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지어 준다는 건 그 대상에 대한 지배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대상에게 이름을 지어 주고 정체성을 부여하면 그 대상과의 주요한 관계가 성립된다.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4장 이름 짓기,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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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언니
동물에게 붙은 이름은 인간이 그 동물을 자신의 공간으로 들였음을 알리는 비유이자 상징이며, 동물을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방식이고, 인간과 동물을 운명 공동체로 만들어 주는 장치다.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4장 이름 짓기,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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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언니
이름을 지으면 관계가 형성되고, 그 관계가 타인에게 드러난다.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4장 이름 짓기,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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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언니
“ 이름 짓기는 그 자체로 가장 중요한 행위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야기를 엮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무작위하게 발생하는 각각의 사건을 말이 되게끔 엮음으로써 우리가 규정하는 틀 안에 가두려고 애쓴다. 다원적이고 모순적인 삶에 질서를 부여하고, 우리와 다른 모든 존재를 우리의 삶이라는 서사 속으로 집어넣는 것이다. 그러려면 그 모든 다른 존재들을 지칭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름이 중요한 것이고, 이름 짓기와 소통하기가 그토록 서로 밀접하게 이어져 있는 것이다. ”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4장 이름 짓기,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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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언니
이름을 짓는다는 건 가족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유기견을 입양한다든가 지인네 집에서 태어난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오기로 결정하면, 우리는 일단 이름을 짓는다. 나의 첫 번째 개는 먼저 기르던 가정에서 지어준 이름을 그래도 이어받았고, 두 번째 개의 이름은 녀석이 길 잃고 떠돌아다니던 동네의 대학교 이름이었고, 세 번째 개는 먼저 가정(이녀석을 보호소에 직접 맡긴)에서 쓰던 이름은 버리고 그 때 우리 주변을 감쌌던 색으로 이름지었고, 네 번째 개의 이름은 두 달 된 녀석의 사진을 보고 떠오르는 한국어 단어 둘 중 포르투갈 동반자가 발음하기 더 쉬울 단어로 골랐다. 이 과정이 지나야 개는 우리와 한 울타리 안에 들어오게 된다.
개의 이름엔 내가 이 녀석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첫인상이 어땠는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가 담겨 있다. 심지어 나의 개들은 반려인의 국적을 암시하기도 한다.
호두언니
우리는 동물이 말한다는 설정을 유난히 좋아하는데, 여기에는 전복적인 의미가 담길 수밖에 없다. 일단 이런 동물이 입을 열기만 하면, 무슨 내용이든 말할 수 있다.
“ 소설가인 위다는 '인간에겐 지성에 대한 개념이 단 하나뿐이라서, 자신과는 다른 모습으로 비치거나 표현되는 전혀 다른 존재를 굳이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의인주의는 동물과 관례를 맺는 인간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말해 주지만, 정작 동물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의 언어를 동물에게 가르치려고 노력해 왔다. (앵무새에게 말을 가르치고 침팬지나 고릴라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것) 그러나 동물 언어는 여전히 미스테리다. 그러나 우리가 인간의 언어를 동물에게 가르치는 대신 그들의 언어를 배우지 않을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의 각주에 달린 설명에 따르면 서로 다른 바다에 사는 고래가 다른 방언을 쓴다고 한다. 동종 동물이라고 해도 다른 지역에 살 경우 이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왜 아니겠는저가?
저자는 1977년에 발사한 두 탐사선 보이저 1,2호를 언급하면서, 이 탐사선에 실어 보낸 지구에 대한 정보 중 혹등고래의 노랫소리는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인간이 우주로 날려보낸 것 아니겠냐고 한다. 우리가 동물의 의사소통에 대해 아는 건 정말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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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72년 찰스 다윈은 '인간은 개처럼 외재적 신호를 사용해 사랑과 겸손을 명쾌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반면 개는 귀를 내리고 입술을 늘어뜨려 울상을 짓고, 사랑하는 주인을 보면 온몸을 비비 꼬면서 꼬리를 흔든다'고 주장했다 ”
“ 인류학자 바버라 스머츠는 인간과 동물 개체가 서로 표현을 주고받으며 사소한 의사소통 양식을 합의한다고 설명한다. 이 사소한 의사소통은 양측의 연결을 더욱 강화한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은 서로서로 확인한다.
실제로 대화가 성립하지 않는데도 인간이 동물에게 떠드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면 동물은 인간에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답하고, 이는 서로에 대한 애정이 점점 더 짙어지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
근감각적 공감kinesthetic empathy라는 게 있다. 근감각적 공감은 그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는 능력이며 언어의 도움 없이도 서로를 연결시키는 능력이다. 동물만이 언어가 통하지 않으므로 이런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간에게도 가장 신뢰하는 관계에서는 말과 글보다는 이 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가장 신뢰하는 인간-인간 관계와 인간-동물 관계는 비슷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인간들 사이에서 말 없이도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우리는 동물에게서 언어 없이 서로 이해하는 근감각적 공감을 얻고, 마음의 평온을 얻는지도 모른다.
호두언니
동물은 인간 사이를 이어주기도 한다. 동물은 우리가 우리 주변에 손수 쌓은 장벽이든,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 사이에 쌓인 장벽이든 그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조리 뛰어넘는다.
사람끼리 연결해주는 동물의 은혜를 가장 제대로 입은 사람은 바로 나다. 나의 개들이 아니었다면 난 지금 동네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왠 외국인 여자였을 것이다. 나의 개 연두와 호두 덕에 나는 동네 친구와 지인이 생겼다. 이곳에서 동양인 여자와 개의 조합은 보기 드물기 때문에, 내게 말을 걸거나 인사하지 않아도 우리 동네 사람은 대부분 나에 대해 안다는 걸 연두가 죽은 다음에서야 알게 되었다. 연두가 떠난 지 3년이 되어가는데도 호두와 걷다보면 그 때 그 개는요? 하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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