 차차를 부순다거나 하는 물리적 행위보다는 낙서하는 선에서 각자의 불만을 표현할 것 같았어요. 주홍글씨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장맥주 현실적으로 종이책 잡지나 단행본 연재시장은 거의 사정된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웹툰 연재가 사실상 유일한 안정적인 연재형식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 연재처가 있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기본 작업 자체는 단행본 연출을 기본으로 해서 책으로 볼때 더 잘 읽히는 것 같아요. 저희도 책으로 보니 더 잘읽히고 좋은 것 같습니다.
대중음악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 기대게 되고, 만화는 거의 웹툰과 동의어가 된 상황인데, 소설도 뒤를 따라 웹소설이 되어가는 거 아닐까 궁금하더라고요. 그런데 기본적으로 웹툰이나 웹소설이나 연재라는 형식을 택하면 내용도 그 영향을 받을 거 같아요. 특히 유료로 미리보기 혹은 지난 회 유료보기 같은 기능까지 더해지면... 수익이 독자 반응에 의존하게 되니까 기승전결이 딱 떨어지는 극영화보다는 끝이 없고 플롯이 휙휙 바뀌는 일일 드라마처럼 되지 않을까 우려가 듭니다. 잡지 기반 출판 만화들이라고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요.
90쪽, 로봇 3원칙이라고 있잖아요. 아이작 아시모프가 만든. 그 원칙이 심어진 로봇들은 미미 같은 일을 하지 못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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