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의 평론가들이 선정하는 [이 계절의 소설] #1

D-29
한소범 기자님의 질문을 저도 골똘히 생각해보았는데요. 전기화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그 텍스트가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적극 동의하고요. 그 질문이 어느 시대에도 유효하게 작용하는가의 문제가 제게는 중요한 고전의 조건인 것 같아요. 물론 그 질문에 대한 해석도, 답변도 시대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텍스트가 품고 있는 메시지와 질문들이 언제 읽혀도 어느 방향으로든 유효하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고전이 아닌가 싶어요. 예를 들면 너무 유명하지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같은 작품이요. 저는 이 소설을 스무살 즈음 읽었는데, 그때 내가 이 책을 5년만 빨리 읽었다면 참 좋았겠다 싶은 생각을 했었거든요. 20대에 읽어도 충분히 좋았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취미는 사생활> 저도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목소리가 매력적인 화자는 참 오랜만에 만난 것 같아요. 관계의 불안이나 주거 불안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담고 있는 소설이지만, 그런 이슈가 두드러진다기보다는 매력적인 화자가 더욱 돋보이는 소설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렇지만 이 역시 장편소설 읽기를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큰 장점이 있는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저는 아직 읽지 못했지만 <나의 친구, 스미스>가 재밌다고 말씀해 주시니 꼭 같이 읽어보고 싶네요! 역시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설인 것 같아요.
역시 어떤 소설이 '고전적'인 소설이 되는가 하는 문제는, 그 시대의 시간성을 잘 담고 있는 소설이 아닌가 싶네요. 다행일지 불행일지, 그 시대 이야기가 다른 시대의 이야기이기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고전이 되는 것 같고요. 당대를 인식하는다는 건 모든 예술가에게 가장 난제인 것 같아요. 그러니 사람들은 소설이라는 거리감을 통해 당대를 체험해 보려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야기의 흐름들을 살펴보니 다음 달에 저희가 같이 읽을 책들에 <나의 친구, 스미스>나 <취미는 사생활> 중 한 권은 들어갈 확률이 높아 보이네요. 당대성이 두드러지는 작품과, 그와는 조금 다른 특성이 있을 것 같은 작품을 함께 선정해 읽어도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 아무튼 기대기대! 설렙니다 ^^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재밌어보이네요...! 이 소설 보니까 얼마 전에 정말 재미있게 봤던 <나츠메 우인장>이 생각나면서, 그런 소설들이 많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새삼 들었어요. 특히 일본에는 동아리를 중심으로 한 학교 배경의 작품이 아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있는데, 한국은 아무래도 그 정도까지는 동아리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서인지 생각만큼 그런 부분을 잘 살리는 작품들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더라고요. <종이접기 클럽> 같은 경우에 약간의 오컬트적인 요소나 그런 것들이 역사적 시간이랑 이어지는 리듬이 참 좋을 것 같다는 예감이...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고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완전히 생각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아무래도 동시대성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여러 분들의 말씀에 저도 동감하고, 그 동시대성을 어떤 소재나 사건에 한정하기보다 좀 더 넓은 층위에서 살펴보면 좋지 않을까 정도의 막연한 생각만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나중에는 작품이 어떤 길을 가게 될 지 정말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서, 우선은 지금 마음에 드는 작품에 집중하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저도 <나의 친구, 스미스>를 꼭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저는 외국 소설 이야기만 한 것 같아서... 저희 모임에서 이야기한 한국 소설들 중 주로 언급된 작품이 백수린의 '눈부신 안부', 장진영의 '취미는 사생활', 문미순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정도인 것 같은데요, 사실 저에게는 세 편 소설 다 조금 주제나 정서가 무거운 느낌이 있어요. 이것도 크게 보아서는 어떤 경향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ㅎㅎ 그래서 만약 세 편 중에 제가 한 편을 읽는다면 <취미는 사생활>일 것 같아요. 소유정 선생님이 간략하게 소개해주신 내용 중 여러 문제를 담고 있음에도 이슈가 두드러지기보다는 화자의 매력이 돋보인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져서요...
그럼 <나의 친구, 스미스>와 <취미는 사생활>로 어느 정도 모여진 것 같은데요! 혹시 두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어도 '아 이거 같이 얘기해 보면 재밌겠는데...' 싶은,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 있으신지요? 1차 회독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아쉬움 없이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면 좋을 듯해요! : )
저도 <나의 친구, 스미스>랑 <취미는 사생활> 이렇게 두 권 읽는 거 좋아요. 기존의 화제작이라는 측면에서 <트러스트>를 이야기해 보고 싶으신 분도 있을 것 같은데, 제 경우엔 감상의 폭이 그다지 넓은 작품 같지는 않아서요.
분명 공기 중을 걷고 있는데 물속에 있는 것 같은 장마진 오후입니다. 그래도 다들 어디에선가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으면 해요. 6월의 마지막 날이고, 저희의 29일도 흘러 흘러 두 권의 책에 도착했으니! 오전에 잠시 단톡방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7월부터 이시다 가호의 <나의 친구, 스미스>와 장진영의 <취미는 사생활>을 읽어 보겠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책이 있다면 그건 또 7월 대화에서 틈틈이 들려주세요^^
더하여, 이 두 권의 책으로 의견이 모아진 과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제 경우엔, 같이 읽고 싶은 책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줬던 건 함께 읽을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판단이 궁금해지는 동시대적인 소재였던 것 같네요. 그리고 매력적인 문체와 매력적인 목소리. 앞에서 말한 건 소위 시대정신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인 것 같고, 뒤에서 말한 건 그저 제가 행복해지고 싶은 유희적 욕구인 것 같아요. 일단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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